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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배틀스타: 리로드

넥슨의 신작 슈팅게임 배틀스타: 리로드 체험기

김승현(다미롱) 2012-04-09 12:17:50

<카트라이더>를 개발한 넥슨 로두마니 스튜디오의 최신작 <배틀스타: 리로드>(이하 리로드)가 지난 3월 23일부터 4 8일까지 테스트를 진행했다.

 

게임의 첫인상은 투박하다. 얼핏 봐도 ‘계단 현상이 보이는 캐릭터는 그래픽을 중시하는 유저들에게 호감을 주긴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그래픽 이외의 것을 따진다면 테스트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실제로 체험해 본 게임은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잘 만든 캐주얼게임이었다. 이 게임이 단순한 게임이라는 말이 아니다. <리로드>는 쉬운 컨트롤 속에 치열한 심리전이 살아 있는 사이드뷰 슈팅게임이다. /디스이즈게임 다미롱


 

■ <배틀스타: 리로드>는 사이드뷰 캐주얼 슈팅게임이다. 유저는 시야가 제한된 좁은 맵 속에서 각기 다른 특색의 캐릭터를 조종해 상대를 쓰러트려야 한다. 각 캐릭터들은 서로 물고 물리는 상성관계를 형성한다.

 

이 게임은 유저들 사이의 대결이 메인 콘텐츠다. 이번 테스트에서도 PvP 모드만 공개해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았다. 유저는 FPS게임처럼 방을 만들고 다른 유저들과 무한 리스폰 형식의 데스매치를 벌이게 된다. PvP 모드는 개인전과 팀전이 존재하며, 최소 2명에서 최대 12명이 실력을 겨룰 수 있다.

 

 

█ 기교보다 노련함이 필요한 컨트롤

 

대중적인 슈팅게임을 지향하는 <리로드>의 조작은 단순하다. 앉거나 점프해서 총알을 피할 수 있고, 자신의 이동방향과 상관없이 앞··위로 총을 쏠 수 있다. 대각선 사격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조작은 키보드로만 이뤄진다.

 

조작이 단순하고 공격방향은 한정적이기에, 전투에 있어 컨트롤의 영향은 제한적이다. 전투에서 유저가 할 수 있는 일은 점프와 앉기로 총알을 피하고, 유리한 지역을 선점하는 정도가 전부다. 때문에 동일한 조건의 유저가 만났다면 먼저 쏘고, 먼저 앉은 쪽이 유리하다.

 

<배틀스타:리로드> 전투의 기본, 앉아 쏴.

 

컨트롤의 영향이 크지 않음에도, 우월한 조건의 한 캐릭터가 일방적으로 다른 캐릭터들을 압살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이 게임은 총알의 속도와 캐릭터의 이동속도에 큰 차이가 없다. 또한 뒤돌아서 사격해 적에게 경직을 줄 수 있고, 후방 사격으로 인한 이동속도 페널티도 적어 도주가 쉬운 편이다. 불리하다는 생각이 들면 언제든지 후퇴해서 재정비할 수 있다.

 

때문에 이 게임에서는 화려한 컨트롤보다는 고지를 선점하고 후퇴 시기를 결정하는 상황판단이 중요하다. 초보와 고수를 구분하는 요인도 컨트롤보다는 판단력의 요소가 커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 전투의 최대 변수, 폐쇄형 맵

 

<리로드>는 단순한 컨트롤에서 오는 전투의 단조로움을 폐쇄형 맵과 그 속에서 임의로 반복생성되는 아이템을 이용해 극복했다.

 

이 게임의 맵은 독특하다. 모든 맵은 여러 개의 작은 으로 구성돼 있고, 유저의 시야는 캐릭터가 위치한 방으로만 고정된다. 유저는 다른 방의 상황을 레이더를 통해 제한적으로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방이 자동문으로 막혀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다른 방으로 도망가면 상대를 타격할 수 있는 방법은 직접 쫓아가서 쏘는 수밖에 없다.

 

때문에 방과 방 사이의 이동은 전투에서 굉장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다른 방의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도망자를 쫓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상대의 의도를 탐색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도망자는 다른 방의 상태를 알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 방을 이동하자마자 미리 수류탄을 잔뜩 깔아 놓고 추격자에게 역습을 가할 수도 있다. 덕분에 추격전은 도망자에게나, 추격자에게나, 긴장의 연속이다.

 

한순간의 오판은 소중한 캐릭터에게 몰매를 선사한다.

  

맵에서 생성되는 아이템도 전투에 큰 영향을 끼친다. 맵의 지정된 장소에서는 일정한 주기로 임의의 아이템이 생성된다. 공격력이나 방어력 상승 아이템이 주는 전투력 증강효과는 말할 것도 없고, 누군가 획득한 무적이나 구급상자는 그 자체로 전투의 향방을 180도 뒤바꿀 수 있다. 실제로 도망가는 적을 동료와 함께 신나게 쫓아가다가 무적효과를 얻은 적에게 둘 다 당하고 팀 스코어마저 역전당한 적도 있었다.

 

 

█ 마지막 한대가 전황을 바꾼다, -다운 시스템

 

-다운<리로드>의 독특한 죽음 시스템이다. 이 게임의 죽음은 다른 게임처럼 상대의 체력을 0으로 만드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유저가 쓰러진 적을 밟아야만(일명 킥) 상대는 비로소 사망하게 된다. 마무리하지 않은 상대도 시간이 지나면 사망하지만, 그 전에 같은 편의 도움을 받거나 구급상자를 획득한다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죽음의 과정이 2단계이기 때문에, 적을 쓰러트린 점수도 나눠서 받는다. 적을 쓰러트리면 2, 킥으로 마무리하면 2, 혼자서 둘 다 하면 추가로 1점(2+2+1)을 획득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간혹 다운시킨 횟수 1위인 유저가 킥을 놓쳐서 다른 유저에게 스코어에서 뒤처지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러한 -다운 시스템은 자칫 도주와 추격으로만 점철될 수 있는 <리로드>의 전투를 보다 다양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대규모 난전이 벌어져 양쪽 진영 사이에는 총알을 맞고 쓰러진 캐릭터들이 즐비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체력이 떨어진 유저는 안전하게 다른 방으로 후퇴할까, 아니면 위험을 무릅쓰고 쓰러진 상대를 킥하고 도망갈까? 선택은 유저의 몫이지만 -다운이라는 2단계의 죽음으로 유저의 선택지는 더욱 넓어졌다.

 

도망갈까? 아니면 마무리해야 할까?

 

이외에도 체력 높은 중화기병이 앞에서 총알을 맞아주는 동안 쓰러진 아군을 일으키는 팀플레이, 간혹 더블 K.O로 쓰러진 두 캐릭터를 갑자기 나타난 제 3자가 킥해서 점수를 챙기는 웃지 못할 상황 등은 -다운 시스템이 주는 또 다른 재미다.

 

 

█ 양날의 칼, 저사양 그래픽

 

<리로드>의 그래픽은 최근 게임들의 그래픽과 비교하면 뛰어나지 않다. 배경은 세세하게 묘사된 편이지만, 얼핏 봐도 이 느껴지는 캐릭터 모델링은 그래픽을 중시하는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는 받지 못할 것이다. 플레이할 때 적·청의 원색으로 구분되는 캐릭터도 배경과 괴리감을 느끼게 만든다.

 

물론 이는 장점이기도 하다. 낮은 사양에서도 부담 없이 구동할 수 있는 그래픽은 <리로드>처럼 많은 캐릭터가 좁은 공간에서 싸우는 슈팅게임에서는 분명히 장점이다. 또한 적·청으로 구분되는 캐릭터들의 소속은 유저가 피아식별을 확실히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만, 사람이 많을수록 재미있어지는 이 게임의 특성상, 그래픽이 신규 유저의 유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을까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과 같은 게임

 

<리로드>는 쉽고 간략한 컨트롤과 부담 없는 사양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자칫 지루하게 흐를 수 있는 전투도 폐쇄형 맵-다운 시스템을 이용해 역동적으로 만들었다. 간단한 컨트롤 속에 숨어 있는 치열한 난전과 물고 물리는 심리전은 이 게임의 뚜렷한 장점이다.

 

다만, 잘 짜인 게임 구성을 가리는 투박한 그래픽은 다소 아쉬운 사항이다. 부담 없이 구동할 수 있다는 측면에선 이 역시 장점이겠지만, 최근 대작게임들이 잇따라 공개되는 와중에 수수한 게임의 그래픽이 얼마나 유저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킬지는 미지수다.

 

첫 테스트로 경험한 <리로드>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과 같은 게임이었다. 비록 처음엔 투박한 그래픽 때문에 꺼려졌지만, 실제로 플레이해 보니 간략한 컨트롤과 치열한 수싸움이 잘 살아 있는 슈팅게임이었다.

 

결론적으로, <카트라이더>처럼 친구들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개발진의 의도는 적절하게 구현돼 있었다. 이제 잘 포장하고 멋지게 광내서 보석으로 만드는 일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