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캐주얼 게임이 오랜 시간 동안 게이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다는 것. 그것도 저연령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는 ‘레이싱’ 캐주얼 게임이 오픈 베타 후 1년이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높은 인기를 누린다는 것은 보통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 어려운 일을 멋지게 해내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웬만한 중대박 MMORPG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게임이 있습니다. (최대 동시접속자수 6만 - 업체 발표자료) 바로 지난 2005년 10월에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고, 2006년 1월에 부분 유료화를 단행했던 ‘신개념 액션 달리기 게임’ <테일즈런너>가 그 주인공입니다.
<테일즈런너>는 대체 어떤 게임이길래 이렇게 ‘소리소문 없이’ 강한 것일까요?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00m를 20초에 주파하는) 디스이즈게임 깨쓰통
레이싱이지만 ‘달리기’ 입니다
<테일즈런너>는 캐주얼 레이싱 게임이라지만 독특하게 ‘달리기’를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즉, 자동차 같은 탈 것을 사용하지 않으며 오직 ‘두 다리’만을 이용해 경주를 벌인다는 뜻입니다. 굳이 기존에 나와있던 다른 게임과 비교하자면 세가의 <소닉 R>과 유사한 형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덕분에 <테일즈런너>는 다른 레이싱 게임에서 볼 수 없는 다채로운 액션을 보여줍니다. 맨몸으로 뛰는 게임의 특징 덕분에 점프도 할 수 있고, 줄에 매달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허들경주에서는 점프를 통해 허들을 뛰어넘어야만 합니다.
실제로 게임에 등장하는 맵을 보면 단순히 밋밋하게 달리기만 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각종 장애물들을 피하고, 캐릭터의 진로를 방해하는 적을 밟아서 물리치며, 위치가 수시로 바뀌는 움직이는 블록을 밟아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 식의 ‘액션 아케이드 게임’ 같은 구성을 보여줍니다.
이 게임은 ‘가장 먼저 골인 지점에 들어간 게이머가 승리한다’는 레이싱 적인 요소를 빼면, 오히려 <슈퍼마리오>나 <소닉> 쪽에 더 가깝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단순한 형태의 레이싱 게임들과는 확실하게 차별화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해진 규칙대로 움직이는 블록을 순서대로 밟아서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 ‘블록 맵’. 이제 레이싱인지, 액션 아케이드인지….
다양하고 풍부한 맵과 모드
<테일즈 런너>는 ‘동화’를 테마로 삼은 게임입니다. 그런 만큼 ‘흥부와 놀부’, ‘개구리 왕자’, ‘잭과 콩나무’ 같이 동화를 소재로 한 맵이 많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들 맵 하나하나가 사실상 별도의 분리된 게임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플레이 방식과 구성이 다채롭다는 점입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1등을 해야만 승리한다’는 것은 다르지 않습니다)
일례로 설원을 배경으로 한 ‘설녀’ 맵 같은 경우에는 마치 스노우보드 게임을 즐기는 것과 같은 기분으로 스키를 타고 산 정상에서 빠른 속도로 내려가야 합니다. 스키를 타는 만큼 뒤로 후퇴할 수 없으며, 게이머들 마음대로 캐릭터 방향을 자유자재로 틀 수도 없습니다. 비록 ‘트릭’까지는 사용할 수는 없지만, 실제 스노우보드 게임과 같은 스릴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노우보드 게임 같은 구성을 보여주는 ‘설녀’맵.
최근에 추가된 ‘스핑크스’ 맵은 단순한 달리기 외에 게이머의 암산 능력으로 승부를 겨루는(?) 굉장히 독특한 방식을 선보입니다. 스핑크스가 내는 산수 문제를 재빨리 계산해서 딱 맞는 정답 통로로 진행하지 않으면 가장 빠르게 달렸다고 해도 승리할 수 없다는 규칙을 갖고 있습니다.
스핑크스가 낸 산수 문제의 답이 적혀 있는 방으로 들어가야 다음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스핑크스’ 맵.
그리고 <테일즈런너>의 가장 대표적인 게임모드 중 하나인 30인 대전(서바이벌 모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모드는 최소 9명에서 최대 30명의 게이머가 뒤에서 쫓아오는 보스 캐릭터의 방해를 피해 전진해야만 한다는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쫓아오는 보스캐릭터의 방해공작을 피한다는 것이 웬만한 콘솔 액션 게임 저리가라 수준의 긴박감과 재미를 선사합니다.
뒤에서 쫓아오는 보스 캐릭터의 방해공작(전기파, 불덩이 등)을 피해서 골인지점까지 ‘꽁무니 빠지게’ 뛰어야 하는 30인 대전. 초반에는 이렇게 쉽게 피할 수 있지만…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장난이 아닌’ 난이도를 보여줍니다. (-_-)
오래 즐길 이유가 확실하다!
대부분의 캐주얼 게임들은 ‘오래 즐기기 힘들다’라는 문제를 공통적으로 안고 있습니다. 게임의 컨텐츠가 아무리 많고 다양하다고 해도, 그 수는 한정되어 있기에 ‘특별한 동기’가 없다면 결국 모두 지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테일즈런너>는 이런 문제를 ‘연금술 시스템’으로 극복하고 있습니다. 게임에서는 한 판을 즐기면 맵 별로 준비되어 있는 5종류의 카드 중 하나를 무작위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카드를 많이 모아서 정해진 ‘레시피’대로 조합하면 다양한 특수 장비 아이템들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각 맵 별로 5종류의 카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한 판 즐기면 이들 카드 중 하나를 무작위로 받을 수 있습니다.
정해진 레시피대로 카드를 모아서 조합하면 특별한 아이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게이머가 원하는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별로 인기가 없는 맵이라고 해도 여러 번 플레이를 해야 합니다. 즉, 이런 연금술 시스템은 게이머들로 하여금 다양한 맵을 계속해서 즐기도록 하게 하는 일종의 동기부여 역할도 확실히 하고 있습니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커뮤니티 공간 - 공원
<테일즈런너>는 오픈 이후 지금까지 꾸준하게 계속 업데이트를 해왔습니다. 그런 만큼 게임 속의 컨텐츠 다양성과 완성도는 수준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메뉴가 구현되어 있습니다)
최근 게임은 ‘공원’ 시스템을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이는 수백 명의 게이머들이 한 공간에서 뛰어 놀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말합니다. 이곳에서는 경주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캐릭터를 컨트롤할 수 있으며, 다른 게이머들과 채팅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구현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은 ‘놀거리’가 많이 부족한 편이지만 향후 이 안에서 미니게임들이 많이 추가될 예정이며, 또한 퍼블리셔인 나우콤이 자사의 방송서비스 ‘아프리카’와의 연동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공원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게이머들이 한 공간에서 뛰어 놀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인 공원.
아직 놀거리는 많이 부족하지만, 차후 기능들이 많이 구현되면 새로운 개념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확실히 자리잡을 수 있을듯합니다.
이제 슬슬 결론을 내려볼까 합니다. ‘신개념 액션 달리기’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나우콤의 <테일즈런너>는 나온 지 1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개념’ 이라고 할 정도로 다른 온라인 레이싱 게임과 차별화되는 독특한 요소들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습니다
독특함과 개성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다른 말로 ‘생소하며, 접근하기 힘들다’라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게임의 초보자용 맵은 철저하게 손쉽게 즐길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처음으로 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적응하는 데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습니다.(사실 이는 오픈 이후, 개발사가 수십 번 밸런스를 조절한 끝에 얻어낸 결과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완벽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우선 공원이 구현됐다고는 하지만 게임은 여전히 ‘길드 시스템’ 같은 커뮤니티 시스템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또한 초보자용 맵과 일부 상급자용 맵의 난이도가 너무 심하게 차이 난다는 것과 같은 밸런스 문제도 아직은 완벽하게 조절되지 않습니다.
<테일즈런너>는 아직까지도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는’ 게임입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게임의 독창성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완성도를 높여 나가기를 기대해봅니다.
꾸준히 밸런스 패치를 해서 지금은 괜찮지만, 오픈 초기에는 정말 초보 게이머들은 제대로 즐길 수 없을 정도로 난이도가 높았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다른 게이머들을 밟고, 밀쳐서 넘어뜨리는 것과 같은 ‘사악한’ 플레이를 많이 구경할 수 있습니다.(-_-.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