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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밖의 즐거움! 쿵파 1차클베 체험기

안정빈(한낮) 2007-02-06 14: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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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대하면서 가장 저지르기 쉬운 실수 중 하나가 바로 겉모습만으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판단해 버리는 일이다. 굳이 필자가 일일이 예를 들지 않더라도 첫인상만 보고 섣부른 판단을 내리다 뒤늦게 후회해 본 경험이 다들 한 두 번쯤 있을 것이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그래픽만을 보고 시작한 게임이 정작 별 내용도 없는 ‘빛 좋은 개살구’인 경우가 있는 반면, 첫 인상에서 연상되지 않았던 즐거움을 찾게 되는 때도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쿵파>처럼 말이다/디스이즈게임 필진 한낮


 

■ 치열한 심리전의 감칠맛

 

사실 그래픽이니 뭐니 언급하기 이전에 <쿵파>라는 타이틀 자체가 생소한 유저가 많을 것이다. 잠시 설명을 하자면 <쿵파>란 엔도어즈에서 개발하고 넥슨에서 서비스하는 캐주얼 대전액션게임으로 과장된 액션과 우스꽝스러운 캐릭터가 특징이다.

 

물론 우스꽝스러움의 기준은 개인의 재량에 맡겨둔다.

 

여기까지야 이미 나와 있는 캐주얼 액션게임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정작 <쿵파>의 진정한 장점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순간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심리전이다.

 

쿵파의 전투는 가드, 펀치, , 그리고 잡기를 통한 아주 단순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물론 펀치와 킥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콤보를 만들 수 있지만, 이 역시 몇 번만 플레이해보면 쉽게 패턴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패턴은 단순하다. 어디까지나 패턴은 말이다.

 

그러나 공격 패턴이 단순한 반면 공격 사이의 딜레이가 매우 크고, 빈틈이 확실하게 보이는 까닭에 호쾌함만을 강조한 ‘공격 일변도형의 액션게임’과 달리 주로 상대방의 수를 읽는 심리전을 펼치게 된다. 특히 빈틈의 경우 기본적인 킥 2연타 이후에도 눈에 보이는 딜레이가 존재할 정도여서 무작정 달려들었다간 큰 코를 다치게 된다.

 

게다가 상·중·하단 공격이 따로 존재하고 각 공격 간의 상성이 뚜렷하게 정해져 있기 때문에 단순한 패턴의 공격만으로도 서로 수를 겨루는 ‘짜릿한 심리전’을 즐길 수 있다.

  

보기에는 전혀 아니지만 계속 생각하며 싸워야 한다.

 

 

■ 전략적인 라인이동의 변수

 

<쿵파>의 심리전에 불을 지피는 것이 전략적인 라인이동과 막강한 변신시스템이다.

 

각 맵은 마치 기존의 <아랑전설> 시리즈와처럼 최대 3개까지의 라인을 넘나들며 배틀을 벌일 수가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런데 서로 다른 라인의 적을 공격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라인이동 자체의 딜레이도 거의 없기 때문에 눈치 채지 못하게 적을 포위하거나 변신한 적을 피해 시간을 끄는 등 보다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진다.

 

 

맵의 크기에 따라 1~3 라인이 존재한다.

 

다만, 라인이동을 견제할 수단이 전무하다보니 상대방의 체력을 조금만 깎아놓은 채 게임이 끝날 때까지 도망만 다니거나 개인전에서 다른 플레이어의 체력이 떨어지길 기다리며 라인이동만 반복하는 ‘비매너 플레이’가 자주 벌어진다는 부작용도 있다.

 

라인이동에 약간의 딜레이를 두거나 다른 라인의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는 한 두 가지 정도의 기술을 추가했으면 좀 더 좋아질 것이다.

 

 

■ 막강한 변신, 그러나 너무 강했다?

 

공격을 하거나 데미지를 입을 때마다 차오르는 분노게이지를 활용한 변신 역시 라인과 더불어 <쿵파>의 전략성을 높여주는 또 하나의 요소다. 게임 초반에는 무엇으로 변할지 모르는 랜덤 크리스탈 하나만이 주어지지만 이후 상점을 통해 정품(?) 크리스탈을 구입, 최대 3종류까지 원하는 모습을 골라 변신할 수 있게 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변신 후에는 전보다 ‘말도 안 될 정도’로 공격력이 강해지며, 화면의 절반 이상을 공격하는 필살기를 사용하는 등 변신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호쾌한 손맛을 느낄 수도 있다.

 

변신은 제한시간이 정해져있는데다가 운이 없다면 거북이로 변해 상대방의 샌드백이

되어주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변신 후의 능력, 특히 필살기의 위력이 지나칠 정도로 강한 탓에 기존의 장점이었던 뛰어난 심리전이 무용지물이 돼버린다는 것이 흠이다.

 

실제로 필자가 플레이했던 스테이지의 90% 이상은 오로지 변신 후에 난사하는 필살기로 얼마나 많은 적을 쓰러뜨리느냐에 따라 승패가 정해졌을 정도다.

 

게다가 변신을 위한 게이지가 워낙 쉽게 모이는 탓에 8인이 한 방에서 게임을 하면 전략 따위는 집어치운 채 모두 함께 옹기종기모여 필살기만 남발하는 결코 ‘아름답지 못한’ 풍경도 자주 보게 된다.

 

8명이 모이면 반드시 누구하나는 변신 중이라고 봐도 된다.

결국 필살기로 시작해서 필살기로 끝나는 게임.

 

호쾌한 손맛과 잔재미들을 위해 변신과 필살기라는 요소를 집어넣은 것은 좋았지만, 이에 지나치게 의존한 탓에 기존의 짜임새 있던 전투의 장점이 무너진다는 것이 다소 아쉽다.

 

 

■ 불완전하지만 가능성은 있다!

 

서문에도 썼듯이 <쿵파>는 ‘스크린샷만으로는 그 진면목을 알 수 없는 게임’이다. 특히 간단한 기술만으로도 즐길 수 있는 심리전과 의외로 짜임새 있는 전투는 조금만 과장을 붙이자면 캐주얼  격투게임의 정석이라도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물론 아직까지 변신이나 라인이동 등의 시스템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는 있지만 <쿵파>는 이제 막 첫 번째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마쳤을 뿐이다. 그것을 감안한다면 <쿵파>에게는 지금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한 기대를 걸만한 값어치가 있다.

  

정작 변신 후의 공격패턴이 더 단순해진다는 것도 문제점 중 하나!  

 

이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취향이나 플레이스타일에 따른 캐릭터의 성장이나 선택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는 점과 유저들의 첫 인상을 결정지어줄 그래픽에도 보다 많은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는 점이 아쉽다.

 

다음 테스트에서는 이 같은 면들도 조금 더 고려하여 보다 나아진 <쿵파>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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