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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아직은 마니아만을 위한 게임, 월드 오브 워쉽

그래픽과 타격감은 만족, 허나 밸런스와 느린 진행은 개선해야

전승목(아퀼) 2015-09-28 10:26:45

이번 체험기에서 다룰 게임은 워게이밍의 육해공 트릴로지의 세 번째 작품, <월드 오브 워쉽>입니다. 글로벌 서버는 지난 9월 17일 이래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고, 국내는 22일부터 계정 정보 초기화없는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죠.

 

2011년에 처음 개발 소식을 내고 4년만에 시동을 건 셈인데요, 해상전 게임 중에서는 상당히 훌륭한 그래픽과 짜릿한 타격감을 보여줬다는 점은 만족스럽습니다. 기다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다만 첫술에 배 부를 정도로 완성도가 높지는 않습니다. 어째서인지 체험기를 통해 차근차근 설명해보겠습니다. / 어쩌다보니 워게이밍 육해공 트릴로지 체험기를 몽땅 다 맡아서 밀덕이 된 디스이즈게임 필진 아퀼


 

바쁜 게이머를 위한 체험기 세 줄 요약

 

- 군함 그래픽, 저격하는 재미와 강렬한 타격감, 전략적인 게임 플레이는 쓸만함 

- 답답한 게임 진행, 동시 접속자 수가 적을수록 공정한 매칭을 바라기 어렵다는 점이 흠

- 티어마다 들쭉날쭉하는 국가 별 밸런스에 뒷목 잡을 수 있음

 

■ 군함 프라모델을 모으는 기분으로 즐기는 3인칭 슈팅 게임

 

<월드 오브 워쉽>은 20세기 초중반에 활약한 배와 설계 중이었던 배들을 직접 조작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전함, 순양함, 구축함, 항공모함(항모)을 선택해 최대 12:12 PvP 모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당연한 소리지만 역사적으로 유명한 배들이 등장합니다. 수병들을 먹이고 재우는 호텔이란 비아냥을 듣다 마지막 전투에서 허무하게 침몰당한 야마토급 전함, 태평양 전쟁 후반 일본 해군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준 에식스급 항모 등등이죠. 아직 나오지 않은 유명한 군함은 패치로 추가될 예정이고요.

 

한 마디로 군함 프라모델 모으는 기분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그래픽이 훌륭한 편이라 해전에 참전하는 실감을 만끽할 수 있기도 하고요.

 

 태평양 전쟁 후반에 일본 해군에게 결정타를 가한 항모 '에식스'.



거함거포의 대명사 야마토급 전함. 다만 실전에서는 불명예스러운 최후를 맞이했죠.

 

장르는 3인칭 슈팅(TPS)이며 약간의 RPG 요소가 섞여 있습니다. 경험치와 돈을 모아 1티어부터 10티어까지 배를 업그레이드하는 성장 요소가 들어가 있거든요.

 

단 10티어 배가 1티어 배를 학살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1~3티어 차이 나는 배들끼리, 항공모함은 가급적 동급끼리 매칭이 잡히도록 돼 있으니까요. 

 

구축함 플레이 영상

  기본적으로는 3인칭 시점으로 포격을 주고 받는 밀리터리 슈팅 게임입니다.



항모는 예외. 전략 시뮬레이션처럼 탑뷰 시점에서 유닛을 마우스로 클릭해 조작해야 하고요.

 

 1티어부터 10티어까지 업그레이드하는 RPG식 성장 요소가 가미돼 있습니다.

 

 

■ ‘샷감​ 빼고는 캐주얼한 게임성

 

밀리터리 게임은 고증에 초점을 맞춘 시뮬레이션, 고증보다는 밸런스와 재미를 우선시하는 아케이드로 나뉘는데요, <월드 오브 워쉽>은 아케이드에 가까운 게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골치를 아프게 할만한 요소는 죄다 생략돼 있어요. 조준점을 향해 쏘면 포탄이 정확하게 날아가니 포 각도를 계산할 필요도 없고, 조작을 잘못했다고 배가 뒤집어질까 염려할 필요도 없습니다.

 

현실에서 어뢰 피하며 비행기를 회수하면 사고 나겠죠? 게임을 어렵게 만들만한 현실적 요소는 거의 생략됐다고 보면 됩니다.

 

다만 국내 유저에게는 다소 낯선 샷감을 내세우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쏘는 즉시 탄이 목표물에 박히는 방식이 아니라, 쏘고 나서 수 초 동안 포탄이 날아가 목표물에 적중하는 방식이라서요.

 

이 때문에 목표물을 직접 겨누지 않고 탄이 떨어질 때쯤 목표물이 도착할만한 곳을 조준해 쏴야 합니다. 최소 수 km 이상 거리를 두고 원거리 포격전으로 대결하는 군함에 어울리는 방식이긴 하지만 초보자라면 포탄을 맞추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더군다나 포탑이 굼뜨게 돌아가는지라 조준하는 속도가 느리거든요. 장전도 짧으면 수 초 걸리고 길면 30~40초 이상 걸리는 수준이고요. 캐주얼 게임치고는 한 발 한 발 신중히 쏴야 해서 난이도가 높은 감이 있어요.

 

 발사한 포탄이 11.8km 밖의 적에게 도달하려면 8.8초 정도 걸립니다. 예측사격은 필수.


포탑이 클수록 회전 속도가 느려 조준하는 데에 시간이 걸립니다. 여담으로 전함 포탑은 180도 회전하는데에는 약 1분 정도 걸립니다. (...) 

 

 

■ 낯선 샷감이지만 노려 쏘는 재미, 묵직한 한 방의 쾌감은 확실

 

다만 쏘는 재미가 부족한 게임은 아닙니다. 날아가는 포탄을 보며 빗나갈지 명중할지 살펴보며 쫄깃한 긴장감을 맛볼 수 있고요. 탄이 명중하는 순간 긴장감 때문에 배로 늘어난 쾌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FPS의 저격수 병과로 플레이할 때처럼 노려쏘는 재미가 있는 셈이죠.

 

게다가 <월드 오브 워쉽>의 노려쏘는 재미는 다른 게임보다 더 각별한 맛이 있습니다. 포를 쏜 직후 Z키를 누르면 카메라 앵글이 포탄 시점으로 고정되거든요. 포탄이 허공을 지나 적함에 떨어지는 광경, 어뢰가 바다를 가르고 나아가 적함을 쪼개는 광경을 생생히 보게 되니 노려 쏘는 쾌감이 매우 좋을 수밖에요.

 

<월드 오브 워쉽> 타격감 표현 영상

 

타격감도 훌륭합니다.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포성, 자욱이 피어 오르는 포연, 발사 직후 충격파가 생겨서 바다가 출렁이는 표현, 그리고 탄이 도달했을 때 격렬히 튀는 불꽃까지, 그 모든 표현이 거대한 포에 걸맞게 크고 화려하거든요.

 

슈팅 게임의 필수적인 재미 요소, 상대의 약점을 노려 단번에 격파하는 묘미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굴뚝 아래 혹은 포탑 아래를 철갑탄으로 뚫으면 ‘시타델 관통’ 판정이 나면서 막대한 대미지를 내게 되거든요. 재수가 좋으면 원샷 원킬도 가능합니다.

 

다시 말해 쏘는 재미가 좋으면 좋았지 결코 나쁜 게임은 아닙니다. 그저 캐주얼 FPS만 즐겨본 유저들에게는 낯선 사격 방식을 채용했을 뿐이에요. 

 

 시타델 관통으로 큰 대미지를 주는 장면. FPS의 헤드샷과 비슷한 쾌감을 가져다 줍니다.

 

 

■ 장단점이 명확한 군함끼리 협동해 적을 밀어내는 재미가 있다

 

<월드 오브 워쉽>은 팀플레이의 재미를 굉장히 중시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같은 팀원끼리 힘을 합쳤을 때의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나타나도록 게임을 설계했으니까요.

 

전함을 예로 들어볼까요. 혼자 다니는 전함은 덩치가 크고 느릿느릿해서 어뢰에 격침 당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순양함이 전함을 호위해서 어뢰를 쏠 배와 비행기를 몰아내주면, 전함은 강력한 주포를 내세워 전선을 밀어붙이는 불도저 같은 존재로 변합니다.

 

구축함도 마찬가지입니다. 은밀히 접근해야 제 실력을 발휘하는 구축함은 적의 정찰기가 하늘에 쫙 깔려있을 때는 제 힘을 못 써요. 하지만 아군 항모가 적의 정찰기를 열심히 격추해주면? 구축함은 몰래 접근해서 자기보다 훨씬 더 큰 전함을 어뢰로 가라앉히는 암살자로서 맹활약하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각 군함마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며 싸우면 더 멋진 장면, 더 빛나는 승리를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팀플레이의 효과가 확실한만큼 협동 플레이를 하는 재미가 쏠쏠한 게임이죠.

  각 군함 별 역할 및 장단점.

 

 이상적인 팀플레이가 이뤄질 때의 전황 변화 과정 (가장 기본적인 예시)





 

 

■ 가볍게 즐기기에는 험난하기 그지없는 성장 과정

 

자 그럼 재미있을 만한 점은 얼추 소개했으니 아쉬운 점을 이야기해볼까요? 일단 초보자에게 좌절을 안길 수 있는 성장 시스템부터 따져보죠.

 

<월드 오브 워쉽>은 자매 게임인 <월드 오브 탱크>처럼 1티어부터 10티어까지 배를 업그레이드하는 성장 시스템을 내세웠는데요, 업그레이드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듭니다. 개인적인 체감으로는 MMORPG 만렙 캐릭터 2~3명 키우는 노력을 들여야 1티어부터 10티어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듯 하더군요.

 

그나마 6티어까지는 라이트 유저들도 그럭저럭 할만한데 7티어부터는 자비가 없습니다. 업그레이드 비용과 부품 구매 비용이 크게 올라가는데다, 수리비가 점차 늘어나 돈 벌기도 까다로워지거든요.

 

7티어부터 10티어까지의 구매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600만, 960만, 1,450만, 2,100만 크레딧입니다. 그 돈 벌려고 매일 꾸준히 1달을 꼬박 플레이했습니다. OTL 

 

또한 티어에 비해 성능이 떨어져 키우기 까다로운 배를 탈 때는 육성 속도가 떨어지고요. 유저들 사이에서는 '기뢰'라 불리는 배들인데요, 이런 배가 많이 섞여있는 테크트리를 10티어까지 개방하려면 제법 많이 고생해야 합니다. 

 

고달픈 육성 과정을 밟고 싶지 않으면 4~6티어 군함 위주로 모으면 되긴 합니다. 비교적 적은 노력을 투자해서 금방 구매 가능한데다 그 중에는 타는 재미가 있는 명품 군함도 많거든요.

 

문제는 4~6티어 군함도 한 두 대 살 때나 부담이 없지, 이것저것 마음에 드는 배를 다 살 정도로 만만한 가격은 아니란 것이죠. 구매 비용을 마련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드는 건 아니지만... 도중에 귀찮아져서 그만둘까 말까 고민할 정도의 시간은 투자해야 합니다.

 

 

■ 늘어지기 쉬운 게임 진행

 

게임이 답답하게 진행되는 경우도 제법 보입니다. 배의 속도에 비해 맵이 너무 넓은 탓도 있고, 8티어 이후에는 유저들이 호되게 비싼 수리비를 걱정해서 소극적으로 싸우는 탓도 있고요.

 

그럼 어느 정도로 게임 진행이 늘어지냐, 제한 시간 20분을 몽땅 쓰고도 상대편을 섬멸 못하는 상황이 종종 일어날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유저도 결코 적지 않습니다. 게임이 시원시원하게 진행되지 않으니 답답하기도 하고, 무승부가 나면 전투 보상이 줄어들어서 손해를 보거든요. 

 

그나마 4.1 패치 이후 무승부가 없는 게임 모드 비중이 대폭 커져서 무승부로 인한 스트레스는 많이 줄었지만…. 게임이 답답하게 진행돼 스트레스 받는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5킬을 하고도 제한시간 20분 동안 적에게 닿지 못해 무승부를 낸 상황. 게임 흐름이 극단적으로 늘어나면 이런 사태도 터집니다. 무승부 있는 맵만 따진다면 5판 중 1번은 이런 꼴이 나는 것 같던데...

 

설상가상으로 게임 진행 속도를 더 늘어지게 만드는 어뷰징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명 ‘벽타기’라고 불리는 행위입니다. 맵 가장자리 경계선에 찰싹 달라붙어 이동하면 전진하는 동시에 방향을 자유자재로 꺾어 포탄을 쉽게 피할 수 있거든요.

 

이 행위를 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쓸데없이 빗나가는 탄이 많아집니다. 또한 전장이 맵 가장자리까지 확장되는데, 안 그래도 느린 군함들이 쓸데없이 맵 가장자리까지 가면 이동 시간이 더 길어지죠. 그만큼 게임이 지루하게 흘러갈 수밖에 없게 됩니다.

 

비록 4.1 패치로 벽타기하는 유저들에게 포탄을 좀 더 쉽게 맞추도록 수정되긴 했지만요. 여전히 어뢰를 피하는 용도로는 쓸만해서 그런지 벽타기가 근절되지 않았습니다. 안 그래도 답답한 게임 진행을 더 답답하게 만드는 벽타기 문제인데, 워게이밍이 미지근하게 대응하지 않았나 싶어요.

 

게임 흐름을 늘어지게 만드는 원흉 중 하나인 벽타기 어뷰징 영상


 

 

■ 티어마다 널뛰는 국가 별 밸런스

 

워게이밍은 역사대로 군함을 재현하면 일본 테크트리가 너무 고달파질 거라 생각했는지, 대체로 일본 군함들을 강하게 묘사했습니다. 당시 일본의 열악한 생산 환경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웠던 카탈로그 스펙을 최대한 참조해 군함의 성능을 설정하고, 실전에서 드러난 일본 군함의 문제점을 재현하지 않는 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일본 테크트리를 1티어부터 10티어까지 채우려면 태평양 전쟁에 직접 참여한 배로는 부족하다 여겼는지, 부족한 부분은 상상으로 때워서 만든 미완성 군함도 대폭 등장시켰고요. 

 

뭐 여기까지는 좋아요. 이건 시뮬레이션이 아닌 아케이드 게임이니까요. 게임의 재미와 밸런스를 위해 실제 역사보다 강하게 일본 군함을 묘사하는 행위 자체는 나쁘다 볼 수 없습니다.

 

부족한 테크트리를 채우고 게임 밸런스도 맞추기 위해 일본 군함을 실제보다 강하게 만들거나, 생산 계획이 취소됐던 배들도 구현한 건 납득할 수 있는데... 

 

 미국 군함의 입지가 위태로울 정도로 일본 군함이 강한 경우는 좀... 반대의 경우도 문제지만요.

 

다만 일부 일본 군함들이 근거 없이 지나치게 버프를 받아서 동급 미국 군함의 입지가 위태로워지는 문제가 종종 보인다는 게 흠이죠. 10티어 일본 전함이 동급 미국 전함보다 성능이 좋고, 6~7티어 일 항모가 지나치게 강세라 미 항모를 키우기 어렵고 이런 식이죠.

 

왜냐면 6~7티어 미국 항모의 비행기 항속과 재출격 속도는 동급 일본 항모보다 느립니다. 일본 항모가 빠른 속도로 치고 빠지는 전술을 쓰면 미국 항모는 대응할 수가 없어요.

 

거기다 일본 항모는 동급 미국 항모보다 더 많은 비행기 편대를 출격시킬 수 있습니다. 개별 편대의 성능은 미 항모가 좋긴 하지만 편대 수 많은 일본 항모를 완전히 견제하기에는 부족합니다.

 

6, 7티어에서는 편대수 많은 일본 항모가 더 유리해집니다.

  

‘이건 항모만의 문제니 너무 지엽적인 비판 아니냐’고 지적할 독자 분도 계실지 모르겠네요. 허나 지엽적인 비판은 아닙니다. 어느 한쪽의 항모가 일방적으로 우세를 보이면 승패가 너무 뻔해질 정도로 항모의 영향이 크거든요.

 

이 때문에 한국 유저들 사이에서 ‘워게이밍은 와패니즈(일본의 정서, 문화를 선호하는 서양인을 뜻하는 낱말. 그 정도가 심한 서양인을 가리키는 부정적인 뜻으로도 사용됨) 집단이냐’는 강도 높은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고증도 맞지 않고 밸런스도 어긋났는데 워게이밍이 여전히 일본 테크트리를 편애한다는 주장이죠.

 

물론 미국 쪽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예전보다는 나아졌다 해도 4~6티어 순양함 쪽은 미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거든요. 티어마다 국가 간 밸런스가 엇비슷했다면 별 불만 없이 즐겼을 텐데, 어느 국가는 유리하고 어느 국가는 불리하고가 확연히 나눠진다는 점이 아쉽기만 했습니다. 



워게이밍이 편애해주기로 유명한 소련 정규 테크트리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국가 별 밸런스 불만이 나온다는 게 어째 불안합니다.

 

 

■ 동시 접속자 수가 적을수록 불공정해지는 매칭 시스템 

 

마지막으로 한국 서버에 대한 염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월드 오브 워쉽>은 동시 접속자 수가 적을수록 매칭이 불공평하게 잡힐 가능성이 높아지는 게임이라서요. 

 

현재 <월드 오브 워쉽>은 전함, 구축함, 순양함은 1~3티어 단위로 묶어 같은 방에 배정하고 항모는 되도록 동급끼리 묶어주는 매칭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근데 매칭 시스템이 똑똑하지 않아서인지 동시 접속자 수가 적을 때는 매칭을 이상하게 잡아줍니다. 

 

어느 방은 성능이 좋은 전함을 한 팀에 집중배치하질 않나, 어느 방은 양 팀의 항모 성능 차이가 너무 크게 나는데 서로 싸우게 설정하질 않나 뭐 이런 식입니다. 문제는 <월드 오브 워쉽>은 매칭이 불균형하게 잡히면 어느 한 팀이 일방적인 학살을 하기 쉬운 게임이라는 것이죠.

 

티어 간 성능 차이가 존재하고, 군함 종류별 상성이 너무나 분명하다 보니 매칭을 조금이라도 잘못 잡으면 일방적인 경기가 펼쳐지거든요. 특히 양 팀의 항모 성능 차이가 크게 나면 지옥이 열립니다. 어느 한 팀의 항모가 제공권을 꽉 잡은 채 마음껏 어뢰를 퍼부으면 혼자서 3~5킬은 능히 하니까요. 얼마나 심각한지는 아래 영상을 참고하세요. 

  

매칭 불균형의 폐해를 보여주는 '9티어 항모 에식스 vs 7티어 항모 히류' 영상

 

그나마 글로벌 서버는 매칭이 아주 비정상적으로 잡히는 경우가 적습니다. 동시 접속자 수가 7천~8천 명 이상 되면 매칭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나지 않는데, 아시아ㆍ북미 서버는 피크 타임 때 1만 명 내외의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하거든요. 유​러시아 서버 동시 접속자 수는 그보다 많은 듯 하고요.

 

하지만 한국 서버는 어떨까요? 슈퍼 테스트 종료 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다음에 살펴봐야 알 일이지만.... 자매 게임인 <월드 오브 탱크> 한국 서버 동시 접속자 수가 늘 적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걱정됩니다. 과연 매칭 시스템의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정도의 동시 접속자 수를 무사히 확보할 수 있을지...

 

 

■ 아직은 포용력이 부족한 밀리터리 마니아용 게임

 

정리하겠습니다. 실감나는 그래픽으로 군함을 모는 재미를 극대화했다는 점에서는 <월드 오브 워쉽>을 높게 평가할만합니다. 타격감, 전략성 또한 괜찮았고요.

 

다만 업그레이드하는 재미보다 부담이 더 큰 육성 시스템, 답답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 게임 진행 속도, 티어마다 들쭉날쭉한 국가 별 밸런스가 아쉽습니다. 그리고 한국 서버 한정으로 동시 접속자 수가 부족해 매칭이 불공정하게 잡히는 문제가 터지지 않을까 걱정되고요.

 

‘그곳에 군함이 있으니 플레이한다’는 밀리터리 마니아의 시선은 끌 수 있겠지만, 라이트 유저까지 포용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이는 게임 같습니다.

 

아직 글로벌 서버 정식 서비스도 시작한지 얼마 안 됐고 한국은 이제야 슈퍼 테스트를 하는 신작이니... 업데이트로 얼마든지 나아질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단지 게임이 개선되는 데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예측하긴 어렵네요. 금방 해결하기에는 문제가 많아서요.

 

 어서 빨리 문제가 개선되고 더 좋은 게임으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