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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이게 2인 개발? 갤러그+젤다+메트로배니아 '압긍' 게임!

10시간 순삭. 취향을 넘어서는 손맛과 재미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준(음주도치) 2024-04-17 18:21:09

'진실의 미간'. 요리 프로그램이나 먹방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쓰는 경우를 지칭하는 말이다. 게임도 비슷할 때가 있다. (좋은 의미에서) 열 받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게임들이 있다.


트윈 스틱 탄막 슈팅에 메트로배니아를 더한 <미니슛 어드벤처>는 4월 3일 출시 이후 1,219개 스팀 리뷰 중 97%에게 긍정 평가를 받은 '압도적으로 긍정적' 게임이다. 개인적으로 탄만 슈팅 게임을 그리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압긍' 지표를 보고도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런 선입견은 순식간에 부서졌다.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재밌었기 때문이다.


(전혀 다른 장르지만) 소울라이크나, 격투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춤'에 비유하는 리뷰어들이 종종 있다. 서로가 주고 받는 합, 유려한 공방의 궤적과 타이밍이 '춤'의 특징과 닮았다는 것이다. <미니슛 어드벤처>의 전투가 딱 그랬다. 쫄깃한 긴장감이나 찰진 손맛은 기본이고, 간결하고 깔끔한 디자인 안에서 '아름답다'는 감각을 몇 번이고 전달했다. 


몇 가지 치명적인 단점도 분명 존재했으나, 전투와 탐험의 재미가 이를 압도했다. 최근 플레이했던 메트로배니아 게임 중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엔딩까지 약 9~11시간.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정을 가득 채운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랄까. 난이도 선택 및 (치트키에 가까운) 전투 보조 옵션까지 알차게 제공되니, 큰 걱정 없이 발을 들이셔도 좋다.




게임명: <미니슛 어드벤처>
장르: 어드벤처, 탄막 슈팅, 메트로배니아
출시일 및 플랫폼: 2024년 4월 3일, 스팀
개발사/ 배급사: 소울게임 스튜디오, 인디아크
가격: 13,500원
한국어 지원: O


# 내러티브 대신 플레이 감각

<미니슛 어드벤처>의 스토리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심플하다. '수정의 아이'라 불리는 주인공이 '타락한 힘'의 세력들에 맞서, 동료들을 구출하고 세계의 균형을 되돌리는 과정이 그려진다.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우주선이 누군가 그 안에 탑승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우주선 모양의 생명체(동료들도 모두 우주선이다)라는 독특한 설정을 제외하면 내러티브 요소가 전무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흡인력은 굉장했다. <갤러그>가 연상되는 우주선 탄막 전투는, 트윈 스틱 슈터 방식으로 재해석되어 '이동'이 더욱 강조된 전투가 됐으며, 공격이 적중하거나 적을 쓰러트렸을 때의 시청각적 연출이 뛰어나 '손맛'이 좋다고 느껴졌다. '수정'을 기반으로 한 설정답게, 유리가 깨지듯이 터지는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적을 쓰러트리고 경험치를 모아 레벨 업을 하면 대미지, 발사 속도, 이동 속도 등 다양한 스탯을 강화할 수 있다. 다운그레이드에 제약이 없어서, 언제든지 필요에 따라 스탯 분배를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며, 메트로배니아 게임답게 아이템 발견, 동료 구출, 기술 해금을 할 때마다 전투 및 탐험의 경험이 확장된다. 


길에서 마주치는 적들의 공격 및 이동 패턴도 다양했고, 동굴 및 던전, 탑에 들어서면 마주치는 몬스터와 함정은 더욱 다채로웠다. 게임의 극초반에는 주인공의 이동과 공격 모두 약한 편이었지만, 탐험을 진행하면서 서서히 강해지는 감각도 잘 살아 있었다. 보스전에서는 더 복잡하면서도 불합리하지 않은 탄막 공격, 약점 공략, 페이즈 변화 등으로 긴장감을 전달했다.


타락한 수정의 힘으로 인해
위기에 빠진 세계를 구해야 한다.

긴장감과 타격감 모두 좋았던 전투

성장하는 감각도 좋았다.


게임 플레이가 너무 어려울까봐 걱정이 되시는가? 기자 또한 액션 게임에는 소질이 전혀 없는 편이지만, 이 게임은 큰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사망에 대한 페널티도, 리스폰 지역 외엔 없는 편에 속한다.​ 또한 3단계의 난이도를 게임 진행 중에도 변경 가능하며, 자동 조준 및 자동 발사, 피격 피해 면역, 이동 부스터 무한 등 여러 보조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이 '우주선 전투'라는 설정은 몇 가지 제약을 가지고 있다. 일단, 하늘을 나는 형태의 이동이 아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지상에서만 움직일 수 있고, 낭떠러지나 물에 빠지면 직전의 위치로 리스폰되는 방식이다. 개발팀은 이런 제약을 적극 활용해, 수면 위를 비행하는 '서핑' 기술을 해금하기 전까지 일부 경로를 강이나 호수로 막아두기도 했다. ('서핑'을 배운 후에도 깊은 물 위에선 빠져버린다.)


물론, 짧은 낭떠러지에서는 플립으로 넘어가고, 부스터로 가속을 한 후 슬로프를 타는 것으로 긴 점프를 해 이런 공간적 제약을 넘어설 수는 있다. 그러나 좁은 길에서 탄막을 피하며 이동하거나, 타임 어택으로 '레이싱'을 해야 하는 구간에서는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런 이동 조작은 보조 옵션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영역이었다.


게임은 이런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영역들을 분위기와 연출, 그리고 전투의 재미로 휘어 잡았다. 작은 오브젝트 외에도 건물이나 지형 자체가 변하는 연출, 심플한 디자인 안에서도 빛과 어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시각 효과, 신비로운 세상을 탐험하고 있다는 감각을 주는 짧은 이벤트들은 이어지는 모험을 계속 기대하게 만들었다. 


대시, 플립, 서핑처럼 이동을 확장해주는 기술은 단순히 탐험의 보조 도구로만 쓰이지 않았다. 수면 위에서 서핑으로 이동하면 궤적이 길게 남고, 부스터로 이동하는 사운드 또한 더욱 시원하게 바뀐다. 이런 변화 덕분에, 서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적의 움직임에 맞춰 아름다운 춤을 춘다는 느낌이 더욱 극대화된다. 


탄막을 피하는 동시에, 아래로 떨어지는 것도 조심해야 하는 구간들이 꽤 많았다.
조작이 손에 익을 때까지는 살짝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대신 여러 감각적인 연출로 눈을 사로잡고

전투의 재미로 플레이어를 설득한다. 
직접 플레이해보면 참 절묘하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 지도가 부실해? 그래도 재밌다

메트로배니아라고 하면 거미줄처럼 복잡한 지도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길찾기'는 이 장르에서 언제나 독이자 득이었다. 


<미니슛 어드벤처>에도 해금할 수 있는 지도와 해당 지역의 탐색 정도를 표시해주는 마커, 퍼센트 미터 등이 있긴 하다. 다만, 지상의 열린 공간에 한정된 지도다. 지하, 동굴, 던전, 탑의 내부 등에선 지도가 무용지물이다. 숨겨진 아이템 및 함정이 많은 공간은 당연하게도 이런 깊숙한 공간들이기 때문에, 지도는 그 입구까지만 안내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기술 및 아이템 해금 정도에 따라 갔던 장소를 다시 가야 하는 경우도 적잖게 있고, 낭떠러지나 단방향 슬로프를 포함한 여러 이동 제약이 있기 때문에 '길찾기' 과정은 사실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퍼즐 같은 경로를 공략했을 때의 기쁨은 매우 컸다. 왜일까?


일단, 맵 디자인이 매우 뛰어났다. 여러 방을 공략해 스위치를 켜야, 다음 방으로 이동할 수 있는 등 던전이나 동굴 안에서 길을 찾는 건 꽤나 어려워 보인다. 숨겨진 경로도 많아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그러나 아래에서 위, 좌에서 우로 진행되는 기본적인 방향성, 숨겨진 경로에는 벽을 향해 난 길이나, 흠집이 난 외벽 등의 힌트가 있다. 이 게임을 2D <젤다>에 비유하는 유저들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필드 보스도 있지만) 큼직한 4번의 던전 보스전을 거치고 나면, 최종 보스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초반부터 제시한 것도 좋았다. 불완전한 지도를 보고 길을 찾아 나서기 보단, 명확한 목표를 향해 몸으로 부딪힌다는 감각이 더 강했던 이유 중 하나다. 


길을 알려준다기 보다는, 입구를 알려주는 느낌에 가까웠던 지도.
필드도 넓고 복잡한 편이다.

하지만 최종 보스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목표가 명확했고

같은 공간을 여러 입구를 통해 여러 번 재해석하는 등 맵 디자인도 뛰어났다.

이동 연출도 마찬가지다.  
'서핑'을 배우기 전에 바다 거북을 타고 수면을 가르며 나아가는 연출 등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하트 조각을 모아 체력을 늘리고, 여러 기술을 활용해 맵 해석을 달리하는 등 <젤다> 감성이 녹아 있다.


# 이걸 2명이 만들었다고?

게임을 만든 소울게임 스튜디오는 두 명의 개발자로 구성된 인디 팀이다. 일반적으로 스팀에서 주목 받은 인디게임들이 기발한 기획이나 독특한 아이디어로 승부를 보는 경우가 많았던 것과 달리, <미니슛 어드벤처>는 플레이 감각으로 승부를 본 게임이다.


<미니슛 어드벤처>라는 무심한 제목만 봐도 느껴지지 않는가. 이 타이틀만 봐서는 '우주선' 외계인을 조종하는 트윈 스틱 슈터 게임인지, <젤다> 감성이 녹아든 메트로배니아 게임인지 전혀 눈치챌 수가 없다. 직접 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게임이라는 뜻이다.


그렇게 다시 '압긍' 평가를 돌아보면, 9시간 이상 플레이를 한 후 엔딩을 보고 리뷰를 남긴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만큼 한 번 그 매력에 빠져들면 몰입감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만약 당신이 가성비 좋고, 손맛 좋은 메트로배니아 게임을 찾고 있다면 이 게임을 강력 추천한다. 유저들의 리뷰 일부를 인용하며 기사를 마친다.


"2D 비행 슈팅 젤다", "스트레스 주는 요소를 최소화하면서도 성장 체감이나 피지컬이 필요한 부분의 재미는 잘 살렸다.", "탄막 슈팅+탑뷰 액션 어드벤처, 독특한 감각의 게임이다.", "하루 만에 다 깼다. 돈값 충분히 하고 재밌다.", "고전 젤다 시리즈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게임에 정신없이 빠져들 것이다."


이걸 두 사람이 만들었다니.

탄막 게임 안 좋아하는 기자도 정말 재밌게 즐겼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꼭 한 번 플레이해보시라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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