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다림 끝에 <월드 오브 워쉽>을 체험할 기회가 왔습니다. 중국을 제외한 해외 서버는 3월 12일부터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실시했고, 한국 서버도 3월 30일부터 알파 테스트에 돌입했으니까요.
아시아 서버에서 직접 체험한 소감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제대로 뽑힌 해상판 <월드 오브 탱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월드 오브 탱크>만큼이나 1, 2차 세계대전 병기를 세밀히 묘사했고, 묵직한 샷감에 성장 요소와 전략 요소라는 잔재미를 더하는 데에 성공했거든요.
한편 간편한 조작 방식, 슈팅 게임 본연의 재미인 쏴서 맞추는 쾌감을 강조한 게임성을 앞세우고, <월드 오브 탱크>에서 저질렀던 실수를 개선해 진입장벽도 제법 낮췄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체험기를 통해 살펴보시죠. /디스이즈게임 필진 아퀼
이건 뭐하는 게임인가요? ‘캐주얼한 함대 결전 슈팅 게임‘
<월드 오브 워쉽>은 20세기 초중반 시절의 군함을 직접 조작할 수 있는 3인 슈팅 온라인 게임입니다. 최대 12:12 팀 대결을 지원합니다.
사용 가능한 군함은 우수한 기동력과 어뢰로 무장한 ‘구축함’ 준수한 기동력과 화력을 갖춘 ‘순양함’ 튼튼한 내구력과 크고 아름다운 주포(!)를 장착한 ‘전함’ 전투기를 날려보내 상대편 배에다 폭탄 세례를 들이붓는 ‘항공모함’ 총 4종입니다. 아직까지 잠수함은 구현되지 않았습니다.
멋진 그래픽 덕분에 해상전에 몰입하기 편합니다.
최신작답게 군함을 소재로 삼은 게임 중에서는 상당히 좋은 그래픽을 자랑합니다. 밀리터리 마니아라면 정교하게 구현된 군함을 직접 조작하는 재미에 푹 빠질 겁니다. 쿼터뷰 시점의 군함 게임만 해봤던 사람이라면, 요리조리 화면을 돌려가며 군함을 감상하는 잔재미도 맛볼 수 있고요.
그러면서도 조작 방식은 지극히 간결합니다. 배의 속도와 방향은 WASD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고요. 포는 적이 이동하는 방향에 맞춰 크로스 헤어를 겨누고 쏘기만 하면 됩니다. 포의 상하 각도를 신경쓸 필요는 전혀 없고요. 밀리터리 게임이라고 해서 조작법도 복잡할 거라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목표를 센터에 놓고 클릭, 이게 끝입니다. 함포 상하 각도? 프로그램이 알아서 조절해줍니다.
실감나는 해상전과 예지사격의 묘미가 핵심
해상전 마니아라면 꼭 하세요. 두 번 하세요. 본인이 좋아하는 군함을 타고 함장놀이하는 재미를 최신 그래픽, 간편한 조작으로 누릴 수 있습니다. 잠수함이 없다는 점, 설계도는 없고 이름만 있는 배를 워게이밍이 창작해서 게임에 집어넣은 게 몇몇 있다는 점이 걸리긴 하지만, 밀리터리 마니아의 혼을 불사르는 데에는 충분합니다.
1943년부터 본격적으로 태평양 전쟁에 참전, 일본 해군을 박살냈던 '에식스' 항공모함.
구경 460mm 함포를 장착한 군함계의 타이타닉, '야마토' 전함.
해상전을 잘 모르는 유저라면, 1인칭 슈팅(FPS) 게임에서 저격수를 조작하는 재미를 기대하고 플레이하길 추천하겠습니다. 맞출 수 있을지 없을지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까마득히 멀리 있는 적을 보기 좋게 명중한 뒤, 자신의 정확한 조작에 스스로 감탄하는 쾌감 말입니다.
실제로 <월드 오브 워쉽>은 그러한 쾌감을 만끽하기 딱 좋은 게임입니다. 평균 교전거리가 7~10km나 되고, ‘야마토’처럼 무식하게 강력한 함포를 장착한 군함이라면 20km 바깥에 있는 적도 맞출 수 있거든요.
거리 11.47km 밖의 적을 저격하려는 모습. 포탄이 날아가는 데에 7초나 걸리는 거리입니다.
유저에 따라서는 FPS와는 차별되는 샷감을 실감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FPS의 저격에 비해 도전 의식을 자극하는 면이 있거든요. 교전거리가 무지막지하게 길기 때문에, 포탄을 발사하는 시점과 포탄이 명중하는 시점 사이에 시간차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포탄 기준으로는 보통 4~10초, 어뢰는 15~30초 정도 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간차 덕분에 한층 더 각별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시간차와 거리를 극복하고 원거리 포격에 성공하면 자신의 정확한 조작에 감탄할 뿐만 아니라, 회피 기동을 하는 적의 의도를 간파하고 공격을 맞추는 예지력에도 어깨를 으쓱일 수 있거든요.
특히 장거리 어뢰 예지사격을 맞춰서 상대편 배를 침몰시킬 때의 성취감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축구에 빗대자면 자기 골대 근처에서 찬 공을 상대 골에 넣을 때의 기분, FPS 게임에 빗대자면 아군 진영에 자리잡고 적군 진영에 있는 상대편에게 헤드샷을 날리는 기분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까마득히 멀리 있는 적을 맞추는 단순한 재미만으로도 1~3티어까지 즐겁게 놀 수 있습니다.
여기다 예지사격의 묘미를 극대화하는 시스템도 존재하기까지 합니다. 바로 Z키를 눌러 포탄이나 어뢰 시점으로 카메라 앵글을 잡는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예지사격으로 하늘 높이 쏴올린 포탄이 섬을 넘고 바다를 건너 상대편 배 위로 ‘쾅!’하고 떨어지는 광경을 코 앞에서 보듯 생생히 감상할 수 있습니다.
어뢰를 쏜 뒤에 Z키를 누르면, 어뢰가 수면을 가르며 전진하는 모습부터 상대편 배 옆구리에 꽂히는 장면을 확대해서 볼 수 있고요. 덕분에 예지사격을 하는 재미, Z키를 눌러 예지사격을 감상하는 재미를 만끽하느라 정신 없이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필자는 해전에 문외한이었고, <월드 오브 워쉽>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해전에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도 말이죠.
마우스 스크롤 휠을 클릭하거나, 발포 후 Z키를 눌렀을 때의 화면.
발사한 어뢰가 적 측면에 접근하는 모습. 여기서 Z키를 누르면...
어뢰가 적 측면에 빨려들어가듯 박히고 물기둥이 치솟는 장엄한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더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예지사격을 충분히 익힌 뒤 상대편에게 치명타를 줄 방법을 연구하세요. <월드 오브 탱크>와 마찬가지로 <월드 오브 워쉽>도 '약점 사격'이 가능하거든요. 적 포탑을 파괴해서 반격을 못하게 만들거나, 엔진과 조타장치를 파괴해서 발을 묶은 뒤 어뢰로 숨통을 끊는 등의 전략을 쓸 수 있습니다.
또한 두꺼운 장갑판의 보호를 받고 있지만 뚫기만 하면 큰 대미지를 줄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 부분을 철갑탄으로 관통해 최대 대미지를 주는 것도 상당히 통쾌합니다. 재수가 좋아 포탄 6~8개를 모두 명중시키면, HP가 수 만에 달하는 거대 군함을 원샷에 가라앉힐 수 있거든요.
약점 사격으로 엔진을 부수고 화재를 냈습니다. '불이야~!'
성장하는 성취감, 협동 플레이의 재미는 덤
이렇게 예지사격을 쏘고 감상하는 재미로 플레이하다 보면, 어느새 경험치와 돈이 잔뜩 모이게 될 겁니다. 이걸 밑천 삼아서 더 좋은 배를 장만하는 것 또한 <월드 오브 워쉽>의 재미입니다.
<월드 오브 워쉽>은 <월드 오브 탱크>와 같은 성장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1티어 선박을 업그레이드하고 교체해서 더 좋은 배를 얻는 과정을 반복하고, 가장 성능 좋은 10티어 배를 획득함으로써 성장을 마치는 방식으로요.
배를 업그레이드할수록 더 강한 적과 싸울 가능성도 높아지지만, 그래도 업그레이드를 하는 재미는 쏠쏠합니다. 기존 티어의 배로는 엄두도 못낼 전술을 수행할 수 있고, 업그레이드한 후 좀 더 강력한 함포를 다루거나 좀 더 많은 어뢰를 다루게 되니까요.
배를 업그레이드해 성장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항공모함을 업그레이드했다고 칩시다. 덕분에 종전까지는 요격기 1편대, 뇌격기(항공 어뢰 투하가 가능한 전투기) 1편대밖에 못 썼는데, 업그레이드한 덕분에 요격기 2편대와 뇌격기 1편대를 쓸 수 있게 됐다고 가정하고요.
이 경우 공중전 능력이 우수한 요격기 2편대를 날려보내서, 적 항공모함이 보낸 전투기를 학살하고 제공권을 장악하는 전술을 쓸 수 있습니다. 잘 활용하면, 상대편 항공모함의 공격 능력을 완전히 상실시키는 일도 실현 가능합니다.
유저들은 이걸 두고 '항공모함 깡통 만들기'라고 부릅니다. 항공모함은 뇌격기나 급강하 폭격기 없이는 배를 공격할 수 없거든요. 순정 상태에서는 쓰기 어려운 전술을, 업그레이드 하나 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실현할 수 있는 셈이죠.
항공모함을 업그레이드해 요격기 2편대를 동시에 운용하는 모습.
또한 티어가 올라갈수록 팀원들과 협동 플레이를 하는 재미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재미는 4티어부터 느낄 수 있고, 6티어 이상부터 본격적으로 누릴 수 있다고 하네요. 티어가 올라갈수록 군함의 종류가 세분화되고, 군함 별로 역할을 나눠 싸우기 때문입니다.
가령 전함을 예로 들자면, 맷집이 좋고 함포 성능이 뛰어나 적을 압박하기 좋습니다. 그러나 기동력이 떨어지고, 워낙 덩치가 커서 앞서나가 싸우기는 어렵습니다. 함부로 앞서나가면 어뢰와 포탄 표적이 되기 딱 좋거든요.
하지만 준수한 성능을 지닌 함포와 어뢰로 무장한 순양함이 적의 접근을 차단해주고, 적들이 정신없이 싸우는 동안 구축함이 돌격해서 어뢰를 찔러 넣는 협동 플레이를 해주면 전함이 거침없이 활약할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혼자 다니면... 함포로 불찜질당하고 적 구축함 어뢰 피하다가 뇌격기에 격침당하기 십상입니다.
항공모함도 마찬가지고요. 다른 항공모함과 협동해서 항공어뢰를 십자형태로 뿌려주면 어지간한 상대는 쉽게 격침합니다. 혼자서 뇌격기 편대를 운용할 때보다는 3배는 더 편하게 게임을 할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이렇듯 흩어져서 싸울 때보다 유저들이 역할을 분담해 싸우는 편이 훨씬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협동 플레이를 적극적으로 할수록 게임을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서로 손발을 맞춘 유저들이라면 전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정도고요.
슈팅 게임 특성 상 잘 싸울수록 재미가 크게 늘어나니, 친한 친구들끼리 같이 <월드 오브 워쉽>을 하길 권장하겠습니다. 참고로 협동 플레이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함께 다니고, 정해진 목표물을 같이 공격하면 됩니다. 협동 플레이의 재미를 강조하는 게임은 많지만 정작 협동하기 까다로운 게임들과 다르니 염려 마세요.
항공모함끼리 협력하면 좁은 길목을 어뢰로 도배할 수 있습니다.
<월드 오브 탱크>의 결점을 타산지석으로 삼다! 직관적인 업그레이드, 티어 별 성능 차이 완화
<월드 오브 탱크>를 즐긴 유저라면 <월드 오브 워쉽>을 좀 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겁니다. 초창기 <월드 오브 탱크>가 안고 있었던 단점을 <월드 오브 워쉽>에서 재현하지 않도록 노력한 흔적이 보이거든요.
일단<월드 오브 탱크>는 궤도, 엔진, 포, 포탑, 무전기를 업그레이드해야 했고, 그중에서 포는 업그레이드가 1~2단계, 많으면 3단계로 나뉘어서 업그레이드할 부품이 좀 많았습니다. 반면 <월드 오브 워쉽>은 항공모함만 좀 복잡할 뿐이지, 나머지 배는 2~4개의 부품만 업그레이드하면 되도록 간소화했습니다.
업그레이드 순서도 직관적으로 표시해주고요. 덕분에 무슨 부품부터 업그레이드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월드 오브 탱크> 때처럼 포탑과 포를 업그레이드했는데 그 무게를 지탱해줄 궤도를 업그레이드하지 않아 포탑과 포를 못 다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요.
취향 별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지만, 그만큼 업그레이드가 복잡했던 <월드 오브 탱크>.
<월드 오브 워쉽>은 보통 이 정도만 업그레이드하면 끝입니다. (항공모함 제외)
티어 간 성능 차이도 어느 정도 완화됐습니다. 초기 <월드 오브 탱크>를 할 적에는 초보자들이 3, 4티어 전차를 탈 무렵 무지막지하게 단단한 5티어 전차 KV-1을 만나게 되잖아요? 그 시점에서는 초보자들이 약점 사격을 할 줄 모르니, KV-1에게 아무런 대미지를 주지 못하고 순식간에 박살나기 일쑤였죠. 그때마다 ‘이 게임 밸런스 왜 이래’라는 불만이 나왔고요.
초창기 <월드 오브 탱크> 때는 하위 티어로 상위 티어 전차를 공격해봤자 포탄이 튕겨나가기 일쑤였죠.
<월드 오브 워쉽>도 티어 별 성능 차가 있긴 한데, 그래도 대미지를 아예 줄 수 없는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정 안 되면 아군 뒤를 따라다니며 고폭탄이나 신나게 쏴서 상대방 배의 부품을 부수는 역할만 해도 됩니다. 이러한 팀플레이를 하면 하위 티어로도 상위 티어를 잡는 데에 큰 공헌을 할 수 있죠.
만약 어뢰를 가지고 있다면 컨트롤 실력을 최대한 발휘해 어떻게든 접근해서 상위 티어를 격파할 수도 있습니다. 개발사가 성장하는 재미를 살릴 정도로만 티어 별 차이를 설정하고, 진입장벽이 되는 지경까지 이르지 않도록 신경 써서 개발한 것 같아 마음에 듭니다.
반면 <월드 오브 워쉽>은 상위 티어에게 피해를 주기 쉽습니다. 특히 어뢰 앞에는 만인이 평등하다죠. (...)
조금 아쉬운 점을 꼽자면, 여전히 '스톡 고통'이란 것이 남아있단 점이지만요. '스톡 고통'은 <월드 오브 탱크>와 <월드 오브 워플레인>에서 쓰이는 은어입니다. 새로이 무기를 얻었는데, 부품을 업그레이드하지 않아서 저티어 무기를 쓸 때보다 더 답답함을 느낄 때 쓰는 단어입니다.
전함 유저와 항공모함 유저는 새로이 얻은 배를 순정 상태로 운용하는 데에 조금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항공모함이 더 심하고요. 부품 업그레이드를 해둬야 더 많은 전투기 편대, 더 좋은 편대 조합을 쓸 수 있거든요.
예컨대 저티어 항공모함을 탈 때만 해도 부품을 다 업그레이드해둬서 요격기 2편대와 뇌격기 1편대, 요격기 1편대와 뇌격기 2편대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 칩시다. 그런데 1티어 더 높은 항공모함을 갈아탔더니, 부품을 업그레이드하지 않아서 요격기 1편대 뇌격기 1편대 급강하폭격기 1편대밖에 못 타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성장의 재미보다 업그레이드 스트레스가 큰 항공모함. 스톡 고통이 남아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여담으로 급강하 폭격기는 공격력이 너무 약해서 외면받는 유닛입니다. 이 때문에 부품을 업그레이드하기 전까지는 마음에 안 드는 편대 조합으로 싸우게 되죠. 그나마 4, 5티어 항공모함은 부품 업그레이드를 금방 할 수 있으니 상관 없지만, 고티어로 갈수록 부품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경험치가 늘어나니 사람에 따라 스트레스를 좀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스톡 고통'이 있기 때문에 업그레이드를 할 때 엄청난 기쁨을 맛볼 수 있긴 합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재미를 배가하는 요소일 수도, 진입장벽이 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죠.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문제니 직접 플레이해보고 판단하시길 추천하겠습니다. 그나마 <월드 오브 탱크> 때보다는 훨씬 더 양호해진 게 다행이지만요.
첫 인상은 만족, 치열한 대결과 화끈한 전투 장면을 이끌도록 개선해나가야
클로즈 베타 테스트 버전을 체험해본 결과, <월드 오브 워쉽>은 기대한 만큼의 퀄리티를 갖춘 게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월드 오브 탱크>에서 전차를 정성스럽게 묘사했듯이 군함을 세밀하게 묘사했다는 점, 역사속 무기를 직접 다루는 듯한 실감과 보병전과 차별되는 독특한 샷감을 주요 컨텐츠로 내세우고, 팀플레이와 성장 요소를 부가적인 재미로 깔아뒀다는 점을 고려하자면요.
한 마디로 '해상판 <월드 오브 탱크>'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좋은 의미로요. 전작의 장점을 최대한 반영해 실감나는 해상전을 구현했으니까요. 전반적으로 <월드 오브 탱크>보다 진입장벽이 더 낮아졌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첫 인상은 훌륭했으니, 앞으로는 빠른 업데이트와 적극적인 문제 보완으로 게임을 발전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밸런스 문제도 계속 해결해야 할 테고, 미국과 일본 군함은 물론 영국과 독일, 러시아 군함도 얼른 추가해야겠죠.
미국, 일본 트리만 구현돼 있습니다. 어서 군함들이 추가됐으면 좋겠네요. 독일의 마지막 전함 '비스마르크'라든지, 태평양 전쟁의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운 요크타운급 항공모함 3자매라든지...
단점도 보완해야겠죠.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점은 항공모함 전투가 심심하게만 보였다는 것입니다. 항공모함은 뇌격기와 요격기를 날려 싸우는데, 비행기끼리 싸우는 모습이 작게 묘사되는데다 연출도 별로라서 박진감이 없거든요.
또한 뇌격기로 살포한 어뢰로 적을 격파하는 모습을 쿼터 뷰로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구축함 어뢰보다 타격감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있고요. 항공 어뢰로 적을 격파하는 모습을 보조 카메라로 보여준다면 덜 허전했을 텐데 말이죠. 항공모함을 좋아하는 유저들을 위해 손을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항공모함 유저는 주로 월드맵과 쿼터뷰 화면을 보며 전투를 해야 합니다.
극적인 상황을 작은 화면으로밖에 못 봅니다. 보조 카메라로 격침 장면 정도는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라는 점, 전황이 방어 위주로만 흘러가지 않도록 개발사가 신경써줬으면 합니다. 티어가 올라갈수록 함포 사거리가 늘어나는지라, 유저들이 멀찌감치 떨어져서 소극적으로 공격을 주고받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실제로 아시아 서버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고요.
물론 유저 성향에 따라 일어날 수도, 안 일어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구축함을 좋아하는 유저들이 몰리면 어뢰가 난무하는 화끈한 돌격전이 펼쳐지고, 적극적인 유저들이 전함과 순양함을 잡으면 10km 안에서 박력 넘치는 포격전이 일어나긴 하니까요.
허나 유저들 행위에 따라 정말 답답하기 짝이 없는 싸움이 일어날 수 있고, 실제로 <월드 오브 탱크>는 소극적인 플레이가 문제로 떠올라 국내 유저들의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게임의 장점을 다 가려버리는 그림자로 성장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개발사가 신경써줬으면 합니다. 그 문제만 방지한다면 밀리터리 마니아뿐만 아니라 일반 유저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테니까요.
원거리로 찔끔찔끔 체력을 깎는 플레이보다 적극적이고 화끈한 대결이 일어나게끔 신경써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