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브소프트가 오랜 침묵을 깨고 지스타 2014에서 모바일 게임 라인업을 공개했습니다. 모회사인 엔씨소프트의 지스타 2014 프리미어 기자간담회에서 모바일 게임 라인업 3개를 공개한 데 이어, 지스타 2014에서는 <팡야 모바일>과 <소환사가 되고싶어>의 체험버전까지 출품했죠.
<팡야 모바일>은 스킬도 빠져있는 매우 기본적인 체험 버전이기에 논외로 치고, <소환사가 되고싶어>는 게임의 특징과 콘셉트를 체험 버전에서 보여줬습니다. 직업 플레이해 본 <소환사가 되고싶어> 지스타 체험버전은 <트릭스터>의 귀여운 캐릭터들과 타일로 이루어진 길을 따라 몇 칸씩 진행하는 보드게임 콘셉트, 그리고 턴 방식 RPG라는 점을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다양한 경로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 열심히 수집하고 육성하라
먼저 <소환사가 되고싶어>에서는 유저가 각 카드들을 수집하고 성장시켜야 합니다. 캐릭터들은 카드 형태로 등장하며, 던전 진행 보상이나 상점에서 뽑기로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얻은 카드는 7장을 배치해 하나의 파티로 만들 수 있고, 여러 개의 파티를 구성해뒀다가 사용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각 카드는 속성, 등급, 레벨이 있고, 전투 중에 발동시킬 수 있는 액티브 스킬과 리더 스킬, 그리고 서포트 스킬을 가지고 있습니다. 카드배틀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인 카드에 카드를 합성시켜 레벨을 올리는 구성을 취하고 있고, 재료를 모아 진화도 시킬 수 있습니다.
<소환사가 되고싶어>의 파티 구성 화면.
각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능력 중 스킬이 <소환사가 되고싶어>의 핵심입니다. 전투 중 사용할 수 있는 액티브 스킬은 적 전체 공격, 특정 적에게 큰 대미지, 일정 턴 동안 반격, 체력 회복 등 다양한 종류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리더 스킬은 파티를 구성하는 카드 리더로 정한 캐릭터만 발동시킬 수 있는 패시브 스킬의 일종입니다. 같은 속성 캐릭터의 공격력을 올려준다거나 파티 전체의 체력을 올려주는 등 파티 전체에게 도움이 되는 효과를 제공하죠.
마지막으로는 서포트 스킬인데, 리더스킬과는 별개로 파티에 도움을 주는 패시브 스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공격 시 일정 확률로 추가 공격을 하는 식이죠. 특히 서포트 스킬은 일부 캐릭터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서포트 스킬을 가진 캐릭터를 모으는 것도 중요한 수집 요소가 됩니다.
이렇게 카드 수집과 파티 구성을 살펴보면, 파티 구성과 파티 전체의 성장이 <소환사가 되고싶어>에서 중요한 요소이자 유저가 시간을 투자해 카드를 모아야 하는 이유가 됩니다. 특히 리더 스킬은 특정 속성에 맞춰 공격력이나 체력을 올려주는 것들이 있어서 리더에 맞춘 속성 별 파티 구성을 하게 되는 요인입니다.
더불어 좋은 서포트 스킬을 가진 카드를 모으는 것도 파티의 성장에 중요한 요소고요. 전형적인 카드배틀 게임의 성장 요인이지만, 접근성이 쉽다는 측면에서는 장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뒤에 설명한 던전 콘셉트가 보드 게임 느낌이라 파티 구성이 복잡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 그리고 카드 일러스트와 2D 도트로 만든 캐릭터 모습은 수집 욕구를 자극하기 충분할 정도로 귀엽고 예쁩니다. 이 점 만으로도 절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스킬 구성 확인 장면. 콘셉트를 맞춰 카드를 모아 파티를 구성해야 합니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 턴제 전투
<소환사가 되고싶어>의 전투 방식은 흔한 턴제 RPG의 그것을 따르고 있습니다. 내 캐릭터 7명이 모두 공격을 마치면 적 캐릭터들이 공격하는 방식이죠. 적 역시 7명 파티를 이끌고 등장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상당히 중요해집니다. 턴제 전투 게임이 으레 그렇듯, 머릿수를 하나라도 줄여야 유리해지기 때문이죠.
더불어 스킬 활용 역시 중요한 선택입니다. 공격을 할 때 마다 스킬 게이지가 올라가고, 이 스킬 게이지가 꽉 찬 캐릭터는 자신의 공격 기회에 스킬을 발동시킬 수 있습니다. 공격 스킬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아군 캐릭터 회복이나 반격 스킬 같은 경우에는 어떤 타이밍에 써야 효과적일지 계산해야 하는 전략이 필요한 방식입니다.
<소환사가 되고싶어> 역시 자동 전투를 지원하기 때문에 쉬운 던전을 반복할 때는 자동 전투로 넘어가고, 자신의 파티로 빠듯한 던전에서부터는 직접 플레이하는 방식입니다. 중요한 건, 직접 전투를 하면 더 높은 효율로 전투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략성을 강조한 모바일 RPG가 가져야 할 기본기는 갖춘 전투 시스템인 셈입니다.
선택과 관리가 중요한 보드 진행
<소환사가 되고싶어>의 던전은 보드 게임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여러 개의 타일들이 길을 만들어 던전을 구성한 방식인데요. 몇 칸씩 이동하면서 던전의 끝에 있는 보스 몬스터를 잡으면 던전을 클리어하는 식입니다.
이 던전 진행이야말로 <소환사가 되고싶어>의 콘셉트이자 핵심적인 재미가 되는 시스템입니다. 바로 ‘선택과 관리’가 던전 진행의 핵심이고, 여기서 이 게임만의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확실한 숫자를 보여주는 이동카드나 랜덤한 숫자가 나올 수 있는 이동카드 중 하나를 골라야 합니다.
자신의 캐릭터를 보드 위에서 이동시킬 때 3장의 카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한 장은 앞면으로 등장하고, 나머지 두 장은 뒷면으로 나오죠. 여기서 유저는 한 장의 이동 카드를 선택해야 합니다. 여기부터 재미있는건데요. 확정된 한 장의 카드를 보며 그대로 이동할지, 아니면 다른 카드를 뽑아 불확실한 확률에 기대며 이동할 지 선택하게 되는 겁니다.
이동 중에 몬스터 칸에 도착하면 전투를 하게 되고, 골드 획득, 아군 체력 회복, 스킬 포인트 증가 발판에 도착하면 해당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특히 던전을 클리어할 때 까지 체력과 스킬 게이지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어떤 발판에 도착할 지가 관건이 되는거죠.
계속 몬스터 발판만 밟는다면 전투만 주구장창 하는 셈이고, 파티에 따라서는 버티기 힘들어 던전 공략에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중간 보스 발판은 그냥 지나갈 수 없기 때문에 중간보스와 보스 발판을 만나기 전 파티 체력 및 스킬 관리 여하에 따라 전투 난이도가 달라지는 셈입니다.
따라서 보드게임 식의 던전 진행은 유저에게 파티 관리를 하게 만드는 요소이고, 전투와 다른 발판 사이에서 끊임없이 선택해야 하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이 안에서 나오는 다양한 선택과 고민이야말로 <소환사가 되고싶어>가 보여주는 독특한 재미요소입니다.
던전을 진행하다 HP가 부족하다면 HP 회복 발판을 밟아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항상 확실하게 이동할 수만은 없다는 게 고민을 만드는 요인입니다.
콘셉트를 명확하게 보여준 체험 버전, CBT부터는 확실한 디테일을 보여줘야 할 때
지스타 2014 체험 버전으로 살펴본 <소환사가 되고싶어>는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드러낸 성공적인 체험 버전입니다. 진입은 쉽게, 그리고 보드 게임의 콘셉트를 살리려고 했다는 점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더불어 지루한 구간은 자동진행으로 넘어갈 수 있는 대신, 직접 플레이 했을 때 더 어려운 던전을 돌파할 수 있는 컨트롤이나 전력 구상의 여지도 살렸다는 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체험 버전에서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바로 ‘디테일’입니다. 각 캐릭터 카드는 다양한 스킬이나 콘셉트가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줬기에 아쉽진 않았으나, 보드 게임 콘셉트를 따 온 던전 진행 측면에서는 다양한 것들을 보고 싶다는 갈증을 느끼게 됩니다.
현재 체험버전에서 던전에 등장하는 타일은 몬스터 타일, 중간 보스 타일, 체력 회복 타일, 스킬 회복 타일 정도입니다. 물론 이 정도 타일로도 던전 하나를 공략하기 위해 몇 칸 이동할지, 내 파티에 체력이나 스킬을 어떻게 관리할 지 고민하는 재미는 느낄 수 있었으나, 관리에서 느낄 수 있는 고민의 깊이는 얕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정도 타일만 가지고 밸런스를 잡으면 후반부에 들어서는 지루하게 느껴질 게 보일 정도고, 여기서 밸런스를 ‘재미있게’ 맞춰 나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남기 때문이죠. 좀 더 다양한 효과를 가진 타일이 등장한다거나 타일을 이동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스킬같은 것들이 등장한다면 조금 더 다채로운 고민과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은 보여주지 않은 무언가가 남아있을 것 같은 기대도 남고요.
<소환사가 되고싶어>가 지스타 2014 체험버전을 통해 CBT 신청을 받고 있고, 멀지 않은 시기에 CBT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CBT에서는 체험 버전에서 보여주지 않은 ‘디테일’을 공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때는 모쪼록 보다 깊이 있는 선택의 고민을 느낄 수 있길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