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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TCG와 TPS의 변화무쌍한 조합, 능력자X

TPS 액션게임 능력자X 오픈 베타테스트 체험기

김승현(다미롱) 2012-06-02 06:59:52

 

JCE TPS 액션게임 <능력자X>가 지난 10일 공개테스트에 들어갔다. 게임의 방식은 전형적인 1·3인칭 슈팅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총이나 칼 등의 무기를 사용해 적을 쓰러뜨리면 된다.

 

하지만 <능력자X>는 여기에 몇 가지 흥미로운 요소를 더했다. 캐릭터마다 보유한 독특한 초능력과 장애물을 뚫을 수 있는 게이트가 바로 그것이다. 이 두 요소는 플레이어에게 기존 슈팅게임과는 다른 전장을 선사한다. /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 플레이어가 만드는 길, 파워 게이트

 

<능력자X>의 조작은 3인칭 슈팅게임과 유사하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한 조종과 화면 가운데에 있는 크로스 헤어, 다양한 무기와 스킬을 활용해 상대를 쓰러뜨리는 게임방식 모두 기존의 TPS 게임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똑같은 TPS임에도 <능력자X>의 전투는 기존 게임과는 다른 방식으로 전개된다. 바로 '파워 게이트' 때문이다.

 

파워 게이트는 벽이나 상자를 통과할 수 있는 문을 만드는 능력이다. 플레이어는 전장에 배치된 물체에 게이트를 설치해 이를 통과하거나 게이트 너머로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 덕분에 <능력자X>에서 장애물이나 엄폐물은 다른 슈팅게임에 비해 중요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는 길 가운데 긴 컨테이너 박스가 막혀있어도 굳이 이를 돌아가지 않고 게이트를 만들어 단숨에 통과할 수 있다. 상자 뒤에 숨어 얄밉게 견제사격만 하는 상대도 게이트를 뚫어 바로 총알세례를 선물할 수 있다. 어떤 플레이어는 자신의 시야를 가로막고 있는 벽에 게이트를 설치해 새로운 저격루트를 만들기도 했다.

 

파워 게이트 설치 장면. 게이트를 통해 전장에 배치된 장애물을 통과할 수 있다.

 

이외에도 파워 게이트는 아군의 능력을 강화하고 적군의 능력을 약화시키기도 한다. 만약 플레이어가 아군이 만든 게이트를 통과한다면 캐릭터의 능력치가 강해지거나 강화효과의 지속시간이 갱신된다. 반면 플레이어가 적군이 게이트를 만들 때 근처에 있었다면 대미지와 디버프 효과를 받는다. 때문에 적절한 위치에 설치된 게이트는 승부의 향방을 가르기도 한다. 

 

이러한 파워 게이트 덕분에 체감할 수 있는 게임의 템포는 빨랐다. 플레이어는 장애물로 가로막힌 맵도 게이트로 단숨에 돌파할 수 있고, 기둥 뒤에 숨은 적도 게이트를 열고 공격할 수 있다. 게이트로 엄폐가 무색한 경우가 종종 발생하므로 플레이어의 행동도 다른 게임보다 훨씬 공격적이다. 실제로 게임 중엔 장애물을 사이에 둔 지루한 대치보단 게이트를 통해 적의 허를 찌르는 기습공격을 훨씬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엄폐물을 옆에 끼고 하는 '짤짤이'도 게이트 앞에선 걱정 없다.

 

게이트로 인해 수시로 생성되는 새로운 길들 덕분에 게임 중 느끼는 긴장감도 더 높았다. 일반적으로 슈팅게임의 맵은 고정돼 있다. 몇 번 한 맵을 즐기다 보면 어디에서 저격시도가 있고 어디에서 적과 만날 수 있는지 감이 생긴다.

 

하지만 <능력자X>는 게임 중 수시로 게이트라는 간이통로가 생기므로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알 수 없다. 플레이어가 이전에 같은 맵을 경험했어도, 지금 즐기고 있는 맵에서 상대가 똑같은 시간, 똑같은 장소에 게이트를 설치하진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렇게 중요한 파워 게이트가 유저 인터페이스(UI)때문에 게임 중 쉽게 사용할 수 없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파워 게이트는 설치할 수 있는 장소가 제한되어 있다. 때문에 게임은 게이트가 설치될 수 있는 장소가 있으면 화면 중앙에 아이콘으로 표시해 준다.

 

문제는 이 아이콘이 플레이어의 눈에 띄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아이콘의 크기가 작은데다 색상마저 눈에 잘 띄지 않는 회색이라 게임을 처음 하는 플레이어는 이를 인지하기 어려웠다

 

화면 중앙에 게이트 아이콘이 표시되긴 하지만, 전투 중 이를 인지하기란 쉽지 않다.

 

 

■ 각양 각색의 캐릭터 조합, 활용하긴 힘든 상성

 

<능력자X> 11종의 캐릭터 카드가 존재한다캐릭터 카드는 체력·방어력·이동력·지구력·정신력·공격력 6개의 파라미터와 스킬 카드를 장착할 수 있는 슬롯으로 구성된다. 같은 종류의 캐릭터 카드라도 저마다 고유한 일러스트와 외모가 담겨 있어 희귀한 카드는 플레이어의 수집욕을 자극한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제각각 한 분야에 특화된 능력치와 특수스킬을 보유하고 있다. 각각의 특성에 따라 캐릭터들은 물고 물리는 상성관계를 형성한다. 이러한 캐릭터 간 역학관계 덕분에 게임 속에선 컨트롤 못지 않게 캐릭터 간 상성도 중요하다.

 

'제로'는 적을 밀어내고 실탄 공격을 막는 '제로필드' 라는 특수능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젝’이란 캐릭터는 전형적인 암살자 캐릭터다. 젝은 체력이 약하고 공격범위도 좁아 전면전에선 위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하지만 은신 스킬과 적의 뒤를 잡으면 한번에 상대를 처리할 수 있는 암살 스킬을 활용하면 저격형 캐릭터에겐 공포의 대상이 된다.

 

반면 '리하르트'란 캐릭터는 강한 체력과 공격력, 그리고 강력한 대미지의 한방기까지 가지고 있는 탱커형 딜러다. 튼튼한 맷집에 무시 못할 조커도 가지고 전면전에서 가장 두려운 상대 중 하나다. 하지만 리하르트는 피격판정이 크고 이동속도가 느린데다 공격범위마저 짧아서 저격형 캐릭터에겐 손쉬운 먹이감 중 하나다.

 

<능력자X> 5명의 캐릭터 카드로 이루어진 덱(=)을 중심으로 게임이 진행되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어떤 캐릭터들을 조합했느냐는 큰 변수가 된다. 덱 조합에 따라선 특수한 강화효과도 주어지므로 플레이어는 자신의 스타일, 그리고 덱의 강화효과 등을 고려하며 전략적으로 덱을 구성해야 한다


특히 덱 조합에 의한 강화효과는 어지간힌 스킬카드 몇장에 필적하기 때문에, 많은 플레이어들을 플레이 스타일과 덱의 강화효과 사이에서 고뇌에 빠지게 한다.

 

조합에 따라서 획득 포인트 증가나 능력치 상승 등의 강화효과가 주어진다.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원하는 카드로만 구성된 '드림팀'보단 보유한 카드를 최대한 활용한 실용적인 덱 구성을 유도한다. <능력자X>의 카드획득은 기본적으로 운에 의존한다. 플레이어는 카드뽑기를 하거나 카드 3장을 합성해서 카드를 얻을 수 있다. 두 방법 모두 어떤 카드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플레이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드만으로 자신에게 최적화된, 혹은 상대에게 가장 불리한 조합을 찾아내야 한다.

 

기나긴 도전 끝에 자신의 최고 조합을 찾아냈다고 하더라도 드림팀의 길은 요원하다. 카드를 계속 쓰기 위해서는 '재계약비'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계약비는 이전 계약비의 2.6배만큼 증가한다. 때문에 한 카드만 계속 사용하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이러한 게임의 제약들은 플레이어에게 보다 다양한 캐릭터와 조합을 활용해서 게임을 즐기라고 권한다. 애지중지하는 캐릭터를 덱에서 빼는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그로 인해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캐릭터와 조합은 슈팅게임에선 찾아보기 힘든 재미였다.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순간.

부스터 속에서 어떤 카드가 나오냐에 따라 플레이어의 덱이 달라진다. 

 

하지만 이러한 덱 조합이 자신의 강화에만 한정되는 것은 다소 아쉬운 점이다. 플레이어가 게임 속에서 캐릭터들의 상성관계를 이용하기란 쉽지 않다. 상대의 덱을 추정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게임 시작 전 대기실에서만 자신의 덱을 교체할 수 있다. 하지만 대기실에서 상대에 맞춰 덱을 조정하기란 힘들다. 플레이어는 상대가 지정한 1명의 캐릭터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잘 알고 있는 상대가 아니라면 그에 맞는 카운터 덱을 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다양한 상성의 캐릭터가 등장함에도 이를 게임 속에서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회는 한정되어 있는 셈이다. 때문에 상성관계은 상대를 만났어도 플레이어는 이를 자신의 전략이기 보다는 운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모처럼 만들어진 상성관계를 플레이어의 의도대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임 시작 전 대기실 화면. 상대팀에겐 보이는 캐릭터 외에도 24명의 캐릭터가 남아 있다.

 

 

■ 플레이어의 ‘멘탈’을 보살피는 전투 정보창

 

<능력자X>는 플레이어의 실력의 차이가 드러나는 PVP 슈팅게임과, 카드(아이템)에 따라 상성의 존재하는 TCG(트레이딩 카드 게임)적인 요소가 결합된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게임 중 상대편의 고수나 높은 등급의 캐릭터에 쓸려버리는 상황을 심심치 않게 겪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 중 받는 스트레스는 적은 편이다. 유저를 배려하는 게임 시스템 덕분이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전투 정보창에 플레이어 자신이나 다른 플레이어들의 사망 횟수(데스)를 게임 중 표시하지 않는다. 로비에서 볼 수 있는 플레이어 개인전적에는 킬-데스가 표시되지만, 게임 중에는 오로지 플레이어가 상대를 죽인 횟수()와 아군을 도운 횟수(도움, 일명 양념)만 표시된다.

 

전투가 끝날 때마다 플레이어에게 적절한 업적을 부여한다.

 

또한 게임이 끝나면 어떤 식으로든 플레이어의 업적을 만들어 보여준다. 만약 게임 중 적의 공격에 많이 노출되었다면 “용맹하게 적진에 뛰어들어 적들의 집중 포화를 견뎌”냈다며 ‘메인 탱커’라는 업적을 보여주고, 근접캐릭터로 적을 죽인 적이 있다면 “사격만이 적을 제압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스산한 자객’이라는 업적을 선사하는 식이다.

 

사소한 배려지만, 이러한 요소 덕분에 게임 중 받는 스트레스는 놀랄 정도로 적었다. 특히 죽은 횟수 대신 어시스트 횟수를 보여주는 전투 정보창은 PVP 게임에서 일어나기 쉬운 팀원 간의 분쟁을 줄이고, 플레이어가 게임에 자신을 잃지 않게끔 '긍정적인' 착각을 이끌어냈다.

 

플레이어의 '멘붕'을 막아주는 친절한 전투 정보창

적어도 게임 중에는 킬-데스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은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