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월드>의 다음 업데이트를 기다리고 있다면, 다음주에 이 게임도 한 번 해보시라.
지금 스팀은 서바이벌 크래프팅 게임의 붐으로 떠들썩하다. <러스트>, <세븐 데이즈 투 다이>,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 <발하임> 그리고 <팰월드>를 지나 <인슈라오디드>까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나이팅게일> 또한 이러한 부류의 '생존' 게임이다. 게임은 바이오웨어의 임원 출신이었던 '아린 플린'(Aaryn Flynn)이 설립한 인플렉시온 게임즈의 신작으로 싱글/멀티 플레이를 지원한다.
기자는 발매 전 코드를 제공받아 21일 출시 전 게임을 미리 해볼 수 있었다. 기자가 미리 만난 <나이팅게일>은 서바이벌 크래프팅 판을 더 넓혀줄 '포탈' 같은 게임이었다. 플레이어는 스팀펑크 세계관으로 재해석된 빅토리아 시대의 탐험가가 되어 여러 영역을 탐험한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포탈'이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포탈을 타고 다른 차원 '렐름'을 넘나든다.
특정 고정 공간에 접속해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게 아니라 여러 렐름을 입장할 수 있는 카드를 오픈해 조합한 뒤 (언리얼엔진5 기술에 의해) 절차생성되는 새로운 차원에서 게임을 즐기는 형태다. 이를테면 플레이어가 호수 렐름과 골동품 렐름을 얻으면 둘을 조합한 새로운 월드가 나타나고 거기에 입장해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다. 자신의 인벤토리 역시 함께 저장되어 새로운 렐름으로 넘어온다.
차원문을 이동하는 것이 이 게임의 독특한 콘셉트
거미 공포에 대한 조절 옵션이 있다. 신기한 접근성 옵션.
이렇게 카드를 조합해 새로운 공간을 스폰시키는 것이다
다른 플레이어를 만나면 의사소통을 통해서 함께 렐름의 보스 몬스터를 공략하거나, 자원을 채취해 더 큰 건물을 여러 개 지을 수도 있다. 기자의 영지는 'Estate 카드'를 통해 고정이 되며, 거기에 다른 유저를 초대할 수도 있고, 다른 유저의 영지 렐름에 방문할 수도 있다. 누구에게도 자신의 영지를 공개하지 않고 홀로 생존하는 메타의 게임플레이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기자는 시연 빌드의 조건상 다른 유저를 만나지 못했다. 대신에 간략한 퀘스트를 깨고 NPC를 동료처럼 부릴 수 있었는데, 이 캐릭터에게 장비를 쥐어주면 알아서 주변의 자원을 채취한다. 도끼를 쥐어주면 나무를 베고, 곡괭이를 주면 돌을 캐는 식이다. 다만 NPC의 파밍이 막무가내라서 눈치 없이 도끼질을 하는 바람에 그가 벤 나무에 기자의 나무 텐트가 무너지는 일도 있었다.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면 하는 일은 독자 여러분이 생각하는 바로 그것이다.
수상하게 생긴 몬스터를 (몽둥이로) 알아가는 것도 생존 게임의 재미. 아쉽게도 현재 빌드에서는 동료로 쓸 수 없다
진짜 동료는 대단히 둔하다. 개선이 필요할 듯.
그리고 나서 이어지는 플레이는 일반적인 생존게임의 그것과 대동소이한 편이다. 다들 알지 않은가? 끝없이 채집하고, 과거의 흔적을 찾아서 파밍하고, 건물을 업그레이드하고, 캐릭터의 장비 레벨을 올리고, 새로운 곳을 발견하는 것들 말이다. 새로운 차원으로 건너갈 수 있는 두 장의 렐름 카드의 조합은 여기에 신선한 변수를 제공한다.
랜덤으로 생성되는 미지의 세계(늪지대, 사막, 숲 등)에서 자신의 월드에서는 얻을 수 없던 자원을 파밍한다거나, 비가 더 많이 내리거나 건조한 환경에 찾아서 그곳만의 특장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내러티브가 꽤 강조된 게임의 모습
나중에는 이렇게 총도 만들어 쏠 수 있다. 게임 중에는 화약을 드롭하는 캐릭터도 있었다.
절차생성된 맵을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다
짧은 플레이였지만 <나이팅게일>이 PVP보다는 PVE게임에 중점을 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내러티브에 꽤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플레이를 시작하면, '신비 차원문 네트워크'가 붕괴되면서 플레이어가 가상의 렐름에 갇히게 되고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건설과 제작, 전투 등등을 배워야 한다는 컷씬이 꽤 무게감 있게 등장한다. 이어서 페이라는 안내자가 몇 종의 데모 렐름에 플레이어를 데려다 놓고 게임의 기본 성격에 대한 튜토리얼을 제공한다.
그 튜토리얼이 끝나면, 플레이어는 자신의 영지를 세울 수 있는 월드로 던져지는데, 생존게임의 기본들 해나가면서 드는 생각은 '누가 와서 나를 괴롭히지 않으면 여기서 계속 혼자 생활해도 되겠다'였다. 멀티플레이의 영역에 도달한다면 정체불명의 누군가 플레이어를 위협하거나 창고를 털어가는 상상도 해보게 되지만, 이 게임이 어떤 매칭 구조를 지원하는지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에 여기서 의문이 남는다.
혼자서 즐기기 충분하다는 점에서 싱글플레이를 좋아하지만, 생존게임의 타 유저 트롤링이 지겨웠다면 추천할 만하다
던전을 탐험해 보스를 공략하는 콘텐츠도 있는데, 첫 보스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동료를 데리고 전투에 임할 수 있다.
무수히 많은 유저들이 끊임없이 월드를 절차 생성한다면 그것도 리소스의 문제가 될 수 있을 텐데 개발사는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 또한 궁금한 지점이다. 혼자 하는 게임이 그리 어렵지 않았던 탓에 기자는 죽음의 경험을 해보지 못했지만, 플레이어가 죽는다면 '혈통'이라는 시스템을 통해서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게 하는 장치가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이전 캐릭터의 뒤를 잇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자신의 플레이 이력은 어느 정도 되살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것이다. 흔히 생존게임에서 자신의 캐릭터가 허무하게 죽고 나면, 다음 세션을 기다리거나 그간 이룬 것들을 모두 포기하고 다른 서버에 입장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나이팅게일>에서는 혈통을 잇는다는 콘셉트로 일정 부분 보정을 주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커스터마이징에서 눈에 띄는 것은 '혈통' 파트였다.
초반부 플레이어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페이'
'생존' 게임을 하고 있으니 만큼, 거대한 괴물이나 가스램프 판타지(gaslamp fantasy; 개발사 측은 이 게임의 SF 분류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느낌의 기계 몬스터는 건드리지 않았다. 이들을 죽인다고 해도 고기를 비롯한 필요한 아이템이 나올 것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 특수 몬스터가 먼저 공격을 하지도 않았는데, 선공으로 변경된다면 게임이 대단히 피곤해질 듯했다.
개발자의 전언에 따르면, 다른 플레이어들과 힘을 합쳐 영역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몬스터를 물리쳐야 한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자신을 위해서 무기와 장비를 마련해야 한다. 강력한 몬스터가 포탈을 타고 넘어올 지도 모른다. 짧은 플레이였지만 <나이팅게일>의 포탈은 대단히 흥미로운 세계로 기자를 안내했다. 다음주 얼리억세스를 시작으로 서바이벌 크래프팅 게임 판에 새로운 장이 열릴까?
지도에는 여러 이벤트들이 발생한다
맵 곳곳에는 보물상자가 마련됐다
순서대로 모듈의 불을 밝히는 퍼즐 풀기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