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이즈게임에서는 정기적으로 유저대상 리뷰공모전을 진행합니다. 오늘 보실 리뷰는 1차 TIG 리뷰 공모전 ‘콘솔&패키지 당선작’인 Gimmi님의 <드래곤볼 제노버스> 리뷰입니다. 영상과 텍스트 두 가지 버전이 준비되어 있으니, 원하는 방법으로 리뷰를 즐겨주세요. /디스이즈게임 편집국
안녕하세요, Gimmi 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2월 5일에 발매한 <드래곤볼 제노버스(DragonBall Xenoverse)> PS4판 입니다. PS4, XBOX ONE의 8세대 콘솔로 나온 첫 드래곤볼 게임이지만, 국내에서는 2월 한국어 게임 발매 러쉬에 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비운의 게임이기도 하죠.
게임의 배경
이 게임의 원작은 1984년부터 1996년까지 토리야마 아키라가 연재한 배틀 만화 <드래곤볼>로, 시원한 액션으로 일본, 한국, 서양 가릴 것 없이 20년이 지난 지금도 수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비록 주성치 감독의 <드래곤볼 에볼루션(2009)>이라는 흑역사도 있었지만, 2013년 <드래곤볼 Z 신들의 전쟁>, 2015년 개봉 예정의 <드래곤볼 Z 부활의 F>까지 계속해서 관련 미디어가 나오는 대단한 작품이죠. 액션 배틀물이다 보니 소재도 좋아서 게임으로도 매년 나오고 있는데, 이번 제노버스의 개발사는 바로 Dimps, <스트리트 파이터 4> 시리즈를 제작한 액션명가입니다.
게임 소개
<드래곤볼 제노버스>에서 플레이어는 트랭크스와 같은 타임 패트롤러의 일원이 됩니다. 쓰러뜨린 적이 다시 부활하는 등 흉악화라 불리는 현상으로 역사가 뒤틀리자, 트랭크스가 이를 막기 위해 드래곤볼로 자신을 도와줄 전사를 소환했다는 설정이죠.
소환과 함께 플레이어는 5가지 종족 중 하나를 골라 자신의 아바타를 생성하게 됩니다. 기술을 쓸 때 소모되는 자원인 기술력(技力)에 특화된 지구인, 공격에 특화된 사이야인, 방어에 특화된 마인, 체력 회복에 특화된 나메크인, 이동속도에 특화된 프리저족을 선택할 수 있는데, 성별에 따라서도 체력이나 회복 속도에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종족을 선택하면 얼굴이나 신장, 색깔, 목소리 등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습니다.
과거 작품과 달리 육성의 요소가 있는 액션 RPG
이렇게 소환된 아바타가 뒤틀린 시대로 가서 흉악화를 저지하고, 역사를 본래의 모습으로 돌리면서 그 배후를 쫓는 것이 <드래곤볼 제노버스>의 메인 스토리입니다. 여기에 시간의 계왕신이나 미라 일행과 같은 오리지널 캐릭터의 스토리가 얽히면서 흥미롭게 진행되죠. 게임의 큰 틀은 먼저 마을에서 메인 퀘스트나 패러렐 퀘스트, PQ라 불리는 부가 퀘스트를 수락, 그러면 해당 존으로 이동해서 적을 물리치고 그 활약에 따라 돈과 경험치, 부가적인 아이템을 버는 방식입니다.
레벨업을 통해 스탯을 올릴 수 있고, 장비와 아이템, 기술을 얻어서 강력하게 성장해 나아가는 전형적인 RPG이죠. 메인 퀘스트에서는 자기 아바타 밖에 사용할 수 없지만, PQ에서는 그 외에 50여가지 원작 캐릭터를 사용하거나 다른 플레이어의 아바타와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1 vs 1에서 3 vs 3까지 온라인/오프라인 대전이 가능하며, 천하제일 무도회라는 온라인 이벤트도 열릴 계획입니다.
쉽지만 손맛 있는 조작
그래도 다행히 이 게임은 재배맨 온라인도 아니고, 패드에 최적화된 액션으로 괜찮은 조작감을 보입니다. □ 약공격, △ 강공격, ○ 원거리 기탄 공격이 기본으로, 기본 콤보도 네모와 세모의 단순 조합으로 완성됩니다. 에네르기 파 등의 기술도 별도의 커맨드 필요없이 미리 해당 버튼에 장착을 해두면, L2와 R2 버튼 조합만으로 쉽게 사용이 가능합니다.
여기에 공격 도중 X를 누르면 배후로 순간이동이 가능해서, 이를 이용하면 추가 콤보 연계가 가능하고, 그외에도 타이밍 맞춰서 가드하는 저스트 가드나, 차지 공격으로 가드를 깨는 등 단순한 가운데에서도 파고드는 맛이 있습니다.
기술 연출에 있어서 비슷한 게임인 <나루토 질풍전 나루티밋 스톰> 시리즈에 비해 너무 밋밋한 느낌도 들지만, 기본적으로 멀티 다수 vs 다수 전투를 틀로 갖고 있는 게임이기에 기술 연출이 너무 길면 오히려 효율이 나빠지기에 잘 조절했다고 생각합니다. 원작에 맞게 넓은 맵에서 빠르게 이동하며 싸우는 속도감과 찰진 타격감, 다소 과도할 정도의 효과음도 잘 어울리고요. 그래도 배경 파괴가 너무 빈약하다거나, 진동이 거의 없다는 점은 좀 아쉽긴 합니다.
다양한 파고들기 요소
찰진 조작감에 일본 특유의 파고들기 요소가 게임을 계속 붙잡고 있게 만듭니다. 기본적으로 기술이나 장비, 아이템의 획득 확률이 랜덤인데다가, 강력한 기술은 빠른 시간에 잡거나 아군 체력을 유지하는 등 도전 조건을 만족해야지만 나옵니다. 그리고 원작 캐릭터의 강력한 필살기나 궁극기를 배우려면 스승을 지정하여 우호도를 올려야만 합니다. 반복적으로 스승의 옷이나 기술을 장착, 또는 스승과 같이 출격하면서 우호도를 올리다보면 추가 퀘스트가 발생하고, 이를 깨야지 강한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얻을 수 있는 의상은 400종 이상, 스킬은 200종 이상으로 수집하는 재미가 있죠.
드래곤볼이란 이름답게 드래곤볼 7개를 모아 신룡을 소환하여 소원을 비는 시스템도 있는데, 이것을 통해서만 특정 기술이나 복장, 캐릭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드래곤볼을 모으려면 몇몇 PQ에 랜덤하게 등장하는 다른 플레이어의 아바타를 잡아야 랜덤하게 얻을 수 있기에, 다 모으려면 제법 반복작업이 필요합니다.
과도한 불편함
사실 단순 언락이라면 이런 드래곤볼 모으기도 이해가 되지만, 이게 일본 게임 특유의 쓸데없는 불편함과 맞물리면서 좀 짜증이 납니다. 아바타의 스테이터스나 외모 변경이 드래곤볼 소원으로만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스토리를 다 깨기 전에는 캐릭터 생성이 하나만 가능하여 여러 캐릭터를 생성하면서 시험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일이 삭제하고 새로 생성해야만 합니다. 다행히 캐릭터를 삭제해도 입수한 아이템과 기술, 돈, 진행도는 유지되지만, 아바타의 레벨과 스테이터스 포인트는 0이 되어 다시 경험치를 올려야 하죠.
마을 내에서 다중 접속이 가능한 MORPG이지만, 온라인 편의성이 부족
여기에 온라인 게임으로써 편의성도 많이 떨어집니다. 비록 MORPG처럼 다중 접속 구간은 마을에만 한정되어 있지만, 분명 온라인 서버에 접속하여 게임을 시작하고 다양한 연동요소가 있어서 멀티플레이를 권장하는 온라인 게임입니다. 그럼에도 매치 찾는 것이 느리고, 비록 서버나 핑 문제는 거의 없었지만, 퀘스트 중간에 한 사람이라도 튕기면 퀘스트는 무조건 중단이 됩니다.
사전에 팀을 등록하지 않으면 퀘스트가 끝나고 바로 파티가 해체되는 것도 아쉽습니다. 원래 우연히 파티로 만나서 마음에 들면 계속 같이 게임을 진행하고, 친구도 맺고 하는 것이 온라인 게임의 장점인데 이런 측면을 배려하지 않고, 사전에 약속한 친구들과만 계속 플레이가 가능한 것이죠. 이 외에도 대화 선택할 때 사용하는 방향키가 메뉴 선택과 동시에 작동한다거나, 복장 구매할 때 미리보기를 지원하지 않는 점, 스승이 랜덤하게 등장한다는 점 등. 불편함이 게임의 긴박감을 높이거나 재미를 위한 장치가 될 수도 있지만, 요즘 게임답지 않은 쓸데없는 불편함이 분명 보입니다.
원작 따라가는 언밸런스
온라인 게임, 특히 대전이 있는 경우 따져야 할 중요한 요소가 바로 파워 밸런스인데, 이 부분도 원작의 파워 인플레를 맛보라는 것인지, 일부 궁극기의 지나치게 좋은 효율로 밸런스가 많이 무너져 있습니다.
기탄계 기술이 타격계에 비해 범위, 사거리, 파워, 모두 우월하다
크게 타격계와 기탄계로 나뉘는 기술에서, 타격계는 기본적으로 콤보를 이어나가면서 공격할 때 기술이지만, 보고 쉽게 가드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팀원들이 날려버리거나 하면 허공에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에 반해 기탄계는 기본적으로 사거리가 길고 범위가 넓어 멀리서도 적중이 가능하며, 특히 마관광살포처럼 단타로 큰 데미지를 주는 기술은 방어나 회피할 틈도 없이 저격해 버립니다.
여기에 기탄계 공격력 위주로 성장시킨 사이야인 아바타가, 사이야인만 쓸 수 있는 초사이야인이나 초배지터 기술로 각성하면 궁극기의 쿨타임이 없어지거나 기술력 소모가 일시적으로 줄기 때문에, 기탄계 궁극기 난사로 게임을 빠르게 끝내버리곤 합니다. 특히 슈퍼 아머를 가졌거나 근접 공격이 강한 보스가 있을 때 그 효율은 극명하게 차이가 납니다.
그래도 격투가 좋다면 격투 위주의 기술로 파도 되지만, 문제는 대전입니다. 실력 차도 있겠지만, 아무리 격투 기술을 때리고 콤보를 나아가더라도, 초사이야인 각성 후 기탄계 궁극기 한 방이면 거의 빈사 상태가 됩니다. 이런 식이라 그런지, 아직 온라인 대전은 크게 활성화 되어있지 않습니다.
싱글에 접목시킨 온라인 요소
이렇게 온라인 게임 측면으로만 봐서는 많이 부족하지만, 싱글 플레이 위주로 하는 게이머들을 더 고려한 것인지, 온라인 요소를 싱글에 접목시켜 괜찮은 조화를 이루어 냈습니다. 바로 아바타의 타임패트롤 시스템인데요. 게임을 종료하면 본인의 아바타가 패트롤을 나가서 다른 플레이어들의 싱글 로비에 NPC로 등장하거나 PQ에서 랜덤하게 적으로 등장합니다.
로비의 NPC 아바타는 능력치에 따라 돈을 주어 고용할 수 있고, 같이 오프라인 PQ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적으로 나오는 아바타를 쓰러뜨리면 앞서 말한 드래곤볼을 얻거나, 비싸게 팔 수 있는 사탄 뱃지를 획득할 있고요. 이렇게 활약한 아바타의 활동에 따라, 다음 게임을 시작했을 때 경험치와 돈, 아이템 등을 보상으로 받게 됩니다. <포르자 호라이즌 2(2014)>에서도 비슷한 시스템을 보인 적이 있었는데, 싱글 위주로 즐기는 콘솔 유저에게도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한다는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장치라 생각합니다.
싱글로비에는 접속 종료한 유저들의 아바타가 있어 파티에 고용할 수 있다
원작 바탕으로 재치있게 풀어낸 스토리
싱글 유저들이 중요하게 보는 스토리 라인도 나쁘지 않습니다. 기존 드래곤볼 게임들과 달리 원작 스토리에 흉악화라는 요소를 도입해 독자적인 스토리로 진행이 되는데, 이 변형된 내용이 너무 뻔하지도 않고 드래곤볼다운 깨알같은 개그도 포함되어 있으며, 관련하여 등장하는 오리지널 캐릭터도 참 매력적입니다. 단, 내용을 꼬아서 만든 만큼 원작 스토리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아야 더 재밌게 몰입할 수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게임에 대한 새로운 접근
지금까지 <드래곤볼 제노버스>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과거 드래곤볼 온라인의 설정을 이어받으면서도 탁월한 조작감과 다양한 파고들기 요소로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게임입니다. 여기에 독자적인 스토리 라인이 20년 넘은 컨텐츠에 신선함을 더해줍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다른 일본 애니메이션 원작 게임들이 거쳐왔던 전형적인 유형들, 싱글에 원작 따라가기에 치중한 게임에서 벗어나, MORPG와 싱글 액션 RPG를 잘 섞어 냈다는 점에 박수를 치고 싶습니다.
편의성이나 밸런스에 있어서 온라인 게임으로써의 완성도는 아직 떨어지지만, 앞으로 4차례 DLC가 나올 예정인 만큼 차후 패치로 어느 정도 고쳐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2월 27일 영문판 및 PC판 발매 예정
2월에 쏟아지는 한국어 게임들에 비해 일본어의 언어압박으로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요즘 구글 번역기 어플을 이용하면 사진 찍어서 쉽게 번역이 가능하며, 영어가 가능하시다면 2월 27일 영문 콘솔판 및 PC 스팀판이 발매될 예정이니 드래곤볼 매니아라면 나중에라도 즐겨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