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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액션롤플레잉의 진화! 타이탄퀘스트

안정빈(한낮) 2006-09-11 15:47:38

뛰어난 퀄리티의 게임은 유저들에게 즐거움과 동시에 큰 기대감을 안겨준다. 그러나 간혹 너무나 높은 퀄리티의 게임이 등장해 도리어 해당 장르의 다양화를 막아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아직까지도 명작으로 추앙받고 있는 액션 롤플레잉 게임, <디아블로>다.


실제로 <디아블로>의 스킬트리, 능력치 포인트 시스템과 칸 형식의 인벤토리 등은 현재에도 일종의 정석처럼 굳어져오고 있으며 이러한 시스템 자체가 워낙 효율적이다 보니 이후 등장하는 액션 롤플레잉 게임들도 열에 아홉은 ‘아류작’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면서도 비슷한 시스템을 구현해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허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게임의 시스템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 시스템적인 ‘표절’에서 눈을 돌린다면 의외로 많은 게임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할 <타이탄퀘스트>처럼 말이다. / 디스이즈게임 필진 한낮


 


■ 고대의 유럽, 그리고 아시아


<타이탄퀘스트>의 무대가 되는 곳은 다름 아닌 과거의 그리스와 이집트, 중국 등을 아우르는 아시아권 영역이다. 때문에 다양한 무기/방어구 들은 물론 퀘스트와 주민들의 소소한 대화에 이르기까지 그 당시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스시대를 다룬 게임은 많았지만 그 대부분은

전략이나 건설 시뮬레이션게임이었지 액션이나 롤플레잉 등이 아니었다.


예를 들어 게임에 등장하는 유물들은 모두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신들에게 따온 것이며 퀘스트 역시 침공 받는 그리스를 위해 스파르타에 도움을 청하고 건축 중인 만리장성을 조사하는 등 나름대로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보인다.


물론 장르가 장르다보니 실제와 같은 것은 세계관과 배경이 되는 장소 정도일 뿐 그 안을 채우고 있는 여러 요소들은 100% 허구의 내용들이다. 허나 이미 판타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정형화된 게임들 속에서 이 같은 스토리와 배경의 차별화를 시도했다는 점만으로도 유저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충분한 장점이 될 것이다.


마왕이 등장하고 매번 용만 잡으러 다니는 이야기는 이제 지겹단 말이지.



보이는 대로 떨군다. 직관적인(?) 아이템 드랍


세계관 이외에도 타이탄퀘스트만의 개성은 또 있다. 바로 몬스터가 지닌 모든 장비를 뺏어 사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아이템 드랍과 길드 워와 디아블로의 그것을 적절히 섞어놓은 듯 한 스킬시스템이다.


플레이어가 몬스터의 장비를 빼앗아 쓰는 거야 이미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지만 <타이탄퀘스트>의 경우 쓰러뜨린 몬스터가 지닌 모든(!)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보스 몬스터 역시 여기에 해당되며 몬스터 한 마리당 떨어뜨리는 아이템의 수가 워낙 많은 탓에 쏟아지는 아이템들 중 레어아이템과 에픽아이템을 표시해주는 버튼이 아예 따로 있을 정도다.


지금 저 사티로스들이 들고 있는 것이 모두 떨어진다.


게다가 <타이탄퀘스트>에서는 몬스터의 장비를 육안으로도 쉽게 식별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아이템을 들고 있는 몬스터만을 찾아서 해치우는 식의 요령 있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물론 일일이 몬스터의 장비를 확인하기에는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대부분 유난히 눈에 띄거나 반짝이는 무기를 든 몬스터 정도만을 찾는데 그치고 있지만 말이다.


들고 있는 그대로가 떨어진다. 잘 차려입은 몬스터 하나만나면 인생이 바뀐다!


자,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의문 한 가지. 특정한 아이템을 입을 수 없는 까마귀나 멧돼지 등의 가축(?)들은 무슨 아이템을 드랍해야 하는 것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타이탄퀘스트>에서는 각종 장비 이외에도 무기나 방어구를 강화할 수 있는 일종의 ‘인챈트 아이템’이 존재하는데 이 중 ‘유물’을 제외한 인챈트 아이템들은 오직 동물형 몬스터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타이탄퀘스트>에서 유일하게 ‘운’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와 같은 드랍시스템 덕분에 <타이탄퀘스트>에서는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며 이는 아이템 한 두 개를 위해 취해야하는 쓸데없는 반복행위를 줄여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단순한, 혹은 다양한 캐릭터와 스킬


직업시스템 역시 <타이탄퀘스트>만의 개성이 묻어나기는 마찬가지다. <타이탄퀘스트>에서는 캐릭터마다 고유한 직업을 주는 대신 여덟 개의 스킬트리 중 두 가지를 선택, 각각 주, 부직업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8종류 중 두 가지 스킬트리를 선택하는 셈이니 얼핏 계산해도 56 종류의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셈이다.


물론 원한다면 한 가지 스킬만을 파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각각의 스킬트리에는 하나씩의 마스터리 스킬이 존재하는데 이는 해당트리의 새로운 기술을 익히기 위한 조건인 동시에 캐릭터의 기본적인 능력치를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대지’의 마스터리를 10까지 올리면 지능 30과 마나 133을 얻으며 동시에 새로운 스킬인 ‘스톤 폼’을 익힐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되는 식이다.


이처럼 이색적인 마스터리 스킬이외에도 다양한 액티브/패시브 스킬이 존재하는데다가 자신이 선택한 두 가지 스킬트리에 따라 플레이 방식과 능력치, 아이템 세팅까지 달라지다보니 자신의 입맛에 맞는 캐릭터를 연구하다보면 정작 레벨 업과 게임 진행은 뒷전이 될 정도다.


필자 역시 뭐부터 올릴지 고민하는 시간이 게임 진행하는 시간보다 더 길었다 -_-;


단, 다양한 스킬의 종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액티브 스킬의 수가 너무 적고 그나마도 주력된 몇몇 스킬을 위주로 올려야하는 탓에 정작 게임의 중반까지는 두, 세 가지의 스킬만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단조로운 전투를 펼쳐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액티브스킬의 수를 좀 늘리고 쿨타임 등을 통해 보다 다양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한 가지 스킬만 파다보면 쿨타임마저 줄어든다.

이래서야 굳이 이것저것 손댈 필요가 없잖아!

 

 

자연스러운 그래픽, 하지만 사양과 커스터마이징은?


게임의 그래픽이야 유저 개개인의 취향인 만큼 왈가왈부할 것이 못되지만 그런 개인적인 관점을 차치하더라도 <타이탄퀘스트>의 그래픽은 매우 자연스럽다. 수수한 3D로 구성된 풀과 나무들은 바람에 따라 움직이며 강한 대미지를 받은 몬스터나 그들의 장비가 하늘 높이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것 역시 <타이탄퀘스트>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액션롤플레잉에 쓰기엔 아까운 물리엔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이처럼 자연스러운 그래픽과 몬스터의 장비 하나하나까지 그려내는 섬세한 작업들을 추구하다 보니 PC의 사양이 조금만 부족해도 각종 이펙트를 동반한 마법을 사용할 때마다 게임이 멈추다시피 느려지는 상황을 겪게 된다.


특히 <타이탄퀘스트>는 디아블로류의 게임 특성 상 수많은 몬스터가 한 화면에 등장하고 적의 공격 한 두 방에 캐릭터가 쓰러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같은 무리한 그래픽으로 인한 버벅거림은 더욱 큰 문제가 된다.


느려지면 죽는다. 근데 느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어찌된 영문인지 정작 캐릭터의 외관에 대한 커스터마이징은 전혀 마련되어있지 않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 실제로 <타이탄퀘스트>의 캐릭터 선택 창에는 성별과 옷 색깔만을 구분하는 창 정도가 있을 뿐이다.

 

 

■ <디아블로>의 벽을 넘어라!


그리고 또 다른 문제가 역시나 디아블로와의 유사성에 대한 문제다. 물론 시대적 배경이나 스킬시스템 등 나름대로의 장점을 살리며 피해간 부분이 많다. 하지만 군살을 뺀 간략화된 필드, 포탈과 아이템의 옵션타입, 그리고 히트 & 런과 물약 소모식의 전투는 유저들에게 <타이탄퀘스트>를 단순히 ‘그리스로 간 디아블로’ 수준으로 인식시켜 버릴 수도 있다.


지긋지긋한 논쟁거리지만 지나치게 흡사하다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다.


유저들의 눈을 외관적인 플레이 방식의 유사성에서 다양한 스킬조합에 대한 연구와 끊임없이 넓은 맵에 대한 탐험심쪽으로 얼마나 돌릴 수 있느냐가 관점이 될 것이다. 참고로 <타이탄퀘스트> 역시 현재 맵 에디터와 커스텀맵까지 지원하는 뛰어난 멀티플레이가 있음에도 배틀넷이 아닌 P2P방식만을 지원하는 탓에 치트 캐릭터가 판을 치는 등 활발한 플레이가 이뤄지고 있지 못하다.


차후에 확장팩이라도 나와 준다면 철저한 관리 하에 놓인 배틀넷 서버를 만듦으로서 유저간의 공정한 경쟁을 즐길 수 있는 온라인화를 노려봄도 좋은 듯하다.


배틀넷만 되면 정말 오래살기 딱 좋은 게임이다.

연구할 스킬 조합도 쌓여있지, 레벨 업은 느리지. -_-;

 

 

게임의 진정한 즐거움은 유저가 만드는 것


그럼에도 필자가 <타이탄퀘스트>의 앞날이 밝을 거라 조심스레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유저들의 활발한 참여가 이뤄지고 있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타이탄퀘스트>의 경우 국내만 해도 이미 국내의 열성적인(?) 유저들을 통해 여러 개의 한글패치가 돌고 있을 정도이며 해외에서는 수많은 변경스킨과 커스텀 맵/퀘스트 등이 나돌 정도로 유저참여도가 높은 편이다.


국내의 유저들이 만들 한글화 패치 적용화면 중 하나.

그러니 배틀넷만 빨리 만들어 달라고! 응?


디아블로가 나온 지 어언 10년. 느리긴 하지만 액션 롤플레잉게임은 조금씩 진화해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 최첨단에 바로 <타이탄퀘스트>가 서있다. 디아블로류 게임의 진화, 단순히 아류작이라는 굴레에만 연연하지 않을 유저라면 한번쯤 즐겨보자. 물론 최근 출시된 ‘정품’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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