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LG U+ 클라우드 게임. 간단히 말하자면 기존 플랫폼에서 출시된 게임을 태블릿PC나 스마트폰, IPTV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눈여겨볼 점은 게임을 변형하지 않고, 기존 플랫폼의 콘텐츠를 그대로 다른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게임의 구동은 고성능 서버에서 이루어지고, 사용자는 출력되는 영상을 전송받는 방식이기에 가능한 서비스다.
LG U+ 클라우드 게임에서 서비스 중인 타이틀은 전부 윈도우 버전이다. 별도의 모바일 버전으로 컨버팅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집에서 즐기던 게임을 그대로 태블릿PC와 스마트폰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장소와 시간의 제약이 사라진 셈이다.
이번 ‘해봤더니’에서는 LG U+ LTE를 지원하는 베가 R3와 삼성 갤럭시탭 8.9을 이용해 클라우드 게임을 체험해 봤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 스마트폰에서 콘솔·PC게임을 그대로 즐긴다
현재 LG U+ 클라우드 게임에서 지원하는 타이틀은 총 24개다. <스트리트 파이터 X 철권> <바이오 하자드 6> <데빌 메이 크라이 4> 등 캡콤의 주요 타이틀과 <킹스 바운티> <테스트 드라이버 2> <랠리 챔피언십> 등 다양한 장르를 즐길 수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들 게임은 모두 PC 버전의 원형 그대로 플레이할 수 있다. 온라인 멀티플레이가 지원되는 게임은 계정만 있다면 온라인에 접속해 대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조작하는 플랫폼이 다를 뿐, 콘텐츠 자체는 PC 버전을 그대로 가져온 덕분이다.
콘솔·PC게임을 원본 그대로 다양한 기기에서 즐길 수 있다.
심지어 메뉴와 인터페이스까지 동일하다. 이는 모바일 버전으로 별도의 수정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클라우드 서비스에 적용됐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는 클라우드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게임은 서버에서 구동하고 영상을 스트리밍으로 전송받는 방식이기 때문에 별도의 다운로드도 필요없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기기의 저장공간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게임 개발자들도 별도의 버전을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개발 기간과 비용의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다.
로딩 시간도 거의 없다. 해당 게임을 선택하고 실행하면 PC나 콘솔에서 로딩하는 것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빠르게 로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로딩은 15~30초 내외로 빠른 편이다.
■ LTE라면 OK, 달리는 KTX에서도 플레이 가능
아쉽게도 3G망에서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 영상을 스트리밍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일정 속도 이상의 통신망이 필수적이다. 보통 Wi-Fi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되지만, LTE 통신이 가능한 기기의 경우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통신요금의 부담은 어쩔 수 없다.
한 가지 의문은 ‘과연 클라우드 게임이 달리는 차 안과 여행 중인 기차 안에서도 무리 없이 플레이 가능할까?’였다. 답을 얻기 위해 직접 해보는 방법을 선택했다. 용산-여수행 KTX에서 <바이오 하자드 5>와 <스트리트 파이터 X 철권>을 실행한 결과, 거의 끊김 없는 플레이가 가능했다.
여수행 KTX에서 <바이오 하자드 5>를 플레이해도 무리가 없었다.
다만 터널을 지나거나, 수신율이 약해지는 장소에서는 게임이 중단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는 기기 자체에서 게임을 구동하는 것이 아니라 영상을 전송받는 방식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다시 회선이 연결되면 중단된 부분부터 이어서 하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LTE 덕분에 통신속도에 대한 제한은 이미 사라진 상태. 남은 건 요금제 정도?
■ 어쩔 수 없는 단점, 딜레이와 해상도
클라우드 서비스 게임의 장점은 위에서 말한대로 플랫폼의 제한이 없다는 것과 다운로드 없이 빠르게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단점도 존재한다. IPTV에서 실행할 경우 고해상도의 대형 화면과 조이스틱 같은 별도의 컨트롤러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일반 콘솔에서처럼 즐길 수 있다. Xbox360이나 PS3가 없어도 해당 타이틀을 즐긴다는 것은 확실한 장점이다.
해상도는 HD급이지만 회선 속도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
가장 걱정했던 부분인 조작의 딜레이는 게임에 따라서 천차만별이었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약 0.1~0.3초 사이의 딜레이가 있었다. 반응이 늦다는 것은 인지할 수 있지만 플레이에는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 하지만 레이싱과 FPS 장르의 경우 순간 조작이 어렵다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레이싱 장르의 경우 버추얼 컨트롤러의 어색함은 세밀한 조작을 방해한다.
■ 모바일 환경에 맞는 조작 인터페이스의 개선
해봤더니 모바일 환경에서 클라우드 게임의 조작 인터페이스는 불편했다. 게임마다 특화된 조작 방식을 터치 방식의 기기에서 통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초기에 론칭된 클라우드 게임은 이런 조작 인터페이스의 단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일단 직관적이지 못하다. 무엇을 어떻게, 또 어떤 키를 눌러야 선택할 수 있고 취소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못하다. 화면의 메뉴를 터치해 봐도 반응이 없다.
타이틀마다 차이를 보이지만, 직관적인 UI를 위한 개선 작업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이런 인터페이스 개선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7월에 나온 게임과 12월에 출시된 게임은 인터페이스의 편리함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초기의 타이틀이 단순히 게임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정도였다면, 최근 게임은 보다 세밀하고 직관적인 조작을 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가 만들어지고 있다.
장르와 게임에 따라 차별된 인터페이스는 나름 터치 기기에 최적화되고, 스마트폰에 내장된 중력센서를 이용해 기기를 흔들거나 기울이는 방식으로 조작하는 경우도 많다. <바이오 하자드 5>의 경우 스마트폰을 위아래로 흔들면 전체 맵을 볼 수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다크 보이드>의 인터페이스. 상당히 직관적인 UI로 구성돼 있다.
<바이오 하자드 5>는 스마트폰을 움직여 조작하는 방식을 지원한다.
■ 클라우드 게이밍의 미래는? 일단 맑음
현재의 클라우드 게이밍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단계다. IPTV에서처럼 제대로 된 컨트롤러와 고해상도 그래픽을 유지한다면 무난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다만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아직 미완의 대기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본다면 모바일 플랫폼에서 클라우드 게임은 일종의 중계기 역할을 담당하는 위치다. 집에서 즐기던 게임을 밖에서 플레이할 수 있고, 또 기기의 성능과 용량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통신 회선의 속도 조건만 맞는다면 그 어떤 기기에서도 같은 성능으로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번 체험에 사용한 베가 R3와 갤럭시 탭 8.9은 분명히 다른 스펙을 가진 기기다. 같은 점이 있다면 LG U+ LTE를 사용하는 기기라는 사실뿐이다. 결과적으로 다른 기기에서 같은 게임을 체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점은 화면의 크기에 따른 시각적인 부분 외에 없었다.
온라인게임도 클라우드 서비스로 즐길 수 있게 될 예정이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야구의신> 같은 경우 간단한 조작과 인터페이스 덕분에 온라인게임이면서 별도의 앱을 개발하지 않고 태블릿PC에서 같은 버전의 온라인게임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조작의 세밀함만 더해진다면 <테스트 드라이브 언리미티드 2>도 나쁘지 않다.
<아키에이지>도 클라우드 버전이 준비 중이다. 물론 MMORPG 자체를 클라우드 게임으로 100% 즐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중계 역할을 하는 도구로는 충분하다. 경매장에 들어가거나, 간단하게 사냥하고, 퀘스트를 진행하는 것은 무리가 없다.
어떻게 본다면 캐주얼 온라인게임은 클라우드 서비스로 즐기는 것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환경이 구축돼 있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온라인게임들이 클라우드에 관심을 갖느냐 하는 것. 이 부분만 해결된다면, 언제 어디서나 하나의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올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