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아수라장.
스팀에 하루마다 수천여 개의 게임이 등록되는 시대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룩앤필이다. 겉으로 보이는 외관이 일단 사람들의 매력을 끌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국내 개발사 디자드의 <아수라장>은 이런 부분에서 메리트를 가진 게임이다. 화려한 타격감과 캐릭터의 디자인 등에서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엔씨소프트에서 준비 중인 게임 <배틀크러쉬>와 신기할 정도로 닮아 있기도 하다.
<아수라장>의 게임적 특성을 설명하자면 난투형 액션에 배틀로얄을 혼합했다. 좁아지는 맵 속에서 여러 팀이 우당탕탕 난투를 벌이며 마치 '아수라장'처럼 싸우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다. 여기에 아수라장의 어원을 살려 동양적인 아트를 담아냈다.
지금까지는 비공개 혹은 깜짝 테스트만을 진행해 온 <아수라장>은 이번 스팀 넥스트 페스트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게임을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오픈 베타인 만큼 지난 베타 테스트와 비교해 개선된 완성도가 눈길을 끈다. 첫 오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는 <아수라장>을 체험해 봤다.
이런 시스템을 차용한 이유는 캐릭터의 일당백을 방지하고 팀원과의 유기적인 연계를 중요하게 만들기 위함으로 보인다. 행동에 제약이 큰 대신 상대방에게 공격에 성공하거나, 들어오는 공격을 회피했을 때 주어지는 이득이 크다. 장비 아이템을 그다지 구비하지 못한 초반에는 몇 번 공격을 허용하면 금세 사망하기도 한다. TTK가 그다지 길지 않다.
궁극기는 사용 시 무적이 되는 데다, 효과까지 강력하다. 언제 써 주느냐가 핵심
눈치가 좋은 게이머라면 화려하고 빠른 컨트롤보단 세심한 조작과 심리 싸움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수라장>은 격투 게임의 느낌도 가진 게임이다.
상대방을 무작정 공격해 화려한 콤보를 이어가기보단, 각 캐릭터가 가진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판단을 통해 가장 필요한 행동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난투형 게임인 만큼 상대방을 난간으로 날려 보내 추락사시킬 수도 있다. 대부분의 공격은 마지막까지 맞출 경우 상대방을 멀리 날려보낸다.
캐릭터의 특성도 이런 시스템에 맞춰져 있다. 무법자나 유탄사수 캐릭터는 원거리에서 큰 범위의 공격을 할 수 있어 상대방을 견제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 야수와 봉술가 같은 캐릭터는 강력한 돌진 공격이 있어 이들의 포화를 피하며 진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수라장>은 3인이 진행하는 배틀로얄이기에 승리를 위해서는 각 클래스가 자신의 역할을 제때 해줘야 한다.
현 테스트 시점의 <아수라장>의 메인 콘텐츠는 3인 배틀 로얄이다.
게임 진행 방식을 설명하면 거대한 맵에서 시작 지점을 정한 후, 아이템을 파밍하며 상대방을 쓰러뜨리고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것이 목표다. 몇몇 시작 지점에는 처음부터 '강력한 아이템'이 스폰되기에 이를 노리는 전략도 유효하다. 그 대신 강력한 아이템을 착용하면 미니맵에 캐릭터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캐릭터의 성장은 중복 아이템의 획득과 상대방 처치로 이루어진다. 같은 아이템을 중복으로 획득하면 성능이 강화되며, 상대방을 처치하면 시체에서 '데이터 조각'을 얻어 캐릭터의 체력을 회복하고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별도 기사화하지 않았지만, 기자는 <아수라장>의 베타 테스트에 참가한 경험이 있다. 이번 오픈 베타 테스트에서 느껴진 점은 게임의 외관이 크게 좋아졌다는 것이다. 룩앤필이 상당히 좋다.
<아수라장>은 라이트함을 추구한 만큼 상당히 상쾌한 타격감을 가지고 있다. 게임이 강점으로 삼는 부분이다. 적을 처치할 때마다 등장하는 '링 아웃' 이펙트도 상당히 화려하게 되어 있어, 상대방을 탈락시켰을 때의 쾌감이 크다. 게임의 전체적인 색채가 밝은 만큼 패배에 대한 불쾌감도 일부 덜어 주는 느낌이다.
<아수라장>의 매력이라면 K.O 혹은 피니쉬 연출이다.
더불어 <아수라장>은 서브컬처풍 캐릭터 디자인을 내세우고 있다. 캐릭터마다 별도의 일본어 더빙이 준비되어 있기도 하다. 더빙과 애니메이션의 퀄리티가 좋아 이런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할 만한 요소다. 스킨이나 치장 아이템도 있기에 이런 부분이 주요 BM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테스트에서 첫 공개된 캐릭터인 '여울'에 대해 이용자들이 호평을 남기고 있기도 하다.
다만, 아직 개발 중인 게임인 만큼 아쉬운 부분도 많다. 테스터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은 적은 스태미나에서 오는 어려움이다. 일당백을 방지하기 위해 한 캐릭터가 순수한 컨트롤만으로 3명을 모두 처치하기 어렵게 하도록 걸려 있는 제약이라 볼 수 있지만, 반대로 초심자가 실수를 한 번이라도 하면 스태미나가 부족해 상대에게 대응하기 어려워진다.
팀원과 합이 안 맞으면 게임이 고통스럽다. 하지만 랜덤한 매칭에서 합이 맞는 팀원을 만나기란 꿈 같은 이야기.
그렇다 보니 라이트함을 추구한 듯한 게임 외관에 비해 인 게임에서는 요구되는 컨트롤 능력이 높다. 배틀로얄 게임이기에 한 번 교전에서 패배하면 페널티가 크기에 재도전의 기회가 적다는 점도 있다. 파밍에 걸리는 시간은 길지만, 탈락은 상당히 빠르다.
성장 차가 크게 나면 제대로 된 교전이 어렵기도 하다. 게임 시작부터 강력한 무기를 독점하고,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 조각을 다수 모으면 대미지와 체력 면에서 정말로 큰 차이가 발생한다.
게임 후반부에는 내가 서 있을 땅을 얼마나 확보하냐가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