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씨의 막나가는 리뷰’란?] 다양한 성향의 디스이즈게임 기자들이 모여 최신 모바일 게임을 즐겨보고, 느낀 바를 각자의 주관을 듬뿍 담아 솔직담백하게 리뷰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기존의 예의 바르고 객관적인 리뷰는 찾기 어렵지만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기자가 쓴 리뷰는 독자에게 오히려 ‘이 게임이 정말 재미있는지’를 알려주는 좋은 평가기준이 될 것입니다.
오늘 소개할 신작은 쏘뉴가 개발하고 아프리카TV가 서비스하는 ‘본격 치킨 튀기기 게임’ <아이러브치킨 for Kakao>(이하 아이러브 치킨)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먹거리를 내세운 <아이러브치킨>을 플레이해 본 디스이즈게임 기자들은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요?
■ <아이러브치킨>은 어떤 게임?
유기농(!) 치킨집 경영 게임. 농장에서 직접 닭, 채소, 과일을 수확해 다양한 치킨을 요리해 파는 소셜게임. ‘김 부장’과의 마찰로 회사를 그만둔 주인공이 치킨집을 차린다는 깨알같은 오프닝은 덤.
별의별 치킨을 튀겨서 판매하자! 통닭, 순살치킨, 후라이드치킨, 양념치킨, 닭강정, 치킨버거 등등 온갖 치킨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샐러드로 치킨 무, 음료수로 콜라를 만들어 끼워파는 것도 가능. 단, 맥주는 없다.
iOS, 아이폰 4, 23 레벨, 결제액 5만 원.
경영을 좋아하는 유저. ‘사장님’ 기분을 낼 수 있는 있는 게임이라면 마다하지 않는다. 특히 다양한 물건을 만들고 판매하는 재미가 있고, 가게나 마을을 확장했을 때 획기적인 변화가 생겨난다면 금상첨화. 가게에서 손님이 넘쳐나고 생산설비가 활발히 돌아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표현된다면 귀찮은 걸 감수하고 매달리는 성격.
“치킨집 사장님 기분을 내는, 그 맛에 플레이”
처음에는 이 게임이 어렵게 느껴졌다. 치킨을 만들려면 농장에서 닭을 기르고 채소, 과일도 수확해야 한다. 필요한 재료량을 생각해 채소밭, 닭장, 과일 나무를 배치하지 않으면 특정 재료만 남거나 모자라는 일이 생길 수 있는 셈이다.
매장에 어떤 설비를 놓을지도 많이 고민해야 했다. 이 게임은 치킨에 샐러드, 음료수를 끼워서 팔아야 수익이 극대화된다. 이를 위해 치킨, 샐러드, 음료수 세 가지의 생산량을 비슷하게 맞춰야 하는데, 재료와 생산시간이 천차만별이라 생산량을 통일하기 쉽지 않았다. 덕분에 생산관리를 하느라 진땀을 뺐다.
대신 매장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계산대와 진열대 하나만 놓은 테이크아웃 전문점에서 시작해 치킨 배달집으로, 나중에는 테이블을 진열해 레스토랑 급으로 키울 수 있었다. 메뉴도 통닭에서 후라이드, 양파, 순살, 닭강정, 훈제치킨, 치킨버거 등으로 다양해졌다.
매장 분위기도 갈수록 생동감 있게 변한다. 일단 매장이 커지면 별의별 NPC들이 찾아와 테이블을 꽉꽉 채워준다. 또한 게임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아 요리시간을 줄이는 ‘알바’ 시스템이 있는데, 알바 신청을 받으면 생산설비 앞에서 요리하는 캐릭터가 생겨난다. 손님도 꽉꽉 들어차 있고 알바 캐릭터들도 분주하게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르게 사장님이 된 것 같아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정리하면, 치킨집을 키워 나가고 다양한 메뉴를 구비하는 재미는 확실하게 살렸다. 재료하고 생산시간을 계산하는 게 골치 아파서 그랬지, 경영하는 맛은 나름대로 좋았다.
아퀼리페르는 이 게임을 계속 할까, 말까?
한다. 고생하며 키운 매장이라서 그런지 애착이 생겼고, 더 크게 키우면 어떻게 될지 호기심도 난다. 확장하다 보면 수 십 개의 테이블을 꽉꽉 채우는 패밀리 레스토랑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패널 댓글(Pannel Comment)
달식: 확실히 매장을 키워 나가며 느끼는 재미는 쏠쏠한 게임이다. 치킨집이 커나가는 과정 하나는 잘 묘사했다.
꼼신: 솔직히 생산량을 맞추는 등의 효율적인 경영은 생각하지 못했다. 비교적 가벼운 SNG라고 생각했었는데…. 매장의 성장이 눈에 확 띄는 건 ‘굿’. 진짜 치킨집 사장이라도 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치킨매장을 확장하는 재미, 깨알같은 재미를 주는 손님들이 매력적.
iOS, 아이폰 4S, 16 레벨, 결제액 0원.
일단 SNG는 출시되자마자 설치부터 하고 본다. 복잡한 건 질색하는 꼼신에게 적당한 시간 투자와 인내심만 있으면 누구든지 고 레벨이 될 수 있는 SNG는 행복한 장르다. 그래서 웬만한 SNG는 다 해봤다. 나올 만큼 다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또 SNG란다. 이미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이 시장에 <아이러브치킨>은 어떤 무기를 들고 나왔을까?
“맛깔나는 상차림. 하지만 ‘그림의 떡’?”
닭을 직접 키워서 튀기고 판매까지 한다는 발상은 단순하지만 ‘치킨 덕후’로서 꼭 해보고 싶게 만드는 아이디어였다. <아이러브치킨>은 콘텐츠가 다양하지는 않아도 닭을 튀기고 파는 데 필요한 것들만 콕 집어서 담겨 있다.
농장에서 키울 수 있는 건 치킨의 주 재료인 닭과, 샐러드나 주스를 만들 때 필요한 과일·채소가 전부다. 하지만 치킨 한 마리를 팔기 위해서 플레이어가 해야 할 액션은 단순하지 않다. 일단 ①양계장을 설치해서 ②닭을 키운다. ③매장을 인수한 후 ④닭 튀김기와 판매대를 설치한다. 돈이 있다고 가능한 것도 아니다. ⑤인테리어를 통해 일정량의 ‘명성도’를 올려 놔야 튀김기나 판매대를 살 수 있다.
나름대로 체계적인 생산 및 판매 시스템이 플레이의 단순함을 제거했고, 인플레이션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쑥쑥 성장시키는 재미도 있다. 최근에 출시된 경쟁 게임들이 물량공세를 하는 데 반해, <아이러브치킨>은 팜류 SNG의 기본요소는 갖추면서 핵심만 잘 추려 놓은 것 같다.
문제는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인데, 제대로 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빠른 성장이 가능한데도 일주일 내내 플레이해서 16 레벨이다. 거의 못했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접속 자체가 불가능했던 것은 기본이고, 작물 수확이나 판매 등의 액션이 실행이 안 될 때도 있었으며, 심지어 친구의 매장에 가면 튕기는 현상도 있었다. 이게 출시일(9월 3일)부터 리뷰를 작성하고 있는 월요일(9월 9일) 오후까지 지속된 오류들이다.
돈을 써서 퀘스트를 무시하고 지나가면 더 쉽게 성장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일일이 닭을 키우고 튀겨서 판매하는 게 이 게임의 주된 재미가 아니던가. 가끔 친구 매장에 가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품앗이도 하면서 말이다. 잘 차려진 밥상이 그림의 떡이라니, 속상하다.
꼼신은 이 게임을 계속 할까, 말까?
안 한다. 게임은 재미있다. 물론 조금만 기다리면 서버도 안정되고 버그들도 많이 해결돼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매주 수 십 개의 게임이 쏟아지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일주일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패널 댓글(Pannel Comment)
아퀼리페르: 특히 창고가 좁아서 수확을 제때 해줘야 하거나, 짧은 시간으로 요리할 수 있는 치킨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울 때 튕기면 이만저만 짜증 나는 게 아니다. 나중에는 참다 못해 오래 요리하는 치킨 조리기만 들여 놓는 자구책을 동원했을 정도였으니까.
달식: 퀘스트 때문에 친구 가게에 알바하러 갔다가 게임이 튕길 때의 그 분노란….
퀘스트 진행 자체가 안 되는 오류들이 많았다. 결국 게임 내 머니를 사용해 퀘스트를 패스했다.
iOS, 아이폰 5, 17 레벨, 결제액 5,000 원.
24시간 7일 1년 365일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치느님’을 게임에서까지 영접할 수 있다니! 겸사겸사 직장을 잃었을 때를 대비한 노후 대책(?)으로 맛도 볼 겸 <아이러브치킨>를 잡았다.
“치킨에 맥주가 없다니? 이게 무슨 소리요…”
나만의 치킨집을 차리고 키워 나가는 경영 SNG라니 <아이러브치킨>의 콘셉트 자체는 상당히 마음에 든다. 하지만 이 콘셉트에는 중요한 함정(?)이 숨어 있다. 바로 ‘치킨+맥주=완벽’이라는 ‘치맥의 공식’을 거부한 것이다.
치킨집을 경영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치킨은 물론이고 샐러드 같은 사이드메뉴에 음료까지 만들어서 팔 수 있지만, 이 게임 그 어디에도 맥주는 찾아볼 수 없다. 100보 양보해서 심의 때문에라도 맥주를 뺀 것은 그렇다고 쳐도, 치킨에 에스프레소 같은 이상한 조합은 너무하지 않은가?
그래도 경영 자체의 재미는 꽤 쏠쏠한데, 처음에는 포장 판매만 하던 구멍가게에서 배달도 받고, 손님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을 놓는 등 가게를 키워 나가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가게를 확장하거나 새로운 인테리어 등을 들여야 할 때 어마어마한 돈을 요구해 일종의 장벽이 느껴진다는 점이 아쉽다.
3 레벨 가게 확장부터 급격하게 요구하는 돈이 늘어나서 게임머니를 결제하고 계속 플레이했는데, 인테리어나 농장 조경물 설치 때문에 얼마 못 가 금세 돈을 다 써버렸다. 돈을 버는 속도는 빠른 편이지만, 그 만큼 많이 쓰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가게 확장 단계에서는 게임 진행이 막히는 기분이 든다.
가장 난감한 게 농장 파트인데, 농장에서는 닭장, 채소 밭, 과일 나무 등을 심어 치킨이나 샐러드를 만들 재료를 수급해야 한다. 문제는 농장에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정화력’이라는 포인트가 필요해서 강제적으로 꾸미기 사물을 배치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정화력 때문에 효율 좋은 꾸미기 아이템만 배치하게 되고, 결국 농장은 꾸미는 것도 아니고 생산만을 위한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가 되더라. 차라리 농장 맵이라도 넉넉했으면 이런 스트레스는 덜하지 않았을까?
더불어 치킨의 재료가 되는 닭은 닭장에서 길러 얻을 수 있는데, 썩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방금 전까지 살아서 뛰놀던 닭의 목을 비틀어서 기름에 넣고 튀기는 느낌이 들더라.
달식은 이 게임을 계속 할까, 말까?
안 한다. 게임의 콘셉트도 그렇고 나만의 가게를 꾸려나가는 느낌이 좋다. 하지만 매장과 농장을 동시에 관리하는 불편함이 발목을 잡는다. 매장은 매장대로 인테리어를 꾸며야 하고, 농장은 ‘정화력’ 때문에 강제로 인테리어 소품을 설치해야 하는 이중고를 견디기 힘들다.
패널 댓글(Pannel Comment)
아퀼리페르: 맥주가 있었다면 30 레벨이고 40 레벨이고 쭉 달렸을 텐데. 우리에게 치맥을 달라!
꼼신: SNG에서 반복 작업은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숙명이다. 급격하게 요구하는 돈이 많아지지만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충분히 벌 수 있다. 치킨에 에스프레소? 치킨에 딸기 쉐이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