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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영상) 트렌드도, 개성도 포기하지 않았다. 돌아온 팔라독. '팔라독 사가' 체험기

팔라독 고유의 재미는 여전, 매끄럽지 못 한 진행은 아쉬워

안정빈(한낮) 2015-04-27 19:03:57

스마트폰 초창기 귀여운 캐릭터와 절묘한 게임성으로 인기절정을 달리던 게임, <팔라독>이 시대에 맞춰 새롭게 태어났다. 여전히 살아있는 전략성과, 한층 깊어진 성장방식이 인상적이다. 페이즈캣의 신작 <팔라독 사가>의 1차 CBT를 디스이즈게임에서 체험했다. 먼저 <팔라독 사가>의 오프닝 영상부터 확인하자.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팔라독 사가>는 용병과 마법을 이용한다는 <팔라독>의 기본골격만 유지한 채, 전투부터 성장, 용병관리와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모든 콘텐츠를 새롭게 고쳤다. 먼저 전투는 NHN엔터테인먼트에서 서비스 중인 <크루세이더 퀘스트>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팔라독 미니>에서도 보여줬던 퍼즐 모으기 방식이다.

 

스테이지에 입장하면 팔라독과 용병은 자동으로 전진하며 만나는 모든 적을 공격한다. 용병은 사전에 설정한 순서대로 등장하고, 최대 4마리의 용병을 장착(?)할 수 있다. 쥐와 곰, 캥거루, 드래곤 등 <팔라독>시리즈를 플레이한 유저라면 친숙한 용병들이 여기서도 (심지어 순서까지) 그대로 등장한다.

 


 

화면 하단에는 마법구슬이 시간에 따라 하나씩 쌓이는데, 이를 누르면 정해진 마법이 발동된다. 마법 역시 스테이지당 최대 3종류를 갖고 갈 수 있으며, 같은 마법구슬을 모아서 사용하면 한층 강력한 위력의 마법이 발동된다.

 

예를 들어 가장 기본적인 신의 주먹 마법은 구슬을 하나만 모았을 때는 작은 주먹이 나가며 5명의 적을 맞추지만, 5개의 구슬을 모으고 나면 거대한 주먹이 연달아 나가며 일직선 상의 적을 모두 공격한다.

 

일단 기본적인 전투는 자동으로 진행되는 만큼 플레이어는 이 마법구슬을 적절히 운영하며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된다. 마나와 식량을 관리하며 용병을 소환하던 방식에서 이제는 용병은 자동으로 운용되고, 마법만 신경쓰면 되는 게임으로 바뀐 셈이다. 말로 하면 참 쉬워 보이지만 생각만큼 간단하지만은 않다.

  

 

■ 광역이냐, 근접이냐, 버티기 위주의 플레이냐. 고민되는 전략성

 

<팔라독 사가>의 마법은 마법주먹을 날리는 신의 주먹부터 아군을 치료하는 회복, 적을 즉사시키는 성스러운 빛, 적을 얼리는 빙결과 랜덤한 위치에 번개를 떨어트리는 번개 등 총 9종류가 준비돼있다. 전투에서는 이 중 3개의 마법만을 장착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전작 <팔라독>과 비슷하다.

 

다만 마법의 활용도는 한층 높아졌다. 일단 마나가 쌓이기를 기다리던 전작과 달리 <팔라독 사가>에서는 마법구슬이 매 초마다 등장하는 데다가, 아군 용병의 능력치도 전작에 비해 매우 낮다. '마법을 적극 활용해야만 하는 구조'다.

 

<팔라독 사가>에는 공격력도 좋고, 범위도 넓은 전천후 마법 같은 건 없다. 각 마법마다 구슬을 모았을 때의 효과도 다르다. 예를 들어 운석은 가까운 적들을 집중해서 공격하는 만큼 단일 적을 처치하기에 유용한 반면, 넓게 펼쳐져 나오는 원거리 적에게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 불은 넓은 범위를 공격할 수 있지만 마법구슬을 모아도 범위만 넓어질 뿐 위력이 강해지진 않는다. 

 

여기에 초반을 지나면 중간보스를 포함해 다양한 적이 섞여서 쏟아지고, 전투 도중에 능력치를 올려주는 거대화나 마법구슬이 쏟아지는 구슬러쉬 등의 예측불허 상황이 이어지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어떤 마법을 어떻게 운영할 지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게 된다.

 


 


 

 

 용병관리부터 마법레벨, 유물까지. 끝도 없는 성장

 

최근 트렌드에 맞춰 성장은 한층 깊어졌다. <팔라독>의 성장이 용병의 레벨과 팔라독 장비, 레벨, 레벨에 따른 특성 정도로 제한됐다면 <팔라독 사가>에서는 용병의 숫자, 종류, 등급, 장비, 레벨, 팔라독의 레벨, 장비, 마법레벨, 유물 등 정말 다방면에서 성장이 가능하다. 

 

<팔라독 사가>에서는 용병이 하나의 캐릭터처럼 활용된다. 용병은 전투와 스테이지 진행을 통해서만 입수할 수 있으며 용병마다 레벨과 등급, 장비를 따로 관리한다. 같은 '곰' 용병이라도 누구는 레어 등급에 강력한 장비를 갖추고, 누구는 그냥 몸뚱이만 있는 나약한 상태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용병은 중복출전이 가능하고 콘텐츠에 따라 대규모로 활용된다. 예를 들어 정벌모드에서는 총 20명의 용병이 순서대로 전투에 등장한다. 최소 20명의 용병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만큼 키워야 할 용병의 숫자도 많다.

 

용병은 경험치의 물약이나 아이템을 먹여서 키울 수 있고, 레벨에 따라 장비를 착용한다. 레벨과 장비에 따라 같은 용병이라도 능력치가 크게 차이 나다 보니 초반부터 용병 장비와 경험치 물약을 위해 스테이지를 반복하는 일도 자주 벌어진다.

 


 

 

  

 콘텐츠의 다양화, 20마리의 용병으로 적을 돌파하라

 

팔라독 자체의 성장도 다양해졌다. 일단 스테이지 클리어에 따른 레벨 업과 마법 및 용병의 능력치를 다양하게 올려주는 장비는 여전하다. 여기에 골드를 들여 마법레벨을 올릴 수 있으며, 새롭게 추가된 유물로는 특정한 계정효과를 부여 받을 수 있다.

 

<팔라독 사가>의 각종 뽑기나 정벌모드에서는 보상으로 유물 조각이 등장한다. 이 유물조각을 모으면 공격력이나 방어력, 체력, 용병의 스킬발동 확률 등을 올려주는 유물을 만들어서 전시할 수 있다. 

 

유물은 팔라독과 용병 전체에 적용되며, 한 번 만들면 계속 사용이 가능하다. 이후에는 유물 조각을 모아서 유물의 효과를 강화하거나 지정된 시간 동안 효과를 배로 끌어 올리는 '신성효과' 등도 부여할 수 있다.

 



성장과 더불어 콘텐츠의 종류도 늘어났다. 정벌과 대전은 <팔라독 사가>에서 새롭게 등장한 모드다. 먼저 정벌모드는 자신의 모든 능력을 활용해서 최대한 많은 적을 쓰러트리는 일종의 서바이벌모드다. 정벌모드에서는 용병을 20마리까지 배치할 수 있고, 시간이 갈수록 강력한 적들이 등장한다.

 

대전은 말 그대로 PVP모드다. 아쉽게도 적의 데이터만을 활용하는 비동기로 진행되며, 순위에 따라 매번 보상이 주어진다. 정벌에서는 유물조각을, 대전에서는 보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전투(캠페인)와 더불어 플레이하며 팔라독과 용병을 성장시켜야 한다.

 

<팔라독 사가>의 개발사 페이즈캣은 <팔라독 미니>부터 꾸준히 '최종 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스테이지 위주의 진행으로는 끝이 명확하기 때문인데, <팔라독 사가>에서 추가된 다양한 방식의 성장과 콘텐츠 역시 (크게 새롭지는 않지만) 그런 고민들이 반영된 결과물로 보인다.

 




 

 

 뽑기는 있지만 '용병'은 아니다. 적절하게 타협을 본 뽑기

 

<팔라독 사가> 역시 대세(?)에 맞춰 뽑기 시스템도 추가했다. 다만 뽑기의 역할은 최소화했다. <팔라독 사가>에서는 뽑기를 통해 유물조각과 경험치물약, 캐릭터 장비 등을 얻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용병과 용병장비를 얻을 수 없고, 경험치 물약도 일반 전투에서 충분히 보급이 되는 만큼 뽑기의 필요성이 아주 높지는 않다.

 

<팔라독 사가>에서는 모든 용병이 어느 정도 밸런스가 잡혀 있다. 용병의 종류에 따라 전투에 참가하는 동물숫자가 다르기 때문인데, 예를 들어 초반에 얻는 쥐는 용병 1장(?)당 3마리의 쥐가 전투에 등장하지만, 토끼는 2마리가, 곰이나 드래곤은 딱 1마리만 전투에 참가한다.

 


 

전작 <팔라독>을 플레이한 유저라면 당연히 '강한 용병만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을 세우겠지만 일반 전투가 적당히 넘어갈 만큼 쉽지 않고, 어차피 이후에는 정벌모드를 통해 다수의 용병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 단계씩' 용병을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 

 

뽑기를 통해 얻는 유물조각과 캐릭터 장비의 위력도 무시할 수준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유물과 장비의 옵션이 용병의 특정 능력치를 일정비율로 올려주는 탓에 초반보다는 오히려 중반 이후에 '강한 용병을 더욱 강하게 만들 때' 사용된다.

 

아직 1차 CBT인 만큼 속단을 내리긴 어렵지만, 아직까지는 뽑기를 통해서만 강해지기보다 돈을 내면 그만큼 '빠른 성장'이 가능한 <도탑전기>나 <히어로스차지> 등과 비슷한 방식의 부분유료화 시스템이다.

 


 


 

 

 시대에 맞춰 되살아난 팔라독, 매끄러운 진행이 관건

 

<팔라독 사가>는 <팔라독>이 가진 '난이도와 공략의 재미'를 버리지 않았다. 전작 <팔라독>의 '애매하게 어려운 난이도'는 <팔라독 사가>에서도 이어진다. 무작정 아무 마법이나 들고 갔다가는 당장 2챕터 중반부터 곤란을 겪기 십상이다. 

 

반면 마법과 용병 조합만 잘 고려하면 절대로 불가능할 것 같았던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도 있다. 그만큼 '노력해서 스테이지를 깨는 재미'는 여전하다. 최근의 모바일 RPG 트렌드를 따르면서도 <팔라독>이 가진 장점을 잘 유지한 셈이다.

 

다만 용병의 레벨과 수집, 장비부터 팔라독의 장비, 유물 관리, 마법레벨 관리까지 다방면의 육성이 가능하다 보니 초반부터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지나칠 정도로 많다. 그렇다고 <도탑전기>처럼 시간이나 플레이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다양한 육성과정을 반복하게 되는 매끄러운 구조도 아니고, 인터페이스도 몇 단계를 거쳐야 원하는 항목을 볼 수 있을 만큼 복잡하다. 

 

스테이지가 막혔을 때 막막해진다는 것도 <팔라독 사가>의 단점이다. 다른 모바일 RPG였다면 좋은 카드를 뽑거나 레벨을 올리겠지만, <팔라독 사가>는 단순히 용병의 레벨이나 장비로 끝나지 않는 스테이지가 더 많다. 그렇다고 용병의 레벨이나 장비가 낮으면 공략법을 찾아도 실행에 옮길 수조차 없다. 육성과 공략의 재미를 함께 가져가다 보니 생긴 단점들이다.

 

CBT 이후에는 편의성과 초반부터 너무 많은 것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매끄러운 진행, 공략과 육성의 밸런스, 인터페이스 등을  좀 더 다듬을 필요가 있을 듯하다. 이미 <라인레인저스>나 <크루세이더 퀘스트> 등 시스템은 비슷하고 좀 더 간단한 게임들이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재미있는 레벨디자인을 보여줄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팔라독과 용병의 육성도 깊이가 (지나칠 만큼) 늘어난 만큼, <팔라독>의 향수를 느끼며 진득하게 즐길 게임을 찾는 유저라면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이런 저런 단점을 고려해도 하루 이틀에 끝날 게임은 확실히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