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씨엔터테인먼트(이하 JCE)의 <프리스타일 풋볼>은 JCE의 대표적인 히트작 <프리스타일> 프랜차이즈의 뒤를 잇는 캐주얼 스포츠 게임이다. 작년 11월 11일 오픈베타를 시작한 후 최고 동시접속자 수 4만 명을 달성한 <프리스타일 풋볼>은 <피파 온라인 2>와 함께 온라인 축구게임의 두 축을 형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게임성은 어떨까? 하나씩 살펴보자. /디스이즈게임 필진 아리아빠
<프리스타일 풋볼>의 가장 큰 장점은 낮은 진입장벽이다. 그중에서도 쉽고 직관적인 플레이 방식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유저는 슛과 패스, 태클과 같은 축구의 기본동작을 포함해 스루패스, 로빙패스, 헤딩, 다이렉트 슛 등 다양한 동작을 몇 개의 조작키로 모두 소화해 낼 수 있다. 각각의 기술은 공격과 수비 그리고 특정상황에 맞춰 적절히 발동되기 때문에 조작법만 익히면 초보자라도 바로 경기를 즐길 수 있다.
따로 튜토리얼이 필요없을 정도로 간단한 조작법이 장점이다.
복잡하지 않은 게임 시스템은 고른 유저층을 형성하는 데 한몫한다. 흔히 스포츠 게임, 그중에서도 다대다(多對多) 방식인 축구, 야구, 농구 등의 종목은 수시로 캐릭터가 바뀌거나 각 선수들(캐릭터)의 스타일에 맞춰 ‘올바른’ 컨트롤을 요구한다.
하지만 <프리스타일 풋볼>은 1명의 캐릭터만 플레이하기 때문에 (경기에서) 많은 선수를 동시에 관리할 필요가 없다. 이것은 4:4의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게임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저들은 플레이에 보다 집중할 수 있다.
또한 비슷한 종류의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선수와 구단 관리’ 같은 시스템들도 배제했다. 선수와의 연봉협상이나 개인 컨디션, 트레이딩 및 방출 등으로 머리를 싸맬 필요가 없는 것. 유저는 오직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다.
나를 대표하는 캐릭터는 오직 하나! 몰입감을 보다 높여준다.
여기에 카툰 렌더링 방식의 화사하고 밝은 색감과 캐릭터의 사실적이고 부드러운 움직임, 그리고 다채로운 캐릭터 육성(전직)과 커스터마이징으로 캐주얼 게임의 특징을 잘 살렸다.
결과적으로 <프리스타일 풋볼>은 ‘거친 남자들의 땀냄새 나는’ 이미지가 강한 축구라는 소재를 가볍고 친숙한 느낌으로 풀어내 다양한 유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것은 JCE의 전작 <프리스타일>에서도 볼 수 있었던 가장 큰 장점이자 무기다.
■ 흐름을 끊지 않는 적절한 시스템 ‘그냥 즐겨라!’
게임을 통해서든 직접 발로 뛰어서든 축구를 플레이하거나 관람할 때 가장 짜증나는 순간은 무엇일까? 필자는 ‘흐름을 끊는 잦은 경기중단 상황’을 꼽는다. 그것이 자잘한 반칙이든 한 선수의 부상이나 천재지변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도 몰입해서 경기를 관람하는 입장에서 맥이 풀리는 일이다.
<프리스타일 풋볼>에서는 유저의 흐름을 끊는 자잘한 경기중단 상황을 최대한 배제한다. 일단 반칙이 없다. ‘스포츠에 반칙이 없다니 이 무슨 황당 시추에이션인가?’ 하며 의아해 할 수 있으나 그것이 게임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거침없는 백태클이나 공을 차지하려는 치열한 몸싸움을 벌여도 휘슬은 울리지 않는다. 핸들링과 부상 같은 경우는 아예 배제했다.
가벼운 반칙 같은 건 철저하게 무시. 흐름을 끊을 뿐이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반칙이 난무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다. 각각의 상황과 캐릭터의 능력치 혹은 포지션에 따라서 적절하게 ‘성공’과 ‘실패’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도 실패에 따른 긴장감을 심어줘 자연스레 신중한 플레이를 하게 만든다.
특히 필자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오프사이드 반칙에 대한 JCE의 해결법이다. 이 경우는 반칙자가 패스를 받으면 그냥 공을 놓치도록 해(상대편 진영으로 공을 차버린다) 경기의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 반칙한 팀에게 페널티를 준다.
물론 코너킥이나 드로잉처럼 라인을 벗어난 상황은 당연히 휘슬이 울린다. 하지만 그마저도 공을 차거나 던지는 데 짧은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게임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일은 드물다.
<프리스타일 풋볼>은 전반 3분, 후반 3분으로 진행된다. 이 짧은 시간 동안 반칙이나 여러 상황들로 경기가 중단된다면 얼마나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힘들게 패스를 주고받으며 골을 넣기도 바쁜데 자꾸 경기가 멈춘다면 유저들은 금세 흥미를 잃을 것이다.
주어진 시간은 6분! 골 넣기에도 짧은 시간이다.
팀의 평균레벨에 맞춘 자동매칭 시스템도 편의를 제공한다. 힘들게 팀을 찾으려고 눈을 혹사시키거나 레벨 차이가 심한 팀을 만나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일이 적다. 물론 해당 접속시간에 플레이하는 사람이 적으면 간혹 레벨 차이가 나는 팀을 만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적절한 레벨대의 팀을 만나기 때문에 큰 문제로 보기 힘들다.
자동매칭 시스템으로 빠르게 팀을 찾을 수 있다.
■ 쉽다고 얕보면 곤란! ‘깊이 있는 플레이’
<프리스타일 풋볼>은 단지 쉽고 편한 게임성만을 장점으로 내세우지는 않는다. 겉으로 보기에는 반칙도 없고 패스, 슛만 존재하는 단순한 게임 같지만 하다 보면 그 안에서 깊이 있는 플레이를 발견할 수 있다.
먼저 단순한 조작법을 가졌지만 각 개인의 컨트롤과 센스에 따라서 얼마든지 화려하고 멋진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틈을 노린 스루패스나 현란한 드리블, 환상적인 중거리 슛 등 평소 동경하던 해외 명문구단의 환상적인 플레이를 연출할 수 있는 것. 이것은 각자 특성이 뚜렷한 포지션 덕분에 가능하다.
공격을 전담하는 포워드, 중심에서 공 연결과 수비, 역습을 담당하는 미드필더, 그리고 후방에서 수비를 맡는 디펜더의 기본 포지션은 각자에게 ‘할 일’을 뚜렷이 제시한다.
워낙 확고한 포지션 특성 때문에 자칫 ‘정해진 패턴’의 플레이가 나올 수도 있지만, 실제로 게임을 즐겨 보면 그런 일은 드물다. 각 팀의 구성, 개인의 역량, 팀의 호흡에 따라서 경기 양상이 매번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자신이 미드필더일 때 포워드에게 패스하려면 우선 그 포워드의 성향부터 파악해야 한다. 짧은 패스를 원하는지, 스루패스를 선호하는지, 아니면 헤딩 위주의 ‘헤더’인지 등 전문적이고 생각하는 플레이가 요구된다.
물론 상대팀에 대한 분석력도 필요하다. 패스차단 실력이 뛰어나다면 경기를 짧은 패스 위주로 이끌어 가고 ‘제공권’이 약하다면 과감하게 센터링, 로빙 패스를 시도하는 식이다. 이렇게 포지션마다 각자의 전문적인 플레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더 수준 높은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짜여진 각본이란 없다.
유저에게 목적성을 제공하는 선수정보 시스템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면 응당 그에 대한 대가를 바라는 법이다. <프리스타일 풋볼>에서는 바로 선수정보 시스템이 그러한 역할을 한다.
득점과 어시스트를 포함한 중요 패스, 슈팅 차단, 태클 등의 자세한 항목으로 개인의 실력을 평가받는다. 그래서 개인 플레이가 아닌 ‘얼마나 자신의 포지션에 맡는 역할을 했는지’가 중요 포인트다.
디펜더가 아무리 득점을 한들 기본적인 수비 역량이 딸리면 팀 기여도가 떨어지면서 패배로 이어진다. 마찬가지로 포워드가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한다고 해도 미드필더로서 해야 할 정확한 패스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이처럼 선수정보 시스템은 유저들이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할 수 있는, 그리고 플레이의 목적을 부여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는 재미가 쏠쏠~.
이런 <프리스타일 풋볼>의 깊이 있는 플레이는 최고레벨을 통해 더욱 심화된다. 최고레벨 캐릭터는 아마추어에서 벗어나 프로리그로 진출하게 되며, 이때 기본 포지션마다 4개의 전문 포지션으로 전직할 수 있다.
각각의 포지션은 특정 능력치(기술)가 높아서 조합에 따라 다양한 플레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화려한 개인기나 특수기술은 기본이다. 아마추어 리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진정한 프로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이다.
최고레벨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는 <프리스타일 풋볼>. 아마추어와는 격이 다르다.
■ 최고레벨 이후 드러나는 문제점 ‘플레이 획일화’
하지만 <프리스타일 풋볼> 유저가 최고레벨이 되면 크나큰 장벽에 부딪힌다. ‘갑자기 잘나가다가 웬 헛소리’냐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 프로리그(최고레벨) 유저들은 “재미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플레이 획일화 때문이다.
최고레벨의 현실은 ‘정해진 패턴’ 플레이. 재미가 반감되는 결정적인 이유다.
뻔해진 플레이, 즉 정해진 패턴이 등장하게 된 원인은 집중훈련에 있다. 전문 포지션으로 전직한 유저는 집중훈련을 통해 특정 능력치를 올릴 수 있다(반대로 다른 하나의 능력치는 깎인다). 이로 인해 하나의 능력치에 올인하는 캐릭터가 넘쳐나게 된 것이다. 슛, 드리블, 패스 중 하나만 올인한 캐릭터의 효율성이 워낙 좋기 때문에 유저들은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예를 들어 미드필더의 전문 포지션의 하나인 중앙 미드필더는 숏패스를 최대로 끌어올려 오직 숏패스만 한다. 수비는 이를 차단하기 위해 애쓰지만 헛수고다. 드리블도 마찬가지. 집중훈련으로 드리블을 최대로 높이면 태클을 무시하고 유유히 상대편 골문까지 드리블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많은 전문 포지션에도 불구하고 프로리그의 경기양상은 모두 똑같다. 아마추어 리그에서도 보기 힘든 ‘패스→드리블→슛’의 무한반복이 실현되고 있는 실정. 개인의 센스나 역량에 의해 다양한 플레이가 연출되던 것과 달리 오직 능력치에만 의존한 플레이가 ‘정답’이 돼 버린 것이다. 현재 <프리스타일 풋볼>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다.
유저들은 “집중훈련이 재미를 떨어트린다”고 입을 모은다.
■ 위기는 곧 기회, 지금 상황을 잘 넘겨야 한다
낮은 진입장벽과 깊이 있는 게임성을 지닌 <프리스타일 풋볼>은 캐주얼 게임의 특성과 축구의 묘미를 잘 버무린 ‘좋은 게임’이다. 하지만 지금이 위기라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특히 중·저 레벨 시절에 느꼈던 재미가 상위 레벨 후의 정해진 패턴 플레이 탓에 급감한다는 점이 아쉽다.
JCE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인지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모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1월 27일 진행한 ‘집중훈련 포인트 초기화’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대처는 개발사가 유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JCE는 포인트 초기화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어떤 새로운 시스템과 밸런스 조정으로 지금의 위기를 넘길지는 개발진에게 남겨진 숙제다. 이를 잘만 해결한다면 국내 온라인 축구게임 정상을 충분히 노려 볼 수 있을 것이다. JCE의 현명하고 발 빠른 대처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