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8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은 2018년 4월 서비스를 종료한 에픽게임즈의 <파라곤>을 계승한 작품이다. 재미있게도 <파라곤>은 서비스 종료 전 모든 에셋을 무료로 공개했는데, 이에 다양한 개발자가 <파라곤> 에셋을 활용한 게임 제작을 시작했고, 이 중에는 한국인 개발자도 있었다.
이 중 <오버쓰로우 파라곤>과 <프라임-X>를 개발하던 인원이 모인 '팀 소울이브'가 넷마블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오버프라임>이다. 10월에는 에픽게임즈로부터 <파라곤>의 상표권을 공식적으로 양도받아 게임 제목을 <오버프라임>에서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으로 변경했다. 게임 이름을 양도받은 만큼, 캐릭터 이름까지 원본 게임과 동일하게 바꿀 수 있었으니 정통성 하나는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은 어떤 게임일까? 한 번쯤 해볼 만한 게임일까? 얼리 액세스 출시된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의 이모저모를 짚어봤다.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의 핵심은 빠른 템포로 이루 어지는 전투다. 게임 내내 정말로 많은 교전이 발생하며, 2:2로 시작한 교전이 어느새 5:5까지 발전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양 팀이 교전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분당 1킬과 같은 모습도 종종 보인다.
이는 '스프린트 모드'의 도입 덕분이다. 원본 <파라곤>에는 '트레블 모드'라고 불렸으나, 정식 서비스 당시 삭제된 시스템이다. 쉬프트 버튼을 누르면 잠시 동안의 준비 후 캐릭터가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으며, 별도의 자원을 소비하지 않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기에 아군끼리의 합류가 상당히 빠른 편이다.
갱킹 방지를 위해 부시에 와드를 박아 놓더라도 미니맵에 신경쓰지 않으면 정글러가 빠르게 달려와 아군을 처치할 수 있을 정도다. 대신 패널티로 스프린트 모드를 사용하고 있을 때 공격을 받으면 속박에 걸린다.
빠른 합류를 통한 교전이 이루어지도록 만드는 스프린트 모드
스프린트 모드는 기본적인 라인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가령, 라인전에서 상대와의 딜 교환을 실패해 죽지는 않았지만 집을 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보통 경험치나 돈 손실이 크게 발생한다. 하지만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에서는 집에으로 돌아가더라도 스프린트 모드의 존재 덕분에 라인 복귀가 상당히 빨라 손실이 적다. 미드 라인과 같은 경우에는 라인을 밀어 넣으면 언제든지 탑과 바텀 라인으로 빠르게 로밍을 해 개입할 수 있기에, 라인전 승패 유무가 상당히 중요하다.
스프린트 모드의 존재로 빨라진 템포를 더욱 가속화하는 것은 '포탈'의 존재다. 포탈은 맵에 각각 4개가 존재하며, 탑과 바텀 라인을 잇는 포탈과 맵 중간의 '프라임 수호자'와 '프라임 정령'을 잇는 포탈이 존재한다. 덕분에 일반적인 MOBA에서는 혼자 외로운 싸움을 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탑 라이너가 포탈을 통해 바텀 라인에 손쉽게 개입할 수 있기도 하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교전 속에서, 3인칭으로 진행되는 MOBA 게임이란 점도 재미를 더해준다. 지형지물을 이용해 원거리 딜러가 언덕 위에서 아군에게 지원 사격을 해 줄 수 있으며, 상대의 공격을 몸으로 막아주거나 근접 캐릭터로 도망가는 상대의 길목을 막는 등의 모습이 게임 내에서 종종 등장하는 편이다.
3인칭 게임이란 점을 살려 고저차를 이용하는 등 기존 MOBA 게임에선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전투 양상이 재미를 준다.
게임 진행 양상도 기존 MOBA와 익숙해 적응이 쉽다. 먼저, 게임이 시작하면 기본 아이템이라 할 수 있는 '데키마 원석'과 포션을 구매해야 한다.
데키마 원석은 게임 초반 단계에 도움이 되는 능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미니언을 처치했을 때 마나를 회복하거나, 정글 몬스터에게 사용하면 큰 대미지를 주고 체력을 회복하는 등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또한 액티브 스킬로 짧은 점멸 효과나 와드를 설치해 주는 효과도 보유하고 있어 필수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탑 뷰가 아닌 백 뷰 형식의 3D 액션 게임의 틀을 취해 파밍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라인전 단계에서 손쉽게 막타를 칠 수 있도록 해 주는 시스템도 구비되어 있다. 미니언이 막타를 칠 수 있는 체력까지 떨어지면 빨간 색으로 점멸하며, 이 때 일반 공격을 하면 즉시 처치된다.
여담으로, 막타 치는 재미가 쏠쏠한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세 라인과 정글이 존재하며, 정글에는 공격 시 슬로우와 추가 피해를 주는 '트리이칸의 기운'과 마나 회복과 쿨타임 감소 효과를 주는 '플라비의 기운'이 있다. 각각 레드 버프와 블루 버프라고 생각하면 된다.
외에도 미드 라인 한켠에는 5초당 30의 마나를 회복하는 효과를 주는 정글 몬스터가 있으며, 탑과 바텀에는 처치 시 체력을 회복시켜 주는 몬스터가 존재한다. 이를 통해 라인 주도권을 가진 쪽이 보다 강하게 상대를 압박할 수 있다.
획득하면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오브젝트인 '프라임 몬스터'는 맵 양쪽에 위치하며 각기 다른 효과를 가지고 있다. 먼저 프라임 정령을 처치하면 영구 지속되는 버프 효과를 받아 교전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프라임 수호자를 처치하면 강력한 몬스터를 소환하는 능력이나, 아군 전체에 대한 버프를 받을 수 있다.
CBT 당시에는 프라임 수호자를 처치하고 특수한 오브를 얻고 맵 구석에 위치한 제단으로 가져가면 그 때 강력한 몬스터가 소환되는 방식이었지만, 플레이어의 피드백으로 보다 직관적인 버프를 얻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상대를 기습할 수 있는 '부쉬' 시스템도 존재한다. 맵 곳곳에 위치한 부쉬나 그림자 연못에 들어가면 캐릭터가 은신하며, 이를 활용해 상대를 기습할 수 있다. 반대로, 와드를 설치해 부쉬나 그림자 연못에 설치함으로써 이를 예방할 수도 있다. 시야가 주는 이점이 상당해 생각보다 시야 싸움이 활발한 편이다.
# 이름까지 계승한 만큼, 이용자 피드백 통해 원본 게임의 포텐셜 제대로 살릴 수 있을까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은 얼리 액세스 출시 후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딫쳤다. 바로 캐릭터 판매 BM과 다인큐 문제다.
먼저, BM에 대한 문제는 랭크 게임에서 발생했다.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의 랭크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14개 이상의 캐릭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유저 사이에서 기본 게임플레이를 통해서는 14명 이상의 캐릭터를 획득하는 데 너무나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에 개발진은 캐릭터를 기본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영웅과 스킨의 가격을 영구 인하했다. 랭크 게임 역시 레벨 제한을 5레벨로 완화하고 필요한 영웅 갯수를 12개로 수정했다.
아직 게임이 오픈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가 게임을 많이 플레이한 다인큐와 매칭돼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렵다는 것이 지적받기도 했다. 이에 넷마블은 일반 게임을 5인, 4인 파티로 매칭 시 솔로 플레이 인원이 3명 이상 포함되지 않도록 수정했다.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은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은 얼리 액세스 게임이다. 스프린트와 포탈 시스템으로 빨라진 템포 덕분에 교전의 재미는 살렸다는 평가도 있지만, 빠른 교전 위주로 게임이 진행되는 탓에 전략성과 깊이가 아쉽다는 의견이 존재하기도 한다.
다만, 개발팀이 출시 초기에 마주한 문제점을 빠르게 수정하는 모습을 보였고, 여러 인터뷰와 개발 동영상을 통해 원본 게임 <파라곤>을 정말로 사랑하고 서비스 종료를 아쉬워했던 인원들이 모여 게임을 만들었다고 강조해 온 만큼, 보다 유저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피드백 반영을 통해 더욱 재미있고 깊이 있는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을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 추천 포인트
1. 교전 하나만큼은 진짜 재미있음
2. <파라곤>을 계승한 게임 중 가장 높은 주목도와 유저 풀(매칭이 빠르다)
▶ 비추 포인트
1. 아직은 얼리 액세스 기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보이는 부족한 완성도
2. 최적화를 잡은 대신 아쉬운 그래픽과 가시성
▶ 정보
장르: TPS MOBA
가격: 무료
한국어 지원: O
플랫폼: PC(Steam)
▶ 한 줄 평
<파라곤>을 계승한 게임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이유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