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이 찾아왔다. 오고 가는 세뱃돈 속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목표 금액과 친척들의 지갑 두께 등을 고려하며 수학과 심리학의 교차 전공에 빠져있고, 세뱃돈을 빼앗기는 어른들은 어떻게든 조카들의 위협과 회유속에서 지갑을 지켜내는 현실 디펜스게임을 펼치게 된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법. 힘겹게 얻어낸(혹은 지켜낸) 세뱃돈은 평소라면 구입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물건들을 구입해줘야지 비로소 빛을 발하는 법이다. 그래서 디스이즈게임은 2012년 설 맞이 지름 가이드를 준비했다.
비싼 가격에, 혹은 충분한 효율이 의심되는 탓에 사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고민된다고? 그런 자들에게 (지난 해에만 소득의 25%를 지름에 투자하신) 디스이즈게임 비공식 지름신 깨x통 기자의 말씀을 전한다. “질러도 후회, 안 질러도 후회할 거면 물건이라도 손에 든 채 후회하는 게 낫잖아?”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남혁우 기자
PC를 맞추자! - 석모도(남혁우) |
온라인게임을 위해 PC를 교체하는데 올해만큼 적절한 시기가 또 어디에 있을까? 올해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과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3>가 서비스와 발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메트로컨플릭트>나 <아키에이지> 등의 고사양 온라인게임도 공개될 예정이다.
바꿔 말하면 PC를 교체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왔다는 뜻이다. 일단 신작들의 PC사양을 알기 어려운 만큼 부품은 지난해 최고 권장사양을 자랑하는 <배틀필드 3>에 맞췄다.
[CPU & 메인보드]
인텔 i7-2세대 2600 샌디브릿지 → 329,000원 인텔 i5-2세대 2500 샌디브릿지 → 225,000원 메인보드 ASUS P8P67 (B3) STCOM → 207,000원 AMD FX 4100 (잠베지) → 128,000원 메인보드 ASRock A75 Extreme6 에즈윈 → 119,000원 |
인텔의 샌디브릿지와 AMD의 잠배지는 쿼드코어 CPU의 대표주자다. 물론 이보다 비싸고 성능이 뛰어난 제품도 많지만 가격이… 가격이… 일단 이 수준만 와도 온라인게임들의 CPU사양 요구치는 훌쩍 뛰어넘는다.
가격에서는 AMD가, 성능에서는 인텔이 우위를 점한다. 하지만 PC부품의 영원한 진리 ‘가격 = 성능’의 공식이 성립하는 만큼 지갑사정에 맞춰 선택하자. 다만 앞으로도 질러야 할 게 태산이니 CPU부터 과욕은 금물이다.
[그래픽 카드]
MSI 지포스 GTX 580 N580GTX 라이트닝 D5 1.GB → 720,000원 MSI 지포스 GTX 560 TI N560GTX-TI OC D5 1GB 트윈프로저 → 268,000원 SAPPHIRE 라데온 HD 7970 D5 3GB → 738,000원 MSI 라데온 HD 6950 R6950 파워에디션/OC D5 2GB 트윈프로져 → 325,000원 |
<블레이드앤소울> <배틀필드 3> 등 일명 HD급 그래픽을 내세운 게임들이 등장하면서 그래픽카드에 대한 요구도 늘어났다. <배틀필드 3>를 기준으로 엔비디아 지포스 GTX 560 혹은 ATI 라데온 6950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요구한다. GTX 560 정도면 중간 옵션으로 원활히 플레이할 수 있지만 울트라 옵션을 원한다면 확실한 투자가 필요하다.
[HDD or SSD]
HDD WD 1TB Caviar Black WD 1002FAEX →128,000원 SDD 삼성전자 830 Series 128G MZ-7PC128D/KR → 253,000원 |
SSD는 데이터를 읽을 때 렉 자체가 없기 때문에 고용량 게임을 돌릴 때에도 로딩을 거의 느낄 수 없는 그야말로 엄청난 체감속도 향상을 노려볼 수 있다. 게임 외에도 PC 부팅속도와 종료 속도, 영상 인코딩, 인터넷 서핑속도의 향상도 상당하다. 단점이라면 SSD의 가격은 하드디스크의 2배이지만 용량은 절반도 안 된다는 것.
하지만 하드디스크 부품의 90%를 공급하는 태국의 공장들이 지난해 7월 말부터 계속된 홍수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하드디스크의 가격도 껑충 올랐다. 심한 경우는 지난 해에 비해 3배 이상 가격이 오른 제품도 있을 정도다.
이왕 이렇게 된 바에 SSD를 사용하면서 백업용으로 HDD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만 이 경우 최소 100기가가 넘는 SSD가 필요하다. 위는 추천조합이다.
[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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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RAM값은 같은 용량의 플래시 USB 메모리보다도 더 저렴하다. 언제까지 가격이 떨어질지 궁금할 지경…이라는 말을 반년도 전에 들은 듯한데 아직도 끝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연일 치솟는 물가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현대 도시민들을 위한 유일한 안식처(…)다.
가격이 싼 만큼 4기가 이하 제품은 가볍게 무시하자. 저사양이건 고사양이건 램은 8기가 이상 맞추자. 무조건 램은 4G다. 자금에 여유 있으면 4개 사라. 돈 남으면 부모님 PC나 여자친구 PC에도 몇 개 끼워주자.
[파워]
3Rsystem AK6-600M 80PLUS 브론즈 → 76,400원 Heroichi TALON 700W V2.3 80PLUS Bronze → 124,900원 |
고성능 CPU와 메인보드, 그래픽 카드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PC에 전원을 공급하는 파워 서플라이(이하 파워)도 체크해 봐야 한다. 파워의 출력이 낮다면 아무리 좋은 사양을 맞췄다고 해도 제대로 된 성능을 100% 발휘할 수 없다. 심지어는 부팅도 제대로 안 된다. 최소 정격출력은 500W 이상 고사양의 PC를 맞췄다면 600W이상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파워는 안정성이 중요한데, 저가 제품 중에는 정격 출력을 버티지 못하고 폭발사고가 일어나는 파워도 있다. 온 세상 PC를 폭발시켜 지나친 디지털화에 빠진 이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려한 전설 속의 사제폭탄(…) x궁 같은 제품도 있으니 충분히 확인한 후 구입하자.
[추천조립 PC]
현실적인 사양이다. <배틀필드3> 기준으로 텍스처는 상, 그 외 옵션 중으로 설정했을 때 30프레임을 안정적으로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게임하면서 그래픽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유저라면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모든 옵션을 상으로 설정하고 플레이해도 큰 문제는 없지만 사람이 늘어나거나 넓은 지역에서 프레임다운 현상이 조금 있기 때문에 프레임에 민감한 FPS 유저라면 불편을 느낄 수도 있다.
하이엔드 그래픽과 프레임 민감한 유저를 위한 고사양 PC는 모든 옵션을 울트라로 설정해도 프레임 저하 없이 플레이 가능한 수준이다. 향후 2년 이상은 업그레이드 하지 않아도 될 사양.
[만들어보자. 꿈의 PC]
꿈의 PC는 말 그대로 게임만 하기엔 돈이 아까울 정도의 PC다. 실제로 이렇게 사기는 어려울 테니 상상으로라도 만들어보기 위해 꾸며봤다. 여담이지만 실제로 이 사양의 PC를 사용하는 건 얼리어답터로 생계를 유지 중인 한 명의 친구를 제외하고는 본 적이 없다.
아무튼 i7-3000 시리즈 최상의 성능을 자랑하는 인텔코어 i7 익스트림 3960X 익스트림 에디션과 라데온의 차세대하이엔드 그래픽카드인 HD 7970의 조합은 200만원이 넘는 가격만큼이나 막강한 성능을 보여준다.
특히 HD 7970는 4개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크로스파이어를 지원해 더욱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수도 있다. 물론 가격과 소비전력도 하늘을 꿰뚫는 수준이다. 이렇게 맞춘 컴퓨터로 지뢰찾기를 한다면 숨겨진 지뢰라도 보여줄 것 같은 기세다.
당신의 쾌적한 게임건강을 위해 - 한낮(안정빈) |
PC를 맞췄다면 이제 게임을 즐길 차례다. 지름가이드 하편에서는 요즘 ‘안 하면 간첩’ 소리를 듣고 있는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과 게이머의 건강한 게임라이프를 위한 다양한 주변기기를 소개한다.
[추천게임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 국내 정식발매 버전 → 39,000원
게임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는가? 발매가 1년을 넘겼을 때? DLC합본이 세일까지 해서 발매될 때? 아니. 더 이상 새로운 MOD가 추가되지 않을 때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스카이림>은 영생(永生)에 가장 가까운 게임이다.
전작인 <오블리비언>이 발매 후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MOD가 쏟아지는 걸 감안한다면 <스카이림>의 생명력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길다. MOD만 갖고서도 5년은 너끈히 즐길 게임이다. MOD를 위해서라도 이왕이면 PC용으로 구입하자.
국내에서는 3만 9천원이라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발매 중이고 이미 유저 손을 통한 한글버전도 공개됐으니 두 말 말고 지르자. 임진년까지 고려한 듯 흑룡도 왕창 나온다
참고로 개발사인 베데스다는 지난 주 ‘조만간 1.4패치랑 MOD킷이 제공될 예정입니다’라는 공지사항 한 줄로 유저들의 현실생활을 보다 효율적으로 앗아갈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키보드 청소와 손장난을 동시에! 사이버클린]
(국내 수입가) 사이버클린 지퍼백 75g → 6,300원 (국내 수입가) 사이버클린 팝톨컵 135g → 9,900원 (국내 수입가) 사이버클린미디어팟 500g → 22,000원 (국내 수입가) 사이버클린 맥시팟 1,000g → 41,900원 |
건강한 키보드에 건강한 콘트롤이 깃든다. PC방을 비롯해 대부분의 유저가 키보드를 뒤엎으며 청소를 하겠지만(혹은 아예 안 하겠지만) 이는 키보드의 빠른 내구도 감소와 접지불량을 가져온다. 그나마 고가의 키보드라면 혹시 버튼이라도 부숴질까 조심스레 면봉질을 하는 현실.
‘사이버클린’은 어릴 적 한창 유행하던 끈끈이를 응용한 키보드 청소도구다. 적당한 양을 잘라내 주물럭거린 후 키보드에 대고 꾹~ 눌러주면 땡. 작은 먼지들이 수두룩하게 붙어 나오는 걸 볼 수 있다. 말랑말랑한 재질이 묘한 쾌감도 주는 만큼 키보드 청소에 중독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갖는다.
키보드 이외에도 본체나 마우스, 모니터 구석을 청소할 때도 좋다. 다만 PC내부는 가능한 피하자. 아주 소량만 묻어도 큰 문제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의자에서도! 진동방석과 진동 목 쿠션]
진동방석 → 2~6만원 진동 목 쿠션 → 1~2만원
오랜 시간 의자에서 생활하는 게이머에게 방석과 쿠션은 건강을 챙겨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물건들이다. 여기에 약간의 돈을 더 들여보자. 한층 실감나는 게임라이프와 건강을 챙길 수 있으니 말이다.
진동방석은 PC나 콘솔용 FPS게임 유저들에게는 친숙한 물건이다. 이미 모 FPS게임의 한정판 상품으로도 국내에 풀린 적이 있기 때문. 효과에 대해서는 말이 많지만 일단 ‘재미난 경험’을 할 수 있는 건 확실하다. 사운드에 따라 엉덩이가 울리고 진동도 함께 온다. 볼륨이 커질수록 효과도 좋아지는 건 당연한 소리.
FPS게임에 주로 활용되는 물건이지만 리듬액션게임과도 굉장히 잘 어울린다. 호러게임에서는 누군가 자꾸 엉덩이만 습격하는 듯한 이상한 기분도 맛볼 수 있다.
진동방석이 게임의 재미를 돕는다면 진동 목 쿠션은 건강을 위한 물건이다. 모니터에 집중하는 게이머의 자세는 목과 어깨 근육에 이상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진동 목 쿠션은 가벼운 진동으로 어깨 피로를 확 풀어준다. 어깨가 긴장하지 않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게임 도중에도 잠깐씩 얹어주면 효과가 배가 된다.
[터널증후군 안녕~ 이지 암 패드]
(국내 수입가) 이지 암패드 BIG → 14,000원 |
젤 혹은 가슴(?)이나 달려있는 시시한 손목보호대는 가라! 이지 암 패드는 팔꿈치와 손목을 일자로 만들어 줌으로써 손목의 피로를 최소화한다. PC게이머의 천적 터널증후군이 걱정되는 유저라면 필수품이다.
책상은 물론 의자에도 장착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사용했을 때 의자 쪽의 효과가 더 좋았다. 어깨도 자연스럽게 늘어지기 때문에 굉장히 편안한 마우스조작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사용 가능한 의자와 책상이 제한 적이고 팔이 매우 긴 사람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다는 게 흠이다.
의자에 설치할 경우 마우스와 키보드 사이의 간격이 멀어진다는 단점도 있지만 PC게임은 대부분 마우스를 놓을 일이 없으니 채팅을 빼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회사 사무실에 장착할 경우 옆 동료와의 공간확보싸움에서 강력함을 뽐낼 수도 있다.
[터치로 쓰는 보조모니터! FingerVU 시리즈]
FingerVU 436(4.3인치) → 120,000원 FingerVU 706(7인치) → 160,000원 → 182,000원 |
게임 도중 정보를 찾거나 드라마, 영화 등을 감상하고 싶다면? FingerVU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보조모니터다. USB케이블을 이용해 PC와 연결할 수 있으며 별도의 전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별도의 UI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화면을 넘기거나 움직이더라도 메인모니터 조작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메인모니터에서 보던 영상을 FingerVU로 옮기거나 반대로 FingerVU에서 보던 영상을 메인모니터로 옮기는 것도 간단하다. 원한다면 UI를 끄고 서브모니터로서의 기능에만 충실할 수 있다. 가상 키보드를 이용한 웹서핑과 폴더탐색 등도 가능하지만 큰 기대는 말자.
태블릿PC의 기능을 적당히 섞은 서브모니터를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4.3인치, 7인치, 8.9인치 액정의 세 모델이 있으며 가격과 기능이 다르므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