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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미묘한 재미 속에 숨겨진 가능성, 수신학원 아르피엘 체험기

1차 CBT 앞서 진행한 미니테스트 해봤더니

안정빈(한낮) 2015-03-16 18:59:04

<클로저스>에 이은 또 하나의 ‘덕력 충만’ 게임이죠. <수신학원 아르피엘>이 지난 13일부터 3일간 미니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클로즈 베타테스트에 앞서 유저들의 기본적인 반응을 확인하고 게임의 방향을 정하기 위한 일종의 ‘알파테스트’인데요.

 

공개된 콘텐츠 분량은 적었지만 <수신학원 아르피엘>이 만들고자 하는 ‘특색’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아직은’ 미묘한 재미 속에서 나름대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죠. 디스이즈게임에서 <수신학원 아르피엘>의 첫 테스트를 직접 살펴봤습니다.

 

미니테스트라는 명칭을 내건 만큼 체험기 역시 게임에 대한 평가보다는 소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럼 먼저 미니테스트 최고의 인기 캐릭터였던 토끼소녀 ‘아이린’의 플레이영상부터 보시죠.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 기사에 사용된 영상과 스크린샷은 1차 CBT 이전의 콘텐츠로 향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위 영상은 퍼블리셔의 요청으로 홈페이지에 공개된 미니 테스트 영상으로 대체합니다.

<수신학원 아르피엘>의 기본은 MORPG입니다. 수인들의 세상을 지탱하는 마법의 거울이 파괴되자 세상은 붕괴에 이르고, 아르피엘의 현자들은 거울조각을 찾을 학생들을 모집하고 가르치기 위해 학원을 세웁니다. 그래서 세워진 학원이 ‘수신학원 아르피엘’입니다.

 

세상이 수인들의 세상인 만큼 게임의 모든 캐릭터는 특정 동물에서 따온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담임선생님인 백조 종족의 소노라, 산양 종족의 앙고라부터 쥐 종족의 NPC 클레오까지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수인으로 가득합니다. 콘셉트 하나는 제대로 잡았죠.

 

이번 미니테스트에서는 토끼 종족인 아이린, 뱀 종족인 유아, 삵 종족인 카일 등 3개 캐릭터가 공개됐습니다. 3명의 캐릭터는 수신학원의 예비생으로 탐사실습을 통해 좋은 성적을 받아서 ‘정식 학생’이 돼야만 합니다.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거울조각 수집을 방해하는 진홍 기사단의 방해를 물리치고, 마법의 거울을 복원해 세상을 붕괴 이전으로 돌리는 겁니다.

 


 

 

종족부터 다르다! 캐릭터마다 ‘확실히’ 차별화된 액션


<수신학원 아르피엘>에서는 각 캐릭터마다 다른 액션을 추구했습니다. 단순히 스킬이나 모션이 다른 수준이 아니라 액션을 풀어나가는 시스템 자체가 다른 방식입니다. 

 

뱀을 상징하는 유아는 적을 때릴 때마다 일정확률로 정기가 떨어지고, 이를 이용해 다양한 스킬을 발동합니다. 토끼를 상징하는 아이린은 적에게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빛이 누적되고, 적절할 때 이를 터트려서 큰 대미지를 줄 수 있죠. 특정 스킬이 아닌 캐릭터에 종속된 능력입니다. 일종의 ‘종족특성’이라고나 할까요? 

 

여기에 모든 스킬이 카드 형식으로 돼있고, 한 번에 장착 가능한 스킬 개수가 일반스킬 4종과 패시브스킬 4종, 일반공격 1종, 각성스킬 1종 등 최대 10종류로 정해진 만큼 성장에 따라 다양한 캐릭터 육성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가장 큰 변화가 있는 아이린은 스킬덱 구성에 따라 이동하며 일반공격을 날리는 ‘무빙샷 위주의 캐릭터’가 되기도, 한 자리에 고정해 화력을 집중하는 ‘고정형 포대’가 되기도 합니다. 그에 따른 빛의 누적방식도 달라지죠.

 

유아 역시 ‘정기추출’ 스킬을 이용해서 정기의 획득확률을 늘리고 ‘생기흡수’ 스킬로 정기를 얻을 때마다 체력을 회복하며 영생(…)을 꿈꿀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정기를 오로지 각성 스킬(공격 시 추가타 발동)에만 활용해 일반공격을 극단적으로 강화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미니테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유일한 남자 캐릭터인 카일을 제외하면) 최소 2~3종류의 캐릭터 특성을 만들어볼 수 있었을 정도죠. 단순한 스킬 속성이나 숫자만이 아니라 액션 자체에 차이를 둔 셈인데요. 향후 밸런스에 대한 고민은 깊어지겠지만 유저 입장에서는 그만큼 다양한 액션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분해와 재감정, 정예던전까지. ‘파밍’의 맛을 잘 살린 구성


아이템 구성은 인상적입니다. 최근 모바일게임에서 자주 보이는 ‘정예던전’의 개념과 재감정 시스템을 잘 활용했죠. 초반부터 ‘아이템 습득’의 재미는 확실합니다.

 

일단 <수신학원 아르피엘>에서는 ‘괜찮은 장비를 얻어서 옵션을 계속 바꿔보는’ 플레이가 기반이 됩니다. 자신에게 쓸모 없는 아이템은 언제든 분해해서 ‘정수’를 얻을 수 있고, 이 ‘정수’를 사용해 아이템 옵션 재설정이 가능하죠.

 

미니테스트라 그런지 몰라도 정수를 만들기 위한 잡다한 아이템의 드롭률이 워낙 높고, 옵션의 변화폭도 커서 계속 재감정을 굴리는 재미가 있습니다. 여기에 한 지역이 끝날 때마다 피로도에 상관없이 제한된 횟수만큼 입장 가능한 ‘정예던전’이 나오기 때문에 플레이 중간에도 지속적인 아이템 파밍과 재감정을 하게 됩니다.

 

초반에는 레벨 업에만 집중하고 아이템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일반적인 MMORPG와 크게 다른 부분이죠. 아이템 파밍의 재미를 게임 중간중간에 배치했다고 보면 됩니다. 그것도 피로도와 상관없이 가볍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말이죠.

 


 

 

예측 가능한 대화 반복, 익숙한 스토리. 부실한 캐릭터


캐릭터성과 스토리 부분에서는 많은 개편이 필요할 듯 합니다. <수신학원 아르피엘>은 개발 초기부터 캐릭터성에 크게 집중했습니다. 오죽하면 대표부터 ‘마니아층을 겨냥했다’고 밝혔을 정도인데요. 그런 것치고는 스토리의 전개나 진행방식이 평이합니다.

 

게임에서 진행은 대화와 던전, 가끔씩 기숙사를 오가는 게 고작이고, NPC나 적의 대화도 몰입하기에는 귓가에서 맴돌 정도로 익숙합니다. 초반부터 스토리가 진지함 일색이라 톡톡 튀는 대사나 맛깔스러운 농담 들을 기대하기도 어렵죠.

 

결정적으로 플레이어의 캐릭터는 이야기에 끼어들지를 않습니다. NPC의 이야기를 듣고 수업에 참가하며 이를 지켜보는 ‘관찰자’의 역할만을 맡습니다. 캐릭터성을 살리는 게임이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캐릭터가 관여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일러스트가 조금 많이 들어간 온라인게임의 대화를 보는 느낌이에요.

 


 

반면 진홍 기사단의 이야기를 듣고 난데 없이 흥분하는 소노야 선생님의 모습이나, 다리를 다쳐서 탐험에도 참가하지 못하지만 중요한 취급을 받고 있는 엘리야 선배, 종족 불명의 벤트 선생님 등 앞으로의 이야기를 위한 떡밥은 적절하게 뿌려져 있습니다. 

 

참고로 수신학원의 역할도 아직까지는 단순한 기숙사에 한정돼있는데요. 시스템적으로 나오지 않은 부분이 많고 각 교과목의 선생님이 따로 배치된 점 등으로 미뤄볼 때 ‘학원’에 걸맞은 역할은 차차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 역시 향후의 변화를 기대해 봅니다.

 

 

 

아직은 애매한 재미, 다만 가능성 하나는 확실히 보여준 미니테스트


솔직히 말해 <수신학원 아르피엘>의 첫인상은 (미니테스트임을 감안해도) 썩 좋지 못했습니다. 이동속도는 느리고, 대화는 지루하고, 전투는 <클로저스>나 <최강의 군단> 등 최근의 MORPG에 비해 박진감이 부족합니다. 캐릭터의 움직임도 딱딱하고요.

 

다만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눈에 잘 띄지 않는 숱한 장점들을 찾을 수 있는데요. 캐릭터의 특성과 스킬에 따라 조작방식까지 바뀌는 구조를 갖고 있고, 모바일게임의 장점을 흡수한 정예던전은 초반부터 아이템 파밍의 재미를 줍니다. 지루하고 박진감이 부족한 전투도 스킬이 충분히 확보되면서 어느 정도 완화되죠.

 

빠듯한 액션보다는 여성 유저까지 두루 섭렵할 수 있는 말랑말랑한 접근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지금의 전투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답답한 이동속도만 빼고요.

 


 

이 밖에도 보스가 공격에 따라 슈퍼아머 상태와 피격모션이 그대로 나오는 일반 상태를 오가거나, 맵 곳곳에 감춰진 보물상자나 중간보스 등 공략의 재미를 주는 요소도 많이 보입니다. 유저들이 동시에 접속하는 필드에서 직접 고기를 ‘사냥해서’ 얻는 등의 채집시스템도 신선했죠.

 

특히 눈길을 끈 건 아바타인데요. 신고 있는 신발의 굽높이에 따라 캐릭터의 키와 연출이 달라집니다. 아바타 시스템 하나에도 어떤 정성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죠. 첫 테스트에도 서버다운이나 점검이 거의 없었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반면 큰 기대를 걸었던 캐릭터와 이야기의 재미는 아직 많이 부족했습니다. ‘덕질’이 나올 만한 요소도 찾아보기 어려웠고요. 첫인상만큼은 아니지만 전투의 재미나 속도에서도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게 느껴집니다.

 

아래는 요염한 뱀 종족의 여성 캐릭터인 유아의 플레이영상과 게임 내에 몰래(?) 숨겨둔 개발팀의 귀여운 스탭롤입니다. <수신학원 아르피엘>은 미니테스트의 결과를 반영해 조만간 1차 CBT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때는 좀 더 다듬어진 ‘마니아게임’으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