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되어라 2: 베다의 기사들>은 플린트가 만들고 하이브IM이 서비스하는 벨트스크롤 MORPG다.
게임은 작년 지스타에 전시됐으며, 독일 게임스컴에서도 선보였다. 개발 기간은 약 7년. 플린트는 2023년 출시를 앞두고 스팀에서 게임의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기자는 <별이 되어라 2>에 압도됐다. 서사는 물론 시청각적 요소에 섬세한 신경을 썼으며, 맵에 따라서 4명의 캐릭터를 골라가며 적들을 무찌르는 액션도 만족스러웠다. 장르의 특성을 최대한 끌어올렸다는 인상.
이 과정에서는 바닐라웨어풍 JRPG와 글로벌 마켓에서 인기리에 서비스 중인 <원신>의 그림자도 보였지만, 독특한 고딕풍 다크 판타지로 차별점을 보여주었다.
* 주의: 본 리뷰는 게임의 스팀 테스트 빌드 시연 후 작성된 것으로 정식 출시 이후에는 게임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별이 되어라 2>의 연출은 대단하다. 장인정신이 느껴질 정도다. 플린트가 일러스트와 배경 디자인, 그리고 삽입음악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을 십분 느낄 수 있었다. 게임에는 57,000자의 텍스트, 200장의 컷씬이 들어있다. 스팀 페스트 빌드에서는 5장의 시나리오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총 60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됐다.
게임의 컷씬은 놀랄 만큼 아름답다
라이브 2D 컷씬과 한국어, 일본어 풀 보이스 더빙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보고 듣는 재미를 더했다. 플린트는 전작의 세계관이 매력적이었지만, 제대로 갈무리 지어지지 못했다는 점을 의식한 듯했다. 이번에는 '폭군 마그누스로 대륙이 암흑을 맞이했고, 책의 주인인 주인공이 여러 능력자들의 힘을 계승해 앞으로 나아간다'는 설정을 분명히 했다. 이 설정 속에서 다음 구역, 또 다음 구역이 추가되는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책'을 넘기는 느낌이랄까? 컷씬에서 움직이는 캐릭터들은 평면 무대에서 종이가 나풀거리는 듯한데, 실제 플레이에서도 스파인을 구현, 미끄러지는 듯한 플레이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맵 좌우에서 쏟아지는 적들을 무찌르는 고전 벨트 스크롤의 성격이었는데, 통을 깨서 음식을 먹고 HP를 회복하거나 횃불이 넘어지면 바닥에 불이 붙는 등의 상호작용이 구현 되어있었다.
보는 재미, 듣는 재미는 확실하게 잡은 <별이 되어라 2>.
다만 거대 몬스터가 필드에 나타날 때 갑자기 게임이 느려지면서 배경음악이 깔리며 긴장감을 조성되는데 이 모습이 반복되면서 흐름이 끊기는 면이 있었다. 또 던전을 클리어할 때 모션 또한 어딘가 과장되고 어정쩡할 때가 많았다. 3에서 4 정도만 움직이면 되는 캐릭터가 언제나 9에서 10 정도를 움직이는 인상.
긴박한 상황에서 캐릭터를 교체하고, 구르기를 통해서 장판을 피해야 하는데 <원신>으로 따지면 페이몬에 해당하는 헬퍼 캐릭터가 '이제 그만 쉬라'던가 '기다려야 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반복 등장해서 흐름을 끊는다. 커뮤니티에서 전투의 템포에 대한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검토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이 되어라 2>는 현 세대 '가장 잘 만든 벨트 스크롤'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을 만큼의 생김새와 게임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플레이어는 그림책을 읽는 것 같은 독특한 감각을 받는다.
좌측 모에와 우측 다크 판타지의 균형을 맞추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을 터.
<별이 되어라 2>는 던전에서 책의 주인까지 총 5명의 캐릭터를 번갈아 가며 플레이하는데, 적당히 절제된 난타와 팡 터지는 궁극기, 각성(폭주하는 별의 힘)을 통해서 나름의 손맛을 추구하고 있었다. 콤보를 쌓거나, 여러 캐릭터가 한 번에 딜을 넣는 기능 없이 '정통파'에 가까운 액션을 추구한다. 공격 옵션도 일반 공격, 스킬, 궁극기 3개뿐이다.
여러 캐릭터를 번갈아가며 버프를 입히고, 궁극기를 먹이고 다시 다른 캐릭터로 넘어가서 효과를 넣고 패턴에 대응하는 형태의 기본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하나의 캐릭터가 이런 저런 스킬을 넣으면서 폭딜하는 타입이 아니었지만, 향후 성장과 각성 등을 통해서 전과 다른 스킬을 사용하는 캐릭터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A, B, C 스킬에 회피(스페이스)가 있는 컴팩트한 구성을 취했다.
그러나 현재 커뮤니티의 의견을 종합하면, 전투의 속도에 대해서는 '무겁다'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지스타 출품 빌드부터 계속 <별이 되어라 2>의 변화를 곁에서 보고 있는 기자는 게임의 템포가 시나브로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느끼고 있었지만, 게임을 처음 접한 유저에게는 정적인 전투가 주를 이룬다는 평가다. 개발진은 데모 기간 중에도 핫픽스를 도입하면서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공격 대상이 자동으로 지정되기 때문에 적이 눈 앞에 있는데도 오브젝트를 먼저 공격하는 일이 잦았다. 빠르지 않은 전투 템포와 어울러지며 3~4분의 던전을 클리어할 때 피로감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이는 제한된 벨트 스크롤 위에서 x, y, z를 이동하며 적에 대응하는 장르의 숙명이기도 하다.
이미 적이 마무리됐지만, 육중한 움직임이 계속되는 모습. 이런 요소는 벨트 스크롤의 숙명 같기도 하다.
향후 게임에서는 또한 빠른 속도로 독화살을 난사하는 벨레노 같은 캐릭터를 뽑음으로써 템포에 대한 보정치를 구매할 것으로 예상한다.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은 캐릭터를 뽑고, 그 캐릭터가 사용할 무기를 뽑는 2중 구조를 지니고 있다.
게임에는 여덟 가지 속성이 있는데, 물은 불로 어둠은 빛으로 상대하는 기본적인 구성이 담겨있다. 그런데 추가로 물 - 물, 어둠 - 어둠 같은 같은 상성에서는 적은 피해를 주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여러 속성의 캐릭터를 뽑아 키워야 하는 형태의 성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각각의 재화의 획득 경로와 구체적인 쓰임이 선명하게 공개되지는 않았다. 천장은 있었지만, 향후 공개될 확률 정보를 살펴보면 <별이 되어라 2> BM의 '스코빌 지수'를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캐릭터와 무기를 뽑아서 짝을 맞춰야 하는 구조. 캐릭터도, 무기도 강화 요소가 들어있다.
게임의 상성은 재미와 피로 사이의 기로에 서있다.
이 게임은 <원신>처럼 싱글 중심의 게임이면서, 캐릭터+무기 세트 가챠를 도입했고, 모바일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기자는 시간 관계상 게임의 모바일 빌드를 체험할 수 없었다. <별이 되어라 2>의 모바일 빌드에서는 물음표가 지워지지 않았다. 일반 공격을 자동 사냥으로 지원하는 수준으로 디바이스의 제약을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모양새였다. <별이 되어라 2>는 다크 판타지로 <원신>에서처럼 '모에'함을 내 손 안에서 느끼는 쪽과는 거리가 있다.
테스트 빌드 시점에서는 PC의 손맛을 모바일에서 느끼기는 역부족이 따랐다는 평가. 게임의 방치형 콘텐츠에 해당하는 악몽의 자동사냥에서 모바일과의 연동의 단서를 얻을 수 있었으나, 성장을 위한 재화를 나누어 주는 것 이상의 의미는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룩앤필이 빼어나다는 점에서, 과금하지 않고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야기를 감상하는 데엔 무리가 따르지 않다면, 스팀에서 나름의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본다.
또 하이브IM이 게임을 알리는 데 자사의 엔터테인먼트 역량을 사용한다면, 그에 따른 특수 또한 기대해볼 수 있다. BTS의 진이 <메이플스토리>의 겜주로 불리듯, 하이브의 아티스트가 <별이 되어라 2>의 '겜주'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