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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임포스터 대신 키라 찾기! '데스노트 킬러 위딘' 체험기

소통과 협동이 중요한 팀 플레이 중심의 색다른 소셜 디덕션 게임

한지훈(퀴온) 2024-11-04 23:00:05

2000년대 중반 초등학생이었던 기자의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데스노트>는 하나의 거대한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습지만 문방구에선 공장에서 생산된 데스노트가 불티나게 팔렸고, 당시에는 빨간색으로 이름 석 자를 쓰이는 것보다 데스노트에 이름이 쓰이는 게 더 께름칙했죠. 첫 연재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도 <데스노트>를 모르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문화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작품입니다.


기자는 당시 그 신드롬에 푹 빠져있던 사람 중 한 명이었는데요. ‘노트에 이름이 적히면 죽는다’는 규칙을 철석같이 믿고 가짜 데스노트를 샀던 철부지였고, 원작 만화책 전권을 사서 모았던 열성팬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데스노트> IP 기반의 신작 게임이 출시된다는 소식에 기대를 품은 한 명이기도 합니다.

2007년 이후 17년 만에 돌아온 <데스노트> IP 기반의 게임 <데스노트 킬러 위딘>은 어떤 게임일까요? 출시 전 미리 체험해본 게임의 특징과 매력을 전해 드립니다.


게임명: 데스노트 킬러 위딘 (DEATH NOTE Killer Within)

장르: 소셜 디덕션, 추리, 전략

플랫폼: PS4 / PS5 / Steam

개발사 / 배급사: 그라운딩 /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한국어 지원 여부: 정식 한국어화



# 키라와 L의 대결, 소셜 디덕션 게임으로 돌아오다

<데스노트 킬러 위딘>은 독특하게도 <어몽 어스>와 <구스 구스 덕> 같은 소셜 디덕션 게임 형식을 택했습니다. 원작 IP가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숨은 살인자(키라)와 그를 쫓는 탐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보니 어색하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게임은 원작의 갈등 구도를 재현합니다. 크게 보면 ‘키라’와 ‘L’의 대결이며, 여기에 ‘키라 신자’와 ‘조사원’이 이들의 조력자로 활약하죠. 키라 팀, 그러니까 키라와 키라 신자의 목표가 데스노트로 범죄자들을 심판하며 자신을 쫓는 L을 처치하는 것이라면, L과 조사원의 목표는 죽기 전에 키라를 찾아 데스노트를 소각하는 것입니다.

L 팀의 목표는 데스노트를 가진 키라를 찾아 체포하는 것입니다.
하필 키라 역할을 맡은 플레이어가 라이토 코스튬을 하고 있네요.

이제 각 역할에 대해 알아봅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 키라는 데스노트로 원하는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다. 원작의 설정대로라면 죽이고 싶은 사람의 본명과 얼굴을 알아야 하는데요. 이걸 알려주는 것이 키라 신자의 역할입니다. 조사원 또는 L과 접촉해 신분증을 훔치고, 그 것을 키라에게 전달해 키라가 처치할 수 있게 돕는 것이죠.

반대로 L은 키라를 찾기 위한 조사를 지휘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정체를 숨긴 채 조사원들과 함께 곳곳에 배치된 NPC들을 탐문하고 사건 전말을 수사해 수사 진척도를 높여야 합니다. 조사원은 L의 신변을 지키면서 숨어 있는 키라 신자와 키라를 찾는 데 일조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신분증으로 이름과 얼굴을 확인한 키라는 간단한 커맨드 입력을 통해

다른 플레이어를 처치할 수 있습니다.


# 강자 vs 약자가 아닌 강자 vs 강자의 치열한 심리전

각 팀의 리더 역할을 맡는 L과 키라는 자신의 정체가 노출되면 그 게임의 결과는 사실상 패배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신중하게 플레이할 필요가 있으며, ‘커맨드 카드’ 같은 특수 능력을 활용해 상대 팀을 최대한 방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독특한 점은 키라는 데스노트를 전달함으로써 자신의 역할을 키라 신자와 맞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키라로 의심받고 있다면, 키라 신자로 역할을 바꿔 수사에 혼선을 줄수도 있죠. 또한 키라와 키라 신자는 게임 내 무전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마피아 게임으로 치면 선량한 시민 역할인 조사원도 나름의 능력이 있는데요. 바로 키라 신자에게 접촉하면 신분증을 강제로 빼앗긴다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능력인가 싶겠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숨어있는 키라 신자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이를 활용해 숨어 있는 키라 신자를 확인하고 수사 수첩에 꼼꼼히 기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키라 신자는 L 팀과 접촉하면 신분증을 빼앗을 수 있는데


이렇게 신분증이 빼앗긴 조사원은 누가 뺏었는지를 확인해 그를 키라 신자로 확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능력을 활용하며 각자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다 보면 어느덧 소셜 디덕션 게임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투표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매일 밤 진행되는 회의에서 L은 원작 속 그 모습처럼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회의의 내용이나 주제를 제시하여 최대한 유리하게 회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신분증을 빼앗긴 사람이 있는지, 혹은 수사에 중요한 정보를 얻은 사람이 있는지 꼼꼼하게 체크할 필요가 있죠.

회의 결과 용의자로 지목된 플레이어가 데스노트를 가지고 있었다면 해당 게임은 L 팀의 승리로 끝이 나게 됩니다. 반대로 그가 노트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지목된 플레이어의 신분이 노출되어 언제든 키라의 손에 죽을 수 있는 상태가 되고, 다른 플레이어에게 묶여 하루 동안 통제권을 완전히 상실하게 되니 주의해야 합니다.

L 역할을 맡은 플레이어는 익명으로 조사원들의 회의를 유리하게 이끌어가야 합니다.


만약 용의자가 노트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용의자는 다른 플레이어에게 묶여 하루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됩니다.


# 소통과 협력이 중요한 새로운 스타일의 소셜 디덕션 게임​

한 시간 남짓한 짧은 시연이었음에도, 게임 곳곳에서 <데스노트> IP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기존 소셜 디덕션 게임과 차별화되려는 시도들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게임의 외관입니다. 플레이어들이 참여하는 게임은 사실 <데스노트>의 두 주인공 라이토와 L이 벌이는 보드 게임입니다. 배경에 두 인물의 모습이 비치는 것도, 기본으로 설정된 플레이어의 외형이 원작에서 등장한 손가락 인형인 것도 바로 그 때문이죠.

또한 게임 곳곳에서 원작의 장면들이 재현되기도 합니다. 키라가 플레이어를 처치하면 그 유명한 라이토의 ‘썩소’를 볼 수 있고, 배틀 패스 보상으로 원작의 명대사를 승리 대사와 유언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데요. 원작의 팬으로서 굉장히 반가운 만남이었습니다.

키라 팀이 승리하면 게임의 무대 뒤 라이토의 '썩소'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데스노트 킬러 위딘>은 키라와 L 중심의 팀 대결 구도를 형성함으로써 기존 소셜 디덕션 게임과는 다른 플레이 경험을 선사합니다. 상술했듯 리더의 정체가 드러나면 게임에서 패배하기 때문에, 양 팀 모두 리더의 정체는 숨기면서 상대의 정체를 파악하는 치열한 정보전을 펼치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팀원 간의 소통과 협력은 필수적이고, 기존 게임에선 보기 힘든 팀 단위의 작전이 수행됩니다.

다만 이 PC와 콘솔 플랫폼의 차이를 의식한 것인지 게임 내에서 자유로운 채팅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무전기 사용과 회의 등 실시간 소통이 필요한 상황이 많아 마이크 사용이 사실상 강제되는데요. 앞서 다른 게임이 유사한 문제로 수차례 몸살을 앓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에 대한 충분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데스노트 킬러 위딘>은 오는 5일 PS로, 6일에는 스팀으로 출시됩니다. 원작의 팬, 혹은 느슨해진 소셜 디덕션 장르에 긴장감을 주는 신작 소식을 기다렸던 팬이라면 게임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겼다... 계획대로" (유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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