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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만드는 것은 나만의 스티커, 파는 것은 일상의 행복

98% 긍정 평가, '스티키 비즈니스'의 매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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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준(음주도치) 2023-07-20 18:09:40
시대를 타지 않는 유행들이 있다.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또한 그런 취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림을 그려 넣어도 좋고, 사진을 스크랩해도 좋지만 요즘 다꾸는 예쁜 스티커를 잔뜩 구매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스티커가 넉넉하게 있으면 쓰고 싶은 말도 덩달아 생기는 법이다.

오늘 소개하는 <스티키 비즈니스>는 자신만의 개성 있는 스티커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시뮬레이션 힐링 게임이다. 소소한 인디 게임이지만 7월 17일 출시 이후 나흘 만에 432개 스팀 리뷰 중 98%의 긍정 평가를 받았다. 어떤 매력이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스티키 비즈니스>를 직접 플레이해봤다.

 


  

게임명: <스티키 비즈니스>

장르: 캐주얼, 시뮬레이션

출시일 및 플랫폼: 2023년 7월 17일 / 스팀

정가: 11,000원

개발사/ 배급사: 스펠가든 게임즈/ 어셈블 엔터테인먼트

한국어 지원: O  


# 스티커 가게의 주인이 될 거야!

  

게임의 시스템은 단순하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 스티커를 만들고, 상점에 진열한다. 스티커를 인쇄해서 재고를 확보하고, 고객들의 요청 사항에 맞춰 스티커를 배송하면 된다. 그런데 일반적인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면 흔히 있을 재화 수급 및 관리의 중요성, 가게 운영에 차질이 생길만한 이벤트는 전무하다. 경영이라는 관점에서만 보면 너무 평화로워서 취미로 장사하는 것에 가까운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은 확실했다. 플레이어의 취향대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

고객들은 주문을 하면서 공룡 스티커가 있으면 좋겠다, 우주와 관련된 스티커를 구매하고 싶다는 등의 요청을 남기기 때문에, 게임플레이는 자연스럽게 해당 테마의 스티커를 해금하는 방향으로 유도된다.

  

스티커를 조합해 나만의 스티커를 만드는 방식이다.
만든 제품은 인쇄해서 고객의 주문에 맞춰 판매한다.

  

독특한 점은 주어진 스티커로 새로운 스티커를 창작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해금된 스티커가 적은 초반에는 괴상한 조합들이 나오게 된다는 점이다. 제한된 도구로 원하는 스티커를 만드는 과정이 오히려 신선한 재미를 줬다. 


고객들은 심미적인 디자인과는 거리가 먼 스티커에도 상냥한 반응을 보여준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다양한 스티커를 활용할 수 있어, 플레이어가 원하는 콘셉트의 스티커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다.

  

초반에는 스티커가 부족해 뒤틀린 황천의 피카츄를 만들기도 하지만

  

가게를 운영해 얻는 골드와 하트로 다양한 스티커를 해금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깔끔하고 예쁜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된다.

# 작은 스티커가 누군가에겐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큰 갈등과 위기 없이 평화롭기만 한 스티커 장사에 어떤 재미가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고객들의 다양한 사연이 눈길을 끈다. 

동생과 싸웠는데 스티커를 선물하며 화해를 하고 싶다는 언니, 다리를 다쳤는데 깁스에 붙일 스티커를 구매한다는 학생, 수업할 때 학생들에게 스티커를 줬더니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선생님,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었는데 위로가 필요하다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하려고 편지를 쓰는 여성 등 다양한 사연이 등장한다.

  
스티커가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는 구매자도 있다.

  

이동진 영화 평론가는 "어떤 특정 영화를 봐서 제 삶이 확 바뀌는 것을 원치 않아요. 영화 한 편을 봤다고 삶이 송두리째 바뀐다면, 그 삶은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 내 인생을 바꾼 책 한 권을 저한테 추천해 달라 이런 얘기 굉장히 많거든요. 책 한 권 읽었다고 해서 인생이 180도로 바뀐다면, 그 인생은 굉장히 위험하죠."라고 유튜브 방송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스티키 비즈니스>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뒤틀린 황천의 피카츄 스티커 하나에도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는 인생이란 얼마나 위태로운 삶이었을까? 거창한 서사나 연출이 없음에도, 스티커를 구매하며 고민 상담을 하듯 꺼내는 그들의 말은 묘한 울림을 가지고 있었다. 뒤집어 말해보면 스티커 하나로 행복해질 수 있는 삶이라면, 기꺼이 스티커를 내어줘야 하지 않을까?

  

작은 스티커 하나가 누군가의 삶에 위로가 된다.

  

구매자들 중에는 스티커를 통해 위로를 받는 사람들 외에도, 건물 곳곳에 스티커를 붙이고 다는 범인을 잡기 위해 가게에 온 조사관, 외계의 문화에 관심을 가진 외계인도 있다. 기묘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캐릭터들은 소소하게 흥미를 유발하는 역할을 충실히 했다.


다수의 유저들은 "스티커 완전 귀엽고 포장해서 선물하듯이 주는 것도 좋아요. 사탕을 챙겨주는 것도 독특하고요.", "마음대로 스티커 디자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밌는 게임이었어요.", "간단하지만 중독성 있다.", "다꾸 좀 해본 사람이라면 혹할 만한, 스티커가 주는 기분 좋은 감성 포인트를 담은 게임"과 같은 반응을 남겼다.

다만, 경영 시뮬레이션의 재미가 부족하고, 서사적인 줄기나 큼직한 이벤트가 부족한 점은 긍정 평가 안에서도 호불호가 갈렸다. 스티커 제작의 자유도 측면에서 "직접 그림을 그려 넣거나, 텍스트를 기입할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만약 차후에 이런 기능이 추가되더라도, 고객들의 사연이 마무리되는 가게 운영 60일 이후에 들어가야, 제한된 도구로 나만의 스티커를 만드는 초반 플레이의 재미를 해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당신이 바쁜 일상 속에서 귀여운 스티커로 평화로운 힐링을 얻고 싶다면 <스티키 비즈니스>에서 스티커 가게 주인이 되어보길 추천한다.

  

소소하지만 자유로운 창작의 재미가 있었다.

행복을 파는 스티커 가게를 운영하는 게임 <스티키 비즈니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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