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봤더니’는?] 디스이즈게임의 새로운 코너 ‘해봤더니’는 다양한 신작을 ‘가볍게’ 즐기고, 그 느낌을 형식과 분량에 구애받지 않고 ‘가볍게’ 전달하는 게임 소개글입니다.
게임을 철저하게 해 보고 분석하는 정식 리뷰나 체험기와 다르게 코너명처럼 “해 본 다음의 느낌”을 솔직·담백하게 (주관적으로) 가감 없이 담아내는 글이니 독자 여러분들도 편하게 읽어 주세요.
본격 승마 레이싱 겸 교배 버라이어티 게임
말과 나의 이야기, 앨리샤
☞ 플랫폼: PC 온라인
☞ 개발/서비스: 엔트리브소프트
☞ 장르: 레이싱 게임
☞ 서비스 상태: 2월 24일 오픈 베타테스트 시작
[개요]
<말과 나의 이야기, 앨리샤>(이하 앨리샤)는 <팡야>를 개발한 엔트리브소프트가 햇수로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원래는 <프로젝트 앨리스>라는 이름으로 공개됐지만, 이후 <앨리샤>로 이름이 바뀌었다.
‘앨리스’라는 이름으로 공개됐을 때의 영상은 당시 기사를 참고하자. 지금의 게임과 비교하면 참 많은 것이 바뀌었다. [원문보기]
처음 공개됐을 때의 말은 정말로 드리프트를 했다.
말을 소재로 한 <앨리샤>는 그야말로 ‘적절한’ 타이밍에 론칭한다.
미리 홍보모델로 기용했던 아이유가 (계약 발표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앨리샤>가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이연희-심창민이 주연을 맡아 제주도의 말 목장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파라다이스 목장>도 방영 중이다.
덕분에 <앨리샤>는 다양한 계층의 관심을 모으며 프리 오픈을 시작했고, 반응도 매우 좋았다.
아이유에, 아이유에 의한, 아이유를 위한…(퍽퍽). 24일 아이유가 직접 나온다.
[다양한 재미에 감성을 자극하는 교감까지]
<앨리샤>는 취향에 따라 스피드전와 마법전(아이템전)을 개인이나 팀으로 즐기는 캐주얼 레이싱 게임이다.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모드에 충실한 편.
하지만 <앨리샤>가 그냥 달리기만 하는 캐주얼 레이싱은 아니다. 박차(부스터)를 쓰기 위해선 반드시 장애물을 넘어 게이지를 모아야 한다. 게이지를 모아 연속으로 쓰면서 최고 속력을 낼지, 아니면 틈틈이 써서 상대를 계속 앞지를지 상황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코너를 돌 때 사용하는 슬라이드와 대시도 상황에 따라 3방향으로 구사해야 하는 등 보기보다 많은 컨트롤을 요구한다. 쉬운 레이싱은 아니라는 얘기다. 나름대로 레이싱 게임에 익숙하다고 자부했던 필자도 실수가 잦았다.
이 부분은 고스란히 유저 간 실력 차이로 이어진다. 마법전이야 마법으로 항상 엎치락뒤치락하기 때문에 제외하더라도 스피드전에서는 고수와 하수의 차이가 뚜렷하다.
하지만 박빙의 실력일 경우 뒤처진 유저가 앞선 유저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체이싱 시스템(앞 사람이 지나가며 남긴 깃털을 따라가면 속도가 빨라진다)으로 언제든 앞지를 수 있도록 해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만든다.
코스마다 몇 갈래의 지름길을 골라서 달릴 수 있는데, 이 부분은 레이싱 게임의 특징인 ‘반복 플레이를 통한 코스 연구로 기록 단축’이라는 성과를 더 내게 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해 지속적인 플레이를 유도했다.
적절하게 변하는 시점과 적절한 속도감은 합격점이다.
<앨리샤>는 레벨에 따라 채널을 분리하지 않는다. 자연스레 상대의 레벨을 알지 못한 채 뒤섞인 상태에서 플레이가 진행된다. 그래서 고수가 하수를 압도적으로 눌러 버리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그런데 정작 프리 오픈에서 <앨리샤>를 플레이하면서 느낀 바는 달랐다. 고수가 하수에게 답답함을 느끼는 부분은 주행 실력 자체가 아니라 팀 부스터 게이지를 제대로 올려주는지였다(스피드전). 또, 마법전의 경우 팀킬을 하는지에 고수들이 부쩍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이런 부분은 어느 정도 이해와 연습만 거치면 극복이 가능해 보인다. 따라서 실력이 좋은 같은 편을 서포트할 수도 있어 하수가 초기에 이탈하는 경우는 적을 것으로 본다.
또한, 팀전의 경우 연승 저지 시스템으로 잘하는 팀과 못하는 팀의 핸디캡을 줄이고 있다. 연패하는 팀에게는 기본 속도 증가와 박차 사용시 팀게이지 획득량 증가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언젠가는 상대 팀의 연승을 꺾을 수 있다는 희망과 가능성을 주는 시스템이다.
아아… 참으로 좋은… 감성 돋는 장면들이다….
<앨리샤>가 다른 캐주얼 레이싱 게임과 차별화한 부분이 바로 성장과 교감이다. 말마다 보강할 수 있는 능력치를 달리해 자신의 취향이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민첩만 올릴 경우 대시 속도와 코너링이 좋아져 코너 공략을 좋아하는 유저에게 좋다. 근력만 올릴 경우 박차의 지속 시간이 늘어나 스피드전을 선호하는 유저에게 좋다.
이런 식으로 보유한 말들을 키워서 용도를 명확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말의 숙련도를 올려 말마다 다른 엠블럼을 획득하는 수집 요소도 충실하다.
<앨리샤>는 말과 함께 유저의 성장도 유도한다. 맵별 기록, 최고 속도, 글라이딩 거리, 연속 박차 등을 비롯한 주행기록을 꼼꼼하게 남겨놔 기록 경신의 욕구를 자극한다.
도전과제와 주행스킬, 관리스킬 등의 부가 콘텐츠로는 플레이에 도움을 주고, 집, 마구간, 울타리, 텃밭 등 목장관리 등의 하우징 요소도 추가해 보너스 버프까지 받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특히 <앨리샤>는 과거 <허스키 익스프레스>에서는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던 감성 콘텐츠 표현을 위해 노력했다. 경기를 로딩할 때 자신의 말과 함께 하는 한마디(난 너무 행복해, 언제나 함께 하자, 많이 힘들었지? 내가 항상 옆에 있잖아 등)를 넣어 몰입감과 흐뭇함을 준다.
또한 먹이를 먹이고, 씻기고, 놀아주고, 치료해 주는 등의 말 관리가 가능한데, 단순한 관리에서 벗어나 친밀도와 매력도 등의 버프 요소를 추가함으로써 자연스러운 교감을 유도하고 있다. 게임 종료 전에 자신의 아이디가 등장하는 스탭롤도 색다르다.
좋아하는 먹이를 주려고 할 때(위)와 싫어하는 먹이를 주려고 할 때(아래)의 모습.
먹이의 호불호가 명확한, 참 어메이징한 말 같으니~.
몸 닦기의 경우 유저가 마우스로 직접 닦을 수 있는데… 솔직히 갈수록 귀찮아진다.
[경제와 교배는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그동안 두 번의 패치를 거치면서 조금 수정됐지만 <앨리샤>의 경제 시스템에 적지않은 불만이 이어져 왔다. 특히 교배가 <앨리샤>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최대의 목표(?)로 작용하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낳았다.
패치로 인해 지금은 8등급 이상의 말과는 교배할 수 없게 됐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유저들은 높은 등급의 말을 얻기 위해 계속 교배를 시도, 매번 1만 캐롯 이상의 게임머니를 투자했다.
정말 좋은 말은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물론 이용하지 않겠지만) 최대 5만 캐롯에도 등록이 가능하다. 그나마도 교배에 실패할 때도 있고, 교배에 성공해도 원치 않았던 낮은 등급과 능력치의 말이 나올 수도 있다.
좋은 말을 얻으면 씨수마로 등록해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경쟁률이 워낙 높아서 능력치가 특별하지 않으면 외면받고 등록비만 날린다.
이렇게 되면 유저는 클릭 두 번 만에 말을 버린다. 물론 버린다는 말은 없다. ‘자연으로 돌려보낸다’는 것으로 포장되지만 이는 <앨리샤>가 추구하는 감성과 교감에 상당히 상반되는 요소고, 실제로 상당한 허무감이 밀려왔다.
<앨리샤>는 추가 능력치를 위해 말의 장비를 구입하고, 말 관리용 음식과 도구를 구매하며, 말의 체력을 회복시키는 데 상당한 캐롯이 든다. 그러나 이에 비해 플레이로 버는 캐롯은 적은 편이다. 특히 자주가 아닌, <앨리샤>를 가끔 하는 유저라면 캐롯은 늘 부족하다.
완전히 소진된 체력을 회복하려면 4,000 캐롯이 든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말을 한창 키우는 상황이라면 다른 말을 선뜻 쓰기 힘들다.
그에 비해 교배로 좋은 등급과 능력치를 가진 말을 얻은 유저는 씨수마로 등록해 많은 캐롯을 꾸준히 버는, 전형적인 자본주의의 모습을 보인다.
물론 현재의 말에 만족하고 교배를 포기하면 모든 경제 활동이 원활해지고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된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좋은, 더 많은 것을 꿈꾸는 사람의 욕심이란 건 끝이 없는 법. 많은 유저들은 7등급 백마나 흑마를 꿈꾸며 교배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코스를 질주한다.
이렇게 교배가 게임의 경제를 흔드는 것은 상당히 우려되는 부분이지만, 개발진도 주목하고 있다니 오픈 베타 이후 개선되기를 기대해 본다.
네 번의 시도 끝에 얻은 7등급 민첩마. 교배에 상당한 시간과 캐롯을 투자해야 했다.
24일 오픈 베타에 맞춘 밸런스 수정 사항. 캐롯과 경제에 부쩍 신경 쓰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