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탐방은?] 스마트탐방은 ‘스마트한’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사들을 찾아가 그들의 비전과 주요 신작을 살펴보는 연재코너입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바이킹아일랜드>의 기획자 출신인 박경재 대표와 <토끼굴속 앨리스>를 개발했던 권준호 대표가 공동설립한 개발사 스카이피플의 <혈투>입니다.
고리타분한 무협게임의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일본풍의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세련된 디자인, 복식, 스타일리시한 실시간 전투 등의 다양한 요소를 내세운 모바일 RPG, <혈투>를 지금 만나보시죠.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명령 내리고, 사기 관리하고. 실시간 ‘전략’ 액션
<혈투>의 기본적인 진행은 기존의 모바일 RPG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스테이지 방식의 던전을 돌면서 캐릭터를 모으고, 강화와 진화로 더 강한 캐릭터를 만들어나갑니다. 다만 전투는 일상적인 턴제가 아닌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전투’를 택하고 있죠.
<혈투>의 모든 전투는 실시간으로 진행됩니다. 최대 1명의 대장과 5명의 부하로 팀을 구성하고 전투를 시작하면 상대방과 자동으로 전투를 시작합니다. 전투연출은 액션에 가깝습니다. 캐릭터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상대를 때리고, 공격을 피하죠. 기본공격만으로도 보는 재미를 최대한 살렸다는 게 스카이피플 박경재 대표의 이야기입니다.
플레이어는 타이밍에 맞춰 ‘스킬’, ‘부대명령’, ‘일섬’의 3가지 방식으로 전투에 개입할 수 있습니다. 스킬은 말 그대로 해당 유닛의 스킬을 발동시키는 것이고, 부대명령으로는 진영을 유지하거나 후퇴, 집중공격 등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섬은 특별한 타이밍에 화면에 표시되는 터치액션을 따라서 입력하면 독특한 연출과 함께 상대방을 단번에 쓰러트릴 수 있죠.
대장 캐릭터가 쓰러지면 사기가 떨어져서 능력치가 줄어든다거나, 진영에 따라 버프를 받는 등 부대전투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도 준비돼있습니다. 모바일의 특성에 맞춘 일종의 ‘전략게임’인 셈입니다.
사파와 정파의 RVR. 수십 대 수십의 대규모 전투구현
무협을 택한 만큼 PVP 콘텐츠에도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혈투>는 게임시작부터 사파와 정파 중 한 곳을 선택해 이야기를 진행해나가게 됩니다. 자연히 다른 진영과의 전투가 PVP콘텐츠의 핵심이 됩니다.
<혈투>의 PVP는 정사대전과 문파대전, 비무대회로 나뉩니다. 비무대회는 말 그대로 자신의 파티를 다른 유저의 파티와 겨루는 방식이고, 정사대전은 다른 진영(정파 혹은 사파)의 유저와 PVP를 하고 그 결과가 전체유저에 적용됩니다.
문파대전은 6대6의 전투에서 벗어나 문파의 모든 캐릭터가 전투에 참가합니다. 개발사에서는 최대 40대 40에서 50대 50의 전투를 구현할 계획입니다. 문파 내부의 경쟁구도도 준비돼있죠. 이 밖에도 문파 단위의 레이드나 사제시스템 등을 통해 진영과 문파의 소속감을 높이고 끈끈한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겠다는 목표입니다.
2D캐릭터와 3D배경을 더한 일본풍 그래픽
<혈투>의 그래픽은 일본풍입니다. 서정적인 그래픽이나 유화로 칠한 듯한 색감은 특히 일본 개발사 바닐라웨어와 비슷하죠. <혈투>가 준비 중인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의 시장에서는 여전히 일본풍 그래픽이 제일 잘 받아들여지고, 서정적인 그림과 잔인한 액션, 혈흔 등의 요소가 뒤섞인 이미지가 게임의 분위기와도 잘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인데요.
다만 3D 배경에 어울리는 2D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라이트를 적극 활용해 입체감을 살렸고, <토끼굴속 앨리스> 등을 작업한 권준호 공동대표가 직접 디자인을 맡았습니다. 다른 회사가 아닌 스카이피플만의 그래픽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에 전투 중 배경의 대나무가 썰리거나 물체가 부숴지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효과를 넣었습니다. 일섬으로 적을 자르면(?) 그림자가 대신 잘린다거나, 달조각이 갈라지는 등 ‘은유적인 표현’도 집어 넣었죠.
보스 레이드에서도 남은 체력에 따라 공격패턴이 변하거나, 히드라의 목이 하나씩 잘려나가는 등 싸움을 지켜보는 맛을 강조했습니다. 참고로 <혈투>의 각 캐릭터별 애니메이션은 30개가 넘습니다. 스킬과 이동 등의 동작을 빼더라도 적의 공격을 피하고, 뛰고, 막고, 붙잡고 밀치는 등의 다양한 동작이 가능하죠.
“그래픽만 따지더라도 현재 인기 있는 모바일게임들보다 2배는 낫다고 판단이 되어야 유저들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게 박경재 대표의 이야기입니다. 스카이피플의 신작 <혈투>는 내년 상반기 액토즈소프트를 통해 출시될 예정입니다. 아래는 박경재 대표와의 일문일답입니다.
스카이피플의 박경재 대표
TIG> 최대 50대 50의 전투가 모바일에서 가능할지 솔직히 의문이 든다.
일단 문파전에서 자신의 문파 전부를 불러내는 대규모 배틀을 준비 중이다. 애당초 최적화를 고려한 탓에 가능한 기획인데, 3D 배경에 캐릭터만 2D로 만든 이유도 그 때문이다. 캐릭터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확실히 2D가 유리하니까.
여기에 동기화 PVP까지 고려한 적도 있는데, 지금의 모바일환경에서 동기화는 조금 많이 이른 듯하더라. 그래서 재미를 위해 비동기화 PVP로 다시 변경했다.
TIG>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살려서 보는 맛을 강조한다 했는데, 그럼 작업량이 꽤 될 텐데
캐릭터의 종류는 현재 300개 정도 완성됐다. 다만 애니메이션 작업을 진행 중인 캐릭터가 많다. 애니메이션이 캐릭터마다 30개 정도가 되는데, 정파 한 문, 사파 한 문씩 작업 중이다. 참고로 한 문이라는 건 6명의 캐릭터를 ‘문파’로 묶어 놨는데 그게 한 묶음이다.
TIG> 결국 차별화는 얼마나 자연스러운 액션을 보여주느냐인데?
캐릭터마다 능력치가 16개가 넘는다. 일섬 계수. 치명타. 회피, 무기 막기 등의 다양한 능력치가 있고 그 중에는 보여지지 않는 것들도 많다. 달려가서 치고 받기만 하는 것보다는 스킬을 사용하지 않아도 이리저리 싸우고 보는 맛이 있게 만들고 있다.
사실 일섬 연출부분도 극적으로 목을 베거나 신체훼손도 고려했는데 이게 반영되면 심의 등이 안될 듯해서 회색톤으로 영화적 연출을 한다거나. 달을 자르거나 그림자를 자르거나 하는 은유적인 연출을 도입하고 있다.
TIG> 개발인원이 요즘 모바일 RPG치고는 매우 적다.
PD로 오래 일을 했지만 사람이 많다고 더 잘 나오는 건 아니더라. 한 사람이 자기일 정확히 하고 깊이 있게 하는 게 오히려 더 중요하다. 특히 이미 시장에 많이 나온 미드코어 RPG에 도전하려면 다른 게임을 압도할 무언가를 갖춰야 하는데, 우리 같은 소규모 개발사에서 그 무기가 ‘인력’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대기업 게임들보다도 좋은 완성도를 내려면 대기업에서는 할 수 없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게 지금의 방식이다. 철저한 분업보다는 능력 있는 소수의 인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맡으면서 오히려 퀄리티를 끌어올리고 있다. 만약 여럿이 분업하고 외주 맡기고 그랬다면 지금 같은 그래픽은 나오지도 못했을 거다.
그리고 사실 15명 정도 있을 때가 개발하는 쪽에서 제일 재미있기도 하다.
TIG> 목표 일정 등이 있다면?
내년 상반기 정도가 목표다. 한국 이후에는 중국이나 대만, 일본 등을 고려 중인데 일단 한국부터 가는 만큼 한국 시장부터 집중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