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시스> 시리즈와 크라이 엔진으로 유명한 크라이텍이 개발한 <워페이스>가 한국에 공개됐습니다. 크라이 엔진 3로 개발된 온라인 FPS게임이라서 주목을 받은 타이틀이죠. 이번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CBT)에서는 준수한 그래픽뿐만 아니라 치열한 PvP와 PvE 모드, 협동을 중시하는 게임성을 보여줬습니다. 하나씩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 박진감 있는 PvP와 긴장감 넘치는 PvE
크라이텍의 <워페이스> 개발목표는 ‘차별적인 PvE 모드를 더한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패키지 대작 게임의 미션 플레이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높은 퀄리티와 구성을 갖춘 PvE 모드를 개발하고, PvP 모드 개발에도 소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죠. ☞ 관련기사 [원문보기]
실제로 1차 CBT에 참여해 본 결과, 박진감 있는 PvP 모드와 긴장감 넘치는 PvE 협동 미션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PvP 모드는 맵이 좁고 지름길이 많아서 전투가 바로바로 일어났습니다. 리스폰이 자유로운 ‘데스매치’와 ‘공습요청’에서는 병과를 변경해 부활할 때만 리스폰 시간이 10초 주어질 뿐, 죽어도 몇 초 안에 부활해 싸울 수 있기 때문에 지루해질 틈이 없더군요.
PvE 모드는 긴장감이 넘치는 묘미가 있습니다. 헬리콥터를 타고 상륙한 지점에서 목표지점까지 이동하며 적을 처치하는 방식인데 방심할 여유가 없거든요. 헬리콥터가 착륙하기 전부터 로켓을 쏘는 적, 유저들이 이미 지나간 건물에서 쏟아져 나와 기습하는 적, 위협적인 화력과 패턴으로 공격하는 적 등 곳곳에 위험이 깔렸으니까요.
특히 색다른 공격 패턴을 갖춘 적들이 상대하기 까다롭습니다. 유저를 넘어뜨리고 죽을 때까지 때리는 방패병, 등을 공격하지 않으면 상처 하나 내지 못하는 중무장 병사 ‘아이언맨’, 미사일 폭격을 하는 헬리콥터 ‘KA-50 카모프’ 등이 대표적인 예죠. 이런 적들을 가장 어려운 ‘영웅’ 난이도에서 만나면 패키지 게임 미션 못지않은 긴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다양한 액션으로 위기를 극복한다
치열한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워페이스>의 특징입니다. 일반적인 FPS게임처럼 상황에 맞게 라이플, 샷건, 서브머신건, 스나이퍼 라이플을 선택해 대응할 수도 있지만, 그것 말고도 다양한 액션과 협동 플레이를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우선 게임을 하는 도중에 총기 파츠를 갈아 끼우는 총기 커스터마이징이 있습니다. 총기에 대검을 달아 총검술로 근접전을 벌이거나, 유탄발사기를 달아 구석에 숨은 적을 처치하거나, 3배 줌 스코프를 장착해 멀리 있는 적을 처리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전력질주를 하다가 슬라이딩을 하며 총을 쏘는 액션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슬라이딩 자세가 낮은 데다 미끄러지는 속도가 빨라서 공격을 피하기 유리하고, 모퉁이에서 불쑥 튀어나와 무방비 상태의 적을 처치하기에도 좋죠.
물론 총기 커스터마이징과 슬라이딩의 활용방법을 찾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신선한 조작감을 느낄 수 있어서 재미도 있었습니다.
■ 협동 플레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
팀원과의 협동 플레이도 중요합니다. 2인 협동 오르기를 이용하면 저격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도 좋고, 캐릭터의 키보다 높은 담벼락을 넘어 지름길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거나 특수한 지름길을 이용하고 싶으면 항상 둘 이상 뭉쳐 다니는 것이 좋죠.
키보다 높은 곳도 2인 협동 오르기로 쉽게 올라갈 수 있다.
각 병과의 특기를 이용해 팀원을 도울 필요도 있습니다. 라이플맨은 탄약 보급, 메딕은 치료와 부활, 엔지니어는 클레이모어(크레모아) 설치와 방탄복 수리를 할 수 있는데, 게임을 하다 보면 병과 특기가 꼭 필요한 순간이 생깁니다.
가령 PvE 모드에서는 적이 많이 몰려올 때가 있습니다. 이때 라이플맨이 탄약을 보급해 주지 않으면 제대로 싸우지 못하는 상황이 일어납니다. 라운드 진행 도중에 리스폰이 안 되는 PvP 모드에서는 죽은 플레이어를 메딕이 살려주지 않으면 머릿수에서 밀려 패배하기 일쑤고요.
반대로 협동 플레이가 잘되면 어려운 위기도 쉽게 극복됩니다. 5:5 폭파미션에서 아군 3명이 죽었는데 메딕이 모두 되살려준 덕분에 역전한다거나, 호흡이 안 맞을 때는 8명으로도 클리어 못한 PvE 모드를 팀워크가 잘 맞는 4명으로 클리어하는 등 지옥 같은 상황을 팀플레이로 극복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더군요. 그럴 때 느끼는 쾌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짜릿합니다.
■ 의사소통하기 불편한 인터페이스
1차 CBT에서는 보이스 채팅을 동원하지 않고는 제대로 된 협동 플레이를 할 수 없었습니다. 보통 다른 FPS게임에서는 Z, X, C 키와 숫자키를 조합해 ‘비켜’, ‘후방에 적 등장’, ‘A 구역으로 돌격’ 등 수십 가지의 지시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지만, <워페이스>는 메딕 부르기, 라이플맨 부르기, 엔지니어 부르기, 스나이퍼 부르기, 아군 부르기 5가지의 지시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후방에 적이 나타나거나 아군이 길을 막아버리는 돌발 상황이 일어났을 때 의사소통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방에서 로켓탄과 수류탄이 날아오는데 아군 스나이퍼가 입구를 막아버렸을 때, 비키라고 일일이 타이핑을 치다가 죽는 일이 종종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다른 게임과 달리 단축키로 채팅을 하면 채팅창에 아무런 메시지가 표시되지 않고 음성만 나온다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사방에서 총성이 울리는 상황에서는 아군이 무슨 요청을 하는지 제대로 못 들을 때가 많았으니까요. 아군 메딕이 치료 요청을 못 듣고 지나쳐 가거나, 2인 협동 오르기를 하려고 아군을 불렀는데 아무도 오지 않는 경우도 생깁니다.
■ 부족한 리액션, 밋밋한 타격감
의사소통이 불편하다는 문제는 보이스채팅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PC방에서 친구들과 같이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번거롭긴 하지만 정성을 들이면 팀플레이의 재미는 어떻게든 느낄 수가 있죠. 하지만 정성을 기울여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타격감이죠.
보통 FPS게임은 명중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게 상대에게 큰 피해를 줄수록 눈에 띄는 효과를 보여줍니다. 권총으로 맞췄을 때와 라이플로 맞췄을 때 캐릭터가 휘청거리는 정도가 다르다든지, 머리를 맞추면 피가 크게 튀거나 헬멧이 날아가는 등 표현 방식도 다양하죠.
<워페이스>에서는 이러한 연출을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총의 위력에 따라 휘청거리는 정도가 크게 달라지지도 않고, 머리를 맞추든 몸통을 맞추든 캐릭터의 반응이 크게 달라지지도 않습니다.
그저 헤드샷 아이콘이 떴냐 안 떴냐, 총을 맞췄을 때 나타나는 붉은색 X 마크가 떴냐 안 떴냐, 붉은색 X 마크가 크냐 작냐로 타격 여부와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피해를 작게 주면 X 마크가 작고, 죽을 정도의 피해를 주면 X 마크가 아주 크게 뜨거든요.
이 때문에 피격 반응이 풍부한 게임을 주로 한 <워페이스> 테스터들은 타격감이 아쉽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실제로 액션은 괜찮은데 타격감이 부족하다는 유저 체험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고요.
■ 가능성은 확인, 어떻게 다듬을지가 관건
<워페이스>는 실시간 총기 커스터마이징과 슬라이딩처럼 특이한 시스템을 시도했고, 협력 플레이를 강조한 게임입니다.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워페이스>만의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죠.
실제로 <워페이스>의 색다른 재미에 빠져서 러시아 서버나 중국 서버에 접속하는 유저들도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잠재력은 있는 게임인데요, 타격감과 의사소통 같이 1차 CBT에서 드러난 아쉬움을 어떻게 보완해 나갈지가 중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