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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리뷰] 극한의 전략! HOMM5: 운명의 망치

안정빈(한낮) 2006-11-22 10:00:51

3D 그래픽을 도입하면서 전작들의 장점만을 취한 갖가지 시스템, 시리즈 사상 최대 규모의 시나리오와 미션까지. 지난 5월 등장한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5>(이하 HOMM 5)는 시리즈 최고의 퀄리티를 보여주며 <HOMM 4> 이후 잠시 삐걱거렸던 <HOMM> 시리즈를 다시금 전략시뮬레이션의 왕좌에 올려놓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지금, 이 같은 <HOMM 5>의 열기를 다시 한 번 지펴줄 첫 번째 확장팩 <HOMM 5: 운명의 망치>가 유저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려 한다. 룬을 이용하는 새로운 종족 드워프와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는 인간 불신의 극에 달한 시나리오 등 <HOMM 5>보다 더욱 알찬 모습으로 돌아온 <HOMM 5 : 운명의 망치>.

 

극한의 전략, 그리고 무한한 희열이 그곳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한낮


 

더욱 꼬여만 가는 이야기. 그리고 드워프의 등장

 

<HOMM 5>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이자벨의 구출로부터 시작해서 지옥의 악마를 거쳐 머나먼 동양의 한 종족에까지 이르던 <HOMM 5>의 시나리오는 <HOMM 5 : 운명의 망치>에 이르러 그동안 중립을 지켜왔던 드워프까지 전란에 합세시키며 더욱 더 큰 하나의 흐름을 구성하게 된다.

 

드워프의 참전!

 

그리고 운명의 망치라는 타이틀이 보여주듯이 바로 이 드워프들의 참전이야 말로 이번 확장팩의 주요골자가 되는 부분이다.

 

특히 <HOMM 5>에서 미처 마무리 짓지 못한 헤이븐 진영과 이자벨에 관한 뒷이야기. 그리고 초반에는 중립을 유지하려 하다가도 차츰 시간이 흐름에 따라 거듭된 전란에 휩쓸리고 결국에는 전쟁의 중심에 서 버리는 드워프들의 변화는 <HOMM 5 : 운명의 망치>의 백미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다.

 

드워프로 시작해서 드워프로 끝난다. 달리 운명의 ‘망치’가 아니다.

 

물론 드워프와 헤이븐 이외의 다른 진영들도 시나리오 곳곳에서 제 3세력으로 등장하며 특정캠페인을 통해 이들의 뒷이야기도 다소나마 알 수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애당초 박진감 넘치는 시나리오로 유명한 <HOMM> 시리즈라지만 드워프와 기존진영 간의 갈등,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각종 알력다툼 등을 보다 보면 어느새 다음 이야기의 전개를 보기 위해 조금이라도 빨리 미션을 클리어 하기 위해 노력하는 주객전도의 상황에 놓인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나리오만큼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 전체적인 미션의 수가 15개로 생각보다 적고 <HOMM 5>에 비해 각 미션의 플레이시간은 길어진 반면 미션 중간 중간에 이어지는 대화의 양이 다소 줄어든 탓에 정작 시나리오를 즐기기보다는 ‘무의미한 목적 채우기식’의 플레이를 자주 겪게 된다는 것이 아쉽다.

 

이는 미션부분에서 다시 한 번 설명하도록 하겠다.

 

룬과 드워프의 만남

 

단순히 시나리오적인 측면을 제외하더라도 드워프의 등장은 <HOMM 5>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줬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드워프의 상징인 룬과 높은 방어력을 통한 새로운 전술의 활용이다.

 

먼저 이번 <HOMM 5 : 운명의 망치>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드워프만의 고유 스킬인 ‘룬’은 일종의 자원소모성 스킬로서 전투 시 각 유닛의 차례마다 특정 자원을 지불해 발동시킬 수 있다.

 

 

이처럼 드워프의 전투에서는 인터페이스 창 위에 룬 스킬 창이 놓여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사용된 룬은 단 한 턴 동안만 유지되며 전투에서 승리했을 시 소모된 자원은 모두 돌려받게 된다.

 

, 한 전투에서 한 가지 룬만을 계속해서 사용할 경우 해당 룬이 파괴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일정횟수 이상에서 랜덤으로 파괴) 전투가 끝날 때까지 같은 룬을 사용할 수 없음은 물론 룬의 발동에 소비된 자원 역시 돌려받을 수 없으니 주의하자.

 

전투 종료화면에서 ‘소모된 자원’ 부분이 보이는가?

 

또한 이 같은 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타운 내에 ‘루닉 샤린’이라는 건물을 짓고 지속적으로 레벨을 올려줘야 한다. 하지만 드워프 자체의 건물트리가 상당히 빠듯해 한 턴이 아까운 초반에는 룬과 고급테크 유닛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전략적 선택의 기로에 빠지게 된다.

 

게다가 드워프 유닛은 특이하게도 대부분이 방어력 위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의 ‘공격일변도’의 전투 방식에서 탈피, 방어효과를 가진 룬과 유닛들의 방어력 등을 이용해 상대편 유닛을 말려 죽이는 등의 독특한 전투를 펼칠 수도 있다.

 

영웅들의 평준화, 특수능력의 대거 삭제 등으로 인해 진영 간의 특색이 지나치게 죽어버렸다는 <HOMM 5>에 대한 비판도 이번 확장팩을 통해 다소 누그러질 듯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오직 드워프와 드워프를 상대로 한 전투에서만 통용되는 탓에 정작 기존 진영끼리의 전투에서는 전혀 달라진 부분이 없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차라리 조금 무리(?)를 하더라도 드워프의 룬에 맞먹는 각 진영마다의 독특한 스킬들을 넣어줬으면 보다 전략적인 게임이 됐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작인 4에 비해 진영 간의 특색이 사라졌다는 것이 <HOMM 5> 최대의 단점이었다.

 

더욱 치밀해진 미션. 하지만 여전히 길다.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와 전략만큼이나 발달된 것이 바로 <HOMM 5 : 운명의 망치>의 미션들이다. 특히 이번 확장팩에서는 기존에 대부분 무시돼왔던 필드퀘스트의 비중을 높이고 중립건물의 수를 압도적으로 늘린 탓에 가뜩이나 머리 쓸 곳 많은 <HOMM>의 미션이 더욱 복잡해졌다. 

 

<HOMM>시리즈에서 ‘복잡하다’는 ‘즐겁다’와 같은 뜻으로 통한다. -_-;

 

더욱이 대부분의 미션에서는 초반부터 NPC 두 셋이 끊임없는 공세를 가하기 때문에 이전처럼 한두 명의 영웅과 영웅을 가장한 병력호송용 짐꾼으로 미션을 마무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물론 그만큼 ‘머리를 굴리는 즐거움’은 배가 된 셈이므로 기존 <HOMM>시리즈의 하드코어한 난이도에 익숙한 유저라면 이번 <HOMM 5 : 운명의 망치>의 미션 역시 즐거운 마음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HOMM>시리즈만 평생 즐겨도 치매에 걸릴 일은 없다!

 

그리고 나름대로 <HOMM>시리즈에 서툰 유저들을 위한 배려로서 초반부터 이지모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놨기 때문에 정작 난이도에 대한 부담도 그렇게 크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역시나 문제나 되는 것은 각 미션의 플레이시간. 15개밖에 안 되는 미션에 지나치게 많은 이야기를 담은데다가 필드 퀘스트와 중립건물을 지나치게 늘리다 보니 정작 미션 하나를 클리어 하는데 4~5시간 이상이 소요될 정도였다.

 

게다가 이미 클리어가 확정된 미션인데도 불구하고 마지막 중립건물에 말도 안 되는 수의 적이 몰려있는 등 다소 ‘플레이시간 때우기 식’의 안이한 미션도 종종 눈에 띄었다.

 

맵의 모든 건물과 NPC를 장악했지만 마지막 방어선을 깰 병력을 모으느라 하루 종일 턴만 넘기고 있다. -_-; 이런 일이 너무 잦다는 것이 흠!

 

편리한 맵에디터. 그리고 더욱 작아진 스몰맵!

 

마지막으로 그동안 ‘일단 시작하면 반나절은 기본으로 먹고 들어가는’ <HOMM 5>의 멀티플레이에 질린 분들을 위한 희소식. <HOMM 5 : 운명의 망치>에서는 동시 턴 기능과 스몰맵사이즈, 그리고 손쉽게 원하는 맵을 만들 수 있는 랜덤 맵 에디터 등이 지원되므로 기존의 <HOMM>시리즈에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속전속결 방식의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아쉽게도 아직 정식 사용판이 나오지 않은 관계로 동시 턴 기능은 확인해볼 방법이 없지만(...) 스몰맵 사이즈와 맵 에디터의 성능만큼은 발군! 늦어도 10턴 이내에 상대편 본진을 기습할 수 있는 스몰맵과 몬스터의 수, 지하세계의 유무, 플레이 인원 등만 설정해주면 계속해서 새로운 맵을 뽑아주는 랜덤 맵에디터로 인해 멀티플레이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 듯하다.

 

더욱 작아진 진정한 스몰맵. 일주일(7)만에 PC에게 졌다.-_-;

 

실제로 컴퓨터와 랜덤 맵에디터를 통해 뽑아낸 스몰맵에서 교전을 치른 결과 대부분 10~20턴 이내에 승패가 갈릴 정도로 빠른 게임 진행을 보여줬다.

 

2% 부족하다. 하지만 그래도 멋지다!

 

워낙 튼튼한 시스템과 스토리를 갖고 있는 <HOMM>시리즈인 만큼 확장팩인 <HOMM 5 : 운명의 망치> 역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퀄리티를 보여줬다.

 

신 종족은 물론 룬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을 통한 전략의 다양화와 그동안 <HOMM>시리즈의 고질적인 문제로 손꼽혀온 멀티플레이의 비약적인 속도 향상 등 <HOMM 5 : 운명의 망치>는 그동안 <HOMM> 유저들이 바래왔던 대부분의 것들을 이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HOMM 5>가 ‘<HOMM>시리즈는 3에서 끝났다’는 호된 비판 속에서도 꿋꿋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면 그 확장팩인 <HOMM 5 : 운명의 망치>는 보다 완성된 <HOMM>시리즈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셈이다.

 

확실히 <HOMM >5에 비해 세밀하게 다듬어진 느낌이 든다.

 

물론 이 같은 화려함 뒤에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한 진영 간 밸런스 및 개인의 개성을 살릴 수 없는 지나치게 평준화된 진행방식 등 많은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남아있다. 하지만 그런 모든 단점을 감안하더라도 <HOMM 5 : 운명의 망치>는 충분히 구입할만한 값어치를 지니고 있다.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의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세계. 전략시뮬레이션 마니아들의 혼을 불태울 만한 모든 조건은 충족됐다.

 

참고로 <HOMM 5 : 운명의 망치> 역시 인트라링스를 통해 한글화될 예정이다. 필자가 PC게임을 소개할 때마다 쓰는 글이지만 정품 좀 사서 쓰자. -_-;

  • [2004-12-20]부터 [2005-12-20]일 까지 검색된 내용입니다.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