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씨의 막나가는 리뷰’란?] 다양한 성향의 디스이즈게임 기자들이 모여 최신 모바일 게임을 즐겨보고, 느낀 바를 각자의 주관을 듬뿍 담아 솔직담백하게 리뷰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기존의 예의 바르고 객관적인 리뷰는 찾기 어렵지만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기자가 쓴 리뷰는 독자에게 오히려 ‘이 게임이 정말 재미있는지’를 알려주는 좋은 평가기준이 될 것입니다.
오늘 소개할 게임은 이키나게임즈가 개발하고 팜플이 서비스하는 액션 RPG <몬스터 원정대>입니다. 영웅 캐릭터를 모아 육성하거나 조합해서 던전을 공략하는 게임이죠. 연금술을 통한 각종 아이템 제작과 실시간 전투 방식으로 더 다채로운 콘텐츠를 강조한 <몬스터 원정대>, 디스이즈게임 기자들은 어떻게 즐겼을까요? /디스이즈게임 권정훈 기자
<몬스터 원정대>는 어떤 게임?
던전 탐험 + 영웅 수집 RPG. <몬스터 원정대>는 던전을 공략해서 영웅과 아이템을 얻고, 영웅을 키워서 더 어려운 던전에 도전하는 게임이다. 영웅과 아이템의 종류가 다양하고 얻는 방법도 여러 가지이므로 던전을 공략하는 것 외에 수집의 재미도 노린다.
파티 배치와 실시간 전투로 변화를 꾀한다. 단순히 영웅을 얻어서 전투에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파티 구성과 배치에 따라 전투 결과가 달라지게 함으로써 기존 게임들과 차이를 두려 했다. 실시간 전투에서는 수동으로 전략적인 플레이를 하거나, 또는 자동 전투로 간편한 조작을 선택할 수 있다.
동료가 쓰러져도 광석을 캐는 것은 차가운 도시 용사의 기본 매너.
TIG 기자들의 막나가는 ‘돌직구’ 리뷰
안드로이드, 구글 넥서스 7 2세대, 레벨 6, 무결제
RPG는 최고의 게임 장르라고 칭송하는 RPG 신봉자. 콘솔부터 PC온라인까지 인생의 반 이상을 투자했고 어지간한 RPG는 한 번 붙잡으면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 플레이가 기본이다. RPG는 스토리, 사운드, 몰입감, 손맛 등이 잘 녹아 있는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하고 즐기는 편.
그런데 모바일로 나오는 캐주얼 RPG 중에서는 아직 재미를 느낀 작품이 없다. 대세라고 불리는 <몬스터길들이기>도 취향에는 맞지 않았다. ‘직접 하는 맛’이 없었기 때문인데 과연 <몬스터 원정대>는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인가?
“뻔한 캐주얼 RPG, 결제가 아니면 지옥을 보여주마”
처음 실행했을 때 <헬로히어로>나 <몬스터 길들이기>와 비슷한 게임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예상이 크게 빗나가지는 않았다. 인물, 사건, 배경 등 스토리 요소보다는 캐릭터와 아이템 수집에 집중된 게임이다. 전투와 육성 과정이 분명히 있지만, 어디까지나 더 좋은 캐릭터를 수집한다는 목적으로 이어진다.
나름 차별점을 두려는 부분도 있다. 전투에서 제작 재료를 채집해 연금술로 장비를 만들 수 있고, 육성 과정에는 퀘스트도 넣었다. 기존 캐주얼 RPG의 뼈대는 그대로 가져가면서 추가 요소가 들어간 것이라서 콘텐츠는 더 풍부해진 셈이다.
하지만 콘텐츠의 연결은 매끄럽지 않다. 무엇보다 캐릭터 육성 과정이 모두 골드(게임머니)와 연결되는데, 돈 벌기가 결코 쉽지 않다. 시작 캐릭터인 별 하나짜리 영웅은 10레벨도 되기 전에 한계를 드러낸다. 낮은 단계 전투에서 반복 사냥으로 레벨을 올리고 아이템을 만들든지 줍든지 하지 않으면 던전을 진행할 수 없는 시점이 온다.
아이템을 만들려면 재료와 골드가 필요한데, 모두 전투를 완료해야 얻을 수 있다. 10레벨 아이템을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은 2만 골드다. 해당 레벨 전투에서 얻는 골드는 고작 100 내외고 퀘스트를 모두 완료해야 400 골드 정도를 얻는다.
한 파티에 캐릭터 세 명이 들어가니, 모두 무기를 마련해 주려면 6만 골드가 필요한 셈이다. 더욱이 던전에 입장할 때 필요한 고기는 일정한 시간마다 채워지므로 무한정 입장할 수는 없다. 심지어 던전이 너무 어려워서 진행을 포기하는 데도 골드가 소모된다.
RPG에서 어느 정도 반복 플레이는 어쩔 수 없다고 보는 입장이지만, <몬스터 원정대>에서는 고비가 너무 일찍 찾아온다. 캐릭터를 10레벨까지 올리는 데 2시간 정도가 걸리니 게임의 극초반부인 셈이다. 물론 유료 결제를 하면 좋은 캐릭터, 골드, 아이템이 어느 정도 갖춰지니 플레이가 더 편해질지 모른다.
자동전투에서 한 대만 때리면 죽을 것 같은 몬스터에게 자비를 베풀고 엉뚱한 녀석을 때리는 인공지능도 불편한 요소다. 그리고 게임의 목적이 더 좋은 캐릭터를 수집하는 것 외에는 찾기 어렵다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하지만 그런 것이 사소하게 느껴질 정도로 고생이 컸다.
아직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몬스터 길들이기>의 인기 비결 중 하나가 ‘목적 달성은 어렵지만, 도전 과정 자체는 쉽고 편하다’인 것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실리에는 이 게임을 계속 할까, 말까?
안 한다. 일단 이런 게임이 체질에 맞지 않는 탓도 있지만, 초반부터 너무 고생스러워서 이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결제 아니면 지옥을 맛보라’는 느낌의 시점은 어느 정도 게임에 재미를 붙이고 나서 찾아와도 늦지 않다.
패널 댓글(Pannel Comment)
버징가: 낑낑대며 돈을 모아서 제작해도 좋은 것이 뜰 확률은….
석모도: RPG가 기본적으로 진득하게 오래 앉아서 즐기는 게임이라고 하지만, 중간중간 반복으로 지친기분을 전환을 할 수 있는 포인트가 필요하다. 근데 그 포인트가 밋밋하다.
길은 있다. 다만 성공과 좌절 중 어느 것이 빠르냐가 문제일 뿐.
안드로이드, 구글 넥서스 7 2세대, 레벨 12, 무결제
하드코어한 게임성의 RPG에 현실을 잊고 몰입하는 것을 즐기는 게이머. 최근 재미있게 즐긴 RPG는 <페르소나 4>와 <엘더 스크롤 5: 스카이림>이 있다. 그래서인지 캐주얼한 모바일 RPG에서는 딱히 재미를 못 찾는 편. 그 재밌다던 <헬로히어로>나 <몬스터 길들이기>도 버징가를 만족시킬 순 없었다. 그렇다면 <몬스터 원정대>는 어땠을까?
“창의력 없는 모범생 모바일 RPG”
<몬스터 원정대>는 스토리텔링을 최소화하고 전투와 수집, 성장에 치중한 전형적인 모바일 RPG다. 던전 탐색이나 아이템 제작 등 세세한 부분에서 변화를 줬지만, 게임의 기본 뼈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 장르다 보니, 이 게임의 차별성인 아이템 제작이나 퀘스트 등이 그다지 크게 와 닿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몬스터 원정대>는 전체적으로 다른 모바일 RPG의 좋은 시스템들을 잘 버무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모바일 RPG지만, 결국 응용력만 넘치는 모범생이 아닐까 하는 인상을 받았다. 응용력과 창의력은 별개의 영역이다. 기존 시장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대세로 떠오를 만한 특별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없었다.
캐릭터의 능력치에 따라 턴이 돌아오는 속도가 달라지는 ‘액티브 타임 배틀’ 시스템의 도입이나, 전투에서 완전 수동조작을 지원한다는 점은, RPG에서 전략성을 중시하는 유저들에게 환영받을 만하다. 그러나 게임 초반에 얻을 수 있는 캐릭터로는 이를 활용할 만한 전략성을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초반에 주어지는 1성 캐릭터에는 평타보다 강한 대미지 스킬만 있을 뿐, 전략적으로 활용할 만한 군중제어 스킬을 가진 녀석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2성 이상 캐릭터를 무결제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게임 초반엔 체력이 약한 몬스터를 일점사하는 것이 전략의 전부다.
초반에 주어지는 1성 캐릭터들을 데리고 진행하다 보면 얼마 못 가서 ‘벽’이 찾아오는데, 친구 용병으로 잠시 극복할 수 있긴 하다. 그런데 친구 용병으로 직접 조작해볼 수가 없어서 강한 몬스터를 데려가 봤더라도 “내가 이 게임에 유료 결제를 한다고 해서 캐릭터들이 강해지기는 할까?”란 의문이 든다.
결국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려면 한두 단계 아래 스테이지로 내려가 ‘뺑뺑이’를 돌아야 하는데, 스테이지 간, 레벨업에 따른 요구 경험치 격차가 크다보니 이 과정이 굉장히 지루하게 다가온다. 앞서 설명했듯이, 결제했을 때의 예상되는 재미나 성장폭이 불확실하게 제시되다 보니 결제도 굉장히 망설여진다.
이는 초반에 얻는 약하디 약한 캐릭터로도 액션 하나는 깔끔하게 보여줬던 <몬스터 길들이기>나, 약간의 노력만 거듭하면 한 계단씩 밟아올라가는 재미가 있던 <헬로히어로>와 비교하면 너무나도 아쉬운 모습이다. 전투에서 선보일 수 있는 전략성이나 뚜렷한 캐릭터 성장 가능성 등 초반에 플레이어를 붙잡아둘 만한 확실한 재미 요소를 보강해서 출시했더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버징가는 이 게임을 계속 할까, 말까?
안 한다. 앞서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솔직하게 얘기해서 이런 스타일의 모바일 RPG는 결국 ‘지르면’ 해결 된다. 다만, 얼마나 ‘질러야’ 만족할 만한 결과를 보는지 알 길이 없을 뿐이라서 소액 결제형 게이머인 버징가는 애초에 결제를 포기하게 됐다. 이말인 즉슨, 하드코어형 게이머의 전형적인 특징인 ‘수집욕’을 채울 길이 막막하다는 얘기와 일맥상통하는 바, 자연스레 점점 플레이를 안 하게 되더라.
패널 댓글(Pannel Comment)
실리에: 사실 ‘실시간 전투’는 <몬스터 길들이기> 쪽이 더 가까운 듯. 최소한 모자란 스펙을 컨트롤로 어떻게든 해볼 수라도 있으니까.
석모도: 게임 자체가 전체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지 않다는 게 더 아쉽다. 모난 곳 없이 잘 다듬다 보니 매력이 사라진 느낌.
안드로이드, 갤럭시 S3, 레벨 7, 무결제
한 번 재미를 붙이면 끝을 볼 때까지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금방 질리고 다른 게임을 찾는 게이머. 특히 엔딩이라는 목표가 없는 게임은 금방 힘이 빠진다. <GTA 5>도 엔딩을 눈앞에 두고 더 이상 진행을 안 하는 중. 그나마 모바일게임은 힘 빼고 즐길 수 있어서 틈틈이 즐기는데, 과연 <몬스터 원정대>는 어떻게 다가올까?
“계속 해야 할 이유를 밝혀라”
<몬스터 원정대>는 모바일에 맞춘 전형적인 핵앤슬래시 게임으로 유저는 끊임 없이 전투를 하며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고 아이템을 맞추며 키워 나가야 한다.
게임의 구조는 모바일에 맞춰 간단하게 짜여져 있으며 퀘스트와 PvP의 기본적인 구색도 갖추고 있다. 캐릭터나 배경 UI도 깔끔하고 자동전투를 지원해 어렵지 않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옛날 <그란디아> <악튜러스>에서 선보인 액티브 타임배틀을 도입한 전투도 나쁘지 않다. 적과 아군이 빠르게 오가며 싸우는 모습이 제법 역동적으로 느껴진다.
다만 이는 자동전투를 켰을 때만 해당한다. 유저가 직접 컨트롤할 때는 정확한 선택을 위해 유저 턴에는 시간이 멈추기 때문에 액티브 타임배틀의 역동적인 느낌과 긴장감이 줄어든다.
자동전투에서 캐릭터의 인공지능이 부실한 것도 아쉽다. 한 명을 집중적으로 공격하진 않더라도 한대만 때리면 쓰러트릴 수 있는 적이 있음에도 그 옆의 적을 치는 모습은 결코 유쾌하지 않다. 캐릭터 스킬도 자동전투에서는 쓸 수 없고 유저가 직접 전투할 때만 사용할 수 있다.
유저가 직접 게임에 참가하는 것을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인공지능의 성능을 낮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럴 의도였다면 애초에 왜 자동전투가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애매하다.
이 게임은 초반부터 반복적인 플레이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현재 플레이 중인 던전을 빠져나와 다른 던전에 가고 싶다면 일정 코인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다. 던전 레벨이 오를수록 지불해야 하는 코인양도 늘어나며 플레이에 부담이 될 정도로 비용도 높은 편이다.
예를 들어 초반에는 던전을 한 번 돌면 50코인 내외를 벌 수 있는데 잘못 들어간 던전이 너무 어려워서 빠져나오려면 400코인을 지불해야 한다. 이미 한 번 실패했고 다음 준비를 위해 던전에서 빠져나오겠다는데 왜 또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당 던전의 재입장이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여전히 던전에 입장할 때 쓰이는 고기가 하나씩 차감된다.
<몬스터 원정대>는 전체적으로 무난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모바일 RPG에 필요한 요소들은 잘 채워 넣었지만 정작 게임을 해야 하는 의미를 찾기가 어렵다.
특히 이 게임은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재미, 스토리의 깊이나 연출, 다른 유저와 함께하는 파티플레이보다 몬스터를 사냥하는 반복 전투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몬스터를 쓰러트린다고 해도 얻는 보상이 적어 허탈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몬스터가 성장했을 때 느껴지는 강함도 크지 않았다.
석모도는 이 게임을 계속 할까, 말까?
안 한다. 전체적인 플레이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게임의 중심이 되는 반복적인 플레이가 즐겁다기보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점에서 반감이 든다.
패널 댓글(Pannel Comment)
실리에: 이런 게임은 수집한 캐릭터를 자동사냥으로 돌리면서 ‘강하고 좋은 캐릭터를 얻었다’는 뿌듯함을 느끼는 게 재미인데, 자동으로 몬스터에게 학살당해서 우울하죠.
버징가: 자고로 ATB는 커맨드를 선택하는 동안에도 시간이 지나가고 있어야 긴박감이 더해지는 법.
자동전투는 마음 편하게 즐기고자 하는 것이지 팀원이 지는 걸 보려고 하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