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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H2의 차세대FPS 아바 전격체험기

H2 2006-11-11 00:46:36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던 이번 지스타에서도 역시 주목할만한 기대주는 등장했다. 언리얼엔진 3라는 걸출한 기술력의 도입, 그리고 ‘전 세계 석권을 목표’로 제작된다는 호기 넘치는 발표와 함께 많은 논란을 남겨온 <아바>는 이번 지스타를 통해 드디어 그 진실을 드러냈다.

 

엄밀히 말해, 공개된 스크린샷 그리고 지금껏 소개된 게임의 내용을 미루어볼 때 <아바>가 현존하는(그리고 앞으로 등장할) 액션게임에 비해 그다지 높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이슈는 아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FPS게임시장이 MMORPG를 위협할 정도로 높아진 상황에서, 세계 시장을 겨냥해 발표된 <아바>는 당연히 많은 이목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었고 시연현장에서도 그 높은 관심도는 이미 입증되고 있었다. /H2


 

 

FPS 격동의 시대 속에서...

고개를 갸우뚱거릴 정도다. 불과 3~4년 정도만 해도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즐기며 요원한 국내 FPS시장의 미래를 개탄(?)하던 기억이 생생한 상황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는 수많은 게임들의 퀄리티는 분명 충격적인 수준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시점에서 명확한 판단을 내리긴 어렵지만 ‘과연 <아바>가 그 대열의 선두에 설 수 있을까’라던 머리 속에 얽힌 매듭은 이번 시연버전을 통해 상당 부분 풀어낼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아바>라는 커다란 BI로 가득한 부스에서 체험해본 게임의 첫 인상은 앞서 개발사가 그토록 주창해온 ‘현실’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현장에서 공개된 맵은 마치 남유럽의 어느 슬랭가에서의 치열한 시가전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전쟁으로 인해 닳고 닳은 폐허의 광경을 그대로 연출해낸 거친 그래픽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현실감’에 있어 현존하는 FPS 중 단연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카운터스트라이크: 소스>가 매끄러운 유리알과 같은 그래픽이라고 설명한다면, <아바>는 조금 더 거칠지만 보다 현실에 가까운 모습이랄까. <기어즈 오브 워>를 비롯해 <언리얼토너먼트 2007>, <매스이펙트> 등 수많은 No.1 기대작들에서 활용되고 있는 언리얼엔진 3의 위력은 <아바>에서 가장 집중에서 눈여겨봐야할 특징으로 손꼽을 만하다.

 

<아바>의 배경은 상호작용이 상당히 뛰어나다. 언리얼엔진 3의 힘으로 구현된 다양한 물리엔진과 그래픽은 화기로 발사된 탄환이나 캐릭터의 액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장애물을 파괴해 엄폐물로 삼는가 하면 상자나 나무벽을 부수는 기능, 파이프를 맞췄을 때 뿜어져 나오는 증기에 이르기까지 게임 내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물체가 화기를 이용해 파괴하거나 이동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이를 이용한 전략의 다양화도 분명 기대되는 부분이다.

 

▲ 연막탄을 던지고...

▲ 상황종료(?)가 이뤄진 모습

 

또 수류탄의 폭파효과나 연막수류탄을 던졌을 때의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연기에 이르기까지 게임 내에 등장하는 각종 이펙트가 기존 국내 FPS에서 경험해볼 수 없었던 연출 효과를 보여준다. 돌격하던 유저들이 수류탄을 직격으로 맞았을 때 벽으로 부딪쳤다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물리효과도 관람객들을 놀라게 만든 멋들어진 광경 중의 하나다.

 

특히 화기를 이용해 상대의 머리를 쏘면 헬멧이 바닥으로 나뒹굴고, 다시 헤드샷을 성공시켰을 때 총을 떨구면서 쓰러지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는 <아바>가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는 정교한 방어구 시스템의 개념으로 방탄복 등의 착용여부에 따라 부위별 데미지가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헬멧을 떨구고 헤드샷으로 상대를 사살하는 광경. 자세히 살펴보면 총기를 떨어뜨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방어구들은 일반적으로 템포가 상당히 빨랐던 현대전스타일의 FPS게임 진행양상을 보다 전략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개념으로 판단된다. 즉 <서든어택>, <스페셜포스> 류에서 볼 수 있었던 이른바 ‘납득되지 않는 원샷원킬(?)’에 적응하지 못한 초보유저들에겐 ‘보호’를, 실력이 있는 유저들은 보다 정교한 타격을 통한 ‘실력전’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특히 화기의 디테일 만큼은 상당한 수준으로, 앞으로 수많은 ‘파츠’를 활용한 도입 의도가 판단되는 부분이다. 총으로 쏜 배경은 그 강도에 걸맞는 탄흔을 남겨주며 탄환에 벽이 아예 뚫려버리는가 하면 탄환에 튀어 오른 먼지가 아른히 피어오르는 모습 등 미세하지만 게임에 동화될만한 특징들로 가득하다. 영화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연상시키는듯 정면에서 날아오는 탄의 궤적이 보이는 효과 역시 게임의 집중도를 높여줄만한 연출 중의 하나다.

 

 

맵의 구성은 앞서 설명한대로 치열한 전쟁이 이뤄진 폐허의 시가지다. 지스터 현장에서 공개된 맵은 어렴풋 <카운터스트라이크>의 ‘Italy’ 맵을 연상시키는 형태. 폭이 좁은 길목과 2~3층으로 이뤄진 건물들 그리고 맨홀로 연결되는 통로까지 전략의 구상을 다양화할만한 구성이 특징적이나 <아바>만의 개성을 한껏 만끽할만한 다양한 맵이 다소 아쉬웠다.

 

(물론 개발 중 버전이기 때문이겠지만) 아쉬운 점은 움직임이 약간 둔탁하게 느껴진다는 것과 타격효과가 생각보다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물론 <아메리카 아미>나 <오퍼레이션 플래시포인트> 류의 극한 사실성의 게임처럼 사격시 총구가 하늘로 치솟을 정도의 효과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은 단조롭다는 느낌이랄까. 게임에서 등장한 MP5 류의 화기와 AK47 류의 라이플의 파괴력과 탄착군 형성은 <카운터스트라이크>에 못지 않은 정교함을 보여주지만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사실성에는 못미친다는 느낌이다.

 

 

과연 차세대 FPS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지스타 현장에서 직접 경험해본 <아바>는 분명 상상한 수준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문제는 이것이 국내 유저들에게 ‘작용’할 수 있느냐다.

 

<카운터스트라이크: 소스>도 <언리얼 토너먼트> 시리즈도 <아메리카: 아미>도 모두 훌륭히 만들어진 작품임엔 틀림이 없지만 국내에서의 대중화는 모두 실패했다. 접근성부터 유저들의 성향, 시장의 크기에 이르기까지 3박자가 모두 알맞게 조율되지 않으면 험난한 길을 헤쳐나갈 수밖에 없는 문제다. 이번 시연을 위해 어떤 사양의 PC가 준비됐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언리얼엔진 3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고사양’의 벽을 어떻게 넘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어쨌든 국내에서의 FPS의 성공가능성은 <스페셜포스>와 <서든어택>의 거대한 시장점유율에서 이미 입증된 부분이다. 그리고 이들 게임을 통해 FPS를 경험한 수많은 유저들이 ‘고퀄리티’의 게임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은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이런 면에서 시연버전을 통해 소개된 <아바>에겐 일단 합격점을 줄 만하다. 하지만 강력한 그래픽과 물리엔진으로 무장한 <카운터스트라이크: 소스>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카운터스트라이크>가 점유하고 있는 시장의 크기가 증명하듯 ‘사실성’이 기존 유저들의 ‘익숙함’을 넘어서기 위해선 그 이상의 재미코드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앞으로 <아바>가 풀어나가야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