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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아쉬움 반, 그리움 반. 쯔바이 온라인

쯔바이 온라인, 4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체험기

안정빈(한낮) 2012-02-23 17:41:01

 



지난 2002년 발매됐던 <쯔바이>는 많은 유저가 한글로 나오면 정품을 구입하겠다며 서명운동까지 벌였던 PC게임이다. 거의 1,000 명에 이르는 유저가 서명운동에 참가하자 이에 부응하듯 팔콤과 국내 유통사인 메가엔터프라이즈에서는 일시적으로 중단했던 한글화를 재개하며 유저들의 기대에 호응했다. 물론 그 결과는상상에 맡긴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07 <쯔바이 온라인>이 국내에서 개발에 들어갔다. 다시 5년이 흐른 지난 2 <쯔바이 온라인>이 네 번째 테스트를 진행했다. 원작으로부터 10년 만의 복귀다.

 

<쯔바이 온라인>의 귀환은 팬의 입장에서는 만족스럽다. 파스텔톤의 그래픽이나 친숙한 등장인물, 시스템 등으로 원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인터페이스와 조작 등은 시대의 흐름에 맞추기엔 조금은 부족했다. 아쉬움 반, 그리움 반으로 찾아온 <쯔바이 온라인>을 체험해 봤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크발칸


 

 

 

 

■ 캐릭터부터 마을까지, 원작의 향수를 느끼다

 

10년이 지나도 원작은 잊혀지지 않았다. <쯔바이 온라인>은 원작 특유의 분위기를 그대로 온라인으로 옮겼다.

 

<쯔바이 온라인>은 원작에서 포크루와 피피루가 마왕 베스퍼를 처치한 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마왕 베스퍼는 쓰러졌지만 베스퍼는 자신이 죽기 전 대륙에 저주받은 보옥을 만들어 부활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록 현실은 10년이나 지났지만) 게임 속 시대가 비슷한 만큼 원작의 주인공 포크루와 피피루를 비롯한 여러 캐릭터가 그대로 등장한다.

 

멍청(?)하지만 호감가는 바보 악당 콜벳도 건재하다.

 

마을 역시 원작 마을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온라인게임에 맞게 광장을 추가하고 건물의 위치나 디자인이 조금 변했지만 대부분 원작 당시의 느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맵의 구성이나 몬스터의 모습도 원작과 동일한 부분이 많다.

 

다만, 캐릭터 그래픽은 원작에 비해 오히려 퇴보했다는 느낌이 든다. 정확히 말하면 조금 더 투박해지고 원색에 가까워졌다는 느낌이다. 덕분에 코스튬을 입기 전에는 캐릭터에 그리 정이 가지 않는 단점이 있다의도적인 노림수(?)라고도 생각되는 부분이다.

 

원작의 파스텔 색감을 그대로 가져왔다.

 

코스튬을 입으면 괜찮긴 하다.

 

 

온라인에 맞춰 변경된 음식과 쯔바이 시스템

 

<쯔바이> 최대의 특징이던 음식 시스템과 쯔바이 시스템도 여전하다. 다만 두 시스템 모두 온라인게임에 맞게 약간씩 변형을 거쳤다.

 

<쯔바이 온라인>에서 음식은 다른 게임과 다르게 경험치의 역할을 한다. 몬스터를 처치하거나 퀘스트를 클리어하면 오른쪽 하단에 음식 게이지가 쌓이고 이를 먹어서 경험치를 얻는 방식이다.

 

단순히 생각해 보면 음식이 생기는 족족 먹어서 경험치를 만들면 될 듯하지만(실제로 이를 위한 자동섭취 모드도 있다) 후반으로 갈수록 음식의 체력회복 효과가 절실해지기 때문에 전투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음식을 먹게 된다.

 

<쯔바이>에서는 ‘음식=경험치’다.

 

음식에 따라 필요한 게이지의 양이 다르고, 같은 음식 10개를 조합해서 효과가 더 좋은 음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긴 던전의 경우 저레벨 음식을 미리 여러 개 만든 후 고레벨 음식으로 바꿔서 체력회복에 이용하거나, 최대한 고레벨 음식 위주로 만들어 보스전에서 효율적인 체력회복을 돕는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지금 인벤토리에 있는 모든 음식을 먹을 경우 올릴 수 있는 경험치의 양도 따로 표시해주는 만큼 음식을 아끼다가 레벨업 기회를 놓칠 일도 없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익숙해지고 나면 다양한 잔재미(와 고민거리)를 주는 시스템이다.

 

같은 음식을 10개 모으면 상위 음식으로 바꾸는 시스템도 그대로 유지됐다.

 

쯔바이는 두 명의 캐릭터가 함께 붙어서 이동하는 시스템이다. 쯔바이는 독일어로 ‘둘’이라는 뜻이며 실제 원작에서는 두 주인공이 일종의 파티의 개념으로 함께 붙어서 다닌다. 쯔바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신청한 유저를 따라다니게 되는데 이 시스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필살기도 있다.

 

다만 특별히 효율이 좋거나 조작이 재미있지는 않고, 인공지능(AI) 모드를 실행하면 유저가 없어도 자동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원래의 파티 목적보다는 고레벨 유저가 저레벨 유저를 키워주는 일종의 편법 레벨업으로 악용(?)되는 중이다.

 

공식 ‘쩔(?)’이 되어버린 쯔바이 시스템.

 

 

자동조준과 길찾기를 통한 막힘 없는 플레이

 

<쯔바이 온라인>의 플레이는 막힘이 없다. 일단 맵이 몬스터 지역과 이동 지역으로 나눠져 있어 이해하기 쉽고 NPC의 위치를 화살표로 알려주는 만큼 길찾기도 매우 편하다. 구역별로 조각조각 나뉜 던전도 중간중간 이동포인트를 저장해 손쉽게 오갈 수 있다. 이동 비용도 저렴해 사실상 <쯔바이 온라인>에서 길을 못 찾아 헤매는 일은 없다고 봐도 된다.

 

각 지역에서 포인트를 저장하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자동조준도 편의성을 높인다. <쯔바이 온라인>에서는 전투를 시작하면 자동으로 캐릭터 근처의 몬스터를 타겟으로 삼는다. 회피를 위해 이동하다 보면 엉뚱한 목표물이 잡힐 때도 있지만, 일단 조준범위가 굉장히 넓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아주 편하게 사냥할 수 있다. 물론 TAP 키로 원하는 몬스터를 고정해서 잡을 수도 있다.

 

 

게다가 화면 하단에 있는 크리티컬 바의 타이밍에 맞춰 공격하면 무조건 크리티컬이 발동되기 때문에 편리하면서도 리듬감 있게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다만 일부 직업은 크리티컬의 효율이 생각보다 높지 않아서 효율만 따진다면 그냥 공격 버튼을 연타하는 게 나을 때도 많다.

 

메이지는 크리티컬보다 스킬로만 공격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알아보기 힘든 폰트와 인터페이스

 

문제는 폰트와 유저 인터페이스(UI). 특히 캐릭터나 NPC 이름에 사용되는 폰트는 크기가 작아 가독성이 떨어지고 게임과도 동떨어지는 분위기를 준다. 눈의 피로와 어색함이 동시에 찾아온다.

 

인터페이스에서도 문제는 이어진다. 해상도를 조금만 높여도 체력 게이지가 알아보기 힘들 만큼 줄어들며 캐릭터 하단의 체력게이지는 전투 이펙트에 묻히기 십상이다. 퀘스트 알림창도 목표가 되는 몬스터나 물체를 표시해 주는 폰트의 색이 배경과 비슷한 녹색에 가까워 가독성이 떨어진다.

 

캐릭터의 움직임도 부드럽지 않은 탓에 <쯔바이 온라인>은 일반적인 온라인게임에 비해 배 이상으로 눈이 피곤해진다. 오죽하면 일부 유저들은 <쯔바이 온라인> 최대의 적이 폰트라고 농담 아닌 농담을 할 정도다.

 

근접거리에서 이펙트가 연속으로 터지면 가끔가다 체력 관리가 안 된다. 또 바의 색이 옅다는 문제도 있다.

 

 

원작구현은 성공, 남은 건 10년의 차이를 메울 발전

 

앞서도 말했지만 원작에 추억을 가진 유저들에게 <쯔바이 온라인>은 재미있는 게임이다. 원작의 친숙한 캐릭터와 몬스터를 다시 만날 수 있고, 흥미로운 뒷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그래픽과 시스템이 비슷한 만큼 온라인으로 나온 후속작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원작의 스토리도 (유지찬란한 대사를 제외하면) 큰 부담 없이 이어지고 진행방식도 영락없는 패키지 RPG.

 

반면 원작을 너무 가져온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 부분도 많다. 원작의 분위기를 유지하는 건 좋지만 그만큼 최근 게임에 비하면 투박한 그래픽이 아쉬웠고, 각종 스킬 이펙트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솔직히 말해 원작의 유저만으로 게임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그래픽에서는 다소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첫 공개 후 어느새 5년이 흘렀다. <쯔바이 온라인>이 잘 마무리돼서 나오기를 기대한다.

 

“재로 만들어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