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3의 2016년 첫 타이틀인 <로스트 킹덤>이 25일 정식 출시됐다. 게임은 지난 22일부터 사전 서비스를 실시하며 서버 및 버그 등 기술적인 부분을 점검했다. 일단, 현재까지 반응은 괜찮은 편이다. 애플 앱스토어 무료게임 1위, 구글 플레이 인기게임 8위까지 올랐다.
게다가 사전 서비스가 시작된 지 3일 만에 <히트>, <레이븐>의 매출을 넘었고 현재도 순위를 이어가고 있다(현재 애플 앱스토어 매출순위 5위). 주말 및 장기간 성적을 지켜봐야겠지만 아무튼 좋은 출발을 시작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수많은 액션 RPG들이 나오고 비슷한 시스템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로스트 킹덤>은 어떤 경쟁력을 갖고 있을지, 과거 <블레이드>를 서비스 한 433의 어떤 노하우가 담겨 있을지가 궁금했다. 또한, ‘2세대 액션 RPG’라 표방한 것처럼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할 수 있는 게임인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 뛰어난 연출, 눈과 손을 사로잡을 만했다
<로스트 킹덤>은 일단 게임의 전체적인 흐름을 놓고 보면 <블레이드>를 시작으로 하는 액션 RPG의 전형적인 흐름을 따르고 있어서 적응하기가 어렵지 않다. 게다가 다양한 액션 RPG들을 접하면서 유저들 역시 효율적인 성장 곡선을 알고 있으므로, 이미 사전 서비스에서도 최고레벨 도달은 당연하고 벌써 ‘심연의 던전’이나 ‘마족의 탑’ 등에서 순위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스토리 모드 이외에 즐기는 싱글, 협동 콘텐츠도 일정 부분은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게임이 과거 게임들과 마냥 비슷한 것만은 아니다. 플레이 패턴과 사냥법, 콘텐츠 소모 방향 등이 비슷한 것 같으면서 미묘하게 다른 느낌을 받는다. 게다가 튜토리얼이 끝나고 유저가 위치하는 마을을 보면, 같은 장르의 게임들보다는 규모가 크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러한 <로스트 킹덤>의 이러한 차이는 바로 ‘연출력’에 있다. 이는 그래픽을 통한 표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엔진의 성능을 통한 극강의 그래픽은 이미 최근 많은 게임을 통해 접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지만 확연하게 차이 날 수준은 아니다. <로스트 킹덤>의 그래픽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게임은 유저가 성장을 위해 가장 많이 접하는 액션에 다양한 연출 효과를 더해 감칠맛을 더한 것이다.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방어 버튼을 누르면 발동되는 ‘반격’ 시스템에 순간 강하게 튕겨내는 듯한 효과와 슬로우 모션, 이를 통해 역으로 적들에게 날리는 공격은 꽤 강렬한 느낌을 준다. 각종 연계기 및 스킬에도 이와 유사한 기법이 들어가 있다. ‘그로기’ 스킬도 다수의 적이나 거대한 보스를 날려버리는 연출을 더해 확실하게 제압하는 느낌을 준다. 보스에게 사용할 경우에는 공격 버튼을 연타, 칼을 꼽는 모습과 함께 보스를 넉다운 상태에 빠트리는 등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일부 스테이지에서는 탈 것을 타고 공격을 할 수도 있다.
<로스트 킹덤>의 차별점은 기술에 대한 연출뿐 아니라 전체적인 스토리에 대한 연출도 꼽을 수 있다. 스토리 중 화자(말하는 이)에 대한 시점 변경부터 게임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게임 속에서 말풍선을 통해 대화를 처리하는 등 기존 많은 게임에서 도입됐던 표현들이 게임 내 들어가 있다. 아래 영상을 통해 볼 수 있는 평행세계를 통해 다른 세계로 온 주인공 캐릭터와 그 세계에 있던 길가메시의 대화도 꽤 몰입을 주는 부분이다.
■ 아직은 모든 것이 미구현된 마을, 어떤 요소로 발전할까?
또 한가지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바로 마을이다. <로스트 킹덤> 내 마을은 MMORPG와 같은 큰 규모는 아니지만 나름 꽤 돌아다니게 되는 규모를 이루고 있다. <디아블로3>의 마을 정도의 느낌이랄까.
게임은 가운데 고랭크 유저가 활성화할 수 있는 성물을 중심으로 광장과 각종 상인, NPC가 위치해 있다. 심지어 고양이나 비둘기 같은 동물도 있다. 하지만 NPC를 클릭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직 구현되지 않은 것 같다. 아마도 향후 각종 아이템을 사고 팔거나 제작, 퀘스트 의뢰 및 수락 등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마을 외곽으로 이동하면 결투장이나 캠프, 왕국 등 각종 지역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기존 동종장르 게임들에 비하면 꽤나 많은 확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커뮤니티도 나름 활발해지지 않을까 예상된다. MMORPG의 그것과 꽤나 닮아있다.
현재는 도전과 정벌 콘텐츠가 각각 분리된 느낌이기도 하고 사냥 외에 뭔가 할 수 있는 콘텐츠가 없지만, 만약 위 내용대로 마을이 나름의 구색을 갖춘다면 부족한 부분을 메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왕국, 부족한 능력치를 메꿔줄 중요한 콘텐츠
게임 내 왕국 콘텐츠는 캐릭터를 추가로 강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므로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조건에 충족할수록 업적과 칭호를 달성할 수 있는데, 업적은 아이템 보상, 칭호는 최초 젬스톤 보상과 함께 다양한 능력치가 부여된다. 일례로 칭호 중 ‘↓↘→ⓟ’는 수동 정벌 전투 500회를 해야 달성할 수 있는 것도 있다. 나름 수동 전투에 대한 유도를 했다.
또한, 업적이 쌓일수록 유저 캐릭터의 작위가 올라가게 되는데, 기사부터 대공까지 총 9개로 나뉘어 있다. 최초 기사 작위를 받게 되면 공격력 및 방어력, 최대 체력 이 소폭 증가하면서 궁병 또는 방패병 2인 지원 사격을 받는 전술 스킬을 얻게 된다. 그렇다. 처음 튜토리얼 때 접했던 그 지원사격이 바로 이 스킬이다. 최초 얻는 기사 작위에서 보여지는 그것은 무수한 화살 세례 후 단 두 명만 나오는 초라함이 있지만 대공까지 올라가면 점점 지원 가능한 병사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예상한다.
이 스킬은 수시로 변경 가능하지만, 등장 후 지원 캐릭터들이 어떤 식으로 유저를 돕는지 쉽게 체감하기 힘들다. 게다가 유저 캐릭터보다 행동도 느리고 공격도 눈에 띄지 않다 보니 여느 몹들과 동일하게 여겨질 정도. <디아블로3>의 추종자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 유용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하나인 킹덤 스톤은 아이템 최고 등급인 ‘신화’ 아이템을 효율적으로 소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콘텐츠다. 60레벨까지 총 6종의 킹덤 스톤을 활성화해서 캐릭터의 능력치 버프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활성화를 위해서는 동일한 신화 등급 레벨의 무기, 투구, 갑옷, 신발, 장갑 등 5개 부위 아이템이 필요하다. 업그레이드는 장신구를 분해했을 때 나오는 각종 재료들로 할 수 있다.
■ 아이템의 효율적인 승급 및 강화는 필수
다음으로 아이템. 유저들의 과금 요소이자 성장에 직결되는 콘텐츠다. 무기와 방어구가 일반부터 신화까지 6등급으로 나뉘어 있다. 아이템을 분해하면 나오는 주괴, 철 등으로 승급을 할 수 있다.
5레벨 단위로 상위 등급의 아이템을 구매, 착용할 수 있는데 동종 장르의 게임과 마찬가지로 저레벨부터 모든 부위를 신화 등급에 풀 강화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많은 게임들을 통해 학습했을 것이라고 본다. 다만 강화된 무기나, 셋트 효과를 노리기 위한 같은 접두어의 방어구 정도는 맞춰줄 필요가 있다.
한 아이템에 무작위 장비 옵션, 게다가 상급부터 하급까지에 따른 능력치 차이, 그리고 셋트 효과를 위한 접두어 등이 있는데 모든 것의 옵션을 바꾸기 위해서는 일정 이상의 젬스톤이 꽤 소모된다. 최고 레벨을 달성하고 좋은 아이템들로 맞췄는데 등급이나 옵션이 별로라면 바꿔줄 수도 있겠지만 저렙 아이템부터 바꿀 필요는 없다.
■ 도전 콘텐츠의 다양성 부족, 싱글과 멀티 플레이의 간극은 개선이 필요
마지막으로 조금 아쉬운 부분을 짚어 보겠다. 먼저 도전 콘텐츠의 다양성 부족이다. 정벌의 경우에는 스토리를 전개하기 위한 콘텐츠인 만큼 각종 상호작용이나 이벤트 요소가 많은데 반면, 도전은 명예 점수, 골드 및 아이템을 얻는 부수적인 콘텐츠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다. 일일 업적 등을 위해 꼬박꼬박 돌면서 아이템을 챙기지만 콘텐츠에서 오는 재미는 정벌의 스토리 전개에 비해서는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레이드의 경우 정벌에 등장하는 주요 보스를 4명이서 플레이한다는 차이 정도는 있겠지만, 나머지 콘텐츠는 타임어택을 통한 보상 정도에 그친다. 상위 플레이어들이야 아이템 획득을 위한 의무감이 어느 정도 부여되겠지만 틈틈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대다수의 유저들은 상대적으로 애정을 갖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음은 로딩의 압박. 사전 서비스 때부터 지적되어 왔던 부분이기도 하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정벌 스테이지 진입에 들어가는 로딩 시간은 약 12초가 걸린다.
게다가 레이드의 경우 입장 시 로딩이 잦으며, 복귀를 비롯한 일부 다른 콘텐츠에서도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을 진입 시에도 로딩이 조금 긴 감이 있다. 물론 기기의 성능에서 오는 부분도 반영해야겠지만, 전반적으로 유저들의 평 중 아쉬운 부분 중에 항상 지적되는 것을 보면 빠른 개선이 필요할 듯 하다.
강화에 대한 부분도 일반 유저들이 체감하기에는 조금 너무하다 싶을 만큼 확률이 낮다. 확률도 매우 높음, 높음의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3강부터 실패가 꽤 잦게 뜬다. 저레벨 아이템의 경우 강화석이 덜 들어서 부담이 덜하겠지만 높은 렙제의 아이템일수록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실패했을 경우 부담이 꽤 크다.
유사한 게임들이 많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로스트 킹덤>은 나름의 재미를 갖추고 있다. 현재까지유저들의 반응은 일단 합격점이다. 자동전투 이외에 반격, 그로기 등 조작을 통한 다양한 연계기 부여, 일반적인 스테이지 진행 외에 방어형 미션, 탈것을 통한 전투 등 색다른 시도도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다만 많은 게임들이 그러하듯 <로스트 킹덤>도 장기적으로 콘텐츠를 끌고 갈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도전 콘텐츠의 경우가 그렇다. 일부 상위 스펙 유저들만의 잔치가 된다면 모두가 즐기는 콘텐츠가 되기 어렵다. 아직은 초반이라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향후 구현될 모든 콘텐츠들이 다수의 유저들에게 재미와 동기부여를 주기를 바란다.