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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엘로아, “아쉬움은 남지만, 탄탄한 기본기에 만족”

엘로아, 1차 비공개 테스트 체험기

남혁우(석모도) 2014-01-17 16:44:02
CJ E&M 넷마블이 서비스하고 엔픽소프트가 개발 중인 MMORPG <엘로아>의 1차 비공개 테스트(이하 CBT)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됐습니다. 

<엘로아>는 핵&슬래시를 강조한 쿼터뷰 방식의 MMORPG로 하나의 캐릭터가 3종의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를 통해 같은 캐릭터라도 유저마다 다르게 플레이할 수도 있고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첫 테스트이기 때문일까요. 아쉬운 부분이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무기를 변경하며 벌이는 유연한 전투와 빠른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PVP는 만족스럽지만, 짧은 테스트 구간임에도 반복되는 퀘스트와 몬스터, 단조로운 전투는 게임을 지루하게 만들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캐주얼한 핵&슬래시, 그래서 쉬운 MMORPG


<엘로아>는 <디아블로> <던전스트라이커>와 같은 쿼터뷰 시점의 논타겟팅 핵&슬래시 MMORPG입니다. 마우스 클릭으로 캐릭터를 움직이거나 적을 공격하고 단축키로 스킬을 사용하는 것 외에 크게 복잡한 시스템이 없어서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게임 속도도 핵&슬래시 게임치고 느린 편이고 많은 수의 몬스터가 동시에 등장하는 것도 아니므로 난이도도 낮은 편입니다. 게다가 게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시간을 쏟아야 하는 커스터 마이징도 없습니다. 길도 일직선에 가까워서 웬만한 길치가 아니고서야 길을 헤맬 일도 없습니다. 

덕분에 게임의 진행 방향과 목표는 명확합니다. 유저는 원하는 캐릭터를 고르고 퀘스트에서 목표로 주어진 몬스터를 사냥하고 아이템을 얻으며 나아가면 됩니다. 다양한 즐길 거리를 원하는 유저에겐 아쉬울 수도 있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가볍게 즐기기 위한 게임으로선 적당한 수준입니다. 



3종의 무기를 바꿔가며 싸우는 태세 변환 


<엘로아>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캐릭터마다 시작할 때부터 3종의 무기가 제공되고 유저가 이를 자유롭게 바꾸며 싸울 수 있는 ‘태세 변환’입니다. 

예를 들어 근접 캐릭터인 혈기사는 한손 검과 방패를 사용해 방어력이 높은 ‘수호’, 이도류를 사용하며 빠른 공격속도와 원거리 공격 스킬을 가진 ‘검투’, 그리고 양손 검을 사용하며 가장 높은 공격력을 가진 ‘파괴’로 나뉩니다. 

유저는 이를 활용해 던전에서 파티 플레이를 할 때는 수호로 방어력을 높인 후 몬스터 몰이를 하고, 혼자서 플레이할 때는 검투로 빠르게 멀리 있는 몬스터까지 사냥할 수 있죠. 태세마다 특색이 있고 활용법이 다를 뿐 사냥 효율은 비슷합니다. 

어떻게 본다면 태세 변환은 사용하고자 하는 무기를 바꾸는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또한, 캐릭터가 레벨업을 하면 3가지 태세마다 스킬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덕분에 만약 자신이 사용하는 무기보다 성능이 좋은 무기를 얻으면 부담없이 바꿔가면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무기를 바꿀 때마다 스킬이 달라지는 것을 활용해 스킬을 난사하는 식의 연계 플레이를 하거나 순간적인 상황에 따라 무기를 유기적으로 바꾸며 대응하는 건 무리입니다. 무기를 바꾸는 버튼을 누른다고 해서 바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약 3초 정도 바뀌는 텀이 있기 때문이죠.

만약 무기를 빠르게 바꾸며 싸울 수 있다면 ‘검투’로 원거리에서 견제하다가 적이 강한 공격을 할 때는 ‘수호’로 막은 후 ‘파괴’로 강한 한 방을 노리는 식의 컨트롤의 재미가 더 강조된 공방전이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같은 혈기사라도 쌍검을 사용하는 검투(위)와 한손 검과 방패를 든 수호(아래) 등으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밋밋한 필드 플레이와 퀘스트 


핵&슬래시 장르의 게임은 필드나 던전에 있는 다수의 몬스터를 쓸어 담듯이 사냥하고 아이템을 얻는 재미가 게임의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엘로아>는 필드에 등장하는 몬스터의 숫자는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닙니다. 맵도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 제법 몰리는 시간에는 필드 위에 몬스터와 사람의 숫자가 거의 동등해집니다. 결국, 필드에 몬스터가 부족해 전투의 흐름이 끊기게 되죠.

몬스터가 부족한 상황은 MMORPG에서 보기 어려운 상황은 아닙니다. 특히 사람이 몰리는 게임이라면 더욱 그렇겠죠. 하지만 다수의 몬스터를 한 번에 쓸어버리는 액션을 강조하는 핵앤슬레시 게임에서 이런 상황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 때문에 다른 유저가 잡으려고 기다리고 있던 몬스터를 빼앗는 모습도 (일명 스틸)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유저 간의 분쟁 역시 커뮤니티의 일종이고 사냥을 하거나 필드를 이동하는 상황에서도 모르는 유저 간에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다수의 적을 쓸어 담는 시원한 액션과 여러 사람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커뮤니티의 비중에 대한 고민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필드의 전투는 핵&슬래시 보다는 일반적인 MMORPG의 느낌에 가깝습니다.

또한, <엘로아>는 플레이나 퀘스트 진행 중에 흐름을 바꿔줄 이렇다 할 보스 몬스터나 색다른 패턴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필드에서 같은 몬스터가 색만 바꾼 채 계속 나온다는 것도 반복되는 느낌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아직 1차 CBT라는 점을 고려해도 타격감이나 액션은 아쉽게 다가옵니다. 게임이 어렵지 않아서 컨트롤에 크게 신경 써야 하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지루한 느낌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필드가 아닌 던전에 들어가면 핵&슬래시의 재미를 볼 수 있습니다.



핵&슬래시의 느낌이 살아난 던전플레이 


다행히 전투의 답답함과 지루함은 던전 플레이에서 많이 해소됩니다. 필드와 달리 자신의 플레이를 방해할 유저가 없고 몬스터도 다수가 등장합니다. 근접 캐릭터가 몬스터를 몰고 다니면 원거리 딜러가 폭격을 가해 쓸어버리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본격적으로 핵&슬래시 게임을 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던전의 구조도 간단합니다. 여러 개의 방으로 나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큰 맵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길을 죽 따라가기만 하면 헤매지 않고 금방 클리어할 수 있죠. 

모든 캐릭터가 대부분의 능력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어떤 직업 몇 명으로 파티를 꾸려야 한다는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장점입니다. 이번 테스트에서 아쉬운 점은 이러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던전 자체가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4일간 테스트를 하는 동안 플레이할 수 있는 던전은 2종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보스 몬스터와 싸우는 재미는 다소 부족합니다. 보스 몬스터는 유저가 사용하는 모든 상태이상 스킬에 면역이기 때문에 보스 몬스터의 패턴을 끊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보스캐릭터의 움직임을 막아야 하는 근접캐릭터의 역할이 줄어들고 방어력이 약한 원거리 캐릭터는 항상 위험에 노출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보스전은 파티플레이의 시너지 효과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패턴에 따라 각각의 유저가 보스의 공격을 피하고 반격하는 것을 반복하는 개인전에 가까운 양상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던전에 들어서야 바로소 이 게임이 핵&슬래시 RPG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속도와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PVP 


<엘로아>에서 PVP는 '피의 격전지'라는 이름으로 이번 테스트에서는 2:2, 3:3, 4:4 전투를 선보였습니다. 1:1 결투는 마을 안에서 유저간 동의 하에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PVP는 필드나 던전의 전투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입니다. 느릿느릿하고 약한 몬스터가 아니라 자신과 동일하게 빠르고 공격력이 강한 유저와의 싸움이기 때문에 진행이 상당히 빠릅니다. 가장 많은 인원이 싸우는 4:4 전투도 1분이면 대부분 승패가 결정됩니다.  



<엘로아>는 모든 공격이 논 타겟팅이기 때문에 컨트롤로 상대의 공격을 피할 수 있고 자신에게 접근한 모든 상대를 한 번에 공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거리조절과 컨트롤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특히 PVP에서 무기를 바꿔 싸우는 태세 변환이 효과를 나타냅니다. 초반에는 서로 견제를 하기 위해 원거리에서 공격할 수 있는 무기로 상대를 파악하다가 빈틈이 보일 때쯤 무기를 바꾸고 파고들어 상대를 기절시키거나 묶으며 본격적으로 싸움이 벌어집니다. 

앗차하는 순간 패배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훌륭한 컨트롤로 역전하는 것도 자주 연출되죠. 또한, 플레이 시간도 짧고 진다고 해서 패널티가 있는 것도 아니기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기본기와 PvP의 재미는 만족, 게임성과 단조로움은 아쉽다.


이번 1차 CBT에서 보여준 <엘로아>의 게임성은 단조로운 진행방식과 부족한 타격감 등 곳곳에서 아쉬운 모습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속도감 있는 PvP와 유연하게 전투를 벌일 수 있는 태세 변환 등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지난 인터뷰에서 <엘로아> 개발팀은 기본에 충실한 게임을 선보이겠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테스트는 재미나 소소한 부분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그 외엔 별다른 문제 없이 안정적이었습니다. 서버 역시 간혹 튕기는 것 외엔 테스트 중간에 긴급점검을 하거나 로그인을 못 하는 상황도 발생하지 않았죠. 

그래서 <엘로아>가 부족한 콘텐츠를 보강하고, 피드백을 통해 개선된 모습을 기다리게 됩니다. 탄탄한 기본기와 이를 토대로한 재미가 더해진다면 핵&슬래시 MMORPG라는 독특한 장르를 통해 새로운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