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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간만에 등장한 손맛 좋은 모바일 RPG, 용사X용사 리뷰

7.5점: 수동 전투로 강조된 액션성은 뛰어난 편, 스테이지 구성이 지루한 건 아쉽다

전승목(아퀼) 2015-06-29 12:28:11
23일 출시된 모바일 게임 <용사X용사>를 처음 접했을 때 '반항아 같은 게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동 전투를 중시하는 모바일 RPG가 주목받는 분위기를 거슬러 수동 전투를 강요한 게임이거든요.

하지만 수동 전투가 강요됐다 해서 귀찮거나 싫은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온라인 액션 게임 뺨칠 정도로 풍부한 조작 요소를 갖췄는지라, 차진 손맛을 만끽하며 즐길 수 있었거든요. 

비록 스테이지 구성이 잘못돼 지루함을 빨리 느낄 수 있다는 점, 속 시원하게 보스 몬스터를 팍팍 밀어붙이는 재미가 빠졌다는 점이 거슬리긴 했지만, 그보다는 반가운 마음이 앞섰습니다. 조작하는 재미가 있는 모바일 RPG를 오랜만에 만났으니까요. / 디스이즈게임 게임 필진 아퀼


바쁜 게이머를 위한 간단 게임 분석


- 유형: 난이도가 제법 높은 쿼터뷰 방식 모바일 액션 RPG

- 주요 재미 요소: 
(1) 간단하면서도 있을만한 건 다 있는 찰진 액션

(2) 다른 모바일 RPG과 마찬가지로 아이템 파밍하고 장비 업그레이드하는 재미

(3) 어렵긴 하지만 장비 성능만 업그레이드하면 어떻게든 클리어 가능한 스테이지 난이도


- 플레이어의 심기를 건드리는 요소
(1) 지나칠 정도로 반복 플레이를 해야 하는 챕터 2 스테이지

(2) 치고 빠지기 공략 위주라 화끈한 맛이 부족한 보스 전투


- 이런 취향을 가진 플레이어에게 추천한다
(1) 모바일 RPG 중에서 조작하는 재미가 괜찮은 게임을 찾는 사람

 

(2) ‘게임이 쉬우면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근성 플레이어

 

- 총평

'자동 전투는 거들 뿐, 게임은 사람이 하는 것이지 기계가 대신 해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온몸으로 주장하는 액션 모바일 RPG. 

 

 

■ 강요되는 수동전투, 허나 덕분에 액션성이 부각됐다 

 

게임 자체는 전형적인 모바일 RPG입니다. ‘던전을 돈다→ 경험치와 장비를 획득한다 → 쓸모없는 장비는 갈아부숴서 착용 중인 장비를 강화한다 → 더 어려운 던전에 도전한다’는 과정을 반복하니까요. 

 

물론 다른 게임과 마찬가지로 이 게임 또한 ‘자동 전투’ 시스템을 지원해줍니다. 플레이어가 직접 손을 대지 않아도 캐릭터가 알아서 싸우는 기능 말이죠. 이걸 보고 ‘에이, 흔한 던전 뺑뺑이 아이템 파밍 게임이잖아’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얼핏 보면 자동 전투 중심 모바일 RPG로 보이지만....

 

 "수동 전투를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처음 도전한 전투는 아예 자동 전투 아이콘이 없습니다.

 

단, 결정적인 차이점이 하나 있습니다. 적지 않은 모바일 RPG는 ‘자동 전투’만으로도 진행이 가능한데, <용사X용사>에서는 ‘수동 전투’를 의무적으로 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용사X용사>에서는 처음 방문한 도전은 무조건 수동으로 조작해야 합니다. 파티플레이도 마찬가지고요. 또한 던전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 사람 손으로는 충분히 클리어 가능한 던전을 자동 전투의 AI로는 클리어 불가능한 경우도 많고요. 

 

이런 방식을 사용하는 게임이 <용사X용사>만이 아니긴 합니다. 그래도 구글플레이 스토어 상위권을 차지하는 모바일 RPG는 자동 전투 기능을 애용한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대세를 거스른 특징이라 눈길이 가네요.



겸사겸사 난이도도 좀 높아서, 자동 사냥보다 수동 사냥을 하는 편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자동 전투에 익숙해진 게이머라면 황당한 기분이 들 겁니다. 냉면집에서 물냉면 주문하고 면발을 가위질하려 하니, 주인 아저씨가 와서 ‘냉면은 가위질 안 하고 먹는 게 제 맛이야!’하고 가위를 뺏아간 것과 같은 상황에 처한 셈이니까요. 

 

하지만 강제되는 수동 전투가 단점이라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수동전투가 강제되기 때문에 이 게임의 핵심 재미 요소, '조작감'과 ‘액션성’을 만끽할 수 있었거든요. 

 

 

■ 작지만 있을 거 다 있는 액션 게임, 손맛은 보장

 

<용사X용사>는 별의별 조작을 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킬을 적절한 타이밍에 사용해 보스 몬스터 공격 패턴 취소시키는 정도는 기본이고요, 칼을 휘두르며 전진하는 움직임을 이용해 날아오는 공격을 피하는 컨트롤도 아주 쉽게 해낼 수 있습니다. 

 

또한 강력한 공격을 맞고 쓰러졌을 때 공격 버튼을 누르면 일어나면서 즉시 반격하는 기술을 쓰거나, 주변의 몬스터들을 끌어당겨 싹 쓸어버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칼질하는 동작만으로 공격 피하는 무빙 컨트롤부터 흩어져있는 몬스터를 끌어당겨 싹쓸이하는 것까지, 온라인 MORPG에 있을만한 조작 요소는 거의 다 이식했습니다.

  

이런 요령을 잘 활용하면 수많은 몬스터 떼거리를 전멸시키는 일도, 강력한 보스 몬스터를 별 피해없이 물리치는 일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어려운 던전을 무사히 극복했다는 성취감, 자신의 뛰어난 실력으로  전장을 장악했다는 지배감을 만끽할 수 있죠. 

 

비록 모바일 게임이라는 한계 때문에 화려한 그래픽, 쫀득한 타격감은 구현하지 못했지만요. 조작성은 어지간한 PC 온라인 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입니다. 적어도 어설프게 액션성을 가미한 MMORPG보다는 훨씬 손맛이 좋습니다. 

 

활용 가능한 조작 요소가 많아 현란한 컨트롤 실력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 적당히 어려운 난이도, 적당한 비중의 수동 전투도 인상적

 

물론 조작성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게임이 너무 어려워 무슨 조작을 해도 던전 클리어하기 힘들었다면 흥미를 붙이지 못했을 겁니다. 실제로 액션성을 강조한 모바일 게임 중 지나치게 어려운 난이도를 고집해 외면 받은 타이틀도 적지 않으니까요. 


<용사X용사>의 난이도는 어렵긴 한데 못 깰 정도는 아닌 수준입니다. 장비를 업그레이드했을 때의 성능 향상 폭이 상당히 높은 덕분입니다. 조작 실력이 부족해 상위 던전을 클리어하지 못했다면, 하위 던전을 돌며 장비를 업그레이드해서 재도전하면 그만입니다. 

 

적어도 게임이 너무 어려워서 진행도 안 되고 짜증이 난다며 그만 둘 수준으로 어려운 게임은 아니란 이야기죠. 덕분에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물론 특정 지역 마지막 던전은 괴랄하게 어렵긴 하지만... 클리어하면 그 던전의 보스를 소환수로 부려먹을 수 있습니다. 보상이 화끈하니 터무니없이 어려운 난이도가 납득이 됩니다. 

 

수동 전투 비중도 적절합니다. 이제 막 개척한 던전은 난이도가 어려우니 2~3회 정도 수동 전투를 할 필요가 있지만, 그 다음부터는 자동 사냥을 시켜도 됩니다. 수동 전투를 하는 동안 퀘스트 완수 보상과 던전 클리어 보상을 받고 캐릭터가 더 강해지니까요. 

 

덕분에 새로운 던전에 질리기 직전까지만 수동 전투를 하고, 노가다가 필요한 아이템 파밍 작업은 자동 전투에 일임하게 되더군요. 지루함을 느끼기 쉬운 반복 작업까지 수동 전투로 할 필요가 없어 아주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 “챕터 2가 끝나지를 않아...” 너무 빨리 찾아온 반복 플레이 요소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레벨 10~20용 컨텐츠인 챕터 2가 지나치게 반복 플레이를 강조해 지루함을 느끼기 쉽다는 것이죠. 

 

일단 챕터 2 던전수가 10개가 아닌 15개고요, 연관 퀘스트를 모두 완수하려면 한 던전 당 평균 4회 이상 반복 클리어해야 합니다. 그리고 레벨 18~20 사이의 요구 경험치가 상당히 늘어나기도 하고요. 

 

여담이지만 필자는 챕터 2의 모든 퀘스트를 완수하고 필요한 경험치, 장비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재료와 비용, 그외 쓸만한 반복 클리어 보상을 얻기까지 총 162회(…)의 반복 플레이를 했습니다. 이것저것 확인한답시고 보통의 게이머보다 훨씬 더 많이 반복 플레이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좀 아찔한 숫자네요. 

 

필자는 162회나 던전을 돌고 챕터 2 지역을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겨우 레벨 10~20 구간인데....

 

불행 중 다행이라면, 레벨 10~20 구간에서 캐릭터가 아주 많이 강해지므로 성장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입니다. 게이머 성향에 따라 지루할 정도로 긴 챕터 2를 캐릭터 키우는 재미로 극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허나 그 재미가 아주 강렬한 수준은 아니라고 봅니다. 사람에 따라 달리 느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챕터 2의 길이 때문에 유발되는 지겨움이 55, 챕터 2에서 경험 가능한 성장 재미가 45'라고 느꼈습니다. 레벨 10~20이라면 초보자 영역인데, 벌써부터 호불호가 갈릴 요소가 등장해서야 곤란하지 않은가 싶네요. 

 

장비 업그레이드하는 재미로 챕터2의 지루함을 상쇄하지 못하면 GG. 게임을 지우게 됩니다. 

 

 

■ 보스를 화끈하게 몰아붙이는 맛만 있었더라도 액션성에 100점 줬을 텐데...

 

<용사X용사>의 가장 재미있는 특징이라는 액션에도 아쉬움이 살짝 남습니다. 어지간한 조작 요소는 다 도입했는데, 가장 유저가 재미있어할만한 요소가 쏙 빠졌거든요. 바로 보스 몬스터를 화끈하게 몰아붙이는 재미입니다. 

 

 악당을 탈탈 털어주는 배트맨의 15단 콤보라든지,

 

 모바일 <크리티카>의 난무형 필살기 같은 경우는 화끈하게 적을 몰아붙이는 재미를 주지만....

 

왜냐면 <용사X용사>에는 보스 몬스터를 기절시키고 실컷 두들겨팰 수 있는 그로기 시스템이 없기 때문입니다. 보스의 움직임을 봉쇄하고 쉴새 없이 공격을 퍼붓는 '난무형 필살기'도 없고요.  

 

그렇기 때문에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며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보스가 공격한다 싶으면 빠지고, 공격이 끝나면 다시 접근해서 찔끔찔끔 공격하고 다시 빠지고... 짜릿한 스릴을 느낄 수는 있지만 호쾌함과는 거리가 먼 공략을 반복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공격 스킬로 보스 몬스터의 공격 패턴을 취소할 수 있긴 한데, 보스가 금방 재공격에 나섭니다. 몬스터를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흠씬 두들겨 팰 수 있는 게임에 비하면 화끈한 맛이 부족한 게 사실이에요. 

 

 <용사x용사>에는 보스를 화끈하게 흠씬 두들겨 패는 재미를 주는 요소가 없습니다.

 

 

 ​총평: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간만에 조작하는 재미를 느낀 모바일 RPG, 7.5점 

 

그래도 모바일 게임치고는 아주 준수한 수준의 액션성을 갖췄다는 점은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자동사냥 열풍이 불면서 손맛 좋은 모바일 RPG를 찾기 어려워졌는데, 여전히 손맛을 고집하는 모바일 액션 RPG가 나와줘서 반가웠거든요.

 

액션성을 강조하려고 수동 전투를 강제한 건 단순무식한 조치로 보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괜찮은 선택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적당히 어려운 난이도, 다양한 조작 요소가 더해진 덕분에 정신 없이 몰입하며 수동 전투를 즐길 수 있었거든요. 

 

한편으로는 수동 전투를 강제하는 게임의 특성이 '게임은 사람이 하는 것이지 기계가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역설하는 것 같아 인상 깊었습니다. 자동 전투라는 대세를 거스르는 데에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했을 텐데 말이죠. 액션 게임 마니아로서 개발사 '콘컴'의 패기에 감명 받았습니다.  

 

물론 챕터 2를 필요 이상으로 길게 만들어서 지루함을 유발한다는 점, 보스 공략​이 치고 빠지기 위주로 답답하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은 마음에 걸리지만요. 패치와 이벤트로 보완을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고로 7.5점, '생각날 때마다 폰을 꺼내서 할만한 게임'이라 평가하겠습니다. 7점인 '심심풀이로 하기 딱 좋은 게임'이라고만 평가하기에는 조작하는 재미가 탁월해 0.5점 더했습니다. 단점을 보완하면 8점 '시간과 정성을 들일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게임'이라 평가할만하다 싶은 생각도 들었고요. 

 

 7.5점, '생각날 때마다 폰 꺼내서 할만한 게임'​으로 평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