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 2077>의 DLC <팬텀 리버티>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12일, <사이버펑크 2077>의 개발사 CDPR은 국내 미디어를 초청해 9월 26일 출시 예정인 <팬텀 리버티>의 본편 일부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체험 시간은 1시간 내외로 길지 않았지만, 게임에 대한 첫인상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수준이었다. 첫인상을 통해 우리가 <팬텀 리버티>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을 정리해 본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팬텀 리버티>의 기본적인 골자
<팬텀 리버티>는 주인공 V가 신 미합중국 대통령 '로잘린드 마이어스'와 엮이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다. 로잘린드 대통령의 최측근인 넷러너 '송버드'가 대통령 경호를 의뢰하고, 내분으로 인해 대통령의 전용기가 나이트 시티에서 최악의 장소라고 불리는 '도그타운'에 추락한다. 퍼시피카 아래 위치한 도그타운은 접근이 금지된 '도시 내의 도시'라고 불리는데, 이번 DLC를 통해 새롭게 추가된다.
정적의 음모에 휘말려 도그타운에 고립된 로잘린드 대통령은 V와 베테랑 비밀 요원 '솔로몬 리드'와 함께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으려 한다. 또한, V가 이들과 협력하는 이유는 자신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는 '아라사카 칩'에 대한 문제를 이들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팬텀 리버티>의 이야기는 <사이버펑크 2077>의 엔딩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또한, <팬텀 리버티> 업데이트와 함께 <사이버펑크 2077> 본편에도 시스템 대격변이 진행될 예정이다. CDPR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어져 온 플레이어의 다양한 피드백을 받아 게임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주로 게임을 진행할수록 급격히 쉬워지는 난이도, 전투의 부족한 긴장감, 다양한 스킬 트리에 대한 요구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체험판에서 알 수 있었던 점은 먼저 모든 공격에 스태미나가 소모되도록 바뀌었다는 것이다. 총을 쏘거나 근접 무기를 휘두를 때, 모든 행동에 스태미나가 소모된다. 스태미나가 전부 소모되면 반동이 커지는 등 부정적 효과가 발생한다. 대신 달리기에는 스태미나가 소모되지 않는다. 갈수록 쉬워지는 난이도 곡선 문제를 해결하고, 전투에 보다 긴장감을 주기 위해 이런 변경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특전 시스템도 리워크됐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형식으로 UI가 개편됐기에 가시성이 올라갔고, 효과가 좋지 못한 특전은 삭제돼 보다 직관적인 선택이 가능해졌다. 신규 스킬 트리 '렐릭'이 추가되기도 했는데, 스킬과는 관계없는 독립적인 포인트를 얻어 멘티스 블레이드를 강화하는 등 강력한 능력이 주어질 예정이다.
게임 초반 이벤트에서만 체험할 수 있었던 차량 전투도 본편에 도입된다. 이제 V는 차량을 몰면서 총을 쏠 수 있다. 그 밖에도 게임 본편 업데이트를 통해 리퍼닥에게 개조를 할 때 컷신도 추가될 예정이며, 방어력은 의류가 아닌 사이버웨어의 성능에 따르도록 하고, 사이버웨어의 개조 수치에 제한이 생기는 등 다양한 변화가 생길 예정이다.
# '기대해도 좋을 이유'는 '메인 퀘스트'
<사이버펑크 2077>은 많은 상반된 평가를 받았지만, 기자는 스토리와 세계관만큼은 탄탄하게 표현해 낸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메인 스토리에 대한 후반부 연출도 좋았다.
애니메이션 <사이버펑크 엣지러너>의 흥행도 여기에 기초한다고 생각한다. 제작사 '트리거'의 매력적인 캐릭터 표현과 멋진 연출도 분명 한몫했지만, 기초부터 섬세하게 짜인 세계관과 비주얼 아트가 훌륭했기에 보다 멋진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팬텀 리버티> 역시 이 부분에 집중하려 한 느낌이다. '첩보 스릴러' 장르를 지향한 만큼 <뉴욕 탈출> 같은 다양한 영화에 대한 오마주가 나오며, 이는 <사이버펑크 2077>의 배경인 '나이트 시티'와 적절하게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다. 믿을 사람이 없는 도시니 조니 실버핸드와 V, 로잘린드 대통령, 솔로몬 리드 간에는 항상 묘한 긴장감이 맴돈다.
첩보 스릴러는 클리셰가 많다 하더라도, 제대로 표현하면 재미없기 어려운 장르다.
알아도 재밌는 이야기라고나 할까.
짧은 제험판이지만, 선택지의 다양성, 퀘스트 해결 경로의 다양성에 집중했다는 점을 확실히 알 수도 있었다. 플레이어의 출신과 능력치에 따라 다른 대사를 말할 수 있는 선택지가 상당수 제공됐으며,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도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 대신 선택지가 나와 고민을 하는 재미가 있었다. 첩보 스릴러 장르인 만큼 결론을 내리지 쉽지 않은 선택지가 V를 괴롭히기도 했다. 나이트 시티에는 믿을 놈이 없으니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고민하게 된다.
스토리 면에서도 DLC를 통해 본편에서 부족했던 일부 배경 설정을 보완하려는 모습도 엿보였다. 가령 체험판에서는 조니 실버핸드가 선택지에 따라 기업의 용병으로 활동했던 과거의 이야기를 해 주는 모습이 등장했다.
무엇보다도 한국 시장에 진심인 CDPR답게 <팬텀 리버티>는 당연히 한글이다. 더빙 역시 지원할 예정이다. 기자가 경험한 체험판은 모두 한국어 더빙이 적용되어 있었다.
정리하자면 <팬텀 리버티>에 기대할 요소는 '믿을 놈 없다'라는 <사이버펑크 2077>의 잔인한 배경을 첩보 스릴러물 형태로 얼마나 잘 살려냈냐다. 당연히 완전판을 체험해야 정확한 소감을 공유할 수 있겠지만, 이번 데모 버전에서 확실히 개발진들이 이 점을 살리려 노력했다는 점이 보였기에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 법하다고 느껴졌다.
<사이버펑크 2077>에서 받은 피드백을 통해 '잘 했던' 점은 살려내고, '못 했던' 것은 확실히 보완하려 한 확장팩이다. <팬텀 리버티>는 2023년 9월 26일 출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