<천존협객전> <파이널 퀘스트> <그랜드판타지아>를 서비스해 온 라이브플렉스가 첫 자체 개발 MMORPG를 선보였습니다. ‘빙의’ 시스템을 내세운 <드라고나>인데요, 각종 편의 시스템과 기존 MMORPG에서 접했던 친숙한 콘텐츠를 이용해 누구에게나 쉽고 편한 게임으로 만들었습니다. 다만, 너무 편하다 보니 게임이 지나치게 단조로워진 것이 아쉬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밥사줘
■ ‘정말로’ 쉽고 간편한 게임 플레이
<드라고나>는 높은 접근성에 초점을 맞춘 게임입니다. 각종 편의 시스템 덕분에 어떤 유저라도 정말로 쉽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죠.
퀘스트부터 간단합니다. 조건만 충족되면 오른쪽 상단에 나타나는 아이콘 클릭만으로 퀘스트를 시작하거나 완료할 수 있습니다. 굳이 NPC를 만나라는 퀘스트가 아니라면 머나먼 마을과 사냥터를 오가거나 퀘스트를 못 보고 지나치는 경우도 없죠.
오른쪽 상단에 퀘스트 창이 뜨니 못하고 지나가는 퀘스트는 없습니다.
네비게이션 기능도 매우 편리합니다. 필요한 아이템이나 몬스터, NPC를 퀘스트창에서 클릭만 해 주면 맵에서 해당 위치까지 캐릭터가 자동으로 이동합니다. 원한다면 맵에 있는 모든 몬스터와 NPC를 지도에서 검색해 볼 수도 있더군요.
편의성은 전투에서도 이어집니다. 옵션에서 설정만 해 두면 일정 체력 이하에서는 자동으로 물약을 마시고 버프를 걸죠. 물약도 수십 ~ 수백 개 단위로 들고 다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아무 생각 없이 몬스터와 싸우기만 하면 됩니다.
선행 스킬 없이 레벨만 충족되면 원하는 스킬을 곧바로 배울 수 있는 스킬 시스템이나 레벨 10부터 자동으로 주어지는 탈것도 <드라고나>를 편하게 만드는 요소들입니다.
물약만 든든히 챙겨 가면 죽을 걱정은 없습니다.
선행 스킬 없이 원하는 스킬만 찍으면 됩니다.
■ 보기 편한 그래픽, 불편한 인터페이스
부담스럽지 않고 깔끔한 그래픽도 <드라고나>의 접근성을 한층 더 올려 줍니다. 배경과 캐릭터의 구분이 확실하고 큼지막하게 나오는 NPC의 모습이나 각종 농담이 섞인 대화들도 인상적이죠. 이펙트 효과도 좋습니다. 스킬을 ‘사용했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전해 주죠.
나중에 따로 설명하겠지만 신체의 일부분이 변하는 부분 빙의나 몸 전체가 변하는 전신 빙의도 깔끔한 그래픽으로 구현돼 있습니다. 인터페이스의 디자인도 깔끔하죠. 첫 자체 개발 게임인 점을 감안한다면 나쁘지 않은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은 무난한 편입니다.
하지만 디자인에만 너무 신경을 쓴 탓일까요? 각종 인터페이스의 기능은 오히려 부실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알아보기 어려운 체력 게이지입니다.
캐릭터와 몬스터 머리 위에 나오는 체력게이지는 눈이 아플 만큼 작습니다. 화면 하단 중앙에 있는 체력 게이지도 눈에 잘 안 들어오기는 마찬가지죠. 초반에는 몬스터의 체력 게이지가 눈에 띄지 않아서 고생했을 정도입니다.
몬스터 정보도 아쉽습니다. 몬스터 정보에 연관된 퀘스트를 표시해 주는 건 좋았지만 정작 몬스터의 선공∙비선공 표시가 없어서 일일이 몬스터와 부딪혀 봐야 하죠. 이펙트가 조금만 큰 스킬을 사용하면 플레이어와 적의 머리 위에 나오는 체력 확인이 어려워지고, 몬스터가 조금만 많이 나오면 화면이 지저분해진다는 것도 흠입니다.
선공 몬스터를 찾아봅시다~.
■ 드라고나의 핵심 빙의 시스템
빙의 시스템은 <드라고나>의 메인 시스템입니다. 처음 캐릭터를 생성 할 때부터 몸 일부가 변하는 부분 빙의를 할 수도 있고, 레벨 20을 넘어서 퀘스트를 해결하면 캐릭터 전신이 달라지는 전신 빙의를 할 수 있습니다. 빙의를 할 때는 코어라는 독특한 게이미지를 사용하며 소모된 코어는 몬스터를 처리해서 얻을 수 있습니다.
부분 빙의는 머리, 몸, 팔 다리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빙의를 원하는 아이템을 슬롯에 착용하고 빙의 스킬을 발동하면 빙의 부위와 아이템에 따라 능력치가 올라가는 방식이죠. 부분 빙의는 추가되는 능력치의 종류가 제한적이고 효과도 낮습니다. 일종의 버프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부분 빙의를 한 모습. 전체적으로 갑옷을 껴 입은 것 같습니다.
전신 빙의의 경우에는 캐릭터의 모습과 능력치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스킬도 새롭게 추가되고 공격력과 방어력도 대폭 상승하죠. 진짜 변신이 뭔지 보여주는 수준입니다. 다만 전신 빙의가 너무나 강력하고 효율까지 좋다 보니 전신 빙의를 익힌 후에는 부분 빙의가 찬밥 신세가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특정 능력치만 오랫동안 올리고 싶을 때는 부분 빙의를 활용하게 되지만, 정작 그럴 상황은 거의 없습니다. 레벨 20 이후에는 부분 빙의를 통한 전략성이 사라지는 게 아쉽더군요.
전신빙의를 하면 완전히 다른 느낌입니다.
■ 편한 건 좋지만… 너무 단조로운 플레이
<드라고나>는 개발자들의 의도 대로 정말 편하고 적응하기 쉬운 게임으로 개발됐습니다. 그래픽도 요즘 게임이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수준이고요.
하지만 너무 편하다 보니 정작 게임을 하는 느낌이 잘 들지 않습니다.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으로 밥까지 떠서 먹여 주는 듯한 느낌입니다. 가끔은 밥도 만들어 먹어야 재미난 법인데 <드라고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걸 해 줍니다.
퀘스트도 반 자동으로 받아지고, 이동도 자동에다가 포션까지 자동으로 먹여 줍니다. 플레이어는 그냥 게임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고 몬스터를 눌러서 스킬만 써 주면 되죠. 퀘스트가 반 자동으로 진행되다 보니 텍스트를 읽을 필요도 없습니다. 한 편의 만화를 보는 듯 맛깔난 NPC의 대화가 오히려 아쉬울 정도죠.
전략성을 살리자고 했던 부분빙의도 전신 빙의의 효율이 지나치게 좋은 탓에 빛을 잃었죠. 게임을 단순화한 것은 좋지만 너무 ‘단순하게 만드는 것’에만 치중했다고나 할까요? 지금대로라면 레벨 20 이후에는 다른 게임의 변신 시스템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아직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중이고 편리한 시스템과 그래픽 등의 기본기에서 많은 점수를 딴 만큼 이후에는 많은 발전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다음 테스트에서는 <드라고나> 만의 차별점과 게임을 ‘즐기는 재미’를 조금은 느끼게 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공지사항에 올라온 GM 후기를 보면 열정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