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게임 전성시대라고 해도 될 만큼 많은 웹게임이 서비스되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 웹게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영지를 건설하고, 발전시키고, 병력을 모아 전쟁하는 ‘전략형’ 웹게임인데요, 보통 고대 중국이나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죠.
그런데 오늘 소개할 <실크로드W>는 유럽 십자군과 아랍, 그리고 중국이 서로 교류하던 ‘실크로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실크로드W>는 기존 웹게임에 비해 사뭇 다른 ‘스태미나 시스템’을 이용해 빠른 템포의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디스이즈게임 권영웅 기자
■ 마치 패키지게임 같은 웹게임
<실크로드W>의 가장 큰 특징은 ‘스태미나’ 시스템으로, 마치 패키지 게임과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실크로드W>의 건물 건설이나 병력 모집 등의 모든 행동은 ‘즉시’ 실행됩니다. 모든 행동은 ‘영웅’ 캐릭터의 스태미나를 소모하고, 자원과 스태미나가 충분한 상황이라면 명령을 내리는 즉시 완료되는 거죠. 이는 고급 건물을 짓거나 많은 병력을 모집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신 (당연한 말이지만) 스태미나가 없을 때는 명령을 내릴 수 없습니다.
명령 자체에 시간이 소모되는 방식이 기존 웹게임이었다면, <실크로드W>는 명령을 수행하는 ‘영웅’의 움직임에 시간을 소모하는 방식인 셈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웹게임들은 대부분 건설이나 병력 모집 등의 명령을 내리면, 정해진 시간 뒤에 완료되는 방식이었습니다. 고급 건물을 짓는다거나, 많은 병력을 모집하려고 한다면 10 시간 이상 기다리는 경우도 많았죠.
스태미나가 있다는 것. 그것은 명령을 즉시 수행할 수 있다는 것.
명령에 시간이 소모되느냐, 영웅의 스태미나에 시간이 소모되느냐의 간단한(?) 차이지만, 실질적으로 느껴지는 <실크로드W>의 플레이는 기존 웹게임에 비해 훨씬 빠른 템포를 자랑합니다.
건설이 완료되는 시간을 계산해서 일정에 맞춰 플레이해야 했던 것이 기존의 웹게임이었다면, <실크로드W>는 스태미나 회복 시간만 계산하면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어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죠. 특히 초반에는 영웅의 레벨이 오를 때마다 스태미나가 모두 회복되고, 초반 퀘스트 보상으로 모든 영웅의 스태미나가 일정량 회복되기 때문에, 초반 플레이는 특히 빠르게 진행됩니다.
<실크로드W>는 소셜게임 <시티빌>이나 <룰더스카이>와 비슷한 느낌의 자원 채집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영지 내 특정 건물에서 일정한 시간마다 고유의 자원을 ‘추가’로 만들어낼 수 있죠. 자원 생산 건물에서는 해당 자원을, 도서관에서는 ‘고서’를, 궁전에서는 ‘순찰’을 통한 랜덤 효과를 일정 시간마다 얻을 수 있는데, 이를 얻기 위해선 해당 건물을 직접 ‘클릭’해서 명령을 수행해야 합니다.
일정량의 스태미나를 소모하긴 하지만, 추가 자원을 얻을 수 있고 추가 자원의 획득이나 현재 보유한 자원의 5% 증가, 명령을 수행한 영웅의 스태미나 회복 등 그 효과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결국 일정 시간마다 지속적인 게임 플레이를 통한 ‘클릭’을 유도합니다. 이는 스태미나 시스템을 채택했기 때문에 다른 웹게임보다 접속 빈도가 낮을 수 있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입니다.
건물 위에 아이콘이 있다는 것. 그것은 추가 자원을 얻을 수 있다는 것.
■ 스토리텔링 방식의 퀘스트 구성
<실크로드W>은 다른 웹게임과 마찬가지로 ‘퀘스트’ 시스템을 활용해 초반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다만, 색다른 시도도 눈에 띄는데요, 바로 스토리텔링의 가미입니다. <실크로드W>에서는 주인공이 영지를 운영하며 생기는 일들을 스토리를 통해 풀어내고, 그 스토리에 맞는 임무가 주어집니다.
‘영지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자원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벌목장을 짓자. 돌도 필요하니까 채석장도 짓자. 적들의 기세가 무서우니 아랍 패잔병들을 처리하자.’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는 스토리에 맞춰 주어지는 임무를 수행하면 초반 영지 운영이나 전투 방법 등을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스토리가 무척 재미있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기존 웹게임에선 느껴보지 못한 색다른 맛을 확실히 느낄 수 있고, 단순 퀘스트에 비해서 몰입감이 더 낫더군요.
웹게임 퀘스트에 스토리 텔링을 도입했다.
■ 병력의 배치와 조합이 중요한 전투
<실크로드W>의 전투는 병력의 조합, 그리고 배치가 무척 중요합니다. 각 부대는 9개의 병과를 3X3 형태로 배치할 수 있습니다. 후방에 배치할 경우 방어력이 높아지나 공격력이 줄어듭니다. 전면에 배치할 경우 공격력이 높아지지만 방어력이 낮아지죠. 게다가 보병, 궁병, 기병, 중장보병, 중장기병, 석궁병 등 병과마다 상성과 특징이 뚜렷합니다.
병력을 배치하는 것도 전략이다.
예를 들어 기병은 궁병에 강하고, 보병에 약합니다. 특수 능력으로 한 번 공격으로 제 1열과 2열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습니다. 궁병은 특수 기술로 혼란을 발생시키고, 투석기는 1열 전체 3개 부대를 동시에 공격합니다. 따라서 부대를 구성할 때 상대의 조합은 물론, 배치까지 고려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보통 웹게임의 전투는 자동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전투 자체의 재미보다는 전투에 이르기 전까지 같은 병력이지만 운용법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을 때, ‘웹게임의 전략성’이 생기는 법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실크로드W>의 전투 시스템은 전략성이 매우 높은 편이라 하겠습니다.
병력 조합이나 배치가 전투에 큰 영향을 준다.
■ 아직은 1차 CBT인 <실크로드W>
<실크로드W>는 최근에 나온 웹게임답게 기존 웹게임의 ‘답답함’이 많이 개선된 느낌을 줍니다. 동시에 기존 웹게임의 구조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실크로드W>를 플레이하기 전에는 ‘실크로드니까 뭔가 다른 무역로 개척이나, 특산물 생산 등의 요소가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제 게임을 접하자 ‘아, 결국 또 땅따먹기 게임이구나’ 하는 아쉬움도 들더군요.
결국 땅따먹기라는 점은 다소 아쉬운 요소.
물론 스태미나 시스템을 통해 기존 웹게임과는 다른 빠른 템포가 흥미롭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결국 영지 구성과 발전, 병력 모집과 정복이라는 구조를 벗어나진 않았습니다.
게다가 영지 건설에 있어서도 건물의 수가 그리 많은 편이 아니고, 건물의 모양 역시 세력마다 확실한 특징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병과의 특징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세력에 따른 차이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긴 합니다.
다음 테스트에서는 <실크로드W>만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키는 한편, ‘실크로드’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재미요소도 추가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실크로드W>는 오랜만에 즐겨본 재미있는 웹게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