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하게 똑같은 것만 반복하는 요즘 온라인게임들과 달리 게이머들이 직접 만들고 즐기며, 온라인세상에서의 풍류를 느껴보자는 취지에서 탄생한 <풍류공작소>는 기획만으로도 많은 게이머들의 기대를 모았던 게임이다.
■ 초보자를 위한 배려는 어디에?
처음 <풍류공작소>를 시작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초보자를 위한 튜토리얼이 전혀 구현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아니, 튜토리얼은 고사하고 아주 간단한 도움말 조차 구현돼 있지 않아 게임을 시작하고 얼마 동안 굉장히 당황스러웠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간단한 도움말조차 없어 적잖게 당황했다.
캐릭터 생성 후 게임에 접속해 가장 처음 보게 되는 것은 마을 어귀에 덩그러니 벌거 벗은 채 서 있는 자신의 캐릭터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고민하다 전체 맵을 열어봤는데, 전체맵이라고 구현돼 있는 것이 그냥 희미하게 보이는 커다란 땅덩어리 위에 작은 점들만이 찍혀 있는 것뿐.
이런 식의 맵은 사실상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대충 만들어놓은 이런 전체맵에 몸을 맡기고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면 길을 헤매기 일쑤다.
전체맵의 개선도 시급하다.
초보자를 위한 어떠한 장치도 되어 있지 않고, 전체맵까지 이 정도 수준이란 점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아주 간단하게나마 도움말이 구현돼 있고, 전체맵에 줌인(Zoom In)기능만이라도 포함돼 있었더라면 초보자들이 게임시작부터 길을 잃고 흥미를 잃어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아무리 테스트라지만, '대중성'을 갖추기 위한 튜토리얼, 도움말도 테스트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너무나도 절실한~ 인벤토리!
사실 ‘인벤토리 부족’의 문제는 여느 MMORPG에서나 흔히 발견되는 일종의 '공통적 민생고'라고 볼 수 있으며 MMORPG를 플레이하다 보면 가장 피부에 와 닿는 불편함 중 하나다.
현재로선 인벤토리가 절실하다.
때문에 ‘인벤토리 부족’은 딱히 <풍류공작소>만의 문제라는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풍류공작소>의 경우는 조금 심하다. 채집아이템의 중복개수가 다섯 개에 불과해 채집을 주 직업 군으로 삼은 게이머들은 좌절할 수 밖에 없고, 도감 등 그 외 아이템들은 모두 개당 한 칸을 차지해 게임진행에 상당한 장애요인이 된다.
게임 내에서 가방을 추가로 구입할 수 있기는 하지만, 가방에 레벨제한이 걸려있어 저레벨 게이머들은 많은 칸수를 가진 가방을 구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가방가격도 적잖은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으면 ‘인벤토리 부족’에 대한 여러 가지 불만이 지속적으로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 그래도 모험하는 재미는 쏠쏠하다
필자는 게임플레이 내내 ‘사냥’이나 ‘생산’보다는 귀중한 자원을 채집하기 위해 많은 지역을 돌아다녔다. 사실 크게 이득을 보진 못 했지만, 그래도 새로운 땅을 찾고 그곳에서 새로운 자원을 얻는 경험이 꽤 흥미로웠다. 게임 자체가 미지의 지역에 대한 모험심을 자극하는 면도 있다.
하지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대항해시대 온라인>과 같이 새로운 지역을 발견하고, 탐험했다고 해서 어떤 경험치나 이득을 얻는 것은 아니어서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그런 이득이 없더라도 ‘<풍류공작소>의 모험’은 충분히 즐거웠기 때문에 ‘새로운 곳으로의 탐험’이란 점에서는 높은 평가를 내리고 싶다.
게임의 모든 풍광 자체가 모험심을 자극한다.
■ 그러나 사냥에 너무 무성의했다
<풍류공작소>는 사냥보다는 생산과 채집에 더 큰 비중을 둔 게임이다. 아무리 그렇다고는 하지만 사냥에 지나치게 무성의한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다른 MMORPG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전투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속도감’이나 ‘타격감’, 혹은 ‘긴장감’이 훌륭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풍류공작소>의 전투가 전략적인 사냥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다. 또, 몬스터들이 일정하게 한 곳에서만 대량으로 리스폰돼 이동 없이 쉽게 사냥을 할 수 있어 지루함만 더했다.
언뜻 보기엔 훌륭해 보이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 시간이 더 필요한가? 아직은 부족하다
2차 테스트까지 끝마친 현재 시점에서 볼 때 <풍류공작소>는 좀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 프리뷰 등을 통해 내세웠던 '새로움'을 제대로 살렸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성인만화를 보는 듯한 그래픽은 이미 대중화됐다. 개발자들이 말했던 많은 자랑거리들도 게이머들이 재미나 감흥을 느끼기에는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물론 다음 테스트 때에는 더욱 더 나아지겠지만, 만약 다음에도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면 <풍류공작소>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기대를 받는 만큼 부담도, 질타도 많을 수밖에 없다. 3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에서는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3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에서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