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자회사 시메트릭 스페이스가 개발한 신작 <에이펙스>(APEX)가 지난 5월 27일부터 30일까지, 첫 번째 클로즈 베타테스트(이하 CBT)를 실시했습니다.
<에이펙스>는 3인칭 슈팅(TPS) 장르의 게임이지만, 고정 시점으로 오직 앞쪽만 공격할 수 있는 독특한 스타일을 추구합니다. 전반적으로 쉽고 빠르게 전투를 즐길 수 있는 캐주얼 TPS 게임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팀 포트리스 2>와는 다르다. 겉과 속이 다른 게임
<에이펙스>는 처음 정보가 공개됐을 때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바로 홍보용 이미지의 캐릭터나 분위기가 <팀 포트리스 2>, 또는 <배틀필드: 히어로즈>와 유사했던 겁니다. 하지만 막상 게임을 접해 보면 그래픽풍을 제외하곤 두 게임과 유사성을 찾기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에이펙스>가 기존의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시점이 고정돼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슈팅 게임들은 조준점이 화면 중앙에 고정돼 있고 마우스를 움직이면 시야 전체가 움직이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에이펙스>는 시야가 고정돼 있고 마우스로 조준점을 오로지 화면 안에서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캐릭터는 상화좌우로 이동할 수는 있지만, 회전은 불가능합니다. 오직 정면만을 바라보고 공격할 수 있는 셈입니다.
자신의 옆에 있거나 뒤에 있는 적들은 볼 수도 없고, 공격도 할 수 없습니다. 화면 밖에 있는 적을 공격하고 싶다면 캐릭터를 움직이는 방법 외엔 없습니다.
그래서 <에이펙스>는 마치 고전 게임인 <카발>(이스트소프트에서 만든 <카발 온라인>이 아닙니다)을 온라인으로 플레이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에이펙스>의 게임 플레이는 고전 게임인 <카발>을 떠오르게 만듭니다.
오로지 앞만 보고 전진! 쉽고 빠른 TPS
<에이펙스>는 화면에 보이는 적들만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유저들은 비교적 초반에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적들도 자신이 볼 수 있는 곳에서만 공격하기 때문에 TPS 게임에서 자주 당하는 불의의 뒤통수 습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누가 자신을 죽였는 지, 자신이 공격해야 할 적이 어디 있는 지도 쉽게 알 수 있죠. 한마디로 명확합니다.
요즘 나오는 슈팅 게임들은 사실성을 위해 탄도학이나 물리효과를 집어 넣고, 총을 쏠 때마다 조준점이 커지는 등 사격에 익숙해지는 데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에이펙스>는 사실성보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표방합니다. 단순히 마우스 왼쪽 버튼만 누르면 적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탄이 흩어지지 않고 맞출 수 있습니다. 물리효과나 복잡한 탄도학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뒤를 살필 필요 없이 정면에만 신경을 쓰면 됩니다.
빠른 전투를 위해서인지 <에이펙스>의 맵은 좁고 단순합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이동할 필요도 없이 바로 앞에 적의 진지가 있습니다. 구조도 매우 단순하고요. 마치 하나의 방에서 전투를 치르는 듯한 느낌입니다.
적과 마주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죽은 후 리스폰 시간이 짧아서 전투가 매우 빠르면서도 기다리는 시간이 거의 없는, 끊임 없는 전투가 벌어집니다.
양쪽 진영의 리스폰 지역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서 전투 지역까지 갈 필요가 없습니다.
승부욕을 불러일으키는 리벤지 시스템
<에이펙스>에는 다양한 시스템이 있지만, 그중에서 돋보이는 것은 리벤지 시스템입니다. 리벤지는 자신을 쓰러뜨린 상대와 경쟁구도를 만들어 승부욕을 불러일으키는 시스템입니다.
<에이펙스>는 상대방이 자신을 죽이면 상대와 자신의 1:1 점수를 보여줍니다. 또한, 자신이 상대방을 죽이거나 죽임을 당하면 1:1 승률이 나오기 때문에 팀 플레이 상황에서도 개인전의 느낌을 살리고 있습니다. 또, 자신을 죽인 상대를 화살표로 표시해 줍니다. 복수하라는 이야기죠.
상대방에게 죽으면 상대 전적과 함께 도발을 위한 리벤지 메시지를 보여 줍니다.
리벤지 시스템은 죽은 유저들 도발하기 위해 죽인 유저와의 상대전적과 함께 리벤지 메시지를 보냅니다. 여기에 유저가 직접 도발 멘트를 작성할 수 있어서 자신만의 도발 멘트로 상대방의 승부욕을 더욱 끌어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자신을 죽인 상대를 죽이면 리벤지 보너스로 잠시 공격력이 올라가거나 체력이 전부 회복되는 등 다양한 보상을 받습니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자신을 죽인 상대를 먼저 공격해 게임에서 우위에 설 수 있습니다.
다양한 모드와 아이템
<에이펙스>는 1차 CBT에서 네 가지 게임 모드와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였습니다.
먼저 ‘좀비 카니발’은 팀원이 함께 몰려오는 좀비를 물리치는 PvE 모드입니다. 단순히 앞에서만 적이 오기 때문에 쉬워 보이지만, 적들은 유저가 공격할 수 없는 방향에서도 공격할 수 있고, 특히 마지막 보스인 꽃좀비는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팀워크가 아주 중요합니다.
‘저격전’은 두 빌딩으로 진영이 나뉘어서 창문을 통해 오직 저격 무기만으로 싸우는 PvP 모드입니다. 유저들은 서로 한 방만 맞추면 죽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하게 공격한 후 벽 뒤로 숨는 순발력이 중요합니다. 유저들 외에 NPC들이 등장하지만 맞춰도 킬 수가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잡으려고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외에도 여럿이 아닌 혼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미니 게임 ‘쿵쾅쿵쾅 곡사포’와 ‘좀비 헌팅’도 있습니다.
쿵쾅쿵쾅 곡사포는 해안가에 상륙해 진지로 접근하는 적들을 곡사포로 저지하는 모드입니다. 발사된 포가 목표지점에 떨어지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위치를 예측하고 조준해서 쏴야 합니다. 접근하는 병사 중에는 보너스 점수를 주기도 하므로 이들 위주로 공격하는 것이 좋더군요.
좀비 헌팅은 접근하는 좀비들을 기관총으로 처치하는 모드입니다. 좀비들을 죽일 때마다 콤보 게이지가 올라가면서 점수가 쌓이는데요, 그래서 최대한 콤보 게이지를 끊기지 않고 좀비를 많이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색다른 재미를 주는 미니 게임 모드, 쿵쾅쿵쾅 곡사포.
참고로 <에이펙스>는 모든 모드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때 아이템이 지속적으로 제공됩니다. 다양한 무기와 더불어 체력을 회복시켜주거나 방어탑을 세우는 등 아이템의 종류가 많아서 상황에 맞게 아이템을 사용해야 게임을 유리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슈팅 게임과 다른 게임
<에이펙스>의 첫 모습은 아무래도 비슷한 스타일의 카툰 그래픽을 사용했기 때문에 <팀 포트리스 2>와 <배틀필드: 히어로즈>와 많이 비슷하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 보면 게임 플레이 자체는 두 게임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좀비가 뒤에서 공격해오면 무조건 도망치는 수밖에 없습니다.
화면이 고정돼 있고, 조준점이 움직이기 때문에, 슈팅 게임을 처음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복잡한 조작이 적어서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과 유사한 스타일의 TPS 게임을 기대했던 유저라면 오히려 이 부분에서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 회전이 안 되고 공격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다소 갑갑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엇갈릴 것 같더군요.
<에이펙스>는 전반적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슈팅 게임입니다. 복잡한 플레이를 좋아하고 현실성을 원하는 유저들에게는 너무 쉽고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슈팅 게임을 처음 접하는 유저들은 가볍게 즐기기 좋을 것입니다.
다만, 굳이 <팀 포트리스 2>의 캐릭터와 비슷한 느낌의 캐릭터를 만들고, 공개한 점은 의문입니다. 아무리 봐도 노이즈 홍보효과를 노린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더군요. 게임성도 나름 대로 독특한데요, 일러스트와 캐릭터도 보다 개성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