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8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덱 빌딩 로그라이크' 장르는 인디 게임에서 굉장히 광범위하게 인기를 얻고 있는 장르입니다.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게임성을 가지고 있지만, 한 번 빠지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하며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이 장르의 특징은 굉장히 다양한 소재를 '기발하게' 접목한 게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오늘 소개할 게임도 '소재'와 그 겉모습만 놓고 보면 매우 기발한 게임입니다. 사실 게임의 겉모습만 보면 이건 '인디 게임' 이라고 쳐도 좀 "너무 성의 없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단순한 형태. 그것도 '슬롯 머신' 형태의 초 단순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기발한 소재, 그리고 전략성과 운빨이 절묘하게 결합된 재미 있는 플레이가 호평을 받아 얼리 억세스 시절부터 나름 입소문을 탔는데요. 바로 지난 2021년 1월에 스팀 얼리 억세스로 나오고, 근 2년 만인 2023년 1월 7일에 정식 출시한 <집주인이 너무해>(Luck be a landlord)가 그 주인공입니다.
게임의 스크린샷만 보면 "그냥 단순 슬롯머신 게임이 아닌가?" 오해할 수 있지만, <집주인이 너무해>는 매 턴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슬롯머신에 등장하는 '심볼'의 종류가 달라지고, 그 심볼의 효과에 따라 플레이의 결과가 달라지는 덱 빌딩 로그라이크 게임입니다.
슬롯머신을 돌릴 때마다 플레이어는 그 결과에 따라 일정량의 '골드'(돈)를 벌 수 있는데, 문제는 정해진 턴 수마다 집 주인이 플레이어의 돈을 '집세' 명목으로 강탈한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처음에는 50골드를 집세로 가져갔다면, 그 다음에는 100 골드, 그 다음에는 200… 이런 식으로 집세로 바쳐야 하는 돈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제목이 다름 아닌 "집주인이 너무해"인 것입니다.
'로그라이크' 게임으로서 이 게임은 다양한 심볼의 조합에 따라 어떤 식으로 전략을 짜느냐가 플레이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가령 '상자' 모양의 심볼을 선택하면, 해당 심볼만으로는 어떠한 효과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열쇠' 심볼을 추가로 선택한 이후, 열쇠와 상자가 인접해서 슬롯머신에 배치된다면 평상시에는 기대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의 골드를 벌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각 심볼은 효과가 얽히고 섥혀 있으며, 또 '운'까지 따라줘야 하기 때문에(가령 열쇠와 상자가 동시에 등장해도, 서로의 간격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상자는 열리지 않습니다) 매번 플레이할 때마다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짜릿함과 재미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굉장히 단순한 규칙, 또 단순한 형태이기 때문에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각 심볼들의 얽히고 섥힌 관계를 이해하기 시작하면 급격하게 게임이 재미있어진다고 할까요?
다만 이 게임의 문제는 다름 아닌 '번역' 입니다. 이 게임은 개발사에서 제대로 된 번역가를 고용해서 작업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빈말로라도 좋은 번역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효과를 반대로 설명한 부분도 있어서 게임 초보자 입장에서는 이 게임의 가장 큰 보스는 집주인이 아니라 '번역'이라고 느껴질 수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면 영어로 플레이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집주인이 너무해>는 개발사에서 2023년 중에 모바일 버전으로도 출시한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 추천 포인트
1. 게임 구조를 이해하면 굉장히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는 덱 빌딩 로그라이크 게임
2. 아무것도 몰라도 일단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바로 게임 시작 가능
▶ 비추 포인트
1. 번역
2. 번역
3. 번역... 때문인지 초보자는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느껴질 수 있음.
4. 로그라이크 게임 치고는 '운'도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무언가 '플레이할 수록 강해진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 수 있다
▶ 정보
장르: 덱 빌딩 로그라이크 게임
가격: 11,000원
한국어 지원: △ (차마 ○라고 못 쓰겠...)
플랫폼: 스팀
▶ 한 줄 평
겉 모습만 보고 무작정 가볍고 단순한 게임을 생각하면 의외로 큰 코 다치는 덱 빌딩 로그라이크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