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극소수의 마니아들이나 즐기는 게임’ 취급을 받던 FPS. 하지만 2006년 11월 현재, FPS는 MMORPG에 버금가는 이 나라 최고의 인기 장르 대접을 받을 정도로 그 위상이 수직 급상승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온라인 게임 개발사들은 너도나도 새로운 온라인 FPS 게임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데요….
이는 지난 12일 폐막한 ‘지스타 2006’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아니면 비교기사를 쓰라는 하늘의 계시인 것인지 신기하게도(?) 행사장에서는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FPS 게임들이 무려 3가지나 동시에 선보여서 각축을 벌였습니다.
바로 웹젠의 최고 기대작중 하나로 손꼽히는 <헉슬리> (Huxley - 언리얼 엔진 3) 네오위즈의 차세대 대작 FPS 게임 <아바> (A.V.A - 언리얼 엔진 3) 그리고 효성의 메카닉 FPS 게임 <랜드매스> (LANDMASS - 언리얼 엔진 2.5)가 그 주인공들입니다.
이렇게 당당하게 비교해달라 하는데, 비교를 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디스이즈게임에서는 이들 세 게임을 지난 지스타 2006 버전을 기준으로 비교해봤습니다. /(뜬금없이 둠 3엔진의 근황이 궁금한) 디스이즈게임 깨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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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 |
유통사 |
서비스 예정 |
<헉슬리> |
웹젠 |
웹젠 |
내년 상반기 1차 CBT 예정 |
<아바> |
레드덕 |
네오위즈 |
12월 1차 CBT 예정 |
<랜드매스> |
웨이포인트 |
효성 |
12월 3차 CBT 예정 |
Round 1. 그래픽> 언리얼 3 Vs 언리얼 3 Vs 언리얼 2.5 |
정작 3편 소식은 들리지도 않는데 벌써부터 엔진장사를 통해서 수입을 짭짤하게 올리고 있는 에픽게임스의 ‘언리얼 엔진 3’. 최근 Xbox 360으로 출시된 <기어스 오브 워>를 통해 증명됐지만 이 ‘괴물엔진’은 의심할 여지 없이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헉슬리>와 <아바>는 모두 이 엔진을 통해서 개발되고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국산 FPS 게임 중에서는 오직 <아바>만이 언리얼 엔진 3로 개발된다고 잘못 알고 계신 분들도 많겠지만(이건 그야말로 마케팅의 승리!) <헉슬리> 역시 이 엔진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 만큼 이번 지스타 2006에서 공개된 이들 두 게임은 지금까지 공개된 그 어떤 국산 FPS 게임들보다도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로켓이 적중한 지점에서 튀어 오르는 저 먼지폭풍을 보시라… <헉슬리>.
아주 작은 오브젝트조차 세밀하게 표현되는 것은 기본이고 각종 중화기들의 화끈한 연출과 광원효과, 그리고 SF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정교한 맵이 인상 깊었던 <헉슬리>. 실제 전장에 온듯한 거칠면서도 사실적인 그래픽을 선보이며 캐릭터들의 움직임, 특히 연막 수류탄과 수류탄의 폭발 연출이 감탄할 정도로 사실적이고 정교했던 <아바>.
두 게임 모두 그래픽 면에서는 패키지 FPS 게임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그래픽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실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시가지 속에 들어온듯한 느낌을 주는 거친 배경 그래픽이 인상적인 <아바>.
그런데 이렇다 보니 엉뚱하게 피해를 입은 것이(?) 바로 언리얼 엔진 2.5를 사용하고 있는 <랜드매스>입니다.
<랜드매스>는 ‘저 둘만 빼면’ 지금까지 나온 국산 FPS 게임 중에서는 단연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게임은 어떤 부위에 어떤 무기로 공격 당했느냐에 따라 캐릭터가 쓰러지는 모습이 다를 정도로 물리엔진이 사실적입니다. 또한 광활한 공간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한 언리얼 엔진답게 맵이 굉장히 넓음에도 불구하고 프레임 끊김을 거의 경험하지 않고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자세히 보면 맵의 그래픽도 대단히 정교합니다).
광원효과나 무기를 사용했을 때의 이펙트 역시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한편이지만… 아쉽게도 냉정하게 평가해보면 ‘어쩔 수 없이 <아바>나 <헉슬리>에 비해서는 뒤집니다.
물의 표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랜드매스>의 그래픽은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경쟁작들이 워낙 괴물인 것이 문제지…
물론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이건 어디까지나 ‘사양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나 통하는 이야기’라는 사실입니다. <랜드매스> 같은 경우에는 이미 1차와 2차 CBT를 통해 그 사양이 검증됐지만 <아바>나 <헉슬리>는 과연 얼마나 살인적인 권장 사양을 보여줄지 아직은 며느리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제대로 된 그래픽 비교는 결국 게임들이 모두 출시된 이후에나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 Round 1. 총평
헉슬리
광원효과도 빠방하고 무기 연출도 정교하고… 무슨 설명이 필요하신지?
아바
그래픽의 진가를 확인하고 싶다면 일단 앞뒤 보지 말고 “전방 수류탄” 고고~
랜드매스
니들 권장사양 나오고 다시 보자….
Round 2. 플레이 스타일> SF Vs 현대 Vs 근미래 |
<헉슬리>는 게임의 스크린샷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지만 SF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FPS 게임입니다. 멀리서 게임하는 모습을 보면 흡사 <퀘이크>나 <언리얼> 시리즈가 떠오르는데요…. 실제로 게임은 <둠> <퀘이크> <언리얼> 같은 정통 SF FPS 게임의 플레이 스타일을 따르고 있습니다.
즉 게이머들은 이 게임에서 ‘긴장감’보다는 ‘화끈함’을 더욱 많이 느낄 수 있습니다. 우선 무기들부터 살펴봐도 ‘로켓런처’ 같은 폭발력 강한 무기들이 한 가득 준비되어 있습니다. 또한 캐릭터들은 HP 외에 별도의 아머 포인트가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관리만 잘 해준다면 선제공격을 허용한다고 해도 즉사할 염려가 없습니다.
밀리터리 FPS 게임과는 달리 코너 하나 하나를 돌 때마다 긴장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할까요? 상대방을 발견하면 개구리 스텝(좌우로 게걸음을 걸으면서 폴짝 폴짝 뛰는, FPS 게임의 가장 기본적인 컨트롤)을 밟으며 총을 난사하면 그걸로 OK입니다.
<헉슬리>는 전형적인 <퀘이크>나 <언리얼>식의 플레이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뭐 사실 로켓런처가 나오는 순간 이야기는 끝난 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반면 <아바>는 현대를 그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스페셜 포스> <서든 어택>과 같은 전형적인 밀리터리 FPS 게임의 플레이 스타일을 따르고 있습니다. (물론 개발사에서는 향후 <울펜슈타인: 에너미 테러토리>와 같은 게임형태로 <아바>를 구현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번 지스타에서 공개된 게임을 살펴보면 거의 모든 요소들이 온라인 FPS 게이머들에겐 너무나도 익숙한 것들이었습니다. ‘폭탄을 설치해야 하는 팀’과 ‘이를 저지해야 하는 팀’ 간의 승부가 펼쳐지는 것부터 시작해서, 조작, 등장하는 무기들의 종류·화력·장단점들 역시 게이머들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덕분에 이번 지스타 <아바> 시연장에서는 게이머들이 첫 코너를 돌면 누구 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수류탄을 던지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요. (-_-) 아마 기존에 밀리터리 온라인 FPS 게임을 즐기던 게이머라면 정말 자연스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코너를 돌자마자 앞 뒤 가리지 않고 수류탄을 던지는 모습에서 다른 국산 밀리터리 FPS 게임들이 오버랩되어 보인 것은 필자 뿐?
마지막으로 <랜드매스>는 근 미래를 배경으로 한 메카닉 소재의 FPS 게임입니다. 하지만 <아머드 코어>나 <맥워리어> 같은 정통 메카닉 게임은 아니며, 엄밀히 따지자면 오히려 <아바>와 같은 밀리터리 FPS에 가깝습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기동병기인 ‘모렛츠’(Mo-Rats)도 잘 보면 로봇이 아니라 강화장갑이라는 설정입니다. (그래서 게임은 ‘SF 밀리터리 FPS’ 게임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이 다른 밀리터리 FPS 게임들과 완전히 똑같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게임은 메카닉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요소들을 게임 속에 여럿 구현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게이머의 이동속도를 순간적으로 크게 높여주는 ‘부스터’의 존재와, 일반적인 밀리터리 FPS 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강력한 화력의 무기들입니다.
다시 말해 <랜드매스>는 메카닉과 일반 밀리터리 FPS 게임의 중간 형태(업계용어로는 현실과 타협한)의 게임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게임은 ‘그렇게 어렵지 않은 메카닉 소재의 FPS 게임’을 원하는 게이머에게 추천할 만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메카닉 FPS 게임이라지만 실제로 해보면 일반적인 밀리터리 FPS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헉슬리
혹시 <언리얼 온라인> 이라는 이름 쓰면 저작권에 걸릴까요?
아바
기존의 온라인 FPS 게임을 해봤다면 익숙해지기 까지 딱 99초면 됩니다.
랜드매스
메카닉 게임과 밀리터리 FPS의 중간선~
Round 3. 게임의 대표적인 특징> MMOFPS Vs 사실성 Vs 메카닉 |
지금까지 디스이즈게임에서 나온 <헉슬리> 관련 기사를 빠짐없이 본 독자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 게임은 ‘MMOFPS’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MMORPG와 같은 FPS 게임이라는 뜻인데요. 실제로 게임은 MMORPG에서 그동안 수 없이 봐온 시스템들을 많이 채택하고 있습니다.
가령 이 게임은 일반적인 커뮤니티가 벌어지는 ‘마을’과 전투가 벌어지는 ‘배틀존’이 따로 존재합니다. 즉 마을에서 퀘스트를 받고 장비를 점검한 후 배틀존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인 전투가 벌어지는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장비는 ‘헬멧’, ‘보디’, ‘벨트’, ‘글러브’, ‘부츠’, ‘무기’로 세분화 되어 있으며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상점에서의 구입 부분은 아직 미구현). 또한 클래스 별로 스킬들이 세분화되어 있으며 사전에 미리 장착해야만 본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 덕분에 <헉슬리>는 FPS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MMORPG의 재미도 느껴볼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전투에 나서기 전, 미리 인벤토리를 체크하고, 장비와 스킬, 소모성 아이템을 챙겨야만 합니다.
앞서 저는 밀리터리 온라인 FPS 게임을 즐겨본 게이머라면 정말 손쉽게 <아바>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예외입니다.
게임은 맵에 있는 수많은 오브젝트들, 심지어 벽조차도 그 재질에 따라 현실에서의 피격과 흡사한 효과를 보여줍니다. 즉 총으로 화분, 나무박스 같은 오브젝트들을 공격하면 산산히 파괴되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나무 벽 뒤에 숨어있는 상대방을 총으로 쏘고, 아래 층에 있는 게이머를 공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초보자들 입장에서는 ‘이래가지고 어떻게 게임을 해!’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어려운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전략의 폭은 넓어지고 긴장감은 한층 높아집니다. 그야말로 ‘안전지대가 없는 극한의 긴장감’을 느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약한 재질의 물건들은 대부분 총으로 쏴서 파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나무 재질의 벽은 총알이 뚫을 수 있습니다.
<랜드매스>는 ‘부스터’, ‘백미러’ 같은 메카닉 FPS 게임들에서나 볼 수 있는 요소들,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독특한 무기들을 구현해서 다른 밀리터리 FPS 게임들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점은 (이번 지스타에서 공개된 버전을 기준으로) 구현된 것이 너무나도 적기 때문에 실제로 게임을 해봐도 <랜드매스>만의 특징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는 것입니다.
가령 게임은 ‘로켓’ 종류의 무기와 이에 대항하는 ‘채프’ 류의 무기들이 등장한다고 하지만 아직 구현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클래스도 어썰트, 스나이퍼, 엔지니어, 디펜더의 4가지가 등장한다지만 아직까지는 어썰트와 스나이퍼 딱 2가지만 구현됐습니다. 게임모드 또한 단순한 데스매치 종류만 구경할 수 있었고 기타 <랜드매스>만의 독특한 요소들 역시 거의 대부분이 미구현 상태였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랜드매스>의 진가는 다음 테스트에서나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디 메카닉을 좋아하는 저 같은 게이머를 실망시키지 않는 게임이 되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헉슬리 | MMOFPS? 혹시 그렇다면 레벨 노가다도? |
아바 | 벽 너머 상대방에게 맞아 죽으면 얼마나 허무할까…. |
랜드매스 | 기획대로라면 분명 멋진 메카닉 FPS 게임이 될 것 같은데 말입니다. |
Round 4. 영상 비교> 3겜 3색
이상 <헉슬리>와 <아바> 그리고 <랜드매스>를 비교해봤습니다. 이들 세 게임은 사실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중인 FPS 게임’ 이라는 점만 빼면 거의 모든 부분에서 공통점을 찾기 힘들며, 또한 개발 진행상황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사실 “어느 쪽이 뛰어나다”라고 판단을 내리기가 정말로 힘듭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세가지 게임 모두 대한민국 FPS 게임의 최고의 기대작들이며 또한 각자의 특징이 뚜렷하게 구별된다는 점입니다. 이래저래 FPS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은 복 터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들 세 게임의 영상을 감상하는 것으로 기사를 마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게임이 가장 기대되시나요?
※ 랜드매스는 지난 9월 13일에 공개된 알파버전의 플레이 영상이니 이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Gstar 2006/HUXLYgstarMULTI.wmv#]]
[[#Gstar 2006/AVAgstarPLAY.wmv#]]
[[#Movie News/landmass_alphaplay.wm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