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그라나도 에스파다>를 베타테스트 때부터 1년이 넘도록 플레이 해 왔습니다. 잠시 눈을 돌려 다른 게임을 차분히 플레이해 보니 오래간만에 신선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년 말 오픈베타를 시작한 <그라센>(//game4.netmarble.net/grasen)도 마찬가지였는데요, 깊이 생각해 본 결과 상당히 즐겁게 플레이 했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리뷰를 통해 조목조목 짚어보죠. /디스이즈게임 필진 크발칸
<GE>와는 또 다른 느낌, <그라센> |
<그라센>의 이전 이름이었던 <오더 온라인>은 2004년 6월 처음으로 공개 됐습니다. 그 후 2005년 3월과 5월에 두 번의 테스트를 진행했고, 이후 2006년 2월 최종 스트레스 테스트 후 3월에 <그라센>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거듭났습니다.
사실 <그라센>이 공개 되기 전인 2월 달에는 <그라나도 에스파다>(이하 GE>의 공개도 있었기에 두 게임은 유저들 사이에서 은근히 비교의 대상이었습니다. 물론 무게감이나 스포트라이트는 <GE>쪽이 훨씬 강력하게 몰고 다녔지만 말이죠.
두 게임은 비슷한 점들이 많습니다. <GE>에 MCC(멀티 캐릭터 컨트롤) 시스템이 있다면 <그라센>에는 ‘기사단 시스템’이 있습니다. <GE>에 현재는 사라진 기획이지만 초기엔 캐릭터 거래가 예정돼 있었고, <그라센>은 캐릭터 거래를 지원하고 있죠. 앞의 두 가지를 제외하고도 <GE>와 비슷한 점들이 많지만 또 틀린 점들도 많은 게임이 바로 <그라센>입니다.
죽었을 경우 캐릭터가 투명해 지고 머리에 천사의 고리가 생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라센>이란 게임은 자신들의 색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휴먼’과 ‘임모탈’ 두 종족의 대립이 기본이 되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해서 서로간에는 끊임 없는 전쟁이 벌어지는 모습만 봐도 <그라센>은 <GE>와 다른 게임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가 다섯 명이라는 점을 감안 한다 해도 상당히 많은 유저가 플레이 중이다.
캐릭터 트레이드가 가능한 기사단 시스템
<그라센>에는 레벨이 올라갈수록 최대 5명의 동료와 함께 사냥이 가능한 ‘기사단’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한 명의 캐릭터만 사용할 수 있는데요, 레벨이 올라갈수록 최대 다섯 명의 캐릭터까지 조종이 가능해 집니다.
추가로 기사단에 속할 캐릭터를 생성하는 모습.
‘기사단’과 비슷한 ‘가문’ 시스템을 도입한 <GE>와 비교를 한다면 우선 <그라센>은 다수의 캐릭터를 조종하지만 다른 게임처럼 하나의 몬스터만 사냥하는 방식입니다. 게임을 처음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이런 사냥 방식이라면 한 명의 캐릭터를 조종하는 것과 다섯 명의 캐릭터를 조종하는 것이 무엇이 다른가?’였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캐릭터가 많아져도 몬스터 하나 하나가 강하기 때문에 ‘캐릭터 전원이 한 몬스터에 달려 들어야 사냥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컨트롤에 관해서도 상당히 난해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강력한 ‘네임드 몹’을 잡을 때 캐릭터가 많다는 점을 이용해도 이런저런 전술 혹은 전략을 이용한 사냥이 불가능했습니다.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한 <GE>의 경우에는 각 캐릭터들을 개별적으로 선택해서 유저 혼자서 중보스급 몬스터를 잡거나 위기상황의 탈출 스킬, 캐릭터에 따른 전략적인 사냥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라센>은 인터페이스상 그런 방식을 취하기에는 제한이 너무 크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물론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리더가 되는 케릭터를 지원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여전히 제약이 많은 인터페이스입니다. 그로 인해서 유저들은 대부분 원거리면 ‘원거리’, 근거리면 ‘근거리’로만 이루어진 조합에 힐러 계열을 하나 포함한 단일 조합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단일화 현상은 컨트롤의 한계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라는 걸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게임에서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근접 계열 캐릭터 네 명에 힐러 계열 캐릭터가 한 명이 포함된 조합.
(스샷제공: ID '악의손길' 님)
수많은 캐릭터를 일일이 컨트롤 해줄 수 없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인공지능이 존재하지만, 그 캐릭터만의 고유 버프를 쓰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어서 인공지능을 풀었다가 버프를 걸고 다시 인공지능을 실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은 ‘힐러’ 계열 캐릭터들에게 꼭 필요한 기능입니다. 캐릭터의 체력(HP)가 일정 수치 이상 내려가게 되면 인공지능으로 설정된 회복 스킬을 사용하기 때문에 상당히 편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그 이상의 도움을 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각 캐릭터 별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행동양식을 설정하는 창.
마지막으로 <그라센>은 자신이 키운 캐릭터들의 트레이드가 가능합니다. 이런 점은 다수의 캐릭터를 키우는데 있는 부담감을 덜어주는 시스템입니다. 특히 레벨이 올라갈수록 새로운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라도 트레이드 시스템의 도입은 좋은 선택입니다.
기대해도 좋은 '합동 스킬'과 '동족 인식 버프'
<그라센>에는 기사단에 소속된 캐릭터들에 따라 발동할 수 있는 스킬들이 있습니다. 크게 2인 이상 조합 스킬인 속성 스킬과 3인 조합 스킬인 합동 스킬이 존재 합니다.
캐릭터 협동스킬과 발동 모습.
강력한 공격 스킬과 각종 버프가 가능한 스킬도 존재 합니다. 현재는 한정적인 조합에만 적용이 된 상태이지만, 앞으로 나올 다양한 조합의 스킬들이 기대가 되는 시스템입니다.
또한 같은 종족에 한해서는 파티를 하지 않아도 버프가 다 같이 적용이 되는 점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실제 종족간의 전투가 벌어졌을 때 파티를 할 시간적 여유가 적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시스템은 정말 좋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파티를 하지 않아도 버프가 되는 모습.
위의 시스템들은 <그라센>의 최대 장점으로 생각 됩니다. 특히 합동 스킬의 경우 기사단뿐이 아니라 군단에 속했을 때 군단원들도 합심해서 시전할 수 있는 '군단 스킬'도 등장하면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
'누가 먼저인가?' 보다 중요한 것
<그라센>을 하면서 상당히 오랫동안 생각 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유저들이 <GE>와 <그라센>을 비교할 때 발생할 일들에 대해서 입니다. 분명 ‘누가 먼저인가?’ 또는 ‘그다지…’라는 평가를 내시는 게이머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가 아니라 각 게임들을 정말 즐겁게 즐기는 유저들의 선택입니다. 어떤 게임이 되었든 자신이 즐기고 있는 게임이야 말로 최고가 아닐까요? 좋은 게임 나쁜 게임을 떠나서 게임을 진심으로 즐기는 유저들이 마지막 승자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