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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티뷰] 키우는 보람 없는 육성게임, 아이돌 컴퍼니

육성 게임 ‘아이돌 컴퍼니’, TIG 기자들의 돌직구 평가는?

송예원(꼼신) 2013-10-02 13:01:40

 [‘모씨의 막나가는 리’란?] 다양한 성향의 디스이즈게임 기자들이 모여 최신 모바일 게임을 즐겨보고, 느낀 바를 각자의 주관을 듬뿍 담아 솔직담백하게 리뷰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기존의 예의 바르고 객관적인 리뷰는 찾기 어렵지만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기자가 쓴 리뷰는 독자에게 오히려 ‘이 게임이 정말 재미있는지’를 알려주는 좋은 평가기준이 될 것입니다.

 

오늘 소개할 게임은 컴투스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아이돌 컴퍼니 for Kakao>(이하 아이돌 컴퍼니)입니다. 컴투스가 <드림걸>이후 1년 만에 출시한 아이돌 육성게임 <아이돌 컴퍼니>를 디스이즈게임 기자들은 어떻게 즐겼을까요?

 

 

<아이돌 컴퍼니>는 어떤 게임?


아이돌을 키워라. CEO가 되어 아이돌의 앨범을 제작하고, 공연 등을 하며 아이돌 육성한다. 성별은 선택할 수 있으며 이름도 지어줄 수 있다. 앨범의 장르, 느낌, 이름도 플레이어의 선택으로 결정된다.

 

친구는 피처링으로 참여한다. 육성 게임이지만 카카오 플랫폼에 입점한 만큼 소셜성도 가미했다. 친구들을 내 앨범에 피처링 가수로 초대할 수 있다. 친구의 능력치가 좋다면 앨범의 성공할 확률도 높다.


실시간 육성 게임. <아이돌 컴퍼니>는 10년이라는 제한된 시간이 있다. 따라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을 때만 시간이 흐를 뿐, 종료하면 게임 속 시간도 멈춘다. 

 







 

 

 

iOS, 아이폰 5, 2회차 7년까지 플레이, 결제액 10,000 원.


각종 경영 시뮬레이션이나 타이쿤 장르만의 매력을 좋아하는 유저. 특히 모바일 게임에서는 카이로 소프트의 <게임발전국>, <던전 빌리지>등을 굉장히 재미있게 플레이했다. 첫 느낌부터 <아이돌 컴퍼니 for Kakao>에서 범상치 않은 느낌을 받아 티뷰에 참여했다.


돈에 쪼들리는 비인기 기획사의 서글픔만 느끼게 되는 게임


<아이돌 컴퍼니>에서 정말 상업주의에 찌든 기획사의 모든 것을 체험한 느낌이다. 앨범을 아무리 만들어봐야 유행하는 장르에 공식처럼 정해진 음악만 만들어야 간신히 본전을 건지는 수준이니까. 소신대로 원하는 음악을 만들어봐야 대중은 이런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만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이 게임은 ‘회차 플레이’라는 개념이 있어서 제한 시간으로 정해준 10년이 지나고 나면 이전에 플레이했던 아이돌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와서 플레이할 수 있다. 즉, 계속해서 플레이하다 보면 아이돌의 능력은 한계까지 성장시킬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 전에 이미 1회차 플레이에서 게임에 정이 떨어져버렸다. 아이돌의 능력이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는 예능활동을 통한 방법 외에는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 초반에는 돈 때문에 예능활동만 하는 걸 보고 내가 아이돌을 육성하는 건지 개그맨을 키우는 건지 헷갈릴 정도다.


또한, 돈이 너무 심하게 쪼들리다보니 경영 시뮬레이션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 일정한 자원을 어디에 투자할 지 선택하는 게 경영 시뮬레이션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데, 앨범만 냈다 하면 적자가 되니 1회차에서는 재미를 느끼기 힘들었다. 그나마 우정포인트나 결제를 통해서 조금 나아질 수 있긴 하지만 우정 포인트는 얻는 양에 비해 써야 하는 곳이 너무 많아서 포기했다.


특히 엔딩이 가장 서글펐는데, 가난한 살림에 뼈빠지게 육성한 아이돌이 10년이 지나자 소리 소문 없이 은퇴하는 모습을 보고 기분이 좋지 않더라. 그나마 아이돌 육성이 어느 정도 되고 나면 앨범이 팔리기 시작하는 등 나름의 성과가 보이지만, 이미 1회차 플레이에서 너무 실망해서 더 붙잡고 있기 싫어졌다.


가장 아쉬운 건 카이로소프트의 <게임발전국>같은 게임과 너무나도 흡사한 시스템을 사용했으면서 딱히 발전을 보여주지 못한 점이다. 카카오 게임답게 피처링 등 친구와 함께 즐기는 요소가 들어갔지만, 경영 시뮬레이션의 재미요소와 깨알 같은 현실 패러디 등은 <게임발전국>만 못하다. 소셜 요소도 그렇게 와닿지 않는 느낌이라 아쉽기만 하다.



 

달식은 이 게임을 계속 할까말까?

 

안 한다. 다른 경영 시뮬레이션에 비해 딱히 많이 재미있지도 않은 데다가 초반부터 너무 돈에 쪼들리는 스트레스만 받았다. 무한히 육성하다 보면 굉장한 아이돌을 만들 수 있지만, 그 전에 지쳐버렸다. 특히 2배속 같은 아이템까지 캐시로 파는 걸 보고 미련을 버렸다.

 

패널 댓글(Pannel Comment)

 

꼼신: 가수가 노래는 안 하고 만날 아르바이트만 한다. 그 밖에 돈을 벌 수 있는 팁은 ‘친구 초대’. 덕분에 카카오톡에서 ‘스팸녀’가 됐다.

 

실리에: ‘[인간극장] 10년차 생계형 아이돌의 비참한 현실.avi’을 본 기분.

 

 

쓸쓸하게 은퇴하고 소식조차 끊겨버린 아이돌이라니….

 


 

 

 

iOS, 아이패드 2, 1회 차 4년, 무과금.


육성 게임은 <프린세스 메이커>에서 곱게 키운 아이가 술집 종업원이 되는 것을 보고 충격 받은 후 처음이다. 신세대(?)답게 아이돌을 좋아하는 꼼신은 ‘한류 스타를 내 손으로 만든다’는 콘셉트에 혹했다. 싸이 혹은 EXO를 키우고 싶은 꼼신은 <아이돌 컴퍼니>에서 어떤 엔딩을 봤을까?


엔딩을 보고 싶지 않은 육성 게임


육성 게임이든 팜류 게임이든 반복 작업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고, 그럴 준비도 돼 있었다. 콘텐츠가 풍부하고 재미있다는 가정하에 말이다. 그런데 <아이돌 컴퍼니>는 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적다. 아이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앨범 제작’과 ‘예능’이 전부다. 


물론 과거의 육성 게임을 돌이켜보면 <아이돌 컴퍼니>와 크게 차이는 없다. 하지만 <아이돌 컴퍼니>의 경쟁 상대는 <프린세스 메이커>나 <아이돌마스터>가 아니라, 지난 주 출시돼 현재 구글 스토어 10위 안에 있는 <오션테일즈 for Kakao>나 꾸준히 사랑 받는 <아이러브커피 for Kakao>, <타이니팜>과 같은 모바일 게임이 아닐까?


육성뿐만 아니라 교배/교역, 전투 등 플레이어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다양화하는 게 추세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아이돌 컴퍼니>만이 가지고 있는 차별점을 느끼지 못했다.  


심지어 앨범 제작의 결과물은 판매량 밖에 볼 수 없고 유행을 따르지 않으면 적자가 나기 일쑤다. 또 돈을 버는 수단이 예능 밖에 없는데, 초반에는 내 가수가 공연보다도 시장행사, 단역, 길거리 홍보, 카페 알바 등만 하고 있으니 속도 상한다. 월드스타를 꿈꿨는데 말이다. 


또한, ‘아이돌’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눈이 즐겁지가 않다. 노래도 안하고 춤도 안 추는데 멋있거나 예쁘기라도 했으면 내 가수 얼굴 보는 재미라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꼼신은 이 게임을 계속 할까, 말까?


안 한다. 웬만한 모바일 팜류 게임을 경험한 꼼신에게 <아이돌 컴퍼니>는 다시 게임을 실행하게 만드는 매력 요인이 없다. 눈이 즐겁지 않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소. 무엇보다 반복 작업을 통해 얻는 성과가 시원찮다 보니 끝이 기대되지 않는다. 엔딩이 궁금하지 않다.


패널 댓글(Pannel Comment)

 

달식: 다른 팜류 게임처럼 흔한 SNG로 접근하다면 더더욱 매력을 느끼기 힘든 게임이라는 점에 동감. 남들과 함께 실제 시간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혼자 따로 노는 느낌만 강하니까.

 

실리에: 음반은 박리다매, 하라는 노래보다 예능에 열심인 아이돌. 내가 키우는 아이돌이 이렇게 비뚤어졌을 리 없어 ㅠㅠ

 

 

 

누가 아이돌이고 누가 직원인지…. 왼쪽이 아이돌 오른쪽이 직원.

 

 

 

안드로이드, 구글 넥서스 7 2세대, 1회 차 3년, 무과금


육성 게임에 조예가 깊은 것은 아니지만, <프린세스메이커>에서 딸내미 여럿 키워봤고 <아이돌마스터>로 연예계 물도 조금 먹어봤다. 게임 장르를 가리지 않고 플레이하는 성격이라서 어떤 게임이든 진입 장벽은 낮은 편. 하지만 취향은 꽤 까다롭다. 과연 <아이돌 컴퍼니>는 만족스러운 재미를 줄 것인가?


“키우는 보람은 없고, 뼈 빠지게 고생만….


현실이든 게임이든, MMORPG든 육성 시뮬레이션이든 뭔가를 키운다는 것은 대상과의 유대감이나 성장하는 모습에서 느끼는 보람이 있어야 할 맛이 난다. 키우는 강아지가 만날 집안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도 집에 돌아왔을 때 문앞으로 달려나와 반겨주거나, 내 명령에 따라 앉았다가 일어나고 물구나무도 서고 그러면 ‘그래도 이 맛에 키운다’는 심정이 되는 것이다.


<아이돌 컴퍼니>는 그런 심리적 보상이 약하다. 아이돌을 열심히 키우고 음반을 만들어도 ‘내가 이걸 왜 하지?’라는 의문만 든다. 내가 제작한 음반은 정작 들어볼 수도 없고 <슬픈 발라드 07>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가 판매량만 보고된다. 정성 들여서 키운 아이돌은 늘 사무실에서 춤추는 척, 노래하는 척만 할 뿐, 감정 이입이 되지 않는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골드 디스크 상을 수상해서 얻는 돈은 2주짜리 예능 프로그램 출연료보다 적다.


플레이를 하고 있으니 <아이돌마스터>와 비교할 수밖에 없다. <아이돌마스터>는 프로듀스한 음반의 노래는 물론이고 라이브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거나, 여러 가지 코스튬으로 아이돌을 꾸미고 유닛을 구성하는 등 단기적인 보상에 충실하다. 플랫폼이나 게임 성격의 차이를 감안해서 같은 방식으로 구현하는 것은 무리더라도 ‘단기적 보상’ 부분은 꾸준히 제공해야 한다. 최소한 일러스트로 눈이라도 즐겁게 했으면 나을 뻔 했다.


보상도 부족한데 육성 과정은 다른 SNG보다 훨씬 고되다. 대부분 SNG는 메뉴 몇 번 눌러 놓으면 일정 시간 후에 결과를 알려주는데, <아이돌 컴퍼니>는 무려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음반을 제작하면 제작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다 지켜봐야 하고(선택지도 나온다), 아무 행동을 하지 않아도 시간이 흘러서 모든 직원과 아이돌은 순식간에 저렴한 월급 도둑으로 전직한다. 


행동 포인트와 같이 플레이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자원도 없어서 마음만 먹으면 하루종일 플레이할 수도 있다. 물론 무보상 육성 과정의 괴로움을 이겨낼 수 있는 인내력이 있어야겠지만. 


무엇보다 타이틀이 <아이돌 컴퍼니>인데 아이돌의 주목도가 너무 낮다. 현재 사무소에 아이돌 1명에 직원 5명인데, 구분 없이 마구 뛰어다니고 이펙트를 뿌려대니 화면이 너무 산만하다. 차라리 DOS 시절의 <프린세스메이커> 시리즈처럼 간결하게 아이돌에게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서 감정 이입이라도 노려보면 좋지 않았을까?



실리에는 이 게임을 계속 할까말까?

 

안 한다. 게임 시간으로 딱 2년치 플레이 해보고 꿈과 희망을 모두 잃었다. SNG에서 반복 작업은 숙명이라고 하지만, 실시간 플레이로 괴로움은 늘어나고 보상은 보이지 않으니 너무 막막하다. 장기적인 보상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기대감보다는 ‘내가 왜 이 게임을 해야 하나?’라는 동기가 없다는 당장의 절망감이 더 크다. 무엇보다 ‘아이돌’을 내세웠는데 볼 만한 아이돌이 없다는 게 함정. 그럴 듯한 일러스트라도 내세웠다면 속는 셈 치고라도 했을지 모르겠다.

 

패널 댓글(Pannel Comment)

 

달식: 월급이 아까워서라도 아이돌과 스태프들을 혹사시키는 자신을 보면서 내가 악덕 사장이 된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되더라.

 

꼼신: 동기부여가 없다는 말에 공감. 요즘은 동물을 키워서 교배도 시키고, 닭을 키워서 치킨도 튀기고, 용을 키워서 전투도 하는데 <아이돌 컴퍼니>에서는 아이돌을 키워서 볼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아이돌 사무소의 흔한 월급도둑.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