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까말까’란?] 하루가 멀다고 홍수처럼 쏟아져나오는 모바일게임 중 어떤 게임을 골라야 잘했다고 소문이 날지 고민되는가? 다양한 성향의 디스이즈게임 기자들이 직접 신작을 플레이해보고 내린 ‘돌직구’ 평가를 보고 결정해보자. ‘게임을 할까, 말까? 유료 구매를 할까, 말까?’ 말이다.
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RPG를 마치 <풋볼 매니저>처럼 풀어낸 게임성이 돋보이는 <RPG매니저>다. 카드형태로 구성된 각 캐릭터 카드를 모아 5명으로 한 파티를 구성하고, 각종 던전을 클리어하며 육성할 수 있다. 디스이즈게임 기자들은 <RPG매니저>를 계속 할까, 말까?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개발: 우주 | 유통: CJ E&M 넷마블 | 출시일: 2013년 7월 29일 | 다운로드: 구글
■ <RPG매니저>는 어떤 게임?
다양한 종족과 직업을 가진 카드 수집: <RPG매니저>에는 다양한 종족과 직업을 가진 카드가 나오는데, 이 카드가 곧 내 캐릭터가 된다.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카드를 뽑아 모은 뒤, 5명으로 파티를 구성해 전투를 하게 된다.
시뮬레이션으로 풀어낸 RPG: 보통의 RPG는 턴 방식으로 전투를 하더라도 언제 어떤 스킬을 쓰거나 아이템을 사용할지 유저가 조작할 수 있었지만, <RPG매니저>는 그렇지 않다. 미리 파티와 성향 등을 설정해 놓으면 전투에서 유저가 하는 일은 싸움을 지켜보는 것뿐이다.
카드 육성과 PvP: 일반적인 던전에 입장해 전투를 진행하면 카드들의 경험치 얻을 수 있어 성장을 위해 던전 전투가 필요하다. 대신 일반적인 던전에서는 골드를 얻을 수 없다. 특별한 입장권이 필요한 고급 던전을 돌거나 현상금 사냥, PvP를 통해 골드를 얻어야 한다.
■ TIG 기자들의 막나가는 ‘돌직구’ 평가
안드로이드, 갤럭시 S4, 덱 구성(전설 1, 영웅 1, 정예 3), 결제액 5만 원
스무 살 무렵,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에 심하게 빠져 식음을 전폐했음. 레이드는 물론 투기장과 전장도 매우 심도 있게 즐겨 이후 모든 게임에서 PvP를 좋아하게 됐다. 그러나 막상 <WoW>만큼 재미있는 PvP를 찾지 못해 정말 제대로 즐긴 것은 <WoW>가 처음이자 마지막.
<RPG매니저>의 첫 느낌은 ‘어? 이거 와우?인데…’. 과연 <RPG매니저>는 어떤 게임일까?
“시작은 창대했으나 그 끝은…. 잘 만들었다고 보기엔 2% 부족하다.”
<RPG매니저>는 기본적으로 TCG이나 상당량의 RPG 개념을 가미한 게임이다. 전투에 ‘탱딜힐’ 방식을 채택하고 같은 직업에 두 가지 다른 특성을 부여했으며, SP(스킬 포인트)를 통해 스킬 특화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는 등 세팅의 폭을 넓혔다. 게다가 카드의 종족과 등급도 각기 다르니 수 백, 수 천 가지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얘기다.
선택할 수 있는 카드의 종류가 많다는 것은 장점이자 곧 단점이 된다. 여러 가지 조합으로 전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장점이나 카드를 강화하거나 등급을 올리는 데는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RPG매니저>의 카드 조합은 베이스 카드와 재료 카드의 등급이 같은 것을 전제로 종족 또는 직업, 또는 세 가지 조건이 모두 같을 것을 요구한다. 그런데 카드의 종류가 너무 많다 보니 같은 등급이면서 종족이 같거나 직업이 같은 카드를 구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최하 등급의 카드라도 생쥐 눈물만큼 모이는 게임 내 골드나 캐시 아이템을 사용해야 뽑을 수 있다.
카드 레벨업은 전투 경험치로 이뤄지는데, 가장 높은 등급인 전설 카드 레벨업은 굉장한 ‘반복작업’을 요구한다. 이건 마치 <WoW>를 할 때 세력 평판 작업을 위해 온종일 ‘영던’을 도는 느낌. 다섯 명이 함께 파티를 맺고 음성 채팅을 하면서 해도 지루한데 어마어마한 열을 내뿜는 스마트폰을 쥐고 몇 시간씩 혼자서 이 작업을 하는 건 상당한 고역이었다.
세이야는 이 게임을 계속 할까, 말까? 그리고 제 점수는요!
안 한다. 카드 획득 및 레벨업에서 오는 심력 소모가 너무 심하다. 굳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할 필요가….
45점. 카드 조합과 공략의 재미를 살린 것에 50점, 흔치 않은 동화풍 일러스트와 고퀄리티 인터페이스, 공들인 사운드에 10점, 사람을 지치게 하는 레벨업과 짜디짠 보상에 -15점.
패널 댓글(Pannel Comment)
심트롤: 돈을 내서 좋은 카드를 뽑아도, “강해졌다”는 기분이 안 들더라….
달식: 결제를 해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구나….
전설 카드, 전설 카드. 부르다가 죽을 그 이름이여….
안드로이드, 갤럭시 S2, 덱 구성(정예 2, 숙련 2, 견습 1), 결제액 5,000 원
특이한 콘셉트나 시스템이 돋보이는 게임에 유독 끌린다. 그래서 <발차기공주>나 <매드아콘>처럼 뭔가 독특한 점이 있다면 재미있게 즐긴다. 더불어 <프로야구 매니저>나 <풋볼 매니저> 같은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도 매우 좋아한다. 다만, RPG처럼 시간을 오래 들여야 하는 게임은 그리 오래 붙잡고 있지 못한다. <RPG매니저>는 달식의 마음을 붙잡았을까?
“기본 콘셉트는 괜찮다. 하지만 파티 육성 따로, 골드 벌이 따로?”
RPG를 카드 게임이나 매니지먼트 게임처럼 풀어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전투 중에 직접 조작을 할 수 없다는 점이 거슬리기는 하지만, 카드를 모으고 육성해서 파티를 만들고 경영하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최근 쏟아지는 미소녀 대신 타로 카드 느낌의 그래픽 콘셉트라 호감이 갔다.
하지만 재미를 반감시키는 과도한 반복 플레이는 그 정도가 심하지 않나 싶다. 어차피 스태미나 개념이 없어 무한정 전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전투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경험치가 적다는 것도 이해하겠다. 하지만 캐릭터 육성을 위한 던전 따로, 골드 수급을 위한 현상금 사냥 따로라 지나치게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 심지어 캐시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으면 전투를 빠르게 진행시킬 수도 없어 더욱 답답하다.
기본적으로 휴대폰을 켜 놓고 두세 시간 이상 전투만 계속 돌리면서 카드를 육성하게 되는데, 새로운 카드를 얻으면 또 난관이다. 새로 뽑은 카드가 등급이 높거나 종족 특성이 잘 어우러져 있어서 쓰려고 하면 카드 육성에 또 엄청난 시간을 들여야 한다. 게임에서 카드를 계속해서 뽑도록 유도했는데, 골드 모이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수집의 재미와 의욕이 반감된다.
때문에 게임의 핵심 재미라고 할 수 있는 PvP에 이르기 전에 캐릭터 육성과 수집을 하다가 지쳐버린다. 전체적으로 게임 콘셉트는 괜찮았지만, 콘텐츠를 즐기는 데 너무 답답해서 결제의 유혹을 느끼기도 전에 지쳐버렸다. 하다 못해 일반 던전에서도 골드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달식은 이 게임을 계속 할까, 말까? 그리고 제 점수는요!
안 한다. 콘셉트가 좋으면 뭐하나. 골드 파밍하다가 지쳤다.
60점. 카드 형태로 풀어낸 RPG에 매니지먼트 게임의 요소를 더한 콘셉트에 80점, 캐릭터 조합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에서 10점, 쥐꼬리만큼 모이는 골드 때문에 밀려오는 답답함에 -30점.
패널 댓글(Pannel Comment)
심트롤: PC용 온라인게임으로 나왔다면 모를까, 모바일게임 치고는 좀 가혹한 것 같다.
세이야: 영웅 카드를 열심히 키우다 뽑기로 전설 카드를 얻었는데, 기쁨보단 막막함이 먼저 느껴졌다.
경험치와 골드를 모두 얻을 수 있는 고급 던전에서도 골드 획득량은 얼마 되지 않는다.
골드로 고급 카드팩을 구매하려면 3500골드를 모아야 한다.
안드로이드, 갤럭시 S2, 덱 구성(영웅 1, 정예 3, 숙련 1), 결제액 1만 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보다는 돈을 쓰더라도 깊게 파고들 수 있는 게임을 원함. 시간이 많이 필요한 ‘반복 플레이’는 돈으로 해결하려는 성향이 있지만, 그것도 사이즈를 재보고 투자(?)하는 스타일.
“뜨거워도 너무 뜨겁다.”
기본적인 부분이 아쉽다. 우선 폰트 크기가 작다. 조금 더 큼직하게 만들었어도 됐을 텐데, 작은 화면을 쓰는 플레이어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 같다. 갤럭시 S2가 작은 화면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폰트 크기가 거슬리는 것을 보니, 아이폰 유저들은 더 신경 쓰이지 않을까 싶다.
발열 역시 무시 못하겠다. 계산할 게 많거나, 그래픽이 괜찮은 게임일수록 발열이 심하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RPG매니저>는 발열이 정말 심하다. 전투에 돌입하면 아군과 적군의 덱들이 쉴 새 없이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싸우는데, 딱 30분만 플레이해도 ‘뜨겁다’고 느껴질 정도. 물론 그만큼 배터리도 매우 빨리 소모된다.(콘센트에 꽂아서 충전해도 배터리가 줄어든다)
지나친 발열은 게임 플레이에도 영향을 준다. 이 게임은 덱을 육성해야만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 여러 사냥터를 돌거나 한 지역에서 반복 사냥을 해줘야 했다. 결국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건데, 휴대폰이 견뎌주질 못한다. 행여나 구형 휴대폰이라서 그런가 싶어서 동료의 휴대폰(갤럭시 S4)으로 플레이해 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게임 구성은 괜찮다. 똑같은 카드가 있어야만 카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골드가 벌기 힘들어서 돈을 쓰더라도 재밌으면 상관없다. 전투마다 파티 구성을 신경 써야 한다는 점과 ‘매니저’라는 이름답게 자동 전투로 해결한다는 점 역시 마음에 든다.
그런데 역시 문제는 발열. 플레이타임이 길어서 생기는 양날의 검 같은 문제다. 모바일게임의 매력은 이동 중에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무더운 여름에 30분만 지나도 지나치게 뜨거워지는 휴대폰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건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심트롤은 이 게임을 계속 할까, 말까? 그리고 제 점수는요!
안 한다. 여름인 것만으로도 충분히 덥다. 굳이 휴대폰 온도를 35도까지 달궈주는 게임(직접 재봤다)은 부담스럽다.
40점. 번거로운 전투 과정을 삭제하고 매니저 기능만으로도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한 부분에는 괜찮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다만 게임을 오래 해야 성장할 수 있는데, 그 과정이 쾌적하지 못하다. 게임성은 60점, 발열로 인한 접근성 하락 때문에 -20점.
패널 댓글(Pannel Comment)
달식: 주말에 프로야구 경기를 보면서 3시간쯤 돌렸다가 휴대폰이 어떻게 되나 걱정돼서 게임을 종료했다. 모바일게임에 스태미나 개념 대신 (하드웨어) 피로도 개념을 도입하다니.
세이야: 뜨거워도 너무 뜨겁다. 휴대폰이 걱정될 정도로 달아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