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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스팀덱과 스팀독의 조합…PC 대체 가능하다?

게임과 사무 체험해보니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2-12-15 12:06:12

밸브가 계속 강조하는 점 중 하나는 '스팀덱은 엄연한 PC'라는 것입니다. 다양한 장소에서 본인의 스팀 라이브러리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장점에 더해, PC 특유의 확장성과 개방성까지 온전히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은 밸브가 자랑하는 스팀덱의 특성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스팀덱을 데스크탑/랩탑처럼 사용하려면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입출력 장치의 한계입니다. 7인치 디스플레이와 마우스 트랙패드, 가상 키보드가 내장되어 있지만 이것만으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PC 환경을 재현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한계를 간단히(그러나 다소 비싸게) 극복시켜주는 장치가 스팀독입니다. 지난 11월 30일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 스팀독은 분류상 UMPC 도킹 스테이션에 해당하며, 다양한 입출력 포트 지원을 통해 하드웨어 측면에서 2% 모자랐던 스팀덱의 확장성을 비로소 완성해 줍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일 뿐, 실제 사용에는 부족함이 느껴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스팀독과 스팀덱의 조합, 얼마나 만족스러울까요? 스팀덱을 데스크톱처럼 활용하는 건 정말 가능할까요? 직접 두 제품을 이용해 게임과 사무를 체험해본 결과, 짧은 답변은 ‘예스’입니다.

 

스팀독 위에 거치된 스팀덱

 

 

# 작지만 강한 스팀독

 

스팀덱은 휴대용 기기치고는 꽤 큽니다. 가로 폭이 298mm에 달하는데, A4용지 세로 변과 같은 길이입니다. 반면 스팀독은 반대로 유독 작은 크기가 인상적입니다. 일반적 게이밍 마우스보다도 작은 117mm x 29mm x50.5mm로 설계됐습니다.

 

‘거대한’ 스팀덱을 지지하기에 불안해 보이는 크기와 외관이지만, 실제로는 안정적인 거치가 이루어집니다. 바닥 면에는 미끄럼 방지 패드도 부착되어 있어서 그 위에 스팀덱 자체의 무게(669g)까지 더해지면 안정적으로 바닥에 고정됩니다.

 

 

후면에 모여 있는 입출력 단자는 USB 3.1 3개, DP 1.4, HDMI 2.0, 기가비트 이더넷 포트 등으로, 디스플레이 출력 해상도는 최대 4K 60hz 또는 1440p 120hz입니다. 여러 모니터에 화면을 출력할 수 있는 MST 기능도 지원하지만, 현시점에서는 HDMI와 DP를 모두 사용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며 향후 업데이트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더 나아가 프리싱크(Freesync) 지원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프리싱크는 화면 찢어짐 현상을 방지하면서도 처리 지연 문제를 최소화하는 가변 주사율 기술의 일종으로, 일부 게이밍 모니터에 내장되어 있습니다. 밸브는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정확한 시점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왼쪽부터) DP 1.4, HDMI 2.0, C타입 전원, 기가비트 이더넷, USB 3.1

 

 

# 뛰어난 주변기기 호환성

 

USB 3.1 포트로 이용할 수 있는 대부분의 주변기기는 스팀독/스팀덱과 원활하게 호환됩니다. 밸브는 본지 인터뷰에서 “스팀덱의 주변기기 확장성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향은 PC와 다르지 않다. 스팀덱의 호환성을 최대화해 거의 모든 컨트롤러, 무선 헤드셋, USB 확장 허브, 충전기 등과 호환되게 하는 것을 말한다”고 밝힌 적 있습니다.

 

그 말처럼 실제로 대부분의 주변기기는 그저 스팀독에 연결하는 것만으로 스팀OS에서 정상 작동합니다. 전용 소프트웨어가 존재하는 일부 고급 게임형 마우스 등을 연결해도 이는 마찬가지입니다.

 

우려되었던 입력 지연 현상 역시 무선 마우스/키보드, 게임패드, 모니터 등 주변장치 일체에서 전혀 감지되지 않았습니다. 더 나아가 스팀덱 본체에 블루투스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 때문에 다양한 무선기기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인게임이 아닌 스팀 OS 상에서의 마우스 반응은 경우에 따라 답답한 인상을 줍니다. 특히 마우스 휠의 스크롤 인식률이 떨어지는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더 나아가 키보드/마우스가 연결되었음에도 일부 게임과 스팀OS에서 패드 기준으로 버튼 안내 UI가 출력되는 현상은 불편한 지점입니다.

 

컨트롤러 기준으로 표시되는 버튼 안내 UI

 

 

# 큰 화면으로 즐겨보는 스팀덱

 

조작성 이외의 게이밍 경험은 어떨까요?

 

스팀덱은 일반 PC에 비해 낮은 컴퓨팅 파워로 수많은 트리플A 게임을 중간 이상 옵션에서 40~60프레임 수준으로 구현해 냅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는 스팀덱의 디스플레이 크기 덕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7인치의 작은 화면에 맞춰 네이티브 해상도 역시 1280 x 800으로 낮은 편이기 때문에 하드웨어 성능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더 나아가 작은 화면에서는 유저가 비주얼적 결함을 포착하기 힘들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이런 물리적 보정(?)까지 더해지면 휴대용 기기로서는 꽤 이상적인 게이밍 환경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일반적 PC 모니터 화면에 연결해 사용할 경우 만족스러운 퀄리티를 누릴 수 없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쾌적하게 플레이되는 <마블 스파이더맨>, 웹 스윙 구간에서도 45프레임가량이 유지된다

 

<둠 이터널>, <마블 스파이더맨>, <에이펙스 레전드>, <칼리스토 프로토콜>, 그 외 출시 시기 및 장르가 다양한 트리플A 타이틀을 여럿 골라 일반 모니터에서 플레이해봤습니다.

 

우선 최적화 이슈가 있었던 최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경우 최고 옵션에서는 20대 초반의 프레임을 보여줍니다. 옵션을 최저로 낮추면 비주얼 퀄리티가 불편할 수준으로 낮아지는데도, 프레임은 여전히 30을 크게 넘지 못해 종합적으로 게임플레이가 쾌적하지 못합니다.

 

실제 비주얼 퀄리티는 사진에 포착된 것 이상으로 준수하다 

 

반면 PC판 <마블 스파이더맨>의 경우, 중간 옵션에서도 40 중반의 평균 프레임을 출력해내면서 무리 없는 게임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도시를 가로지르며 이동하는 ‘웹 스윙’ 액션, 혹은 전투 장면 등에서 다소 프레임 저하가 발생하지만, 여전히 40 이상을 유지하면서, 게임에 큰 방해를 주지 않습니다


배틀로얄 슈터 <에이펙스 레전드> 플레이 경험은 특기할 만합니다. 옵션을 모두 최하로 설정할 경우 평균 70, 최고 110프레임가량을 기록해 다른 게임 대비 높은 퍼포먼스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경쟁 멀티플레이 장르에서는 144프레임 이상의 퍼포먼스가 선호된다는 점, 그리고 급격한 프레임 등락이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적 환경으로 평가하기엔 무리가 따릅니다.

 

<에이펙스 레전드> 플레이화면. 전반적 플레이 경험은 놀랄 정도로 부드러웠지만 일부 상황에서의 급격한 프레임 저하가 발목을 잡았다.

 

마지막으로 스팀덱의 공식 홍보 영상에도 등장하는 <둠 이터널>은 퍼포먼스 측면에서 가장 인상 깊은 타이틀입니다. 5단계 그래픽 옵션 프리셋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울트라 나이트메어 세팅’에서도 50프레임 이상의 퍼포먼스가 꾸준히 유지되면서, 고수준의 경험을 누릴 수 있습니다. 적당한 옵션 조정을 거치면 비주얼을 거의 희생하지 않고 60프레임 수준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스팀덱은 일반 모니터에서도 상당수의 현세대 트리플A를 ‘즐길 만한 수준’으로 구현해내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최저 58만 9,000원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 일반 PC에 기대할 수 없는 휴대성과 별도 조작체계까지 고려하면, 다재다능한 기기에 니즈를 느끼는 구매층에 어필할 만한 충분한 매력이 느껴집니다.

 

일반 PC에서의 플레이 감각과 거의 동일했던 <둠 이터널>

 

 

# 사무용 PC에 비견할 만한 활용성…한계는?

 

윈도우 환경을 구성을 통한 활용도 확장 역시 가격대비 만족도를 큰 폭으로 상승시키는 요인입니다. 집안에서는 업무용 데스크탑, 외부에서는 휴대용 게임 디바이스로 사용하는 등 유저 사용 상황에 맞는 유연함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기본 저장장치의 파티션을 나누거나 마이크로SD를 장착해 윈도우를 인스톨하면 스팀 OS와의 충돌 없이 2개 운영체제를 번갈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기기를 켜고 끌 때, 음량 버튼을 눌러 부팅 모드에 접근한 뒤 알맞은 OS를 골라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감안할 만합니다. ‘듀얼 부팅’ 기능을 추가해 자동으로 OS 선택 모드에 진입하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본 기사는 스팀덱을 이용해 작성되었습니다.

 

스팀덱은 성능 면에서 시중의 사무용 PC들을 상회하며 외부 기기와의 호환 역시 원활하기 때문에 업무적 사용에 어려움이나 제약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본 기사 역시 스팀덱을 이용해 작성되었으며, 과정 중에 유의미한 장애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편의성을 일반 랩탑과 직접 견주기는 어렵습니다. 외부 환경에서 일반적 사무를 보는 상황을 가정하면, 키보드, 마우스, 스팀독 등 주변기기를 모두 휴대해야 합니다. 일부 태블릿 유저들이 실제로 보여주는 사용 패턴이지만, 여전히 랩탑의 간결한 휴대성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반면, 윈도우 운영체제를 이용, 스팀에 없는 타 플랫폼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사실은 스팀덱이 가진 마지막 매력 포인트입니다. 스팀 OS에 맞춰 최적화를 거친 게임들에 비교해 퍼포먼스에서 다소 아쉬움을 느낄 있으나, 준수한 기본 성능을 바탕으로 여전히 '즐길 만한' 게임 경험을 제공해 줍니다.

 

<오버워치 2> 플레이 모습

 

종합해볼 때, 스팀덱과 스팀독의 조합은 다재다능하고 유연한 기기에 대한 니즈를 지닌 구매자들에게 권장할 만합니다. 사무용 PC로서의 모자람 없는 성능 및 확장성, 다양한 공간에서의 트리플A 게임 플레이라는 유니크한 경험, 그리고 탁월한 가격대비 만족도를 모두 한 손에 거머쥐고 싶은 유저라면 '스팀덱+스팀독'은 좋은 선택지가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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