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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타워 디펜스 버전 '뱀파이어 서바이버즈'? '헤러틱스 포크'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지만 콘셉트 그 이상의 무언가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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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준(음주도치) 2023-06-27 13:55:23

지옥과 지상의 사이에서 탈출하는 영혼들을 죽여라!


6월에는 <디아블로 4> 외에도 지옥의 문을 그린 게임이 하나 더 있었다. <헤러틱스 포크>의 데모 버전(프롤로그)을 별도의 게임으로 출시한 <헤러틱스 포크: 프로베이션>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재플링 바이곤>을 1인 개발했던 인디 개발자 '9 핑거스 게임즈'의 이번 신작은, 그 규모나 디테일은 <디아블로 4>에 비할 바가 못 되지만, 지옥에서 펼쳐지는 타워 디펜스라는 콘셉트에는 충실했던 게임이다. 444개 스팀 리뷰 중 88%가 긍정적인 '매우 긍정적' 게임 <헤러틱스 포크: 프로베이션>을 직접 플레이해봤다.  

 

기자가 붙인 사진이 아닌 개발자가 직접 트위터에 올린 사진이다. 왼쪽이 <디아블로 4>, 오른쪽이 <헤러틱스 포크>의 아트다.

 

게임명: <헤러틱스 포크>

장르: 덱빌딩 로그라이크, 타워 디펜스, 오토 배틀러

출시일 및 플랫폼: <헤러틱스 포크: 프로베이션>(데모) 2023년 6월 3일, PC(스팀) / <헤러틱스 포크>(본편) 2023년 3분기, PC(스팀)

정가: 데모, 무료/ 본편, 미정

개발사/ 배급사: 9FingersGames/ Ravenage Games

한국어 지원: X

  

# 덱은 있지만 본질은 머지 타워 디펜스

  

<헤러틱스 포크>는 지옥의 매니저가 되어 지하 세계의 인구 조절을 하는 게임이다. 지상으로 탈출하려는 죄인들을 '헤러틱스 포크'라는 시스템을 활용해 막아, 지옥의 출구를 지켜야 한다. 처음에는 함께 할 악마를 선택하는데, 어떤 캐릭터를 고르는지에 따라 기본 덱이 달라진다. 프롤로그에서는 인턴 악마인 루비와 동행하게 된다.


기본 덱에서 볼 수 있는 카드는 홀리, 언홀리, 헬파이어​ 세 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타워와 주둔지(개리슨)로 공격 방식이 분화된다. 타워는 탑을 중심으로 일정 반경까지 속성 공격을 쏘는 형태고, 주둔지는 조그만 하수인을 불러내 공격하는 형태다. 타워 공격 속도 상승, 주둔지 하수인 생존 시간 증가, 헬파이어 공격력 증가 등의 강화가 있으니, 특정 속성과 공격 방식으로 통일하는 것이 버프 효과를 받기에 유리하다.

 

몰려오는 죄인들로부터 지옥의 출구를 지키는 게임이다.
프롤로그(데모)에서는 인턴 악마 루비만 해금되어 있다.

 

타워 또는 주둔지를 설치할 수 있는 슬롯은 2개로 시작해 최대 6개까지 늘릴 수 있다. 카드는 1~5단계의 레벨이 있으며, 같은 레벨의 카드 두 장을 합치는 것으로 높은 단계의 무작위 카드를 얻을 수 있다. 한 턴에 6코스트까지 사용할 수 있고, 사용하지 않는 카드는 손패에서 무덤으로 버려지기 때문에, 높은 카드로 합성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유도된다. 덱이 바닥을 드러내면 무덤의 카드를 다시 덱으로 옮겨 순환시키는 구조다.


독특한 점은 합칠 카드 두 장의 자리와 생성된 카드가 나오는 자리 총 세 개의 칸이 일종의 인벤토리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처음에 덱에는 높은 단계의 카드가 거의 없지만, 마치 '하노이의 탑'을 쌓듯 세 개의 칸에서 카드의 위치를 옮겨가며 합성해 5단계 카드를 빠르게 얻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초반 전략이었다. 결국은 얼마나 '머지'를 잘 하고, 버프를 잘 받을 수 있게 속성과 공격 방식을 잘 통일하느냐가 관건인 게임이다.   

 

좌측 하단에는 2단계 카드를 표현하는 색깔인 초록색으로 변경된 업그레이드 칸이 있다. 
이곳을 인벤토리처럼 활용하며 카드를 합치게 된다.

 

# 랜덤 또 랜덤, 아직은​ 로그라이크의 재미는...

  

그 종류가 많진 않았지만 '액티브' 카드도 있어서 지정한 구역 또는 방향에 공격을 가하는 방식도 존재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타워와 주둔지의 자동 공격에 의존하는 오토 배틀러 게임에 가까웠다. 액티브 스킬은 언제나 사용할 수 있지만, 다른 대부분의 카드는 일정 시간 동안 적들의 공격을 버텨낸 후 다시 돌아온 자신의 턴에만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배려로 턴과 턴 사이의 자동 전투 구간은 배속 기능을 지원한다.


높은 단계의 카드를 얻기 위해 카드 합성을 하는 것도, 일정 턴을 버텨내면 등장하는 아이템 선택지도 모두 무작위에 의존한다. <헤러틱스 포크>의 스팀 리뷰에서 많이 언급됐던 <뱀파이어 서바이버즈>의 경우 선택지가 랜덤하게 뜨는 것은 동일하지만, 더 다양한 전략과 조합이 제시됐던 것이 특징이었다. <뱀파이어 서바이버즈>가 영향을 받은 <매직 서바이벌>도 연결되지 않을 것 같던 스킬이 하나의 강력한 스킬로 이어지는 의외성이 핵심 재미 중 하나였다.

<헤러틱스 포크> 또한 아직 공개되지 않은 다른 직업, 컬렉션에서 뒷면으로 보이는 해금되지 않은 무수히 많은 카드를 봤을 때 차후 다양한 전략이 등장할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기본 덱 한 벌의 전략에 머무른 것은 아쉬웠다. 한 판, 한 판의 길이가 그리 짧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보면 더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로그라이크의 매력이 랜덤함이 주는 변수에서 오는 것은 맞지만
전략을 선택하는 재미는 부족하게 느껴졌다.

 

카드 컬렉션 안에는 앞으로 추가될 카드의 뒷면이 스크롤 아래로 길게 이어졌다.

 

# 지옥이라는 콘셉트에는 매우 충실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강렬한 록 음악이 함께 하며, 배경에는 피의 강이 흐르고 있어 지옥의 출구를 막는다는 콘셉트 자체는 확실하게 전달이 됐다. 플레이어에게 끊임없이 달려드는 존재들은 죄인이라고 표현되곤 있지만 사실상 괴물에 가까운데, 이런 적의 디자인이나 접근 패턴 또한 보는 맛이 있었다.


하지만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과는 달리 리뷰의 내용은 엇갈리고 있었다. <헤러틱스 포크>를 추천한 유저들은 "평소 자주 하는 유형의 게임은 아니지만 한 번에 8시간 동안 플레이했다.", "간단하고 중독성 있다. 캐릭터 디자인은 <헬테이커> 생각도 나서 좋았다.", "본편이 기대된다. 많은 잠재력이 있는 지옥의 게임", "타워 디펜스 버전 <뱀파이어 서바이버즈>"와 같은 의견을 남겼다.

반대로 <헤러틱스 포크>가 아쉬웠다는 유저들은 "UI나 시스템이 친절하지 않다.", "제시된 전략이 다양하지 않아 지루했다.", "콘셉트는 알겠지만 이와 관련된 스토리는 거의 없다.", "사람들이 왜 이렇게 추천을 많이 줬는지 잘 모르겠다."는 의견을 남겼다. 

기자 또한 유사 장르의 게임을 많이 플레이해봤기 때문인지, 이번 데모 버전을 통해 본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보다는 당장의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 그래도 지옥의 분위기 안에서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타워 디펜스 게임 중 하나로는 괜찮은 게임이었다. <헤러틱스 포크>는 이후 더 다양한 전략과 매력으로 지금의 엇갈린 평가를 개선시킬 수 있을까? <헤러틱스 포크>는 2023년 3분기 정식 출시 예정이다.

  

게임 시작 화면. 우측 상단에 음악 재생창이 있다. 지옥에 어울리는 강렬한 록 음악이 게임의 콘셉트를 살려주고 있다.

 

주둔지로 방어하고 있는 장면. 주둔지 공격력 업그레이드만 25회 적용한 상태다.
시스템은 간단하지만 게임 자체의 난이도는 높은 편이다. 정식 출시 이후 더 다양한 전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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