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선입관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 게임이지만, 일단 게임 자체만 차분히 들여다보면 의외의 부분들도 발견할 수 있다. 지금부터 1차 테스트 체험기로 알아보자. /디스이즈게임 필진 한낮
◆ 대전액션이 아니다. 아케이드 액션이다!
게임에 대한 글을 쓰기 전에 먼저 장르의 구분부터 확실히 하고 들어가도록 하자. <포켓파이터>와의 표절시비로 인해 얼핏 대전액션게임을 떠올리기 쉽겠지만, <미니파이터>의 장르는 엄연한 아케이드액션. 그것도 정말 갖가지 미니게임들을 한데 모아놓은 ‘부대찌개형 아케이드 액션게임’이다.
때문에 캐릭터의 액션도 각종 딜레이와 판정들을 이용한 치밀한 공방전보다는 쉽게 치고 빠질 수 있는 가벼운 전투를 위주로 설계돼 있다.
<미니파이터>는 공격의 상, 하단 판정이나 우선권, 딜레이 등 복잡한 조건(?)을 없앤 대신 캐릭터의 이동속도를 높이고 기본공격의 비중을 높임으로써 ‘다 대 다’의 난전 속에서도 손쉽게 공격과 방어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게다가 맵과 모드에 따라 유용한 캐릭터가 극명하게 나뉘므로 주력 캐릭터 하나만 키우기보다는 다양한 종류의 캐릭터를 골고루 사용하게 된다는 점 역시 <미니파이터>가 대전보다 아케이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 수많은 미니게임의 향연
그리고 이 같은 아케이드성을 뒷받침 해주는 것이 바로 <미니파이터>의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미니게임들이다.
참고로 모든 경기를 끝낸 후에는 승패에 관계없이 카드를 한 장씩 뽑을 수 있는데 보너스 돈과 경험치, 그리고 캐릭터의 능력치를 올려주는 업그레이드 카드 중 하나를 무작위로 받게 된다.
하지만 정작 게임으로 얻는 경험치와 돈에 비해 경기 후 카드로 받는 보상의 비중이 훨씬 더 큰 탓에 대부분의 유저가 ‘속전속결’로 끝낼 수 있는 대전만을 즐긴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실력이 없는 사람도 어느 정도의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정작 이기고 진 사람의 차이가 없는 것은 문제다.
다양한 모드를 통해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은 좋지만 보다 많은 모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밸런스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다 대 다’는 합격.
그렇다면 각 미니게임의 퀄리티는 어떨까? 먼저 가장 많은 유저들이 즐기는 대전종류를 살펴보자.
일단 앞서 말한 아케이드 액션의 특성상 다수가 한데 뭉쳐 싸우는 데스매치나 팀전의 경우에는 만족스러운 손맛과 스릴을 느낄 수 있었다. 대부분의 공격이 4~5단 히트로 이뤄지는데다가 공중 콤보에 대한 특별한 제약도 없으니 일단 때리기만 시작하면 10~20단 콤보로 이어지는 호쾌한 타격감을 맛볼 수 있다.
그러나 태그매치나 토너먼트대회처럼
게다가 캐릭터의 크기도 매우 작고 이펙트가 화려한 것도 아닌 탓에
공속 빠른 캐릭터가 80%는 먹고 들어간다. 실제로 필자가 만난 고수들은 여지없이 대전시에는 류(...?)를 꺼냈다.
대전 이외의 게임 역시 플레이 하는 유저의 수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는 <미니파이터> 속 대부분의 미니게임들이 특별한 컨텐츠를 제공하기보다 단순한 목적만을 제시해놓은 채 그것을 두고 벌어지는 유저들의 경쟁에서 즐거움을 얻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결국 다수라는 점에서 본다면 모든 미니게임들이 훌륭한 놀이터가 되지만, 소수의 유저가 즐기기에는 다소 부족한 완성도의 게임들이 모여 있는 셈이다.
혼자 보면 웃기지도 않는 개그프로가 여럿이 모여서 보면 그렇게 즐거울 수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아닌가?-_-;)
◆ 총평: 어디에도 독창성은 없다
일단 이 많은 모드의 게임을 일일이 찾아서 모아놓은 제작진의 노력에 한 표. 하지만 이 많은 수의 미니게임 중 정작 독창적인 것을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점은 씁쓸함을 안겨준다.
비단 미니게임 뿐만 아니라 개발사에서 정해준 이름마저 무시된 채 클로즈 베타테스트 첫날부터 류, 테리, 장기에프로 불리는 캐릭터들과 눈에 뻔히 보일 정도로 베낀 각종 기술들은 필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딱 보면...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물론 표절의 구속에서만 벗어난다면 <미니파이터>는 ‘다양한 유저들이 짧은 시간 동안 즐거움을 느낀다’라는 캐주얼게임의 기본 공식에 충실한 모범적인 게임이 될 것이다. 특히 짧은 플레이시간에 비해 은근히 수집욕을 자극하는 카드시스템과 아직 도입되지 않은 스탯, 스킬 등 계속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는 요소들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미처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도 전에 단순 표절작이라는 오명만을 쓰고 주저앉아 버리게 될 수도 있다. 굳이 플레이 스타일마저 다른 게임의 캐릭터를 베껴가며 위험한 도박을 감수하기보다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제가 되는 요소들을 확실히 정리하고 넘어가는 쪽이 낫지 않을까?
단순히 이것저것을 모은 모듬 게임보다는 자신만의 독특한 양념을 묻힌 모듬 세트로 거듭나는 <미니파이터>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물론 문제가 된 캐릭터 디자인과 동작들도 오리지널 요소로 바꾼 뒤에 말이다.
굳이 베껴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데, 대체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