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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체험기] 홀릭에 '홀릭'할 만한 요소는?

홀릭, 프리 클로즈 베타 테스트 체험기

끼석사마 2007-02-12 10:57:38

엠게임의 2007MMORPG 기대작 중 하나인 <홀릭> 2번에 걸친 클로즈베타테스트에 이어 최근, 3차례의 프리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이 게임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던 뮤지컬 방식의 특이한 홍보 동영상으로 테스트에 들어가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주목과 기대를 받아왔는데요.

 

하지만 지난해에 실시했던 2차례의 클베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을 보여줘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프리 테스트에서는 과연 지금까지의 악평을 불식시켰을까요?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임의 1차 클베 체험기를 작성했던) 디스이즈게임 필진 끼석사마

 


 

동화책을 읽어주는 듯한 프롤로그와 독특한 시작

 

게임의 컨셉을 살리기 위한 방편일까요? <홀릭>에 처음 접속하니,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프롤로그 형식의 동영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린이들의 동화책과도 같이 꾸며 놓은 화면구성이 신비한 세계를 모험한다는 이 게임의 컨셉과 잘 어울리더군요.

 

할아버지 할머니가 동화책을 읽어주는 듯한 분위기의 연출. 작렬하는 개그 센스도 인상 깊었습니다.

 

이런 프롤로그를 보고 나면 드디어 게임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캐릭터를 생성하고 게임에 접속하니 자칭 교관이라고 하는 어떤 여자아이가 다짜고짜 싸대기를 날리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정신 바짝 차리고 게임하라는 의미일까요?) 이런 식으로 처음을 장식하다니 나름대로(?) 신선한 맛이 있었습니다.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다짜고짜 싸대기 한 방! 아버지한테도 맞아본 적이 없는데! ()

 

 

눈이 즐거운 게임, <홀릭>

 

<홀릭>이 내세우는 장점 중 하나인 동화풍의 화사한 그래픽은 이전 클베 때보다 확실히 업그레이드되어 있었습니다. 대충 만든 티가 역력했던 필드의 메시지도 멋진 디자인으로 바뀌었고, 그로테스크한 모습을 보여줬던 필드 몬스터들도 동화나라라는 컨셉에 맞게 귀여운 모습으로 새롭게 디자인되었습니다. 뭐라고 할까요 좀 더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다고나 할까요?

  

<홀릭>의 최대 장점인 그래픽은 여전히 건재! 이렇게 세세한 부분까지 제대로 표현해내는 게임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랬던 필드 메시지가 요렇게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몬스터들도 귀여워졌습니다. 1차 테스트 때의 괴이한 몬스터들과는 천지차이!

 

이 밖에도 게임은 캐릭터들을 꾸며줄 의상 아이템들이 전보다 대폭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 게임 최고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리얼한 액션 포즈도 새로운 것들이 많이 추가되었습니다. 캐릭터가 사실적인데다 귀여우며, 액션 포즈까지 다양한 것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 보니 <홀릭>은 이런 저런 의상을 입혀가며 여러 가지 액션을 취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인형을 가지고 노는 듯한 그런 재미가 있다고나 할까요?

 

여러 가지 의상 아이템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짜리 몽땅 코사레의 마빡이 춤을 감상하시라~ 이걸로 마빡이 개그 한 편 찍어봐도 될 듯.

 

 

아직도 고쳤어?

 

많은 부분이 새롭게 바뀐 <홀릭>이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도 많았습니다. 특히 이전 테스트에서 지적되었던 문제들 중 상당수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은 너무나도 아쉽게 느껴집니다.

 

심각한 수준의 랙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번 프리 테스트에서 동시접속자 수가 과연 몇 명까지 기록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적어도 필자가 플레이하는 동안에는 접속자 수가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랙 현상이 매우 빈번하게 일어났던 것입니다.

 

특히 저녁 시간대에는 지난 1차 클베 당시와 비교해도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1차 때야 말 그대로 첫 테스트이니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다지만, 아직까지 이렇게 심각한 랙 현상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큰 문제입니다.

 

날 좀 움직이게 해주세요!

 

아직 기본 토대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직업간 밸런스 문제도 심각합니다. 이전 테스트에도 밸런스는 문제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밀리 직업은 지나치게 튼튼하고, 캐스팅 직업은 지나치게 허약하다는 식의 문제가 눈에 띄었습니다. 같은 레벨의 몬스터를 잡는데 밀리 계열은 피해가 거의 없는 반면(피해를 입어봐야 다음 몬스터를 잡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회복됨), 캐스팅 계열은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겨우겨우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파티 사냥을 하면 어느 정도 문제점이 해소되긴 합니다만, 파티플레이는 파티플레이 나름대로 전사나 사제 외의 타 직업이 소외 받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파티를 해도 어차피 각자 흩어져서 사냥할 뿐.

 

밋밋한 전투 역시 문제입니다. 예전의 1차 클베 때보다는 나아진 것 같은데, 여전히 손맛을 느끼기 힘든 수준이었습니다. 전투 장면을 묘사하는 그래픽과 사운드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 드니 타격감이라곤 찾아 볼 수가 없더군요. <홀릭> 역시 기존의 MMORPG들처럼 대부분을 사냥하는 것으로 보내야 하는데 전투가 이리 밋밋해서야….

 

어색한 전투 동작, 현실감 없는 사운드만으로도 감점감인데, 이 두 개가 조화되지도 않습니다.

 

 

이게 필요한데요?

 

한편, 대체 무슨 용도로 사용하라고 집어넣은 건지 알 수가 없는 애매모호한 시스템들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콤보 릴레이가 바로 그런 예 중 하나인데요. (콤보릴레이란 파티를 맺은 유저들이 하나의 몬스터를 상대로 돌아가며 스킬을 사용하면 스킬의 위력이 높아지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여럿이서 하나의 몬스터를 같이 잡는 것보다 파티 결성 후 뿔뿔이 흩어져서 각자 사냥하고, 추가 경험치만 얻는 식의 사냥이 훨씬 효율이 좋기 때문에 이 콤보 릴레이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어차피 따로 사냥하는데 콤보 릴레이가 무슨 소용이 있나요?

 

이번에 새로 추가된 ‘달구지안’이란 전투용 펫(펫이라기보단 전투를 보조하는 소환수란 개념이 더 강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명색이 전투용임에도 불구하고 공격력과 방어력, 체력 등이 낮아 전투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고, 너무 잘 죽는 바람에 오히려 잔손이 더 많이 가는 존재거든요.

 

레벨업을 할수록 강해진다지만 약해서 키우기도 힘들고, 힘들게 레벨업을 시켜도 눈에 띌 정도로 강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펫으로 데리고 다닐 정도로 귀여운()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내가 말이야, 널 데리고 다녀야 될 이유를 모르겠다.

 

하지만 이 두 가지는 지금 이야기 할 잡 체인지(아직 시스템 이름 미정)에 비하면 새 발의 피입니다.

 

이 시스템은 레벨 10 이후에 게이머가 자신의 주직업 외에 또 다른 부직업을 따로 선택하고, 이후 자유롭게 주직업과 부직업을 전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리니지 2>서브 클래스 시스템을 떠올리면 딱 입니다)

 

문제는 주직업과 부직업 사이에 연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홀릭>의 잡 체인지는 두 직업 사이의 경험치나 레벨 공유는 물론, 다른 직업의 스킬 사용도 ‘불가능’합니다. 이건 마치 두 직업의 캐릭터를 로그아웃 로그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꿔 키우는 듯 하더군요. (더불어 레벨 노가다도 2!) 대체 이 시스템을 왜 만들었나요?

 

부직업이 어디 쓸모 있냐고? ~무 쓸모 없어!

 

 

대체 뭐가 신나는 모험인 것일까?
 
 

<홀릭>(Holic)이란 영어는 특정 명사 또는 동사에 붙여 사용하는 것으로 ‘~중독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령 ‘슈어홀릭’이라면 ‘구두중독자’라고 해석하죠. 게임의 제목을 <홀릭>이라고 지은 이유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그 이유 중에는 ‘많은 유저들이 이 게임의 중독자가 되기를’이란 의미도 담겨 있을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홀릭>하면 좋을까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적어도 필자는 이 <홀릭>이란 게임에 <홀릭>(중독)될만한 부분을 찾지 못하겠습니다.

 

<홀릭>의 그래픽은 정말 훌륭합니다. 세련됨과 세심함이 모두 엿보이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그래픽이라는 것은 유저가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게임이라는 건물’의 주춧돌이자 대들보와도 같은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필자는 이 게임의 첫 번째 클로즈 베타 테스트 당시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눈에 띔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기대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어떤가요? 비록 주춧돌과 대들보가 훌륭하지만, 그 위에 올려진 기둥과 지붕 등은 제각기 들쭉날쭉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컨텐츠가 부족하고, 이 게임만의 독특한 시스템도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밸런스 역시 잡히지 않았고, 서버 상태도 엉망입니다. 이 밖에도 이곳 저곳에 부족한 점이 눈에 띕니다. 그런데도 게임사는 이번 프리 클로즈 베타 테스트 이후 조만간 주민들(유저)을 입주시킨다고(오픈 베타) 합니다. 하지만 과연 주민들이 잘 살던 예전 집을 버리고 이 <홀릭>이라는 건물로 이사를 올까요? 뭘 보고?

 

부디 필자의 이런 걱정이 기우에 그치고, 오픈 베타 테스트 때는 보다 나아진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합니다.

 

유저들이 이 캐릭터들을 선택할 수 있도록 분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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