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 사령관(Commander) 깨쓰통
수신: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C&C 3>의 실체가 궁금한 전세계의 사령관들
중요도: 극비라고 하면 왠지 있어 보이니까 극비
스크램블 인덱스: Thisisgame.com
본 보고서는 EA LA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RTS) 게임 <커맨드 & 컨커 3: 타이베리움 워>(이하 C&C 3)의 실체를 상세하게 파헤쳐보고, 더불어 게임에 대한 각종 의혹을 풀어보기 위해 작성되었다. 아직 게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사령관이라면 반드시 필독하기를 바란다.
[의혹 1] <C&C 3>를 돌리려면 울트라 초 슈퍼 하이엔드 고사양의 PC가 필요하다?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물론 게임을 ‘풀옵션에 와이드 해상도’로 돌리려면 꽤나 높은 사양의 PC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게임은 최적화가 굉장히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그래픽 옵션을 조절하면 속칭 ‘똥컴’에서도 쾌적하게 돌릴 수 있다.
개발사에서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게임의 최소사양은 ‘2.0GHz 이상의 CPU와 지포스 4 TI 이상의 그래픽 카드’. 실제로 이정도 사양만 되도 게임을 빠르게 돌리는 데는 크게 문제가 없다. (물론 그래픽 옵션과 최대한 타협을 해야만 한다)
과거 <C&C 제너럴>을 무리 없이 돌린 사양의 PC라면 이번에도 쾌적하게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이 게임을 풀옵션으로 돌리기 위한 권장사양은 ‘2.4GHz 이상의 CPU와, 지포스 7600GS 이상의 그래픽카드, 그리고 RAM 1GB 이상’ 이니 참고하자.
게임의 공개된 스크린샷(당연히 풀옵!)을 보고 자신의 PC를 걷어차면서 ‘이놈의 똥컴을 대체 어찌 처분해야 할꼬’ 한숨을 쉬었다는 사령관이 전국적으로 수백만에 달한다. 하지만 그래픽 옵션에 욕심을 버린다면 중·저사양의 PC라고 해도 게임을 돌리는데 문제가 없다.
[의혹 2] <C&C 3>는 이름만 3편이고, 전통은 계승하지 않았다?
사령관들이 이런 오해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다. 게임은 <C&C: 타이베리안 선> 이후 무려 7년 만에 출시된 후속작인데다 개발사도 ‘서쪽나무’(Westwood)에서 ‘이트 올’(EA)로 바뀌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C&C 3>를 해보면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게임은 사이드바 인터페이스부터 시작해서 각종 시스템, 싱글미션의 스토리, 그리고 유닛의 세밀한 설정에 이르기까지 모두 전통적인 <C&C>의 그것을 충실하게 계승하고 있다.
전작을 즐겨봤다면 분명 누구라도 이번 <C&C 3>에서 과거의 추억을 다시 한번 경험할 수 있고, 또한 게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자.
게임이 시작되면 발전소를 짓고, 정제소를 지어 타이베리움을 모아라! 게임 방식만 봐도 이렇게 시리즈의 전통을 그대로 물려 받고 있다.
물론 계승만 하고 발전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C&C 3>는 전작들에서 불편하다 지적된 점들이 대폭 수정되고, 새로운 요소들도 많이 추가되었다.
가령 사이드바 인터페이스만 해도 새롭게 ‘하위 생산탭’이 추가되었다. 지금까지의 사이드바는 ‘2군데 이상의 생산건물에서 동시에 유닛을 생산할 수 없다’라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는데, 이 하위 생산탭의 추가로 그런 문제들이 말끔하게 해결되었다. (가령 ‘막사’를 2개 이상 지으면 보병 생산 탭이 2개로 늘어나서 동시에 유닛을 생산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또한 게임은 새롭게 ‘크레인’ 이라는 생산건물이 추가되어서 1개의 컨스트럭션 야드(본부)만 있어도 동시에 2개 이상의 건물을 건설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요소들의 추가로 인해 <C&C 3>는 전체적으로 전작들의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면서도 전략·전술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고 평할 수 있다.
하위 생산탭의 추가로 사이드바의 고질적인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었다.
[의혹 3] 스크린(Scrin)은 싱글 플레이에서 선택할 수 없는 들러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잘못된 사실이다. 게임에는 GDI와 NOD 싱글 캠페인 외에도 ‘스크린 캠페인’이 분명 따로 준비되어 있다. 다만, 스크린 캠페인은 GDI와 NOD의 싱글 캠페인을 모두 마지막까지 클리어해야만 등장하는 일종의 ‘보너스 캠페인’이라는 점에서 접근 방식이 다르다.
참고로 스크린은 이번 <C&C 3>에서 새롭게 추가된 제 3의 외계진영이다. 스토리상으로 타이베리움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며, 외계인답게 멀티 플레이에서는 기존의 GDI나 NOD와 다른 전술 성향을 보여준다는 특징이 있다.
강력하지만 활용하기 쉽지 않은 각종 특수능력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숙련자용 진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풍뎅이와 개미를 반쯤 섞어놓은 듯한 디자인의 외계진영. 스크린(Scrin)
[의혹 4] <C&C 3>의 싱글 플레이는 재미있지만 초보자가 하기에는 너무 어렵다?
이전 시리즈부터 ‘싱글 플레이가 재미있기는 하지만 초보자가 즐기기에는 난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하지만 <C&C 3>같은 경우에는 미션의 난이도를 사령관이 직접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게다가 미션의 인터페이스 또한 굉장히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어기 때문에 사령관들은 한층 더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가령 특정 건물을 파괴해야 한다면 그 건물만 따로 맵 위에 표시된다는 식이다)
미션 브리핑을 그래도 따라가기만 해도 싱글미션을 플레이하는 데 전혀 지장없다.
<C&C>시리즈는 전통적으로 밀도 있고 긴박감 넘치는 싱글 미션을 제공해왔다. 그리고 이는 이번 3편에도 그대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특히 <C&C 3>는 싱글 플레이 도중에 다양한 서브미션이 발생한다는 점이 이채롭다. 서브미션은 말 이름 그대로 굳이 달성할 필요가 없지만, 만약 성공적으로 클리어 하면 각종 설정집(데이터베이스)을 얻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덕분에 사령관들은 이전에 비해 한층 더 목적의식을 가지고 싱글미션을 즐길 수 있다.
엘리트 보병유닛인 코만도 1기로 전장을 들쑤시는, 흡사 잠입액션과도 같은 재미를 느껴볼 수 있는 ‘코만도 미션’ 역시 건재하다. ‘역시 싱글은 C&C’라고나 할까?
[의혹 5] <C&C 3>의 멀티 플레이는 지루하고 오래 걸린다?
혹시라도 게임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으면서 이런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당장 벽보고 무릎 꿇고 손들고 반성하길 바란다. <C&C 3>의 멀티 플레이는 평균적으로 한 판에 채15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빠르게 전개되기 때문이다.(1대 1 게임 기준)
단순하게 플레이 타임으로만 따지자면 <C&C 3>는 지금까지 출시된 RTS 게임 중에서도 단연코 가장 빠른 축에 속한다. 본 사령관은 지금까지 1대 1게임에서 슈퍼웨폰(충전시간 10분)을 구경한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다.
4대 4 같이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멀티 플레이 역시 1시간은 커녕, 30분 넘어가는 게임을 거의 구경하지 못했다. 이게 바로 <C&C 3>의 멀티 플레이다. 그러니 ‘<C&C>의 멀티 플레이는 지루하고 느리다’라는 고정관념이 있다면 이제 그만 버릴 것을 권하고 싶다.
본 사령관이 최근 진행한 멀티 플레이의 플레이 타임. 보면 알 수 있지만 모두 10분 이내에 끝났다. (1대 1)
[의혹 6] <C&C 3>의 멀티 플레이에서는 엔지니어 러시만 판친다?
이 역시 사실무근.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 되겠다.
엔지니어는 상대방의 건물과 접촉하는 것으로 그 소유권을 뺏어오는 매우 강력한 유닛이다. 그래서 과거에는(특히 <타이베리안 선>) 이런 유닛을 상대 기지에 침투시켜서 건물들을 홀라당 뺏어오는 ‘엔지니어 러시’가 밸런스 붕괴를 초래할 정도로 성행한 바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C&C 3>에서는 이 전술을 거의 구경할 수 없다.
우선 엔지니어는 비싼데다가 속도가 굉장히 느리다. 그리고 탱크의 포탄 1방에 즉사할 정도로 체력이 약하며, 결정적으로 ‘여러 엔지니어를 빠르게 수송할 수단’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들로 인해 <C&C 3>에서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무차별적인 엔지니어 러시를 구경할 수 없다. 물론 상대의 방심을 틈타 엔지니어 1~2기로 타격을 가하는 전술은 가끔 사용되지만, 이것이 게임의 전세를 뒤집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여기서 현재 멀티 100여판을 즐긴 한 사령관의 증언을 들어보자. “상대가 엔지니어를 뽑으면 오히려 쾌재를 부르지 말입니다. 뽑은 만큼 공격 유닛이 없을 테니 그냥 땅크로 밀어버리면 되거든요.”
[의혹 7] <C&C 3>는 밸런스가 엉망진창이다?
분명 <C&C 3>의 밸런스는 완벽하지 않다. 특정 유닛의 효용성은 너무 좋은 반면, 어떤 유닛은 쓸모가 없다고 해서 아예 사용되지 않는다는 등의 문제가 곳곳에 산재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게임의 밸런스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엉망진창이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C&C 3>의 밸런스는 출시 초기임을 감안하면 굉장히 양호하다고 평할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현재 <C&C 3>에서는 NOD의 스콜피온 탱크를 이용한 이른바 ‘땡스콜’ 러시가 ‘사기 전술’ 소리를 들으면서 곳곳에서 야유를 받고 있다.
만약 게임의 밸런스가 엉망이라면, 이 시점에서 사령관들이 모두 이 땡스콜만을 사용, 결국 멀티 플레이는 완전히 엉망진창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C&C 3>에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에 대항하는 전술이 하나, 둘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땡스콜’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점점 사용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게임은 출시 이후 지금까지 제대로 된 밸런스 패치를 한번도 시행하지 않았다. 이런 것들을 감안하면 분명 <C&C 3>의 밸런스에는 합격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이 시작하면 스콜피온 탱크만 최대한 많이 뽑아서 돌진하는 ‘땡스콜’ 전술. 사기소리를 듣고 있지만, 이에 대항하는 전술 역시 많아지고 있다.
[의혹 8] EA 온라인 서비스가 형편없다는데?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현재 <C&C 3>를 즐기는 사령관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불만이 바로 온라인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단언컨대 만약 이 게임이 우리나라에서 개발·서비스하는 온라인 게임이었다면 출시부터 지금까지 내내 게임의 자유게시판이 사령관들의 악플과 욕설 폭격으로 아주 초토화되었을 것이다.
외국에 있는 사령관들과 게임을 할 때 접속이 잘 되지 않는 문제는 지리상 워낙 멀리 떨어져 있기에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쳐도, 현재 EA온라인 서비스는 잦은 서버다운과 함께 래더 전적 미기록·초기화 문제가 수시로 발생해 많은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래더 전적이 기록되지 않는 문제는 심각해서 본 사령관 같은 경우는 지난주부터 쌓은 래더 전적 32승 7패가 아직까지 기록되지 않고 있다! (아, 물론 ‘패배’는 기록되지 않아도 되지만… -_-)
여기에 ‘메신저와 같은 커뮤니티 시스템 미흡’, ‘클랜 시스템 미흡’, 그리고 ‘국가별 로비 미지원’ 같은 문제 역시 아쉬움으로 꼽힌다. 그나마 ‘온라인’ 인 만큼 차후 개선의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할까? 좌우지간 이 온라인 시스템은 향후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각 국가별(혹은 지역별) 로비가 없기 때문에 현재 한국 사령관들 같은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대기실 7번’을 점령해서(?) 한국채널로 사용하고 있다.
2007년을 빛낸 RTS 게임으로 기억될 <C&C 3>
이제 슬슬 게임에 대한 총평을 내려보겠다. 웨스트우드가 아닌 EA에서 개발한 <C&C> 시리즈의 의 3편 <커맨드 & 컨커 3: 타이베리움 워>는 분명 2007년 최고의 RTS 게임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게임은 전작인 <C&C 제너럴>이 시리즈의 전통을 과감하게 무시했던 것과 달리 충실하게 계승, 발전 시켜 나가고 있다. 덕분에 원작의 팬들은 한층 더 즐겁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래픽은 단연코 RTS 게임 중 최고 수준이다. 특히 싱글 미션 후반부 등장하는 타이메리움에 오염된 지구의 분위기는 사령관들로 하여금 무리를 해서라도 풀옵션으로 감상하라 권하고 싶을 정도로 압권! 물리효과나 유닛들의 애니메이션 역시 뛰어나다. 여기에 싱글 플레이는 여전히 박진감 넘치게 구성되어 있으며, 멀티 플레이는 빠르게 진행되기에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많이 미흡한 멀티 플레이 밸런스는 빠르게 수정되야 할 것이다. EA 온라인의 안전성 향상과 컨텐츠 마련 역시 선결되어야 할 숙제들이다. 그리고 맵 에디터나, 게임의 중계를 클라이언트 없이 감상할 수 있는 '배틀캐스트 뷰어' 같은, 당초 출시 전에 약속했던 컨텐츠들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업데이트 되야 할 것이다.
참고로 <C&C 3>는 올해 WCG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이 기세를 이어 앞으로 싱글 뿐 아니라 멀티에서도 RTS의 강자로 인정받으려면 위의 지적사항들이 보완,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C&C 3>는 음성채팅을 이용한 ‘중계모드’나 게임 클라이언트가 없어도 대전중인 게임을 실시간으로 관전할 수 있는 ‘배틀캐스트’ 등 e스포츠를 위한 다양한 시스템들을 지원한다. …고 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 신속한 해결이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