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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턴 하나까지 짜 내야 하는 국산 인디게임 '르모어'

제한된 턴 속에서 답을 찾아내라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주(사랑해요4) 2023-11-01 18:05:11

턴 하나까지 짜 내야 하는 게임.

국산 인디게임 <르모어: 인페스티드 킹덤>(이하 르모어)이 10월 31일 얼리 액세스를 시작했다. 이름을 바꾸기 전에는 <비포 더 던>으로 알려진 게임이다. 태양이 사라지고 감염된 괴물이 세상을 뒤덮은 중세 시대 속에서 3명의 주인공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의  턴제 전략 게임이다. 정해진 스토리를 따라가며 스테이지를 하나 하나 클리어해 나가는 방식을 가지고 있다.

<르모어>의 핵심은 작은 스테이지 속에서 턴과 자원을 최대한 '짜 내야' 하는 게임이란 점이다. 마치 <테트리스>가 생각날 때도 있으며, 작은 분량의 여러 스테이지를 클리어해 나가는 퍼즐 게임과 같은 인상도 존재한다. 

얼리 액세스 출시된 <르모어>를 체험한 소감을 정리했다. <르모어>는 국내 인디 개발사 블랙앵커 스튜디오가 개발했고 웹젠이 퍼블리싱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나 한 대 너 한 대"대신 "나만 때려야 하는"게임


게임 내내 보이는 어두운 분위기에서 알 수 있듯이 <르모어>는 '하드코어'를 표방하고 있다. 적들은 강하고, 공격을 몇 번 허용하다 보면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캐릭터는 금방 쓰러진다. 정면으로 과감하게 싸운다면 일 대 일 싸움도 쉽지 않다.


적들과 교전을 시작해, 적의 캐릭터가 주인공 캐릭터에게 붙었을 경우에는 움직일 수도 없다. 근접 교전을 하는 상태에서 움직이기 위해서는 캐릭터의 근처에 붙어 바라보는 적을 쓰러트리거나, 스킬을 통해 멀리 밀쳐내야 한다.



이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전략'이 요구된다. 게임의 지형이 마치 타일처럼 이루어져 있다 보니 <테트리스>를 생각나게 한다. <테트리스>라고 비유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선 게임의 시스템을 조금 상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르모어>는 플레이어에가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과 장치를 구비해 놓았는데, 먼저 시야와 소리 시스템이 있다. 

맵에 배치된 괴물들은 자신이 바라보는 방향의 적만 인지한다. 이들 뒤로 몰래 들어가 선제 공격을 할 수 있으며, 적들의 시야 바깥에서 공격할 경우 강력한 보너스 대미지를 주는 스킬이 있다. 동전을 던져 소리를 내거나, 돌덩이를 던져 적들을 유리한 지형으로 끌어올 수도 있다.

적은 바라보는 방향에 플레이어가 없다면 인지하지 못한다.

적들이 공격받고 살아남거나 시야에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들어올 경우에는 소리를 지른다. 소리를 지르면 주변에 자리 잡고 있던 괴물들이 즉각 반응하며, 잠시 플레이어에서 적의 턴으로 넘어가 발견한 캐릭터를 에워싼다. 공격은 하지 않지만, 발견된 순간 턴이 잠시 넘어가기에 생각 없이 별 정보가 없는 어두운 방으로 캐릭터를 이동시켰다가 다수의 적에게 포착될 경우에는 한 번에 게임이 불리해질 수 있다. 속된 말로 표현하면 "게임이 터진다".

플레이어는 항상 소수이며, 상대해야 하는 적은 다수다. 당연히 플레이어의 머리를 아프게 만드는 기믹을 가진 특수한 적도 있다. 쓰러트릴 경우 반경 1타일에 강력한 대미지를 주는 적이나, 높은 체력을 가졌음에도 공격을 받으면 곧바로 세 타일 멀리 도망가는 적이 있다. 도망가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무조건 강력한 반격을 해 온다.

적에게 발각되면 순식간에 둘러쌓인다.

<르모어>에서 플레이어가 턴마다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은 두 가지가 있다. 무기 행동력과 전술 행동력이다. 무기 행동력은 말 그대로 공격을 하는 데 사용된다. 전술 행동력은 캐릭터가 움직이거나, 전술 행동을 하는 데 사용된다. 전술 행동에는 적을 밀치거나, 갈고리를 던져 끌어오거나, 엄폐물을 설치해 적들의 이동 경로를 제한하는 등의 행위가 존재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무기 행동력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르모어에서는 한 번 공격한다고 끝이 아니다. 플레이어의 전략에 따라 자신의 턴에 수십 번 공격하는 이기적인 행위가 가능하다. 

각 캐릭터가 가진 스킬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가령 '무기 전문가' 특성을 가진 캐릭터는 2번 무기의 스킬을 사용할 경우 무기 행동력이 한 번 회복된다. 적을 처치할 때 '전술 행동력'을 회복하고, 회복한 전술 행동력을 소모해 무기 행동력을 회복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으며, '연속 지원' 스킬을 통해 일정한 전술 행동력을 가지고 있을 때 아군이 공격한 적을 지원 공격해 주는 캐릭터도 있다. 캐릭터로 적을 처치해 경험치를 얻어 더욱 다양한 스킬을 배울 수 있기도 하다.


이 시스템을 종합하면 <르모어>에서는 조심히 움직이며 스테이지 내 존재하는 적을 파악하고, 유리한 지형을 미리 만들어 둬 몰려오는 적을 일방적으로 공격하며 격파하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많은 사람이 즐겨봤을 게임으로 비교하면 <발더스 게이트 3>와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잇다.

가령 좁은 문 하나를 두고 방패를 든 캐릭터를 맨 앞선에, 창과 활을 든 캐릭터를 둔다. 돌을 던져 옆에 있는 방의 적을 모조리 유인한 후, 적들이 소리를 듣고 문 앞으로 몰려오면 앞선에 둔 캐릭터로 공격한다. 여기서 연속 지원 스킬을 가진 캐릭터가 뒤에서 긴 사거리를 가진 창을 착용하고 있다면 곧바로 스킬이 발동해 지원 공격을 해 준다. 캐릭터 한 명의 무기 행동력만을 소모해 적을 두 번 공격한 것이다.

앞선 적이 죽으면 곧바로 갈고리를 던져 시체 뒤의 적을 끌어 오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된다.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전부 소모하면 앞선 캐릭터에게 방패를 들도록 명령을 내리고, 다음 턴에 이어질 적의 공격을 받아내도록 하면 된다. 일자형의 지형을 만들어 뒀기에 한 명의 공격만 받아내도 되니 부담도 적다. 적에게 공격을 받을 경우에는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자동으로 반격하는데, 앞선 캐릭터가 반격을 사용할 때도 후미에 있는 캐릭터의 '지원 공격' 스킬이 발동해 적을 2회 공격할 수 있다.

즉, <르모어>는 이런 방식으로 유리한 지형과 상황을 만들고 각 캐릭터의 스킬과 자원을 최대한 쥐어 짜야 하는 게임이다. "나 한 대 너 한 대" 대신 "나만 때릴게"를 만들어야 하는 게임이다. 

위의 방식으로 일자형의 지형으로 적을 유인하는 것 말고도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몇몇 무기는 광역으로 적을 공격할 수 있는데, 한 캐릭터는 적을 처치할 경우 자원을 회복한 다는 점을 응용해 적을 예쁘게 유인한 후 한꺼번에 쓸어담을 수도 있다. 게임이 '테트리스'를 생각나게 한다고 언급한 이유다. 물건을 던져 적의 시야를 돌리고 하나하나 암살하는 행위도 가능하다.

후미의 적은 엄폐물로 막고, 앞선 방에 있는 수많은 적은 일직선 통로에서 상대하는 모습

물론, 이럴 경우에는 유리한 지형을 만들어 놓고 적을 유인하기만 하면 쉽게 게임을 클리어할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스테이지에는 '추격'이라는 상황이 존재한다. 시작한 지 두 턴 정도가 지나면 플레이어를 추격해 오는 적 무리가 등장하며, 이러한 적들은 잡아도 캐릭터 육성에 사용되는 경험치를 주지 않는다. 싸우면 손해다. 

여기 더해서 <르모어>는 멸망한 세계를 다루고 있는 만큼 스테이지 곳곳에 배치된 자원이나 음식을 모아야 하는데, 전투 상황이 아니더라도 턴제로 진행되기에 자원을 모을 때마저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 요구된다.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면 추격하는 적에게 따라잡히거나, 제 때 아군을 지원해 줄 수 없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제한된 시간 안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가며 스테이지 곳곳에 배치된 적을 처치하고, 최대한 자원을 끌어모아 목표한 위치까지 도달해야 한다. '묘수풀이'에 중점을 둔 SPRG적인 요소가 강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맵의 넓기는 크지 않기에 각 스테이지마다 플레이 타임은 짧은 편이다. 


스테이지의 크기는 작은 편이다.


# 자원마저 쥐어짜야 하는 게임

플레이어가 쥐어짜야 하는 요소는 턴뿐만이 아니다. 자원도 제한되어 있기에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가령 무기에는 내구도가 존재하며, 공격할 때마다 감소한다. 무기가 파괴되면 스테이지 클리어 이후 캠프에서 자원을 소모해 수리하거나, 무기 수리 키트를 사용하거나, 스테이지에서 적을 쓰러트리거나 무기고를 뒤져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무기를 찾아야 한다. 

또한, 스테이지에 진입하기 전에 여러 무기를 선택해 들고 갈 수 있으며, 전투 중 실시간으로 교체가 가능하다. 무기도 일종의 자원으로 사용되는 셈이다. 랜덤하게 무기에 특성을 얻을 수도 있으며, 이 특성은 다른 무기로 이전할 수 있다.

괴물로 뒤덮인 중세 시대에서 생존하는 것을 목표로 한 만큼 음식 역시 중요한 요소다. 사람은 밥심인 만큼, 스테이지에서 각종 음식을 발견해 캠프에서 조리해 먹을 수 있다. 당연히 덜 먹어서 배가 고프면 페널티를 받고, 많이 먹으면 이점을 얻는다. 음식과 재료에는 유통기한이 존재해 빨리 안 먹으면 썩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제한된 자원 역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스테이지에서 보조 목표 완수를 통해 각종 자원을 얻을 수 있지만 적들과 추가적인 전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나와 플레이어를 고민하게 만들기도 한다. 캠프에서 상인과 물물 거래를 통해 자원을 획득할 수 있기도 하지만, 이런 게임이 으레 그렇듯이 바가지를 씌운다.




# 정식 출시는 2024년 전반기

<르모어>는 아직 얼리 액세스 단계의 게임이다. 개발팀은 개발자 노트를 통해 개발이 일정 수준으로 진행된 만큼, 앞으로 플레이어의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는 판단 하에 게임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얼리 액세스 단계에서는 튜토리얼 포함 7개의 스테이지와 3개의 난이도가 있다. 반복 플레이를 위해 2회차 이후 해금되는 '반복되는 악몽' 모드도 존재한다.

개발진은 2024년 전반기까지 얼리 액세스를 진행한 후 <르모어>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총 14개의 스테이지가 등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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