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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6월은 PS Vita로 ‘네푸네푸’ 합시다. 넵튠R1/ 넵튠PP 체험기

‘초차차원 게임 넵튠 Re;Birth1’, ‘신차원 아이돌 넵튠 PP’ 한글판 체험

깨쓰통 2014-06-26 17:49:28
일본 컴파일하트에서 개발하고 우리나라에서는 CFK(사이버프론트코리아)를 통해 출시하고 있는 콘솔 게임 <초차원 게임 넵튠> 시리즈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국내 게이머들한테는 눈에 띄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리즈는 사실 개발사가 인지도가 높은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해서 게임이 무언가 엄청나게 훌륭한 게임성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스크린샷이나 원화를 보면 단번에 눈치챌 수 있지만, ‘대놓고 특정 계층을 노리는 작품’(주1) 이기에, 대중성과도 거리가 약 367만 광년 정도 떨어져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탈기어 솔리드>나 <데빌메이 크라이> 같은 유명 대작들도 감히 해내지 못한 ‘전 시리즈 한글화’를 통해 매년 꾸준하게 발매하고 있으며, 그 결과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을 늘려가며 인기를 얻고 있다. 

바로 그 <넵튠>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2개 타이틀이 6월에 연달아서 국내에 ‘자막 한글화’를 거쳐 출시되었다. PS Vita용 아이돌 육성+연애 어드벤처 게임 <신차원 아이돌 넵튠 PP>(6월 12일 발매)와, PS Vita용 롤플레잉 게임 <초차차원 게임 넵튠 Re;Birth1>(6월 26일 발매)이 그 주인공들. 어떤 작품들인지 지금부터 살펴보겠다. /(체험기 쓰면서 자신을 내려놓은) 깨쓰통
(주1) 전문용어로는 ‘오덕 게임’ 내지는 ‘덕후 게임’ 이라고 부른다. 오덕이나 덕후가 무엇인지는… 지금 설명이 필요하십니까?


☞ 초차원 게임 넵튠 시리즈에 대해

<초차원 게임 넵튠> 시리즈는 지난 2010년부터 지금까지 정식 넘버링 타이틀만 3작품(외전이나 리메이크까지 합치면 모두 7 작품)이 발매된 일본의 인기 롤플레잉 게임(RPG)시리즈다. 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등장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콘솔 게임기’ 내지는 ‘일본의 게임 개발사’들을 의인화’(주2)했다는 것.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4명의 여신부터 각각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MS Xbox, 닌텐도 Wii 등의 콘솔 게임기를 의인화한 캐릭터이며, 그중에서도 주인공인 ‘넵튠’은 과거 세가(SEGA)가 메가드라이브의 파생작으로 준비하다가 결국 상용화에는 실패했던 ‘세가 넵튠’을 모델로 하고 있다. 

이 시리즈는 굉장히 노골적으로 ‘게임성’보다는 ‘캐릭터성’에 주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시 말해 개성 강하고 매력적인 (여성)캐릭터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그들의 매력을 (남성)게이머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사실상 게임의 핵심 세일즈 포인트라는 뜻이다. 

이렇게 ‘대놓고 노린 게임’ 이기에 아무래도 이쪽 문화에 대한 이해(주3)가 부족한 게이머라면 플레이 자체가 힘들다는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그 ‘캐릭터성’이란 것이 나름 통한 덕분에 일본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나름 탄탄하게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다. 게다가 게임성 또한 신작이 나올 때마다 점차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주2) 전문용어로는 ‘모에()화’라고도 한다. 무슨 뜻인지 몰라도 평생 먹고 사는데 지장 없는 용어니, 모른다면 굳이 무리해서 알려고 하지 말자.

(주3) 전문용어로는 ‘항마력’ 이라고도 부른다. 와… 오늘 전문용어 많이 쓴다. 

아래부터 파란색 타이틀 바는 <넵튠 PP> 빨간색 타이틀 바는 <넵튠 리버스>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시리즈의 주역인 4명의 여신들(변신 전의 모습). 각각 유명 콘솔 게임기들을 의인화한 캐릭터.


변신 후의 모습. 근육질 남성 캐릭터들은 참을 수 있어도, 미소녀 캐릭터는 보기만 해도 손발이 오그라든다는 게이머들은 플레이가 힘들 수도 있다. (그러니까 디스이즈게임 편집국의 한낮 기자라던가, 한낮 기자라던가, 안정빈 기자 같은 게이머)

아이돌, 시작했습니다~♡ 신차원 이돌 넵튠 PP


PS Vita용으로 출시한 <신차원 아이돌 넵튠 PP>(이하 넵튠 PP)는 넵튠 시리즈의 ‘외전’ 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작품이다. 외전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개발도 컴파일하트가 아닌 탐 소프트(TAM SOFT)가 맡았으며, 장르 역시 시리즈 전통의 RPG가 아닌, ‘아이돌 육성+연애 어드벤처’를 표방한다.

 

애당초 <넵튠> 시리즈가 다른 무엇보다도 캐릭터성에 주력하는 만큼. 과감하게 전투 같은 RPG 요소들을 빼버리고, 그보다는 캐릭터들의 매력 발산을 극대화해보자는 기획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 이해하면 된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해, 이 게임은 다음 한 문장으로 정리가 가능하다. 

 

“아이디어는 좋았는데 현실은 시궁창인 게임”. 심지어 시리즈 마니아들조차도 이 게임에 대해서는 “본격 신앙심 테스트용 게임” 이라고 박한 평가를 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넵튠 PP>는 “대중이 자신들이 아닌 아이돌에 더 열광하게 되자, 위기의식을 느낀 여신들이 직접 아이돌을 시작한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플레이어는 프로듀서가 되어 그녀들을 최고의 아이돌로 키워내야 한다.


 육성하는 재미가 없는 아이돌 육성 게임


<넵튠 PP>의 게임 진행 방식은 여타의 비슷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를 것이 없다. 플레이어는 프로듀서가 되어서 4명의 여신 중 한 명을 맡게 되고, 매일 같이 ‘레슨’, ‘홍보활동’ 같은 커맨드를 선택해서 여신의 능력치(스테이터스)를 올려야만 한다. 

때로는 ‘휴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해줘야만 하며, 중간중간 다양한 이벤트를 감상할 수도 있다. 여기에 아이돌을 소재로 하는 게임인 만큼 당연하게도(?) ‘라이브’를 개최할 수도 있고, 이를 통해 3D 모델의 캐릭터들이 스테이지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감상할 수도 있다. 


라이브를 통해 캐릭터들이 스테이지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의 치명적인 문제는 바로 이러한 일련의 진행 과정들이 하나같이 ‘지나치게 단순해서 재미없다’는 것이다. 특히 게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육성은 몇 개의 레슨 항목 중 하나를 선택하면, 어떠한 중간과정이나 연출 없이 ‘그냥’ 능력치가 올라갈 정도로 단순함의 끝을 보여준다. 

<아이돌마스터> 시리즈처럼 무언가 미니 게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레슨 과정을 비주얼적으로 임팩트 있게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육성 과정에서 어떠한 재미나 긴장감도 느낄 수가 없다. 게다가 이 게임은 1차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는 ‘팬 점유율’(쉐어) 종합 1등을 달성하는 것이 정말 말도 안 되게 쉽다. 

고의적으로 게임 오버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순서대로 항목을 선택하고 시간을 보내기만 해도 너무나도 손쉽게 종합 1등을 달성할 수 있을 정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저들은 육성을 통한 보람이나 성취감마저 제대로 느끼기가 힘들다. 


레슨을 선택하면 간단한 텍스트 몇 줄이 출력되고 어떤 능력치가 올랐는지 결과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걸로 끝. 


종합 1등을 달성하는 것이 너무 쉽다 보니 2회차 이후의 플레이에서는, 원활한 이벤트 회수를 위해 “최대한 1등 달성 시기를 늦추는 것”이 목표가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철저하게 ‘팬들을 위한 서비스 게임’으로 받아들여야 할 작품.


이렇듯 일단 아이돌 육성 게임으로도 좋게 봐주기 힘들지만, <넵튠 PP>는 이 밖에도 게임 곳곳에서 부실하고 아쉬운 점을 많이 노출하고 있다. 

당장 이 게임은 명색이 ‘아이돌’을 소재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저가 감상할 수 있는 곡의 개수가 고작 5개에 불과하다. 게다가 나름 연애 어드벤처를 표방하기에 플레이어(프로듀서)와 여신들간의 다양한 이벤트를 감상할 수 있지만, 그 이벤트란 것들은 대부분 잡담 몇 번 주고 받고 끝날 수준일 정도로 정말 처참한 퀄리티를 보여준다.  

이 밖에도 커맨드 하나 누를 때마다 빠짐 없이 ‘Now Loading’이 뜰 정도로 로딩이 잦다는 점이나, 캐릭터 별 아무리 못해도 3시간이면 엔딩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볼륨이 빈약하다는 점 등… 캐면 캘수록 문제점을 정말 셀 수도 없이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무언가 여신들과의 달달한 이벤트 같은 것을 기대했다면 기대를 접자. 차라리 RPG로 나온 전작들이나 밑에서 소개할 <넵튠 R1>의 이벤트가 훨씬 밀도 있고 퀄리티도 좋다.

지겹게 보게 되는 Now Loading 화면. 로딩 시간이 긴 편은 아닌데 너무 잦아서 짜증나는 경우다.

그렇다면 과연 <넵튠 PP>는 정말 구제할 방법이 없는 게임(주4)일까? 사실 그렇기는 한데, 그래도 이 게임은 시리즈 팬들을 위한 ‘서비스 게임’으로서는 그나마 어느 정도 그 가치를 보여주기는 한다. 그러니까 이 게임은 ‘아이돌 육성 게임’도, ‘연애 어드벤처 게임’도 아닌, 철저한 <넵튠> 시리즈 팬들을 위한 서비스 게임으로서 접근해야 플레이할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어찌되었든 여신 캐릭터로부터 “좋아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작품은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이 게임이 유일하다. 아마 이것 하나만으로도 “뿅가죽네!”를 외치는 시리즈 마니아라면 의외로 즐겁게 이 게임을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워낙 단순하고 난이도가 낮다는 것은 ‘머리를 비우고 가볍게 즐기기에 좋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도 취향이 맞는다면 의외로 즐기는 데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다만 지금까지 <넵튠> 시리즈를 한번도 해보지 않은 유저라면 가급적 이 게임은 피하는 것이 정신건강과 지갑의 안녕에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열악한 국내 콘솔 게임 시장에서 꾸준하게 한글화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CFK에 대한 ‘기부’(내지는 헌금) 목적으로 이 게임을 산다고 하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주4) 전문용어로 ‘쿠소게’ 라고도 한다. (우리말로 직역하면 ‘똥 게임’)

1편의 완벽한 ‘초월이식’, 초차차원 게임 넵튠 Re;Birth1

 

 

 

<초차차원 게임 넵튠 Re;Birth1>(이하 넵튠R1)은 지난 2010년 PS3용으로 발매된 시리즈의 첫 작품인 <초차원 게임 넵튠> 1편을 PS Vita용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그것도 단순한 리메이크가 아니라, 1편의 기본 시놉시스와 캐릭터만 유지한 채 기초 시스템부터 스토리 진행 등. 거의 모든 요소들을 완전히 뜯어 고친. 사실상 1편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라고 봐도 된다. 


사실 이 게임의 원작인 1편은 아이러니하게도 <넵튠> 시리즈 중에서 가장 인기도 없고, 평가도 낮은 게임이다. 그냥 ‘시리즈의 시발점’ 이라는 것 말고는 의의를 찾기 힘든 작품이라고 할까? 결론부터 말해 <넵튠 R1>은 그랬던 1편을 ‘2014년 지금 즐기기에도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꽤나 성공적으로 리메이크했으며, 더불어 초보자들이 시리즈에 입문하기에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편의 스토리와 일부 설정만을 계승했을 뿐, 사실상 완전히 별개의 작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넵튠 R1>이다.  


비교적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일본식 RPG


스토리는 1편의 리메이크지만, <넵튠 R1>은 게임의 시스템적인 면에서 보자면 시리즈 3편이자 PS3용으로 발매되었던 <신차원 게임 넵튠 V>(이하 넵튠 V)를 계승하는 작품이다. 특히 전투 시스템이나 퀘스트 시스템, 스킬 구성 등의 기초 시스템은 사실상 차이가 없기 때문에, 만약 <넵튠 V>를 해본 유저라면 별다른 설명이나 튜토리얼이 없더라도 바로 <넵튠 R1>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비주얼 퀄리티 역시 PS3에 거의 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본에서는 출시 초기에 지독한 ‘화면 끊김’ 문제가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패치를 통해 개선된 버전이 출시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두 게임이 똑같다는 뜻은 아니며, <넵튠 R1>에는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차별화되는 요소나 새로운 시스템들도 준비되어있다. 특히 주목해 볼만한 점은 전체적으로 ‘휴대용 게임기’라는 플랫폼에 알맞게 게임이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튜닝 되어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리메이크 시스템’이다. 전작들에서는 숨겨진 던전의 개방이나 강력한 몬스터의 등장 같은 여러 가지 숨겨진 요소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꽤나 귀찮고 번거로운 작업들을 병행해야만 했다. 

하지만 <넵튠 R1>에서는 리메이크 시스템을 이용해서 원하는 ‘사양서’를 획득하고, 필요한 재료만 확보하면, 그냥 버튼 한 번에 숨겨진 요소들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사양서 중에는 ‘적을 약하게 한다’, ‘획득 경험치를 증가시킨다’ 같이 게임의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들 역시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유저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춰서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신차원 게임 넵튠 V>를 해본 유저라면 익숙할 스킬 세팅 시스템이나 디스크 메이크 시스템 등이 그대로 등장한다.


취향이 걸리지만 않는다면 분명 ‘해볼만한’ RPG 



물론 <넵튠 R1>은 그렇다고 해서 또 그냥 무작정 쉽기만 한 게임은 아니다. 스토리 감상만을 목표로 한다면, 맵 위에 표시되는 ‘이벤트’ 마크만을 따라가는 것으로 최소한 ‘길을 헤맬’ 일은 없지만 게임은 중간 몇몇 구간에서 ‘레벨업을 위한 반복 플레이’(이른바 ‘레벨 노가다’)가 거의 필수인 지역들이 등장한다. 또 여기에 좀 더 원활한 플레이를 위해서는 장비의 제작이나 아이템의 수집에도 신경을 써야만 한다.

여기에 만약 게임을 ‘깊이 파고들기’ 원한다면, 또 그만큼 강한 보스나 숨겨진 던전 돌파 같은 ‘파고들기용’ 콘텐츠들도 준비되어있다. 특히 <넵튠 R1>은 발매 이후 DLC(다운로드 콘텐츠)를 통해 계속해서 파고들기 콘텐츠가 확장될 계획이기 때문에, 이 게임을 오랜 시간 붙잡고 즐기길 원하는 유저라면 또 얼마든지 그렇게 즐길 수 있다.

게임의 한글화는 CFK답게 괜찮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초차원 게임 넵튠> 1편은 사실 지금의 넵튠 시리즈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다소 ‘심각한’ 전개나 스토리 진행이 많았지만, <넵튠 R1>은 그런 부분들을 모두 개선했다. 

정리하면 <넵튠 R1>은 시리즈 첫 작품을 ‘요즘 감각으로’ 즐겨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전작들을 해본 마니아 입장에선 충분히 가치 있는 작품이며, 설사 시리즈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유저라고 해도 ‘취향’이 정말 심하게 걸리지만 않는다면 ‘한번쯤 도전해 볼만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최소한 PS Vita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다면 관심 있게 지켜봐도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