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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군중을 이끄는 시바견? 뇌지컬 피지컬 모두 쓰는 '휴머니티'

인간과 인간이 아닌 자들... 그들은 어디로 향해 가는가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준(음주도치) 2023-02-24 18:32:48

빛나는 시바견이 되어 사람들을 승천시킨다? 이색적인 것을 넘어 다소 기괴한 비주얼의 퍼즐 게임 <휴머니티>가 오늘(24일) PS5와 PS VR2의 주요 신작을 소개하는 행사​인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State of Play)를 통해 출시 일정과 트레일러, 데모 버전을 공개했다. 

 

<휴머니티>의 트레일러를 보면 각진 플랫폼 위에 모인 사람들이 빛나는 강아지를 따라가며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공중에 띄워지고, 빛나는 구체로 빨려 들어간다. 군중들은 서로 총과 칼을 겨누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휴머니티>의 데모 버전을 바로 플레이해봤다. 

 


 

장르: 퍼즐

개발사: tha ltd.

배급사: Enhance

플랫폼: PS5, PS4(PS VR, VR2도 지원), PC(스팀, VR 지원)

출시일, 가격: 2023년 5월, 29.99달러(약 39,000원)

데모 버전: 2월 24일부터 3월 6일까지 공개, 무료

언어: 한국어 미지원

데모 버전 플레이를 기준으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정식 출시 버전은 데모 버전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피리 부는 사나이? 주인공은 군중을 구원한 것일까?

어느 날 잠에서 깨어보니 주인공은 빛나는 시바견이 되어 있었다. 주인공은 머릿속엔 어떤 목소리가 계속 들린다. "그들을 빛으로 이끌어라..."

 

스테이지가 시작되면 군중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가만히 내버려 두면 절벽 아래로 후두둑 떨어지는 사람들을 플레이어는 목표 지점까지 이끌어야 한다. 빛나는 지점인 목적지에 도달하면 사람들은 빛의 기둥을 타고 올라가며 승천한다.

 

어느 날 빛나는 시바견이 된 주인공
사람들을 빛나는 기둥까지 이끄는 것이 목표다.

 

<휴머니티>의 소개 문구에서는 "당신은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했지만, 플레이어가 이끈 군중이 빛을 통해 어디로 향해가는지는 데모 버전 안에서 설명하지 않는다. 시각적으로 독특한 콘셉트를 강하게 각인시킨 상태에서 내러티브의 연결 고리를 비워두니 플레이어는 상상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게 정말 사람들을 구원하는 것일까?'

 

게임의 기본 조작 중 하나는 이동 경로 위에 화살표를 마킹하는 방식으로 군중들의 이동을 제어하는 것이다. 주인공의 속도는 군중들보다 빠르기 때문에 재빠르게 움직이며 경로를 설정해야 한다. 플레이 중 가장 자주 보게 되는 모습은 강아지 뒤로 사람들이 따라가는 듯한 모습이다.

 

강아지를 홀린 듯이 따라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가 떠오른다. 독일 구전 동화의 내용을 짧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득실거리는 쥐로 인해 골머리를 앓던 마을에 피리 부는 사나이가 나타나 쥐들을 강으로 이끌어 익사시킨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약속한 보상을 지급하지 않았고, 피리 부는 사나이는 마을에서 130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사라졌다.

 

동화 속에서 쥐와 아이들을 데려간 모습 때문에, 피리 부는 사나이는 페스트와 같은 역병이나 사신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게임 속의 군중들을 다시 보자. 하늘로 승천하는 이들은 어디로 향해 가는 것일까? 주인공은 이 사람들을 구원한 게 맞는 것일까?

 

빛으로 가는 길에 사람들은 물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공중에 날려가기도 한다. 이게 구원일까?

 

 

# 인간과 인간이 아닌 자들... 점점 어려워지는 퍼즐


<휴머니티>의 정식 버전은 90개의 스테이지가 있을 예정이고, 현재 플레이할 수 있는 데모 버전에서는 데모 스테이지 10개가 제공된다. 하지만 스테이지 하나하나의 난이도가 낮지 않은 편이라 짧은 구성임에도 플레이타임은 2시간 정도 소모됐다. 화살표를 마킹해 군중을 목적지로 이끄는 방식 외에도, 다양한 기믹을 소개되기 때문에 조건을 모두 달성하며 클리어하려면 재시도를 많이 해야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표시가 된 벽 앞에선 가로막히지 않고 벽을 타고 올라간다거나, 플로팅이라는 마킹으로 점프, 바람의 효과를 더 극대화하거나, 군중들이 밟고 있는 동안에만 해제되는 스위치 등이 있다. 밀어서 옮길 수 있는 블록과 군중들의 모든 이동 경로를 예측하고 마킹만 새긴 채로 시뮬레이션을 돌려야 하는 '시작' 버튼이 함께 등장한 스테이지는 특히 어려운 편이었다.

 

앞으로 움직일 경로를 예측하고 미리 마커를 깔아야 하는 스테이지. 직접 해보면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휴머니티> 안에는 시바견이 된 주인공과 그를 따르는 군중만 등장하진 않는다.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과 달리 회색으로 표현된 인간이 아닌 자들(The Others)이 있다. 그리고 골디(Goldie)라는 황금색 거인이 있다. 골디는 자력으로 움직일 수 없고 군중들의 이동 방향을 그대로 따라간다. 문제는 골디가 인간이 아닌 자들과 접촉하면 그들을 따라간다는 것이다.

 

초반 스테이지에서는 일반 군중들만 목적지에 도착시키면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기 때문에, 골디까지 목적지로 이끄는 것은 더 높은 난이도를 원하는 플레이어에게 선택으로 남겨뒀다. 하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골디가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클리어 조건인 스테이지들이 등장하면서 난이도가 높아진다.

 

쪼개진 군중의 이동 시간을 지연시키거나, 이미 지나간 경로를 다시 지나갈 때 기존 마킹을 지우고 루프를 만드는 전략이 종종 사용되는데, 군중들의 속도가 마냥 느리진 않아 빠른 손놀림이 요구된다. 만약 느긋한 두뇌 플레이만 기대했다면, 손가락을 풀고 게임을 시작하는 게 좋을 것이다.

 

황금색 거인 골디와 뒤로 보이는 회색 군중, 인간이 아닌 자들

인간이 아닌 자들에게 닿아서 골디가 하얗게 변했다. 이런 경우 스테이지를 재시도해야 한다.

 

 

# 기대감을 모으는 거대한 스케일의 연출

데모 버전에서는 스토리 모드 외에도 '유저 스테이지' 모드와 '스테이지 크리에이터' 모드가 제공됐다. 유저들이 만든 맵과 퍼즐을 풀거나, 직접 스테이지를 만들어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다. 스토리 모드 스테이지에 없던 군중을 양쪽으로 반씩 갈라져 이동하게 하는 기능 등 새로운 마커들과 더 넓고 화려해진 맵을 즐겨볼 수 있다.

 

데모 버전의 마지막 스테이지에서는 주인공의 크기와는 비교도 안 되는 거대한 빛의 구체 안으로 사람들이 빨려 들어가는 연출을 보여줬다. 트레일러 영상에서는 이 구체가 일종의 기믹 또는 보스처럼 등장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인류의 미래를 건 싸움을 한다는 것을 개미처럼 보이는 인간들의 모습으로 한눈에 보여준다. 

 

<휴머니티>는 플레이스테이션과 스팀 모두 VR 플레이를 지원한다. 과연 정식 출시 이후 어떤 연출과 퍼즐을 보여줄까. 데모 버전에서는 스토리를 한 줄기의 내러티브로 보여주기보다는 설정과 퍼즐 연출 등으로 전달했다. 주인공은 왜 개가 된 것이며, 무엇을 위해 왜 군중을 빛으로 이끄는지, 트레일러에 등장한 격렬한 전투들은 무엇인지 흥미로운 설정의 다음 모습을 기대해본다.

 

데모 버전의 엔딩에 등장한 주인공보다 압도적으로 큰 인간들의 구체

트레일러 속 한 장면. 정식 출시 버전에선 얼마나 큰 스케일의 연출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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